[베리타스알파=김경 기자] 대입정책의 변화가 예고되고 있습니다. 골자는 사교육 억제입니다. 사교육을 억제하기 위해 논술을 폐지하고, 사교육을 억제하기 위해 수능 절대평가 도입하자는 얘기입니다

아직 결정나진 않았지만, 교육계에서 염려하는 것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논술을 폐지하거나 수능을 절대평가로 전환한다 해서 과연 사교육 억제 효과가 있을지, 고유의 교육적 목적을 외면하는 건 아닌지에 더해 가장 심각한 것은 ‘패자부활전’의 기회를 차단할 수 있다는 겁니다. 논술을 폐지하고, 여기에 수능 전 영역 절대평가로 인해 변별력 약화 문제로 정시까지 사라지게 되면 학생부가 약한 대다수의 학생들에겐 재기의 발판 역시 사라지게 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어른들은 이미 경험을 통해 알고 있습니다. 여러 실패를 겪고 조금은 길을 돌아서 가는 경험, 당시엔 창피했지만 시간이 지나니 얘깃거리가 되는 실패의 경험이 얼마나 소중한지 말입니다. 그래서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삶의 경험에서 나타날 수 있는 건 모두 버릴 것이 없다고, ‘아무 것도 될 게 없다’고 낙담하기보다 ‘못할 게 없다’고 도전하라고 응원합니다. 아름답고 힘이 되는 말이지만, 바뀌려 하는 대입환경을 상상해보니 그 말이 차마 입에서 떨어지지가 않습니다. 지우개로 수정할 수 없는 학생부만이 대입에서 평가요소로 활용된다면, 한 번의 실수로 대학진학은 영영 생각해볼 수 없는 일이 벌어지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개천에서 용 날 수 있는 곳은 반전의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곳 아닐까 합니다. 학생부평가를 중심으로 공교육이 활성화되는 건 물론 환영할 일이지만, 현 체제의 학생부 논술 수능의 각 전형요소가 살아있는 전형설계를 통한다면, 이른 실패를 겪은 많은 아이들이 ‘못할 게 없다’고 힘을 내 도전할 반전의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겁니다. 4차 산업혁명의 융합과 창조가 세계적으로 논의되는 마당에 좁은 땅에서 정치적 프레임에 갇혀있기보다는 다양한 기회를 열어 각자의 개성과 경쟁력을 가꿔갈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게 국가교육이 갖는 책무가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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