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알파 259호 餘滴 - 기자 방담

[베리타스알파=김경 기자] 아무래도 한동안 교육기사들에서 무수한 데자뷔(déjà-vu)를 경험할 듯합니다. 이미 체험한 것처럼 느껴지는 현상을 말하는 프랑스어 데자뷔는 우리말로 기시감(旣視感)이라고도 하지요. 10년 전쯤 실패로 결론 났던 교육정책들이 새 정부 들어 다시 고개를 들고 있으니 말이죠.

현재 교육면을 뒤흔들고 있는 쟁점은 많지만, 대입에선 ‘학습부담을 줄이기 위해 수능 절대평가와 내신 성취평가를 도입한다’, 고입에선 ‘설립목적을 잃은 외고 국제고 자사고를 폐지한다’가 대표적 쟁점으로 꼽힙니다. 두 주제 모두 보편적 교육복지를 외친다는 공통점이 있는데요. 이 같은 상황에서 교육부장관으로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이 내정되면서, 교육현장에 갈등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김 후보자는 경기교육감 시절부터 무상급식 강행과 친전교조 성향으로 극심한 현장갈등을 빚은 전력이 있습니다. 교육부장관으로 내정되기도 전인 지난달엔 수능 절대평가제와 내신 성취평가제를 도입하고, 논술을 폐지하고, 학종엔 자소서와 면접을 폐지해야 한다며 대입제도의 전면개편을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외고와 자사고를 일반고로 전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 고입의 변화도 촉구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후보시절 교육공약도 대부분 김 후보자의 손을 거친 만큼, 대선공약의 상당수가 정책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전형적 코드인사’라는 야당반발이 거세고 청문절차도 남아있지만, 인사에 난항을 겪고 있는 청와대의 밀어붙이기 행보를 감안하면, 교육현장에 큰 변화와 갈등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이쯤에서 10년 전 기사를 다시 한 번 들춰보길 청와대에 권합니다. 10년 전 기사는 이렇습니다. ‘수월성 교육의 수요로 교육특구의 부동산값이 오르고 해외유학으로 국부가 유출되니 부동산값 잡고 국부유출도 막을 수 있도록 국내에도 수월성 교육 모델을 세워 교육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사교육 폐해를 막기 위해 수능 성적표에 등급만 냈더니 변별력이 없어 한 해만 하고 폐기하기로 했다’. 현재의 중3들의 막막한 운명이 ‘김상곤 세대’가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앞섭니다. 이 역시 기시감이 듭니다. 10년 전에도 ‘이해찬(당시 교육부장관) 세대’라고 있었지요. 정부가 특기 하나만 있으면 대학에 갈 수 있는 무시험 대학 전형을 만들겠다는 말만 믿었다가 결국 학력수준만 폭락하고 대입은 물론 취업까지 헤맸던 세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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