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궁금증 해결..'평소 문제 접근방식 설명' '지균 학교 대표 근거기술'

[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학종의 본산 서울대가 일선 고교교사 간담회를 통해 수시 전반에 관한 궁금증을 명쾌하게 정리했다. 서울대는 최상의 선호도를 지닌 대학인 만큼 대입전형에 대한 궁금증과 오해도 큰 편이다. 매년 입학본부 웹진 ‘아로리’를 통해 정확한 정보 전달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현장의 궁금증은 늘 다양하게 마련이다.  서울대는 7일 부산교육청이 주최하는 ‘2018 대입 대비 서울대 초청 입시설명회’에서 학종 전반에 관한 질문에 답변했다. 교사와의 간담회에서는 ‘지균에 교과형 질문이 나오는 것이 가능한지’, ‘일반전형은 내신 성적 순이 아닌지’ ‘지균 추천 기준은 무엇인지’ 등의 질문이 쏟아져 나왔다.

지난해 지균 면접에서 물리Ⅱ과정 질문을 받은 재학생이 있었다는 고교 교사의 질문에 서울대 입학사정관은 “흔한 케이스는 아니다. 정답을 말하는지 보는 것이 아니라 과정을 보는 것이라고 이해해달라”고 설명했다. 학생부에 과학Ⅱ와 관련한 내용이 있는 경우 확인 차원에서 질문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학생의 제출 서류에 나타난 학업역량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나오게 된 경우로 이해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학교장 추천이 필요한 지균은 보통 내신성적 순이라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학교당 2명 추천인원으로 제한하기 때문에 통상 인문계열 1등, 자연계열 1등에 기회를 주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단순히 내신 1등이라거나 수능최저를 충족시킬 것 같다는 이유만으로 추천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서울대 측은 “지균은 그 학교를 대표하는 학생을 2명 이내로 추천해달라는 것이다. 내신 1등이라고 그 학교를 대표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고 본다. 이런 경우 고교프로파일이나 추천서에 ‘이 학생이 왜 그 학교를 대표하는지’ 기술해달라”고 말했다.

서울대는 과탐Ⅱ 필수 응시 조건을 폐지할 의향이 없느냐는 질문에는 과탐Ⅱ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고교 현장에서는 서울대 입시에 실패하는 경우 손실이 크기 때문에 Ⅱ과목을 필수로 응시하는 대신 가산점 전환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존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대 측은 “과탐Ⅱ의 경우 단과대학에서 요구가 있다. 입학 후 대학수업 시 꼭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고교 정규교과가 아니더라도 방과후를 통해서라도 공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반전형에서 고교 내신 순으로 선발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내신 순은 서울대 평가 방향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한 교사가 “우리 학교에서 매년 내신 성적순으로 결과가 나왔다”며 던진 질문에 대해 내신도 중요한 잣대이지만 그것만으로 평가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해서 비교과의 양적 평가를 통해 선발하는 것도 아니다. 여러 제출 서류를 종합 평가하고 면접 결과 등도 고려해 선발한다는 설명이다. 사정관은 “비교과의 경우 학업과 연관해 학업의 연장선으로 보고 평가하며, 동일학교 지원자를 성적순으로 비교 평가하지는 않는다. 모집단위별로 진행되기 때문에 모집단위 내에서 상대평가된 결과”라고 말했다. 

서울대는 7일 부산교육청이 주최하는 ‘2018 대입 대비 서울대 초청 입시설명회’에서 학종 전반에 관한 질문에 답변했다. /사진=부산진로진학센터 제공

<일반 면접, 단기간 대비 아닌 평소 ‘토론/발표’ 역량 기르는 것 중요>
제시문 기반 심층면접을 실시하는 일반전형은 단기간에 준비할 수 없는 만큼 학생들의 체감 난이도가 높은 편이다. 대비를 위해선 평소 꾸준히 역량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사정관은 “인문의 경우 기본적으로 글을 많이 읽고 써보고 토론과 발표를 많이 해 본 경험이 있는 학생이 유리하다. 선생님들은 독서를 지도할 때 학생이 책을 읽은 후 느낀 점 등을 자기 글로 써 보고 서로 토론/발표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자연계열은 정답이 있는 문제를 출제하지만 정답을 맞히는 것보다는 과정을 평가한다. 실제로 면접에서는 정답을 끝까지 맞히는 경우보다 풀이 과정에서 면접시간이 끝나는 경우가 많다. 사정관은 “과탐Ⅱ의 경우 교육과정을 성실히 이수해, 교수님이 힌트나 단서를 줬을 때 사고를 이어나갈 수 있는 학생이면 된다. 교육과정 내에서 수업 중 교사의 단서를 이어가는 사고력을 길러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문제를 많이 푼 학생이 아니라, 한 문제를 오래 고민해 본 학생이 더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단순히 문제를 푸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어떤 방법으로 접근해 풀었는지 친구들 앞에서 설명하는 기회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 

1단계 서류평가에서 떨어진 학생들의 문제는 무엇일까. 상대평가인 특성 탓에 지원풀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지만 공통점은 “전공 외 나머지 과목을 소홀히 했다”는 것이다. 모집단위 관련 교과는 우수하지만 다른 교과성적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사정관은 “학생에게 만능을 요구하지는 않지만 주어진 환경 내 최선을 다한 학생, 즉 전교과를 고르게 이수한 학생을 선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학업 능력’ 최우선, 자기주도적 학습태도와 지적호기심 드러내야>
학생부 전반에서 강조해야 하는 점은 ‘과정’이다. 수상이나 내신도 중요하지만 시험에서 드러나는 결과만으로 우수성을 평가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사정관은 “세특의 경우 수업에서 드러나는 태도, 즉 조별 수업이나 모둠별 과제 수행 과정에서 드러나는 우수성이 드러나도록 작성하는 것이 좋다. 왜 우수하다고 평가했는지 포인트가 드러나도록 입체적으로 작성해달라”고 말했다.  

올해부터 대폭 간소화된 독서 영역의 경우 ‘동기’가 중요하다. 서울대 지원자들의 필독서를 찾아읽기보다는 호기심에 의해 책을 선정하는 것이 좋다. 왜 그 책을 읽게 되었는지 동기와 지적호기심을 드러낼 수 있어야 한다. 

전공적합성은 전공관련 활동을 통해 평가하는 것이 아니다. 고교 과정을 충실히 이수해, 대학에서 수학할 능력을 갖추었는지를 본다. 관심 분야에서 어떤 활동을 했는지, 우수했는지, 어떤 실적을 냈는지 등을 주로 살펴본다. 

현장에서 유행처럼 번지는 ‘소논문 작성’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소논문 활동 자체만으로는 우수한 평가를 받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단 소논문의 작성 동기와 주제, 과정을 통해 어떻게 공부했는지 구체적으로 서술한 경우에는 참고할 수 있다. 소논문의 질을 평가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대학과 연계했다고해서 우수한 평가를 받는 것은 아니다. 서울대 측은 “소논문을 비롯한 과제연구, R&E 등은 고교 수준에서 이뤄지는 과제 수행에서 몰랐던 부분을 어떻게 알게 됐는지 살펴본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학업능력이다. 서울대는 평가의 핵심은 학업능력이라고 강조했다. 입시만을 위한 공부가 아니라 본인이 하고 싶은 공부를 한 학생이 서류와 면접에서 모두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이는 곧 자기주도적 학습태도와 지적 호기심을 가진 학생으로 요약된다. 타인이 시켜서 하는 공부가 아닌, 본인이 찾아서 공부할 수 있는 학생을 선발한다는 것이 요지다. 

 
본 기사는 교육신문 베리타스알파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일부 게재 시 출처를 밝히거나 링크를 달아주시고 사진 도표 기사전문 게재 시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저작권자 © 베리타스알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