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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시론] 서울여대 학종의 새로운 도전, 플러스전형-한승준 서울여대 입학처장(행정학과 교수)
  • 베리타스알파
  • 승인 2017.06.07 09:39
  • 호수 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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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의 입학처장으로 학생선발 과정을 지켜보면서, 또 한 사람의 학부모로서 우리아이의 진학준비과정을 지켜보며 가끔 답답함과 먹먹함을 느낄 때가 있다. 어제도 새로 출범하는 정부의 입시정책 변화 방향에 대해 집사람과 얘기하다가 본전도 찾지 못했다. 대학입학이 치열한 소수점 자리의 점수 경쟁으로 치달을 때도 아이들은 힘들었겠지만, 이러한 점수경쟁이 아닌 다양한 역량의 종합적 평가를 내세우는 학생부종합(학종)전형이 대세가 되어가는 이 시점에도 아이들은 여전히 학교가거나 공부하는 것이 그리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는 느낌은 현재 우리나라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 일어나고 있는 여러 변화들에 무지한 한 대학교수의 주관적 생각일 수도 있다.

물론 입학처장이 되어 고교교사들을 만나면, 학종 도입으로 학생들의 진로나 소질에 맞춘 다양한 교육과정이 장려되고, 학교생활도 일방적 주입식 교육이 아니라 학생참여형 수업과 다양한 비교과활동을 권장함으로써 학원으로 떠돌던 많은 고등학생들이 진학준비를 위해 학교로 다시 돌아오고 있다는 긍정적인 이야기들을 자주 들려주신다. 이러한 변화가 학교와 교사에게는 매우 큰 부담이 되지만, 추락했던 교사와 공교육의 권위가 조금은 회복된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낀다는 교사도 증가하고 있는 듯하다.

학종전형이 가지고 있는 이러한 올바른 방향성과 장점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런 불편한 감정을 느끼는 이유를 어느 유명고교의 교장 선생님은 한 칼럼에서 다음과 같은 일화로 분명히 짚어주셨다.

1학기 기말고사가 끝나는 날, 어떤 학생에게 “시험도 끝났으니 마음이 후련하지?”라고 말을 건넸다. “산 넘어 산입니다. 수행평가 과제물이 4개나 있고, 과학경시대회가 다음 주에 있어요.” 이어 “다 포기하고 수능 공부만 하고 싶어요!”라고 말한다. 수능은 수능대로 멀쩡하게 살아 있는데, 교내 경시대회, 수행평가, 독서 활동 등은 두세 배로 늘어났다···

공부를 통한 지적 성장뿐만 아니라 다양한 체험 활동을 통해 자신의 강점을 찾고 이웃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인성까지 길러주는 학종전형에 대해 그 철학과 방향에 대해 잘못됐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그러나 교육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학생’의 이러한 절망, 학종에 대한 ‘부모’의 부담감에 대해서도 해결책을 내 놓아야만 향후 학종의 미래가 발전적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승준 서울여대 입학처장

혹자는 우리나라의 공고한 ‘대학서열화’가 무너지지 않는 한, 이에 기반한 사회적인 ‘학력차별’이 철폐되지 않는 한 천하의 제갈량이 부활한다 해도 우리나라의 과잉 대입경쟁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진단을 내린다. 어린 학생의 절망은 ‘학종전형’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인 과열경쟁의 문제라는 것이다. 물론 거시적으로 맞는 말이다. 긴 안목으로 대학서열화와 지나친 학력차별 등은 사회적으로 개선해 나가야 하는 문제이지만, 지금 현재의 관점에서 대학이 스스로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려는 구체적 노력 또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점에서 필자는 현재 우리대학의 학생선발이 너무 이미 갖추어진 학생들을 선발하는 데 집중되어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화두를 던져보고 싶다. 우리대학의 학종전형만 해도 그 평가기준을 보면 평가요소가 학업역량+전공적합성+인성+발전가능성으로 구성돼 있고, 각 평가요소에는 또 다양한 평가항목들이 제시되어 있다. 쉽게 말하면 공부도 잘해야 하고, 자신의 진로도 제대로 개척하면서 그 준비도 갖추어야 하고, 주변 친구들에게도 나눔과 배려 협력을 놓치지 않아야 하며, 여기에 향후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창의성이나 문제해결력 등등의 발전가능성을 높이는 역량까지 갖추라는 요구인 셈이다. 결국 이렇게 다 갖추는 게 얼마나 어렵고 무리한 요구인지 우리 대학들이 좀 진지하게 고민해 볼 시점이 되었다는 문제제기이다.

대학의 입장에서도 이러한 다양한 기준을 다 준비하기 위해 대학 들어오기 전 이미 기력을 다 소진한 탈진(burn out) 상태의 학생이나, 이런저런 눈치나 전략으로 평가기준에만 맞춘 기획된 학생들의 경우, 평가 기준은 맞추었을지라도 대학이 원하는 우수인재는 분명 아닐 것이다. 오히려 이런 네 가지 다양한 평가요소를 다 골고루 갖추진 못했어도 그 중 하나라도 진정으로 몰두해 자기 것으로 소화한 여백이 있는 학생이 대학입학 후 더욱 발전할 가능성이 내재되어 있을 수도 있다. 대학이 제공할 수 있는 깊이 있는 교육으로 그 빈자리를 채워 더 나은 성장으로 이끌어 줄 수 있는 길에 대해 대학이 고민했으면 한다. 이제 더 이상 우리대학이 다른 대학보다 좀 더 나아 보이는 학생을 선발했다고 자위하기보다는 차별화된 교육프로그램으로 우리대학에 맞는 학생을 선발해 잘 성장시켰다는 자랑으로 경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취지에서 서울여대는 2018 학종전형에서 ‘플러스전형’을 신설했다. 신설 전형으로 네 가지 평가요소 중 한 가지라도 제대로 경험하고 수행한 학생을 선발하는 모험을 시도해 보려 한다. 새로운 시도여서 걱정도 되고 기대도 되지만 우리대학의 이러한 실험이 학종전형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어주고 향후 학종의 발전적인 방향에 대한 제안이 되었으면 하는 기대를 가져본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우리학생들의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는 시도가 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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