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알파=김유진 기자] 학종을 두고 현장의 논란이 뜨겁습니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가 면접 자기소개서 추천서 등을 폐지해야 한다며 주장하고 나선 때문입니다. 김 후보자는 한 교육 포럼에서 전형 간소화, 사교육 유발요소 억제라는 명목으로 자소서와 면접 등을 전부 폐지하고 학생부만으로 평가해야 한단 구상을 내놨습니다.

현장에선 우려의 반응이 지배적입니다. 사교육 억제란 명목부터 논리적으로 맞지 않단 지적이 나옵니다. 사교육 전체 비용을 놓고 봤을 때 자소서 면접 등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기 때문입니다. 교외활동 기재를 금지하고 교내활동만 반영하는 학종에서 사교육은 별다른 의미를 지니지 못합니다. 면접 역시 대부분 서류확인면접이거나 인성면접이며, 문제풀이 형태 교과면접이라 하더라도 고교 교육과정 내에서 출제돼 사교육부담의 요인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매년 초보자일 수밖에 없는 수요자들이 ‘불안감’ 때문에 사교육을 찾기도 하지만, 고교교육기여대학사업과 연계해 대학들이 적극적인 정보제공에 나서면서 사교육 유발요인은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사교육 유발요소’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폐지해야 한다면, 현재 사교육의 가장 큰 원인인 ‘내신’부터 없애야 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옵니다.

전형 간소화도 문제점이 있긴 마찬가집니다. 물론 수요자 부담을 덜어주는 긍정적인 점은 존재합니다. 하지만, 선발 방법론의 문제가 남습니다. 유일한 전형요소인 학생부만으로 평가를 진행하게 되면 대학들은 선발이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학종의 근본인 정성평가가 정량평가로 변질되는 것 아니냔 목소리도 나옵니다. 학생부를 보완할 평가요소들이 사라지면, 결국 정량평가인 내신 위주의 선발이 이뤄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자소서 면접 추천서는 학생부를 보완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학생부만 봐선 알 수 없는 지원자의 목소리, 학생을 관찰한 교사의 목소리를 반영하고, 기재요령의 간소화로 갈수록 단출해져 가는 학생부기록 전반을 보완하는 기능을 합니다. 결과중심이 되기 쉬운 학생부를 보완해 다면적인 서류평가를 가능케 하는 셈입니다. 교육계에서는 아직 시행된 지 얼마 되지 않아 ‘공정성’ 시비가 잦은 학종의 미비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라도 자소서/면접을 개선/유지해 나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설문조사 결과도 이러한 우려의 목소리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습니다. 응답자의 58%가 자소서/면접 폐지를 반대했습니다. 42%의 응답자는 찬성의 목소리를 냈지만, 자소서/면접에 수요자들이 느끼는 부담을 반영했거나 정시 논술 등 폐자부활전의 축소움직임에 대한 반발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학종의 공정성/신뢰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은 마련하지 않은 채 섣불리 자소서/면접 폐지를 거론하는 것은 오히려 현장의 불안과 혼란만 가중시키는 ‘학종 흔들기’에 지나지 않다고 봅니다. 김 후보자는 여러 차례 여론을 수렴해 공약을 실천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자소서/면접 폐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학종 평가의 미비점을 보완할 수 있는 방향에서 자소서/면접 개선방안 논의를 해야 한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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