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치혁의 건강 클리닉]

“아랫배가 답답하고 머리도 멍해졌어요. 화장실에 앉아 있어도 변이 잘 나오지 않고 시간이 오래 걸려요. 얼굴에 여드름이 나기도 하고요.”

변비로 고생하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하는 말입니다. 앉아 있는 시간이 길고, 운동을 거의 하지 못하는 수험생 특히 여학생들에게 변비는 고민거리 중 하나입니다. 단순한 고민이 아니라 변비가 생긴 후 머릿속이 맑지 않습니다. 변비도 대책을 세워줘야 하는 이유입니다. 한방에선 변비가 생기면 몸 안의 열이 원활하게 배출되지 않고 그 열이 머리로 올라와 기억력과 집중력을 떨어뜨린다고 봅니다. 머리를 나빠지게 하는 질환이란 말이지요. 게다가 여드름 등의 피부질환도 심하게 만들어 용모에 신경을 쓰는 여학생들의 고민거리를 하나 더 만들어 줍니다.

요즘 학생 특히 여학생들의 생활을 보면 변비가 생길만합니다. 먼저 식생활에서 섬유질이 부족합니다. 육류를 좋아하고 야채류를 싫어하고, 현미보단 백미를 좋아합니다. 식당이나 인스턴트 음식엔 통밀가루보다는 흰 밀가루를 쓰기 때문에 섬유질이 부족할 수밖에 없습니다.

식사량의 부족도 변비의 원인이 됩니다. 다이어트 등으로 먹는 양이 줄어들면 몸에선 들어온 음식을 최대한 사용하려는 반응이 나타납니다. 소식을 하면 초기에는 몸무게가 어느 정도 줄지만 시간이 지나면 더 이상 줄어들지 않습니다. 몸이 들어오는 음식을 최대한 흡수하려는 반응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대변량이 줄어 매일 화장실에 가지 않게 되고 결국은 변비로 되는 경향을 보입니다.

한뜸한의원 황치혁 원장

운동의 부족도 변비의 원인입니다. 남학생보다 여학생들의 변비가 많은 이유이지요. 남학생들은 체육시간은 물론이고 쉬는 시간에도 축구나 농구 등의 운동을 많이 하는 편입니다. 반면에 여학생들은 체육시간도 소극적으로 참여하는 편인데다 그 외의 운동은 거의 하지 않습니다. 걷고 뛰면서 자연스럽게 오장육부가 자극 받을 기회가 없는 것이지요. 네 발로 걷는 동물들에게 치질이나 변비는 거의 없는 질병이라고 합니다. 걸으면서 소화기 전체가 자연스럽게 움직이며 자극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사람은 땅에서 손을 떼고 똑바로 서서 걷게 되면서 소화기의 움직임이 줄게 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운동량까지 줄게 되어 변비가 많아질 수밖에 없게 된 것입니다.

운동부족으로 인해 복근의 힘이 약화된 것도 변비의 악화원인입니다. 변이 배출되려면 대장이 밀어내는 힘과 복압을 높이기 위한 복근의 힘도 필요합니다. 복부의 근육은 복직근과 복사근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근육들이 운동부족으로 약화되고 밀어내는 힘이 줄어드는 것도 변비를 악화시키는 원인이 됩니다.

그렇다면 변비를 어떻게 치료해야 할까요. 원인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대책을 세우면 변비는 개선됩니다. 식습관에 문제가 있으면 개선해야 할 것이고 운동이 부족하면 줄넘기 등 적절한 운동을 하면 됩니다.
먼저 식단을 바꿔야 합니다.

우선 변비를 만들고 악화시키는 음식을 살펴보지요. 지방이 많고 섬유질이 적은 피자 햄버거 튀긴 치킨 등을 적게 먹어야 합니다. 돈까스 햄 치즈 버터 갈비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음식들은 많이 먹어도 변으로 내보낼 섬유질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이 음식들을 많이 섭취하면 대장을 쉽게 오염시킬 수도 있습니다. 단백질의 구성성분인 질소는 체외로 배출시킬 때에 오르니틴 회로를 거쳐야 소변으로 배출됩니다. 탄수화물과는 달리 노폐물 처리과정이 복잡하지요. 체내에 흡수되지 않은 육류의 찌꺼기는 체내에서 부패되면서 몸을 탁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변비까지 있어 이 찌꺼기가 오랫동안 뱃속에 머물게 되는 것을 상상해보십시오. 열이 생겨 변비가 더욱 악화되는 것은 물론이고 두드러기 여드름 등의 피부병까지도 유발시킬 수 있습니다.

변비로 고생한다면 아침에 일어나 물을 한 컵 마시는 것도 좋습니다. 소화기를 자극하는 의미도 있고 충분한 수분을 공급한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단 냉수가 아닌 정수로 드셔야 합니다. 찬 물은 소화기의 기능을 떨어뜨릴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어머니들께서 신경을 써주실 수 있다면 냉수 대신에 녹즙을 마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섬유질이 풍부한 녹즙은 변비를 개선시킬 수 있습니다. 단 여러 가지 야채를 섞는 것이 바람직하고 뿌리류와 잎사귀류를 반반 정도로 구성하는 것이 좋습니다.

밥은 백미보다는 섬유질이 많은 현미밥이 좋고, 국도 우거지국 배춧국 등이 변비해결에 도움이 됩니다. 김 미역 다시마 등의 해초류도 변비치료엔 이상적인 반찬입니다.

운동부족으로 인한 변비는 어떤 치료를 하더라도 근본적인 치료를 하기 어렵습니다. 수험생활의 특성 때문에 운동을 할 수 없다고 말한다면 변비는 감내해야 할 고통입니다. 하지만 적절한 운동은 체력을 좋게 만들어, 성적도 올릴 수 있고 변비라는 질환도 쫓아낼 좋은 방법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처음 운동을 시작할 때엔 졸리고 피로감이 더 느껴지지만 일주일만 지나면 해결됩니다. 체력이 좋아지면서 집중력이 개선되고 변비도 같이 좋아집니다. 훌라후프를 10분만 해도 도움이 됩니다. 실내에서 매트를 깔고 줄넘기를 하는 자세로 5분에서 10분 정도만 뛴다면 대장활동을 촉진시킬 수 있습니다.

운동을 할 시간과 장소를 찾지 못한다면 가벼운 복부 마사지도 변비해결에 도움이 됩니다. 손바닥으로 자신의 배를 시계방향으로 가볍게 쓰다듬어 주면 대장은 물론이고 다른 소화기관까지 부드럽게 자극이 됩니다. 옛날 할머니들이 배가 아프면 쓰다듬어 주시는 걸 생각하면서 부드럽게 마사지를 하면 됩니다.

또 다른 방법으론 아랫배를 손바닥으로 때려 자극하는 것도 있습니다. 일어서서 두발을 어깨넓이로 벌리고 발의 모양은 11자가 되게 한 후, 무릎을 약간 굽히는 것이 기본자세. 그 다음 팔을 지면에서 수평이 될 정도로 들어 올렸다가 내려오는 힘으로 배꼽 아랫부분을 때려줍니다. 손은 전체적으로 힘을 뺀 상태에서 손바닥보다는 손가락으로 세게 친다는 생각으로 50회 이상 하는 것이 좋습니다. 손이 배에 닿는 위치는 손바닥의 중심이 배꼽 양쪽 10cm에, 셋째 손가락의 끝은 배꼽아래 15cm를 향하면 됩니다. 단전호흡이나 기공 등에서 많이 하는 방법입니다.
/한뜸 한의원 황치혁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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