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논술 출제경향 파악하는 가늠자

[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서울시립대가 모의논술고사 문제를 3일 공개했다. 시립대는 5월 고교별 신청을 받아 일선고교에 배포하는 자체 시행 방식으로 진행됐다. 시립대가 신청고교 담당교사의 이메일로 문제지, 답안지 양식, 채점가이드를 송부하면 고교별로 자체적으로 시험을 실시해 채점하고 고교별 설문지를 작성후 회신하는 방식이었다. 모의논술은 각 대학의 출제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논술전형에 응시하는 학생들은 대학이 공개하는 모의논술 문제와 해설을 통해 출제경향과 유형을 파악해야 한다. 

올해 서울시립대는 9월30일 논술고사를 실시한다. 8월30일부터 9월6일까지 학교장추천을 받아야 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출신고교에서 추천자 명단을 온라인 제출하는 방식이다. 논술고사 장소와 시간은 9월22일 오후5시 홈페이지에 공지할 예정이다. 합격자 발표는 12월15일 실시된다.

서울시립대가 모의논술고사 문제를 3일 공개했다. 논술전형에 응시하는 학생들은 대학이 공개하는 모의논술 문제와 해설을 통해 출제경향과 유형을 파악해야 한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올해 모의논술 어떻게 나왔나, 인문>
올해 서울시립대 모의논술에서 인문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4개 제시문에 3개 문항이 출제됐다. 문항에는 그래프 형식의 그림 2개와 짧은 단락의 보기 1개도 제시됐다.

문항1은 ‘제시문 (가)의 주장을 250자 내외로 요약한 뒤, 주된 견해나 관점이 (가)와 다른 제시문을 (나)~(라)에서 모두 찾아 (가)와 각각 어떻게 차이가 나는지 구체적으로 밝히’라는 문제로 지난해 모의논술과 동일했다. 답안은 600자 내외 작성이다. 문항2는 그림1과 그림2를 모두 이용해 교육이 생산성을 향상시킨다는 주장이 타당한지, 타당하지 않은지 논술하는 문제로, 400자 내외로 작성하는 문제였다. 문항3은 보기에서 주어진 A씨의 주장에 찬성하거나 반대하거나 둘 중 하나의 입장을 정한 뒤, (가)~(라)의 모든 제시문을 활용하되 주된 견해나 관점이 자신의 입장과 같은 제시문의 논거는 지지하고 자신의 입장과 다른 제시문의 논서는 비판하면서 자신의 입장을 정당화하는 문제였다. 답안은 1000자 내외 작성으로 가장 긴 분량이었다. 

문항1은 제시문 요약능력과, 제시문의 견해/관점 차를 파악해 서술하는 능력을 평가하는 문항이다. (가) 제시문의 핵심 논지는 인간은 자율적 존재로서 스스로 자기 행동의 주체가 된다는 것이다. 칸트가 말하는 자유로운 개인 개념에 따르면 개인은 타율이 아니라 자율, 행동의 대상이 아니라 행동의 주체가 된다는 것이다. 이와 반대되는 논지를 담은 제시문은 (나)와 (다)이다. (나)는 자살을 사회 통합의 위기 내지 붕괴에 의해 발생하는 사회현상으로 설명하는 내용이다. 개인의 자율적 선택으로 보일 수 있는 행위마저 사회적 환경이라는 외적 원인에 의해 결정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의 경우 사고나 생각이 독립적으로 존재한다기보다 사용하는 언어에 의해 제약을 받는다는 언어 결정론의 입장으로 (가)와는 다른 관점이다.

문항2는 도표/그림을 이해하고 이를 주어진 조건에 맞게 기술하는 능력을 평가하는 문제다. 그림1은 교육연수와 로그임금 사이의 관계를 나타내며 직선 기울기는 교육연수가 1년 증가할 때 임금률이 평균 몇% 증가하는지 보여주고 있다. 교육이 근로자의 생산성을 증가시킨다는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그림2는 유치원 시절의 테스트 점수가 성인기 근로소득과 정비례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자료다. 하지만 유치원 이후 근로자의 교육수준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는 알 수 없다는 점에서 해석은 갈린다. 만일 유치원 시절 테스트점수가 근로자의 타고난 능력에 의해 영향을 받았다고 가정한다면 교육이 근로자의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 

그러나 만일 유치원 때 교육을 잘 받아 시험점수가 좋았던 학생들이 이후 정규교육도 충실히 받고 공부도 열심히 해 대학진학률이 높았다고 가정하면 유치원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즉 교육이 근로자의 생산성 향상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추론할 수 있다. 따라서 2번 문항의 답은 하나로 주어지지 않는다. 답안은 두 가지 관점으로 나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그림1과 그림2를 얼마나 논리적으로 연결해 문항에서 제시된 주장을 평가했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문항3은 보기의 주장이 담고 있는 쟁점을 파악하고 이를 제시문의 논거를 활용해 논제로 구성할 수 있는 능력, 논제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논리적으로 제시할 수 있는 능력을 측정하기 위한 문제다. 보기에서 A씨는 범죄자의 범죄 행위 원인을 자연적 성향 또는 사회문화적 환경에 돌리면서 범죄자의 범법 행위를 변호하고 있다. 근거는 인간 모두가 자유의지가 아닌 불가항력의 외적 결정 요인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는 주장이다. 만일 A의 주장에 찬성하는 경우 인과적 결정론을 논지로 삼는 (나)와 (다)의 논거는 지지하고 자유의지/자율성 옹호를 논지로 삼는 (가)와 (라)를 비판하면서 자신의 입장을 정당화해야 한다. 반대로 A의 주장에 반대하는 경우 (가)(라)는 지지하고 (나)(다)는 비판해야 한다. 

<올해 모의논술 어떻게 나왔나, 자연>
올해 자연 모의논술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수리 문항 4문제가 출제됐다. 3,4번 문제는 소문항이 2개씩 주어졌다. 제시문없이 문제마다 조건에 대한 설명이 이뤄졌다.

문제1은 한 점을 지나는 직선이 다른 원과 제1사분면의 서로 다른 두 점에서 만날 때 형성하는 각을 이용해 극한값을 구하는 문제였다. 문제2는 정사각형을 밑면으로 하는 사각뿔에서 옆면의 무게중심을 활용해 주어진 코사인값을 구하는 문제였다. 문제3은 확률을 구하는 문제, 문제4는 함수 그래프를 이용한 문제가 각각 출제됐다. 

<2018 서울시립대 논술>
서울시립대 논술은 학교장 추천을 받아야만 응시할 수 있는 전형이다. 고교별 3학년 재학생 수의 5% 범위까지 추천 가능하다. 졸업생인 경우 재학생 비율과 별도로 3학년 재학생 수 3%를 적용한다. 전형은 2단계로 실시된다. 1단계에서 논술고사 100%로 4배수를 통과시킨 뒤 2단계에서 논술 60%와 교과 40%를 합산해 최종합격자를 가리는 방식이다. 

2017 수시에서 논술 경쟁률은 37.57대 1(모집 188명/지원 7063명)로 최고경쟁률을 기록했다. 전년도에는 35.6대 1(190명/6764명)을 기록한 바 있다. 모집단위별 최고 경쟁률은 통계학과(논술)로 65대 1(2명/130명)이었다. . 통계학과는 지난해 45.5대 1에서 올해 65대 1(2명/130명)로 경쟁률이 대폭 상승했다. 통계학과의 뒤를 이어 화학공학과가 64대 1(6명/384명)로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고 이후 수학과 61대 1(5명/305명), 기계정보공학과 57.4대 1(5명/287명), 신소재공학과 54대 1(5명/270명)순으로 최고 경쟁률 톱5가 형성됐다.

반면 최저 경쟁률은 환경원예학과 18.25대 1(4명/73명)로 기록됐다. 이후 토목공학과 21대 1(5명/105명), 조경학과 21.25대 1(4명/85명), 교통공학과 22대 1(3명/66명), 건축학부(건축공학전공) 24.8대 1(5명/124명)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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