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총장들 "재정 최악, 지원법 제정"

[베리타스알파=김경화 기자] 대교협은 29일부터 30일까지 전국 202개 4년제 대학 중 138개 대학총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미래사회에 대비하는 고등교육의 과제'를 주제로 하계 대학총장세미나를 열었다고 29일 밝혔다.

대교협 장호성 회장(단국대 총장)은 개회사에서 "현재 우리 대학들은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로 급속한 사회 변화에 적극 대응해야 하는 운명에 놓여 있다"며 "미래 일자리 변화를 예측해 학생들이 졸업후 새로운 사회에서 능력껏 일할 수 있는 교육의 방법과 내용을 혁신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장 회장은 "현재 반값 등록금 정책의 장기화와 대학입학 정원 감소로 인해 대학 재정은 최악의 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그 여파로 대학 교육과 연구의 질적 수준이 떨어져 글로벌 교육시장에서 국제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래를 대비하는 고등교육의 선결과제는 대학의 재정이며, 교육이 미래를 준비하지 못하면 국가의 장래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지금이야말로 21세기 미래 교육강국을 목표로 정부와 대학이 소통과 협치의 묘를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래형 고등교육 확립은 정부만의 주도나 대학만의 노력으로 실현될 수 없다"며 이를 위해 "▲정부와 국가 차원의 미래교육 준비를 위한 인식 전환 ▲미래형 고등교육을 위한 정책 재정비 ▲대학 재정의 획기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대학교육 회복을 위한 재정지원 방향' 현안 발표에서 국공립대학을 대표하여 발제한 최일 총장(목포대)은 '국공립대학 발전방안'을 주제로 국립대학의 입학 정원, 재정 여건, 연구개발 사업의 현황과 문제점 등을 살펴보고, 지역인재 양성과 국립대의 책무성을 강화하기 위해 고등교육 재정지원에 대한 명확한 법적 근거 마련과 실질적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사립대학을 대표하여 발제한 김성익 총장(삼육대)은 '사립대학 재정 현안과 건전화 방안'을 주제로 '대학 앞에 놓인 재정적 도전' 현황을 다각도로 살펴보고, 사립대학의 재정 건전화 방안을 위한 제도 개선, 고등교육재정교부금 제도 도입 또는 대학 설립유형별 지원법 제정 등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대학총장들은 '대학교육의 위기 극복과 미래 준비를 위한 건의문'을 채택, ▲고등교육 재정 지원을 위한 법 제정 ▲대학인증 중심의 구조개혁 추진 ▲시간강사 지원을 위한 법적 근거 마련 등 3개 요구사항을 새 정부와 국회에 전달하고, 대학 재정의 건전성과 대학 개혁의 자율성 보장을 촉구했다.

30일 둘째 날에는 '대학인증 중심의 구조개혁 추진방향' 현안 발표 및 토론회를 가질 예정이다.

백성기 위원장(대학구조개혁위원회)은 <대학구조개혁 추진방안> 발제에서 "1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가 재정 지원을 통해 대학을 압박하는 일방통행식 정원 줄이기, 평가 객관성과 공정성 논란 등의 문제점을 가지고 있었다"고 지적하면서도 "학령인구 감소와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기 위해서 대학구조개혁은 필요하다"고 주장할 예정이다. "2주기 대학구조개혁 추진을 위한 법령 제정이 필요하고, 대학의 경영 실패가 학생 피해로 돌아가지 않도록 세밀한 정책이 추진되어야 한다"고도 강조한다.

경북대 권선국 교수(대교협 대학구조개혁법안 마련 TF위원장)는 '대학인증 중심의 구조개혁 추진안' 발제에서 "학령인구 감소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정원을 감축하는 현재의 대학구조개혁 정책 틀에서 벗어나 대학이 스스로 교육에 대한 질을 개선하면서 사후적으로 정원 감축이 되는 인증 중심의 구조개혁으로 전환되어야 한다"고 강조할 예정이다. 이를 추진하기 위한 '대학인증 및 대학의 자율적 구조개혁 지원법(안)'을 발표한다. 법안의 기본방향은 "대학의 기본요건을 갖춘 인증대학에는 경상비 등의 행재정적 지원을 통해 대학 경쟁력 및 자율 역량이 강화되도록 하고, 대학의 기본요건을 갖추지 못한 불인증, 미인증대학에는 정부의 행·재정 지원을 제한해 대학이 스스로 인증 획득을 위한 정원 감축, 학과 조정, 기능 전환 등의 자율적 구조개혁을 하도록 유도한다"는 것이다. 특히 "대교협의 대학기관평가인증 결과를 활용하는 '대학인증 중심의 구조개혁'은 필수평가준거를 적용하는 때문에 굳이 대학구조개혁 정책을 추진하지 않아도 정원 감축 효과가 나타난다"고 밝힌다.

부경대 김영섭 총장(지역중심국립대총장협의회 회장)은 토론에서 "대학의 평가 피로도와 행재정적 부담 완화를 위해 '기관평가인증' 결과를 활용하는 인증 중심의 자율적 구조개혁이 추진되어야 한다"고 주장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법적 기반 마련과 국립대학의 특징인 학문적 가치와 공공성의 원칙이 고려되어야 한다"고 설명한다.

세한대 이승훈 총장(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회장)은 토론에서 "대학구조개혁 추진을 위한 법적 기반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대교협의 '기관평가인증'을 활용한 자율적 대학 구조조정을 유도하기 위해 인증대학에 대한 경상비 지원 등 정부의 고등교육 재정 지원이 중요하다"고 강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