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이어 논란 재부상... 동문 학부모 반발 예상

[베리타스알파=윤은지 기자] 이석문 제주교육감이 제주외고의 일반고 전환 의사를 재차 밝혔다.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전환을 추진하겠단 방침이다. 28일 서울 특목자사 재지정평가에서 5개교가 전부 통과하면서 대부분의 교육감이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는 것과 다른 모습이다. 이 교육감은 2년 전에도 고교체제 개편과정에서 제주외고의 일반고 전환을 추진하다 동문과 학부모의 반발에 부딪혀 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진보교육감들도 일괄 폐지나 재지정평가를 통한 지정취소를 반대하고 있는 입장에서 향배가 주목된다. 

이 교육감은 취임3주년을 맞아 진행한 30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제주외고는 특목고 취지와 목적대로 깊이 있게 교육과정을 운영하기 어려운 구조다. 진학 결과를 봐도 외국어학과 진학률이 20~30%에 머무른다”라며 “일반고로 전환되더라도 기존 재학생들은 불이익을 받을 부분이 없다는 점을 제대로 알리면 우려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석문 제주교육감이 제주외고의 일반고 전환 의사를 재차 밝혔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이 교육감의 생각과 달리 일반고 전환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15년 한 차례 논란을 겪은 동문과 학부모들의 반발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데다가 제주외고는 2015년 특목고 운영성과 평가에서 2020년까지 특목고 운영이 확정된 상태다. 교육감 임기 문제도 걸려있다. 이 교육감은 2014년 교육감 선거에서 당선돼 임기가 1년 밖에 남지 않았다. 내년 교육감선거에서 외고의 일반고 전환에 회의적인 교육감이 당선된다면 당장 무산될 수 있는 얘기다. 더욱이 재지정평가를 통한 지정취소는 명분상의 문제도 지적되고 있다. 이재정 경기교육감이 2019년, 2020년까지 도내 모든 지정취소를 폐지하겠다고 나섰지만 교육계에선 재지정평가는 말 그대로 평가가 목적인데 특목고 폐지를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제주외고의 일반고 전환은 교육청이 이달초 교육감에 제출한 교육공약 부서별 검토결과 보고에 포함되면서 일견 예상된 측면이 있다. 보고내용이 알려지면서 제주외고의 신제주권 이설 등 구체적인 방안이 흘러나오자 제주외고의 일반고 전환 문제가 거론되기 시작했다. 폐지 논의가 진행되자 반대 여론도 고개를 들었다. 서귀포시에 거주하는 한 학부모는 “이제 14기인 제주외고 출신들이 서서히 자리를 잡고 사회에 지출하고 있는데 잘 운영 중인 공립외고부터 없앤다는 건 교육의 다양성 측면, 자기주도적 교육 방향과 역행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제주외고는 2015년에도 고교체제 개편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일반고 전환 방침이 포함돼 논란을 겪은 적이 있다. 이석문 교육감의 역점 사업 중 하나인 고교체제 개편사업에는 비평준화 지역의 특목고를 평준화 지역으로 이전해 일반고로 전환한다는 방안이 담겼다. 애월읍에 위치한 제주외고를 동(同)지역으로 이전하겠다는 방침이다. 

교육청은 제주외고의 어문계열 진학비율이 낮은 점을 전환 근거로 제시했다. 외국어 인재 양성이라는 설립취지에 맞지 않는 운영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전환 조짐이 가속화되자 학부모와 동문은 크게 반발했다. 학교는 “외고의 목표는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지 단순히 어문계열 대학에 진학시키는 것이 아니”라며 “올해 신입생 입학경쟁률도 3대 1에 달하는 등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고 반박했다. 제주외고 동문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기자회견을 열어 전환 철회를 촉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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