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등급컷, 국어 81점, 수학(가) 80점, 수학(나) 84점..'엇갈린 예측 혼선'

[베리타스알파=박대호 기자] 6월 모평(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 이하 모의고사)의 등급컷을 주요 입시기관들은 어떻게 예측했을까. 11개 입시기관들이 최초 발표한 원점수 기준 추정 1등급컷을 집계/분석한 결과 국어 수학(가) 수학(나)의 1등급컷은 88점이 ‘대세’였고, 2등급컷은 국어 81점, 수학(가) 80점, 수학(나) 84점으로 예상됐다. 전년도 수능이 92점대 였음을 감안하면 비슷하거나 쉬운 것이 아니라 상당히 어려웠던 셈이다. 일부 입시기관은 1일 당일 국어 전년수능과 비슷하거나 쉽다는 예측을 내놓았었다. 

이번 6월 모의고사는 영어 절대평가라는 수능의 일대 변곡점이 첫 적용된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주관 모의고사란 점에서 관심이 높았다. EBS를 비롯해 김영일교육컨설팅(김영일) 대성학원(대성마이맥, 이하 대성) 메가스터디(메가) 비상교육 비타에듀 스카이에듀 유웨이중앙교육(유웨이) 이투스교육(이투스) 종로학원하늘교육(종로하늘) 진학사 등 11개 입시기관의 등급컷을 집계한 결과 절대평가 적용으로 점수에 따라 등급이 부여되는 영어를 제외한 국어 수학(가) 수학(나)의 3개 과목 등급컷은 예측이 크게 엇갈린 모습이었다. 원점수 1등급컷과 2등급컷을 기준으로 기관별 분석력을 집계해본 결과 등급컷의 스펙트럼이 넓게 형성된 과목이 많았다. 

그나마 비교적 고른 의견을 보인 과목은 수학(가)였다. 다만, 이역시 1등급컷에 국한된 결과였다. 수학(가) 1등급컷은 87점을 제시한 2개 기관(스카이에듀, 김영일, 이하 발표시간 순)을 제외한 9개 기관이 88점을 1등급컷으로 제시했다. 수학(나)는 1등급컷의 경우 88점에서 92점으로 다소간의 의견 격차가 있었지만, 2등급컷에서 의견이 하나로 모아지는 이례적인 모습을 보였다. 종로하늘만 88점을 수학(나) 2등급컷으로 제시했을 뿐 10개기관이 84점으로 의견 일치를 봤다. 

수학(가) 1등급컷과 수학(나) 2등급컷을 제외한 나머지 1~2등급컷을 두고는 입시기관별 분석결과의 차이가 컸다. 국어 1등급컷의 경우 88점부터 90점, 2등급컷의 경우 81점부터 84점, 수학(가) 2등급컷의 경우 79점부터 84점, 수학(나) 1등급컷의 경우 88점에서 92점으로 스펙트럼이 넓었다. 

이처럼 스펙트럼이 넓고 의견이 엇갈린 과목들이 많았지만, 그 중에서도 의견이 모이는 지점들은 존재했다. 국어 수학(가) 수학(나)의 3개과목의 1등급컷을 각 88점으로 예측한 기관이 대다수였던 때문이다. 국어 2등급컷은 81점, 가장 의견이 분분한 과목인 수학(가) 2등급컷은 80점을 예측한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았으며, 수학(나) 2등급컷은 84점을 예측한 기관이 대다수였다. 

통상 1등급컷이 상승하면 난도 하락을, 1등급컷이 하락하면 난도 상승을 점쳐볼 수 있다. 등급컷이 상승한단 얘기는 시험이 쉬운만큼 고득점자가 늘었다는 뜻이며, 등급컷의 하락은 시험이 어려워 고득점자가 줄어들었단 상황을 반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수능의 1등급컷은 국어 92점, 수학(가) 92점, 수학(나) 92점으로 모두 동일했다. 올해 1등급컷이 88점으로 의견이 모이는 양상임을 고려하면 국어 수학(가) 수학(나) 모두 지난해 수능보다 1등급컷이 4점씩 하락했다는 점에서 다소 어려웠던 모의고사란 결론이다. 

월 모평(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 이하 모의고사)의 등급컷을 주요 입시기관들은 어떻게 예측했을까. 11개 입시기관들이 최초 발표한 원점수 기준 추정 1등급컷을 집계/분석한 결과 국어 수학(가) 수학(나)의 1등급컷은 88점이 ‘대세’였으며, 2등급컷은 국어 81점, 수학(가) 80점, 수학(나) 84점으로 예상되는 형국이다. /사진=건국대 제공

<‘덮어놓고 발표부터’ 종로하늘.. 시험 종료 전 등급컷 발표 ‘빈축’>
종로하늘은 제2외국어/한문 시험이 한창 진행 중이던 오후5시10분 등급컷을 발표했다. 11개 입시기관 중 가장 이른 등급컷 발표였다. 두 번째로 등급컷을 빨리 발표한 이투스보다 48분이나 빠른 발표였다. 

통상 빠른 등급컷 발표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 어렵다. ‘덮어놓고 발표부터’ 행하는 모양새인 때문이다. 이른 등급컷 발표는 등급컷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수요자들의 ‘이목 끌기’와 그로 인해 연계될 수익에만 연연해 이뤄지는 행태란 평가를 받고 있다. 정교한 분석이 채 이뤄지지조차 않은 등급컷을 발표함으로써 현장 혼란을 야기한다는 비판도 가해진다. ‘수익’에만 혈안이 된 사교육기관들이 개선해야 할 대표적인 행태란 비판이다. 

물론 등급컷을 타 기관보다 빠르게 발표하는 것은 높은 적중률을 보일 수 있다는 전제 아래 분석력이 뛰어나단 방증이 될 수 있다. 다만, 종로하늘의 그동안 행태는 이와 거리가 멀었다. 지난해 수능 전까지 치러진 2015학년부터 2017학년까지의 6월모평/9월모평/수능의 등급컷 예측과 적중도를 따져본 결과 종로하늘은 60.5%로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의 분석력을 보였다. 가장 최근 치러진 4월학평에서도 종로하늘은 국어 수학(가) 수학(나)의 1~2등급컷 총 6개 가운데 1개만 맞히며 가장 적중도가 낮았다.  

이날 원점수기준 종로하늘이 내건 1등급컷은 국어 90점, 수학(가) 88점, 수학(나) 92점이었고 2등급컷은 국어 83점, 수학(가) 84점, 수학(나) 88점이다. 여타 10개 기관이 내놓은 등급컷을 기준으로 보면 수학(가)를 제외한 전 영역에서 의견 불일치를 보이는 모습이다. 

국어 1등급컷의 경우 8개기관이 88점을 1등급컷으로 봤지만, 종로하늘은 소수의견을 낸 4개기관에 속했고, 국어 2등급컷도 8개기관이 81점을 제시한 가운데 종로하늘은 홀로 83점을 예측했다. 특히, 수학(나)의 2등급컷의 경우 10개 기관이 모두 84점의 일치된 의견을 내놓은 가운데 종로하늘만 88점의 2등급컷을 예상했다. 

한 교육 전문가는 “등급컷 예측이 다수결의 논리로 따질 문제는 아니다. 다른 점수를 예측했으나 끝내 맞히는 경우도 빈번하다. 등급컷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1등급컷의 경우 4% 끝자락을 어디로 볼 것이냐에 따라 많게는 3~4점이 급격하게 바뀌기도 한다”면서도 “다만, 종로하늘은 경우가 다르다. 최근 등급컷 추정마저 아예 마케팅도구로 삼는듯하다. 정확성이나 신중함은 포기한 셈이다. 올해 초 국어에서 1문제를 틀린 수험생을 ‘수능 만점자’로 포장해 빈축을 샀고 지난 수능 직후 확인되지 않은 수능만점자 배출을 내걸어 망신을 자초하기도 했다. 추정등급컷 역시 최소한의 윤리도 없는 무리한 마케팅이라는 점에서 맥을 같이 한다. ”고 비판했다.  

<이투스, 메가.. 수학(나) 1등급컷만 이견 발생>
종로하늘의 뒤를 이어 오후5시58분 등급컷을 발표한 이투스, 오후6시20분 등급컷을 발표한 메가는 큰 차이가 없는 등급컷을 내놨다. 국어와 수학(가)는 등급컷이 완전히 동일했을 정도다. 국어는 1등급컷의 경우 88점, 2등급컷의 경우 81점, 수학(가)는 1등급컷의 경우 88점, 2등급컷의 경우 80점을 각각 추정한 상황이다. 

유일하게 이견이 발생한 과목은 수학(나)였다. 2등급컷의 경우 이투스는 89점을 1등급컷으로 본 반면, 메가는 88점을 1등급컷으로 예측했다. 다만 1점의 격차란 점을 볼 때 예측이 크게 엇갈린 것은 아니었다. 두 기관 모두 입시기관들 중 상대적으로 많은 수험생 표본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 때문에 비슷한 결론에 다다른 것으로 추정된다. 

<스카이에듀, 타 입시기관과 의견 불일치 정도 심해>
오후6시47분 등급컷을 발표한 스카이에듀는 종로하늘과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영역에서 의견 불일치를 보였다. 스카이에듀가 예측한 1등급컷은 국어 90점, 수학(가) 87점, 수학(나) 90점이었으며, 2등급컷은 국어 82점, 수학(가) 79점, 수학(나) 84점이었다. 수학(나)를 제외한 나머지 5개 영역에서 대다수 기관이 예측한 것과 다른 예측을 내놓은 모습이다. 22일 채점결과가 발표된 후 스카이에듀의 분석이 얼마나 실체에 근접했던 것인지 알 수 있을 전망이다. 

<여타 7개기관 등급컷 ‘대동소이’.. 비상만 ‘마이웨이’>
스카이에듀의 뒤를 이어 등급컷을 발표한 유웨이(오후6시55분) 김영일(오후7시13분) 진학사(오후7시15분) 비상교육(오후7시25분) EBS(오후7시27분) 비타에듀(오후7시35분) 대성(오후7시44분)까지 7개기관은 ‘대동소이’한 등급컷 예측을 내놨다. 

유웨이와 진학사 EBS 대성의 4개 기관은 3개과목의 1~2등급컷이 모두 동일했다. 1등급컷의 경우 3개과목 모두 88점으로 예상됐으며, 2등급컷은 국어의 경우 81점, 수학(가)의 경우 80점, 수학(나)의 경우 84점으로 추정됐다. 

비타에듀는 유웨이 진학사 EBS 대성과 비슷한 분석결과를 내놨지만, 국어 1등급컷에서 차이가 있었다. 비타에듀는 국어 1등급컷을 89점으로 예측했다. 나머지 5개영역 등급컷 예측은 4개 기관과 동일했다. 

김영일은 국어 수학(나)의 등급컷 예측이 4개기관과 동일했지만, 수학(가)에서 분석을 달리한 케이스다. 김영일은 수학(가) 1등급컷을 87점, 2등급컷을 79점으로 각각 예측했다. 

비상교육은 4개영역에서 차이를 보인 입시기관이다. 여타 기관들과 다른 ‘마이웨이’ 형태의 분석을 실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국어의 경우 1등급컷 90점, 2등급컷 84점으로 대다수 입시기관의 예측과 거리가 다소 있었다. 수학(가) 2등급컷도 82점, 수학(나) 1등급컷도 89점으로 대다수 기관들의 예측과 달랐다. 

<‘최초발표’ 등급컷 왜 조사하나.. 입시기관 신뢰도 따질 유일한 잣대>
<베리타스알파>는 2014학년 수능부터 주요 입시기관들이 최초 발표한 등급컷을 수집, 채점결과가 나온 후 실제 결과와 대조해왔다. 입시기관들에게 신중한 발표를 당부하고, 복마전과 같은 대입시장에서 그나마 믿을만한 입시기관이 어디인지를 수요자들에게 알리기 위해서다. 

모의고사나 수능 당일 입시기관들은 등급컷을 무책임하게 발표한 후 수정에 수정을 거듭한다. 사교육업체들의 최종 목표인 ‘수익’ 추구를 위해서다. 입시기관들의 등급컷은 모의고사/수능 당일이면 시험이 끝나기도 전부터 인터넷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에 오르내릴만큼 교육계 전반의 관심거리다. 가채점을 통한 원점수로 자신의 위치를 가늠하려는 학생들을 비롯해 진학지도 활용 목적의 학부모 교사들까지도 등급컷에 주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최근 정시의 비중이 연일 줄어드는 추세라곤 하나, 수시에서 수능최저가 폭넓게 유지되는 만큼 등급컷에 대한 관심은 사그라들 줄 모른다. 이처럼 필요에 의해 모여든 수요자들을 대상으로 인지도를 높이고 종국에는 수익과 직결될 수 있도록 자사 고객으로 만들겠다는 것이 기관들의 빠른 등급컷 발표 이유다. 이번 6월 모의고사에서 종로하늘이 이처럼 행동한 대표적인 기관이라 할 수 있다. 빠른 발표에만 혈안이 된 입시기관들에 신중한 발표를 당부하려는 목적으로 등급컷 수집/대조를 실시하고 있는 셈이다. 

목적 달성을 위해 최초발표된 추정 등급컷을 활용하는 것은 시간이 지나면서 기관별 예측이 동일하게 보정돼가는 등급컷의 특성 때문이다. 등급컷은 최초발표 후 시간이 지나면서 엇비슷하게 변해간다. 모의 지원자/표본 수가 누적됨에 따라 분석데이터가 변경, 결과를 수정하는 경우가 많은 데다 타 기관의 분석을 참고하하며 수치를 조정하는 일도 빈번하다. 추후 시험을 주관한 평가원/교육청이 수험생 채점/통계자료를 내놓는 시점이 되면 등급컷 예측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데이터가 공개되면서 입시기관들의 등급컷은 전부 대동소이한 값으로 고정되기에 비교 수단이 될 수 없다. 입시기관들의 공력을 가르는 지표로 활용 가능한 것은 최초발표된 등급컷 뿐이다. 

등급컷을 수집, 추후 실제 결과와 대조하는 과정에서 입시기관들의 분석력을 면밀히 측정, 수요자들에게 어느 기관이 그나마 신뢰도 높은지를 알리는 건 부수적인 효과다. 입시기관들이 시험 직후 내놓는 원점수 기준 ‘최초발표 추정 등급컷’ 발표는 채점서비스에 참여한 수험생들의 데이터, 자사 학원생들의 응시데이터, 강사들이나 자체 입시분석기관의 난이도 측정 등을 기초자료 삼아 이뤄진다. 잘 알려진 등급컷 발표기관만 11개나 될만큼 사교육 업체들이 난립양상을 보이는 대입시장에서 수요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기관이 어디인가 하는 정보는 필수적이다. 

올해도 <베리타스알파>는 등급컷을 집계/대조함으로써 기관별 적중도를 일관되게 따져나갈 게획이다. 올해 3월 모의고사의 경우 국어 수학(가) 수학(나)의 3개영역 1등급부터 2등급까지 총 6개 등급컷 가운데 이투스가 4개를 적중시키며 가장 뛰어난 분석력을 보였다. 다음으로 대성 비상교육 종로하늘 진학사가 3개, 메가 비타에듀 유웨이중앙 EBS가 2개, 김영일 스카이에듀가 1개를 각각 맞혔다. 4월 모의고사에서는 동일한 6개 등급컷 기준으로 대성 유웨이 김영일이 4개를 맞춰 가장 뛰어난 분석력을 자랑했다. 뒤를 이어 이투스 스카이에듀 비상교육 진학사 비타에듀 각 3개, 메가 2개, 종로하늘 1개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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