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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절대평가, 대학 입학처장 77% 반대변별력 약화로 대학별 고사 부활예측.. '일부 적용 그쳐야'
  • 권수진 기자
  • 승인 2017.06.07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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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2021 수능 개편안 발표가 예정보다 늦어질 가능성이 큰 가운데 교육계 현장에서는 수능 절대평가 도입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크다. 지난달 25일 서울경인지역입학처장협의회(이하 경인입학처장협의회) 소속 40여 명 입학처장은 비공개회의를 통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77%가 2021 수능 전과목 절대평가 도입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 성균관대 600주년 기념관에서 열린 ‘2021학년도 수능 개편과 대입전형의 방향’(이하 성균관대 포럼)에서 공개된 설문조사와 마찬가지 결과이다. 이규민 연세대 교육학부 교수가 고교 진학지도교사 272명, 대학 입학처장 3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응답자 309명 중 전 과목 절대평가를 전면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은 28.5%에 그쳤다. 대입의 실질적 관계자 71.5%가 전면도입에 반대한 셈이다.

절대평가화를 시행하더라도 일부 과목에 한해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전면 절대 평가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인 셈이다. 경인입학처장협의회에서 논의된 내용에 따르면 절대평가가 도입되더라도 국어/수학 외에 통합사회/통합과학/선택과목 등 일부 과목에만 도입돼야 하며, 수능등급 외 다른 평가지표도 대학에 제공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규민 교수의 설문조사 또한 일정 영역을 추가 도입한 후 전체 도입 여부를 판단하거나 점차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37.5%였다. 

수능 절대평가에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변별력 약화’다. 변별력 약화는 정시의 실질적 폐지로 이어지거나 대학별 고사를 부활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안고 있다. 또한 학종에서 실시하는 인성면접이 전공적합성을 따지는 구술면접으로 전문화해 확대되면서 학생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당초 7월 발표로 예정됐던 2021 수능 개편안은 그보다 더 미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조기대선을 치르면서 5월 공청회가 무산됐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교육부 장관 임명 이후 수능 개편안 내용을 보고해 공청회 일정을 다시 잡겠다는 입장이다. 

2021 수능 개편안 발표가 예정보다 늦어질 가능성이 큰 가운데 교육계 현장에서는 수능 절대평가 도입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크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2021 수능 절대평가, 문제없나>
수능절대평가는 문재인 정부의 교육공약으로 제시되면서 교육계 긴급현안으로 부상했다. 현재 수능은 2017학년 한국사 영역, 2018학년 영여 영역이 등급제 절대평가로 전환해 실시 중이다. 상대평가와 절대평가가 혼용된 상태다. 영어의 경우 “상대평가 체제에서 발생하는 과도한 사교육비와 학생들의 수험 준비 부담을 경감”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도입됐다. 

수능 전면 절대평가에 찬성하는 입장의 경우 현 수능체제로는 교육과정의 취지를 구현할 수 없다는 것이 주된 근거다. “1점 때문에 당락이 갈리는 현 수능체제는 교육과정의 취지에 맞지 않으며 미래형 인재 선발과도 무관하다”는 것이다. 지난달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고교 내신 절대평가 가능한가’를 주제로 건국대 새천년관에서 열린 심포지엄(이하 건국대 포럼)에서는 수능 절대평가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발제를 맡은 한국진로진학정보원 진동섭 이사는 “7차 교육과정이 도입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이 ‘선택과 집중’이다. 학생이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공부해 스스로 진로를 개척하거나, 진로에 맞는 공부를 스스로 선택한다는 것인데 이를 방해하는 요소가 바로 수능”이라고 말했다. 

응시자 수 차이로 인해 과목별 왜곡 현상이 일어난다는 점도 지적된다. 물리 등 과탐 일부 교과는 응시자 수가 적어 성적 산출 시 불이익을 겪는다는 것이다. 진 이사는 학생들이 원하는 과목에 대한 공부보다 점수를 잘 받기 위한 전략짜기에 노출돼있다고 분석했다. 쉬운 수능, 융합 수능이 오히려 학생들을 더 공부할 수 있도록 만든다고 봤다. 학종의 긍정적 효과가 검증된 상황에서 대입은 학종시대로, 수능은 자격고사화해도 무리가 없다는 입장이다.

<변별력 약화 피하기 힘들어..사교육 부담 늘어날 가능성>
실제 대입을 진행하는 대학의 입장은 다소 다르다. 학생을 선발하기 위한 변별력 확보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성균관대 심포지엄에서 토론자로 나선 이들 대부분이 변별력 문제를 제기했다. 강요식 여의도교 교장은 “등급제 절대평가는 1년 실시 후 폐기된 2008 수능 상대평가 등급제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 논술형 수능 도입과 대학서열화 완화 등이 전제되지 않는 한 등급제 절대평가가 시행되기 어렵다”는 의견을 드러냈다. 임진택 경희대 책임사정관 역시 “변별력이 낮아져 수능만으로는 학생 선발을 불가능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현 수능제도에서 절대평가로 전환할 경우 1등급 비율이 현재보다 넓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성균관대 심포지엄에 참석한 이규민 연세대 교수는 “현 수능에서 절대평가화하게 되면 1등급 비율이 8~10% 정도 될 것으로 추측한다”고 말했다. 이마저도 현재 수능 난이도를 유지한다는 전제에서다. 이 교수는 “등급제를 절대평가하자는 입장에서는 ‘상대평가로 인해 수능이 과도하게 어렵다’는 점, ‘어려운 문제를 풀기 위해 과도한 교육이 실시된다’는 점을 근거로 든다. 그렇기 때문에 등급제 절대평가를 도입한다면 현재 수능보다는 난이도가 쉬워져야 일관성 있는 주장이 된다. 따라서 수능 난이도가 쉬워질 것이라 가정하면 8~10%보다 더 비율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수능을 절대평가화하더라도 변별력에는 문제가 없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하지만 대학관계자들은 학과별 선발이 이뤄지는 정시 특성상 변별력 문제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고 반박한다. 안성진 성균관대 입학처장은 “성적이 좋은 학생들이 가고자 하는 학과는 비슷하다. 결국 비슷한 성적대의 학생들이 선호학과에 몰리게 된다. 이런 현상이 발생할 때 동점자 처리를 어떻게 할 것인가의 문제가 남게 된다”고 말했다. 

수능 절대평가화는 사실상 정시 폐지로 이어진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규민 연세대 교수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정시 수능전형의 비중이 축소될 것이라는 의견이 71%로 가장 많았다. 현행 비중이 유지(21.6%)되거나 비중이 확대(7.4%)될 것이라고 본 비율은 29%에 불과했다. 이규민 교수는 “등급제 절대평가는 자격고사의 성격으로 개별 대학의 지원 자격을 구별하는 역할은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동일한 대학에 지원한 학생에 대한 변별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덧붙여 “수능 정시전형은 동일 대학의 동일학과 학생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그런 학생들은 유사한 등급을 가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등급만 주어졌을 때는 선발하기 어려울 것이다”라고 말했다. 따라서 현재 학생부 중심의 수시 전형 형태로 입시제도가 단일화되거나 대학별 고사가 확대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정시가 ‘재기’를 노리는 전형이라는 점에서도 폐지 수순은 피해야 한다는 것이 대학가의 입장이다. 안처장은 “정시가 고교 생활 과정에서 방황하거나 문/이과 계열을 잘못 선택해 대학진학을 못한 학생들을 구제하고, 군대를 다녀와 사회생활 중이라 하더라도 공부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주는 전형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학생부/면접 반영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설명했다.   

수능 변별력 약화로 새로운 잣대가 도입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건국대 심포지엄에 참여한 인하대 임보영 입학사정관은 수능이 전면 절대평가화 될 경우 다른 잣대를 찾을 수밖에 없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대학 평가자 입장에서 고려해야 할 것은 수능 절대평가를 도입할 경우 수능만으로 학생을 선발하면 변별력이 낮아 논술이나 심층면접 등 또 다른 전형요소를 추가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새로운 잣대 도입은 사교육 유발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 임 사정관을 비롯해 경상대 입학정책실 김정현 팀장 역시 사교육 유발 가능성을 지적했다. 학종의 경우 크게 영향을 받지는 않겠지만 다른 전형에서 변화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김 팀장은 “학생부교과전형과 정시전형에 면접을 추가하는 방식, 수능영역별 대학 자체 변환점수표 활용, 학생부 추가 활용, 대학별 고사 등 여러 방안을 모색하게 될 것”이라면서 “이는 자칫 공교육을 벗어나 사교육을 유발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2021 수능 개편안 7월 넘길 가능성 높아>
2021 수능 개편안은 올 초 예고했던 7월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5월 공청회를 거쳐 시안을 공개한 후 7월 안을 확정할 계획이었지만 주무장관인 교육부 장관 인선이 늦어지면서 5월 공청회 자체가 무산됐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교육부 장관 임명 이후 수능 개편안 내용을 보고해 공청회 일정을 다시 잡겠다는 입장이다. 

교육부는 지난달 열린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새정부 교육공약과 관련해 업무추진계획을 보고했다. 국정기획위 사회분과 유은혜 의원은 업무보고에서 교육 공약 가운데 수능 개편, 성취평가제(절대평가제), 고교학점제를 우선으로 다루겠다”며 “세 가지 모두 연동된 사안이기도 하고 시기적으로 봤을 때 가장 급한 현안이어서 빨리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능 절대평가 도입은 문이과 통합을 주 내용으로 하는 2015 개정 교육과정에 근거한다. 내년부터 적용되는 개정 교육과정은 문이과 구분 없이 모든 학생이 배우는 공통과목(국어 수학 영어 한국사 통합사회 통합과학 과학탐구실험)이 도입된다. 문/이과 단절로 문과 학생들은 과학교과를, 이과 학생들은 사회교과를 홀대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4차 산업혁명 등 미래사회를 위한 교육에도 맞지 않다는 비판을 수용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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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수진 기자  ksj@verita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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