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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리더] 고교 대학현장 ‘성공신화’ 김진성의 새로운 도전4차산업혁명시대 평생교육의 전범 겨냥

[베리타스알파=김경 기자] 고교 대학 현장을 통해 성공신화를 쌓아온 김진성(62)은 여전히 고집스러운 발걸음으로 평생교육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맞섰다. 올봄 고려사이버대 총장으로 취임하며 이력서는 더 복잡해졌지만, ‘정직’과 ‘공정성’에 말뚝을 박은 원칙은 여전히 굳건하다.

김 총장의 고집은 ‘하나고 초대교장’으로서 교육계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고교현장에 ‘불가침영역’으로 굳게 다져진 입시교육의 손쉬운 틀이, 김 총장의 고집으로 과감히 깨졌다. 입시에 매몰되지 않는 교육과정으로 오히려 대입에 괄목성과를 내며 김 총장 고집은 신생고교를 단번에 ‘공교육 新모델’로 우뚝 세웠다. 고려대에서 대외협력처장 총무처장까지 주요보직을 거친 경력은 김 총장의 인품과 맞물리면서 우송대 솔브릿지국제경영대학(이하 솔브릿지)의 학장직으로 이끌었고, 솔브릿지가 국제대학 차원에서 최초이면서 가장 큰 규모인 52억5000만원의 예산을 지방대학 특성화사업 수주로 확보하며 한국형 국제화교육의 질을 높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자연스럽게 ‘세팅’에 능한 김 총장의 성공신화는 고려대가 2000억원 예산규모로 설립한 ‘KU-MAGIC 연구원’의 원장으로 이끌었다. 고려대가 국내최초로 시도하는 바이오메디컬 분야 연구 및 사업화에 김 총장의 원칙이 초석을 깔았다. 김 총장은 자신의 이력을 “내가 뭘 했다기보다 많이 배운 곳들”이라 표현하지만, 가는 곳마다 도약의 기틀을 잡은 데 김 총장의 고집이 중심 추 역할을 한 건 분명하다. 김 총장의 새로운 도전은 고려사이버대다. 그 고집스러움이 만들어갈 고려사이버대, 나아가 4차 산업혁명의 태동기에 선 사이버교육의 새로운 모델에 대한 기대 역시 무리는 아닌 듯하다.

가는 곳마다 도약의 기틀을 잡은 데 김진성 총장의 고집이 중심 추 역할을 한 건 분명하다. 김 총장의 새로운 도전은 고려사이버대다. 그 고집스러움이 만들어갈 고려사이버대, 나아가 4차 산업혁명의 태동기에 선 사이버교육의 새로운 모델에 대한 기대 역시 무리는 아닌 듯하다. /사진=최병준 기자

<복잡해진 이력서, 가는 곳마다 성공신화>
김 총장은 손사래를 치지만, 김 총장이 머문 곳마다 성공신화를 이룬 건 팩트다. 고려대 농업경제학 전공 이후 美캔자스대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박사를 취득하고, 페리스주립대 교수를 거쳐 91년부터 고려대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대외협력처장 총무처장까지 주요보직을 차례로 오르던 김 총장은 돌연 2009년 하나고 초대교장으로 부임했다. 대학에서 고교로 자리를 옮긴다는 데 의아한 측면이 있지만, 김 총장의 출현은 고교교육 정상화의 가능성을 선보였다. 기존의 행정교장이 아닌 교육교장으로서 시도한 김 총장의 갖가지 교육실험이 성공적으로 실현됐기 때문이다. 김 총장이 개교이전부터 디자인한 하나고의 교육모델은 많은 우려 속에서도 ‘졸업생 200명 중 46명 서울대 합격’ ‘졸업생 200명 중 107명 SKY (중복)합격’의 1기 성과를 낸 이후 하나고가 5기 졸업생을 낸 현재까지도 ‘공교육 新모델’로 자리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김 총장은 당시 “정직한 교육”을 주장했다. “교육체제가 어긋나있다는 데서 충격을 받았다. 내신을 위한 교육이 있고, 수능을 위한 교육이 따로 있는 아이러니한 구조는 교육을 통해 소질과 끼를 발견해 열정을 갖게 하고 꿈을 찾도록 도와주자는 구호와는 상반된다. 실적을 낸다는 학교들을 보라. 고2 때까지 고교 3개년의 교과과정을 모두 마치고 고3 땐 수능준비에 몰두한다. 수능준비라는 게 ‘틀리지 않는 연습’에 불과하다. EBS교재에서 수능지문의 70%를 출제한다는 방침은 한두 문제 틀리면 대입에서 미끄러지는 구조를 낳았고, 사고력과 창의력 대신 암기력을 신장시키는 게 교육이라는 이상한 결과를 야기했다. 사교육비 절감의 취지와 수준 높은 강의는 존중하지만, 교재를 반복적으로 학습해 암기에 이르게 하는 것은 교육이 아니라 소모적인 입시경쟁에 불과하다. 어른들부터 정직해질 필요가 있다.”

김 총장이 하나고 초대교장으로 부임한 2010년 당시엔 낯선 행보가 이어졌다. 김 총장은 교실마다 EBS교재 문제풀이로 점철된 ‘학교 안 사교육’이라는 아이러니부터 뿌리뽑았다. 하나고가 받은 스포트라이트의 배경에는 입시와 무관해 보이는 교육프로그램 운영이 한가운데에 자리한다. 당시만 해도 낯설었던 무학년 무계열이라는 학생주도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학생 스스로 필요와 능력에 따라 설계한 개인별 맞춤 시간표가 작성된다. 교과는 일반교과부터 심화, 전문 교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수준으로 개설된다. 전교생이 1인1체육, 1인1예술을 의무적으로 선택해 수련하고 매 학기 발표회를 갖는다. 매년 외국 학생들을 초청해 특정 주제에 관한 논문을 발표하고 토론하는 국제학술심포지엄을 개최한다. 명사특강과 인턴십프로그램으로 진로설정에 도움을 준다. 김 총장이 주장한 “정직한 교육”의 시스템이다.

물론 부침이 없던 건 아니다. 입시교육과 무관한 교실을 불안해하는 학생과 학부모, 심지어 교사까지 있었다. 전교생이 기숙사생활을 하면서 월1회 귀가가 허용되는 와중에 사교육 받을 기회가 사라지자, 개교 이후 첫 시험을 볼 당시 학교 주차장에 과외선생을 데려와 차 안에서 과외를 하는 일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하나고 교문을 통제하기 시작한 배경이다. “암기위주로 받아먹는 데 익숙한 교육환경은 우리에게도 큰 문제였다. 방과후수업에 수능관련은 개설하지 못하게 했고, 이미 수업시간에 진행한 것을 반복하는 것도 학습부진의 경우가 아니라면 역시 못하게 했다. 정규수업에 없는 걸 개설하라 했더니, 그것이 불편한 것이었고 교장이 이상한 것이었다. 하나고 내신은 수행평가 기준이 높게 설계됐고, 수능문제풀이와는 전혀 관계가 없었다. 수능준비 시스템에서 보면 낭비인 셈이었다.”

다만 원칙의 말뚝을 어디에 박을 것인가에 성공여부가 달려있다. ‘원칙고수’의 가치를 실현시킨 김 총장은 교육의 본질에 대해 “대입실적이라는 수치로 평가될 대상이 아니라 성장가능성에 의미가 부여되어야 할 것”이라 강조했고, 그 고집이 하나고를 공교육 롤 모델로 자리하게 했다. “하나고 아이들은 활동을 많이 하지만 공부도 잘한다. 기본적으로 공부 잘하는 아이들을 선발해서일 수도 있겠지만, 하고 싶은 얘기는 선발된 학생뿐 아니라 전반적인 아이들의 수준을 어떻게 높여갈 것인지의 고민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2014년 솔브릿지에선 학장으로서 지방대학 특성화사업인 CK-Ⅰ에 뛰어들어 5년간 총 52억5000만원의 국가사업비를 수주하는 성과를 낸 것이 화제가 됐다. CK-Ⅰ에 솔브릿지와 같은 국제대학이 사업을 수주한 건 최초였고, 당시 사업비 수주액은 사업수주 대학 중 가장 많은 금액이었다. 사업수주액은 고스란히 교육의 질로 연결된다. 김 총장은 “단지 뭔가 했다고 한다면, 정부재정지원에 의해 학생들이 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도왔다는 정도”라고 말하지만, 그만큼 학교 입장에선 위상을 높이는 데 김 총장의 고려대 시절 주요보직 경험들이 결정적 역할을 한 셈이다.

김 총장이 솔브릿지에 도입한 교수평가 시스템의 경우 ‘공정성’을 지향하는 김 총장의 고집스러운 면을 볼 수 있는 단면이다. 교수의 수준이 교육의 질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근본적 문제를 짚은 고집이라 할 수 있다. “솔브릿지 특성상 교수들이 대부분 외국인이고, 평가시스템도 미국의 시스템으로 가져간 측면이 있었는데, 우리교육에 접목하기엔 약간 아쉬운 점이 있었다. 수치화가 가능한 것에 대한 평가만 있었지 상호간에 사람에 대한 평가는 없었던 것이다. 연구논문이 몇 편인가에 대한 정량적 요소도 중요하겠지만, 정성적으로 교수 상호간 다면평가도 해야 한다는 게 내 기본적인 생각이다. 모든 사람이 동의하거나 만족하는 시스템을 만들 수는 없겠지만 최대한 객관성을 갖고 가야 한다는 차원에서 동료평가를 중요하게 봤고, 솔브릿지에도 그런 시스템을 들이는 일을 했다. 다만 솔브릿지에서의 일들은 내가 무엇을 이룩했다기보다는 오히려 거기서 배우는 기회였다. 평가방식을 바꾼 건 기존의 것이 잘못되어서 고쳤다기보다는 우리상황으로 보완할 필요가 있어서 고친 것일 뿐이다. 무엇보다 솔브릿지는 경영대학이 획득한 AACSB 인증의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전 교직원이 노력하는 점이 인상 깊었다.”

2015년 11월부턴 고려대가 2000억원의 예산규모로 야심 차게 설립한 ‘KU-MAGIC(Korea University Medical Applied R&D Global Initiative Center)’ 연구원 초대원장으로서 고려대가 고려대의료원 산하 안암 구로 안산병원과 의대 보건과학대 생명과학대 이과대 공과대 약학대 간호대 등을 잇는 최첨단 융복합의료센터를 구축하는 데 초석을 세웠다. 특히 KU-MAGIC은 1차적으로 신약개발과 관련해 대학연구소와 산업관계자들이 한데 모여 자유토론을 하고 아이템을 공유하며 연구논문 발표의 수준에서 탈피해 이를 사업화하는 스탠포드대의 SPARK 프로그램을 모델로, 새로운 융복합의료분야의 사업화를 추진하는 데 노력을 기울였다. “좋은 학교를 만들려면 대학도 재정적인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 다만 대학재정은 등록금을 인상할 수 없는 상황에서 돌파구를 찾을 필요가 있다. 고려대가 갖고 있는 자원 중 바이오메디컬 분야의 연구인력과 조직이 상당한데 연구중심병원에 2개나 선정되고, 생명과학 분야가 굉장히 강하다. 염재호 총장은 병상 수를 갖고 경쟁력을 얘기할 시대는 저물어간다고 보고 고려대의 우수한 인적, 물적자원을 이용해 바이오메디컬 분야의 연구를 활성화하고, 이를 사업화하는 것을 목표로 KU-MAGIC연구원을 설립한 것이다. 결국 장기적으로 재정확충의 가능성을 KU-MAGIC에서 찾으려는 노력의 일환이고, 또한 사업화의 대상이 주로 의료원중심이 되는 것이지만, 생명과학대 이과대 공과대 약대 등 관련된 여타의 단과대학이 힘을 모아 연구하고 사업화를 추진하여 융합을 통해서 더 높은 부가가치가 높이고자 하는 것이다. KU-MAGIC에선 여러 단과대 교수들을 매칭해 학문이 융합된 팀을 만들고, 각 팀이 프로젝트를 신청하면 선정해 계약을 맺는 것까지 하고 여기에 오게 됐다. 연구원 시스템을 처음에 만들어가는, 그저 인큐베이팅해나간 것에 불과하다. 사업화까지 이어지기엔 시간이 필요하다. 4~5년 후에 좋은 결과가 몇 개 생기는가가 내가 연구원장을 지내면서 프로젝트를 제대로 선별했는지 판단지표가 될 것이다. 아직까진 씨를 뿌려놓은 정도에 불과하고, 후임 원장께서 잘해내시리라 믿는다.”

한 대학에서도 단과대학별 교수들이 협업하는 게 쉽지 않고, 특히 의대 특유의 벽이 높다는 점을 감안할 때, 김 총장의 고집 이면에 자리한 부드러운 소통능력이 KU-MAGIC을 초기세팅하는 데 유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4차산업혁명의 태동기, 사이버대의 길>
올봄 고려사이버대로 자리를 옮긴 김 총장이 그려낼 고려사이버대의 미래, 4차 산업혁명 태동기에 김 총장의 취임으로 전환기를 맞은 고려사이버대의 미래는 어떤 것일까. 김 총장은 “사이버대의 교육경쟁력을 높여 나름의 강점을 만들어 가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 여기엔 기본적으로 공정성을 중시하는 김 총장의 성정에 하나고 교장 시절의 ‘정직한 교육’, 솔브릿지 학장 시절의 ‘정부사업 유치’, 고려대 KU-MAGIC 연구원장 시절의 ‘학문간 융합’ 경험이 뒷받침될 듯하다.

고려사이버대는 온라인교육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2001년 평생교육법 아래 한국디지털대로 출발했다. 2011년 고등교육법상의 대학으로 전환되면서 고려사이버대로 이름을 바꾸고 법인도 고려대 교육법인인 고려중앙학원과 통합되며 도약을 맞았다. 현재 창의공학부(전기전자공학과 기계제어공학과 소프트웨어공학과 정보관리보안학과 디자인공학과) 경영학부(경영학과 부동산학과 융합경영학과) 휴먼서비스학부(상담심리학과 사회복지학과 보건행정학과 아동학과 청소년상담학과 평생교육학과) 실용어학부(실용외국어학과 아동영어학과 한국어학과) 법세무학부(법학과 세무회계학과)의 5개 학부 19개 학과와 융합정보대학원(융합정보학전공)의 1개 대학원 체제로 구성돼있다. 학생들은 정규대학교와 마찬가지로 학부를 통해 학사학위를, 대학원을 통해 석사학위를 받을 수 있다.

평생교육법 아래 태동한 만큼 평생교육시스템 차원에서 고령자들이 많이 입학했지만 최근엔 10대부터 70대까지 연령층이 두터워지고, 특히 평균연령이 낮아지고 있다는 김 총장의 얘기다. “평균연령이 계속 낮아지고 있다는 사실은 고교졸업 후 의외로 취업하는 사람들이 사회에 많아지고 있다는 결과의 하나로 보인다. 학령인구가 적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평균연령이 낮아지고 있는 걸 보면 선취업 후진학을 선택한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 아닌가, 또는 학업에 관심 없던 젊은이들이 뒤늦게 학업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아지는 것 아닌가 한다.”

사이버대의 매력은 언제 어디서나 강의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강의실과 같은 하드웨어에 대한 부담이 적고, 직장을 다니면서 학위를 받으려는 학생 입장에선 저녁시간과 휴일에 수강함으로써 시간적 제약이 없다. 현재 4년제대학과 다름없는 전공과 학위 등 체제를 갖추고 있지만 김 총장의 말처럼 “누구나 공부하고 싶은 사람들이 공부하는 곳”인 것이다. 경제적 부담도 덜하다. 고려사이버대의 경우 학점당 6만3000원의 수강료다. 8학기 132학점 이수가 졸업요건이므로, 단순계산해도 연간 200만원 정도의 등록금 부담이다. 대학알리미 기준, 2017학년 일반대학 연간 평균등록금이 의학 955만원, 공학 727만원, 예체능 724만원, 자연과학 683만원, 인문사회 570만원에 달하는 데 비하면 매우 적은 수준이다. 여기에 일반대학과 동일한 국가장학금까지 적용되는 사실까지 감안하면 경제적 부담은 더욱 크게 떨어진다. 학생들의 경제적 부담을 줄일 수 있었던 근본적인 배경은 시스템 특징에 있다. 사이버대는 온라인교육으로, 평생교육 차원에서 누구나 공부하고 싶은 사람은 공부할 수 있게 한다는 취지인데, 아무래도 비용이 적게 들 수밖에 없다. 시설이라는 것이 컨텐츠를 개발하기 위한 시스템이 있으면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컨텐츠를 하나 개발하고 나면 100명이 들으나 200명이 들으나 관리하는 비용이 드는 데 불과하다. 학교 입장에선 등록금을 비싸게 받을 필요가 없는 것이다. 게다가 일부 사이버대가 컨텐츠 제작을 외부업체에 맡기기도 하는 상황에서 고려사이버대는 모든 컨텐츠를 자체제작한다.

물론 과제도 있다. 일반대와 동일한 전공영역이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은, 오히려 사이버대의 경쟁력을 희석시키는 역할도 한다. 김 총장 취임 이후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돌파구도 이미 염두에 두고 있다. “일반대에 있는 전공영역이 사이버대에 겹쳐서 운영되고 있다. 고려사이버대뿐 아니라 모든 사이버대가 100% 그렇다. 이게 사이버대들이 가야 하는 방향인가 하는 것에는 조금 의문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이버대가 일반대와 조금 다른 점이라면, 사이버대는 아무래도 사회적인 수요의 변화에 따라 학문영역은 그대로 있다 하더라도 운영 자체의 비중은 계속 변화시키는 데 유리한 구조라는 데 있다. 예를 들면, 한동안 사회복지학과가 엄청나게 늘었다.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받으면 취업에 유리한 측면에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젠 일반대뿐 아니라 사이버대까지도 포화상태가 됐다. 고려사이버대만 해도 학생수가 1만명이나 된다. 졸업생이 너무 많이 배출되니 사회적 수요가 감소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상담심리가 각광받고 있지만, 역시 이미 정상을 치고 내려오는 수준이다. 결국 일반대학과 달리 전공영역의 신설이나 개편이 보다 더 유연해야 한다. 사회적 수요변화를 잘 보고 따라가는 게 사이버대가 가진 하나의 성공전략이었던 것 같다. 다만,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더 필요하다. 지금까지의 방향이 유일한 방법인가 가장 좋은 것인가 하는 데 대한 고민을 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다.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고,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다른 사이버대와 달리 할 수 있는 게 무엇이 있을까. 사이버대에서 우리의 위치를 어떻게 잡고 갈 것인가 하는 고민이 필요한 것이다.”

김 총장이 우선 준비중인 것은, “오프라인 강의공간”이다. “온라인대학이기 때문에 강의실이 필요 없다고 생각했지만 대면교육에 대한 요구들이 자꾸 늘어나고 있다. 학생뿐 아니라 교수도 마찬가지다. 사이버대에 오는 학생들은 현업에 있기 때문에 원하는 시간에 어디서든 공부를 하자고 사이버대에 왔음에도 불구하고, 교수님을 한 번 만나는 것이 학생들에게 좋은 일이 되기도 하다. 교수님을 화면에서만 보는 게 아니라 대화도 하고 함께 활동하고 싶은 학생들이 일부 있기 때문이다. 교수들도 강의녹화를 할 때 스튜디오에 원하는 학생들을 데려와 강의를 진행하기도 한다. 학생이 없이 강의를 촬영하는 것보다는 학생을 마주하며 강의하는 것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연유로 이미 주말에 학교에서 강의를 열고 있고 강의에 참여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해 강의를 녹화해서 참여하지 못한 학생들도 볼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고 있다. 현재에도 강의실 세미나실 등을 주말에 빌려달라는 요구들이 늘고 있는데 실제적으로 공간이 부족해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김 총장은 오프라인 영역을 넘나드는 사이버대의 변화상을 시대변화에 따른 교육방법의 변화에서 근본을 찾았다. “시대가 바뀌면서 교육방법도 바뀌고 있다. 사이버대와 일반대는 이미 경계가 점차 모호해지고 있다. 사이버대가 온라인교육 컨텐츠는 있으나 공간의 필요성을 느끼고, 일반대는 공간은 있지만 온라인교육 컨텐츠의 필요성을 느끼는 식이다. 일반대는 최근 온라인교육의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다. 제도적으로도 교육방법을 바꾸자는 차원에서 교육부가 플립트 러닝(flipped learning, 거꾸로교실)을 독려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이제 지식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차원의 교육은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보는 것이다. 지식전달은 온라인교육으로 하고, 수업시간엔 토론하는 방향으로 교육이 바뀌고 있다. 일반대는 수업의 20% 이상을 온라인교육하라는 교육부 지시가 내려진 상태다. 고려대의 K무크도 고려사이버대와 함께 개발하고 있다. 일반대에 온라인교육을 강조하는 교육부방침이 내년엔 더 강화될 수 있다고도 본다.

물론 온라인교육이 점점 중요해진다 해서 사이버대가 그 이점을 모두 다 가져가진 못할 것이다. 따라서 사이버대는 사회가 필요로 하는 걸 효과적으로 가르치는 것으로 방향설정을 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실질적으론 플립트 러닝, 즉 지식에 대한 개념적인 것들은 공부해서 오고, 함께 모여서 토론을 통해 어떻게 적용하고 다른 생각들을 융합하는 것들이 교실에서 이뤄지는 시대라고 보는 건 이미 합의한 상태라 보지만, 그 범위가 얼마만큼 확대될 것인가의 문제로 접근했을 때 역시 사이버대학의 위치는 어디에 있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교육의 질을 담보하는 것 역시 김 총장이 풀기 위해 노력하는 고민이다. 사이버대 역시 학위를 부여하는 등 일반대와 마찬가지로 4년제 정규대학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이버대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저조한 데 대해 김 총장은 “교육의 질”을 높이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고려사이버대의 전임교수들이 모두 훌륭한 분들이고 이번 학기부터는 강사들도 엄격한 공개채용을 실시하여 그 수준을 더욱 담보해나갈 예정이다. 다만 사회적으로 교육의 질이 충분한가 하는 가에 대한 증명이 필요하고 꾸준히 이에 대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이런 상황에선 교육 컨텐츠 개발과 특성화가 매우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사이버대가 전국에 21개교다. 이중 2개교는 2년제이고 19개교가 4년제다. 각 사이버대가 나름의 특성화를 통해 경쟁력을 갖고 있어야 하는데, 현재로선 가늠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비슷비슷하게 운영되고 있다. 사이버대 전반이 아직까진 어떤 전공은 어느 대학이 제일 좋다 할 정도로 브랜드 가치를 만들어가는 데까진 도달하지 못했다. 경쟁률이 높은 것도 아니고, 전공도 비슷하다. 그 속에서 학과수가 많아지는가 적어지는가 하는 차이만 있는 거다. 어떤 전공에 대해 브랜드 가치를 만들어갔을 때 다른 것도 좋아질 가능성이 있는데, 두루뭉실하게 비슷한 전공들이 모든 사이버대에 설치돼 있고, 그 수준은 검증되지 않고 검증할 방법도 없는 실정이다. 그런 면에서 고려사이버대 스스로 어떤 것에 자신 있는지에 대한 것을 만들어가는 게 지금은 제일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물론 각 사이버대가 강점이 있는 것을 찾으려고 노력해온 것은 맞다고 본다. 고려사이버대는 공학 쪽 학과를 만든 게 강점이라 할 수 있다. 실험실습을 위주로 하는 건 사이버대 여건상 어려워서 버추얼 랩이라 해서 가상의 실험실을 만들어 실험할 수 있게 했다. 소프트웨어 개발 쪽은 큰 문제가 없으니, 그런 전공을 만든 게 현업의 학생들에게 더 큰 관심을 얻게 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엔 전문대인 폴리텍과 협력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조직 내에서 기술자들은 경영자로 가는 게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 공업경영이라는 게 옛날 전공에도 있긴 하지만, 요즘 융합하는 게 많으니 폴리텍과 공학과 경영학을 융합한 교육과정을 함께해 학사학위도 부여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한다. 규정을 살펴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바라는 건, 사이버대의 교육의 질을 제대로 높이는 것이다. 사이버대가 고등교육기관으로서의 책임을 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거기에 어떻게 도달할 것인가 하는 고민을 갖고 있고, 이게 우리의 가장 큰 과제라 할 수 있다. 교육의 질을 높이면서 사회적으로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지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아직 답은 없다.”

“아직 답은 없다”라고 말하는 김 총장이지만, 김 총장이 이미 고집스런 고민을 시작했다면 답은 찾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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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 기자  inca@verita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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