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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지정 평가 시험대' 서울외고, 영훈국제중 재평가개시..7월 결론외고 국제고 일반고 전환 공약으로 고입 수요자 촉각
  • 윤은지 기자
  • 승인 2017.05.17 20:18
  • 호수 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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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타스알파=윤은지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주요 대선공약 중 하나인 외고/국제고의 일반고 전환여부가 고입 이슈로 부상했다. 고입을 준비하는 학생과 학부모들은 6개월 앞으로 다가온 입시를 앞두고 학교선택에 대한 고민이 크다. 진학실적이 뛰어난 외고/국제고에 진학할 것인지 대입지형 변화에 따라 내신관리를 위해 일반고에 진학할 것인지는 물론, 외고/국제고의 향방까지 걱정해야 할 상황이다. 2018대입부터 수능영어 절대평가 도입으로 외고/국제고의 입지가 더욱 좁아진 가운데 올해 7월은 지난 운영평가에서 운영평가 점수 미달을 기록했던 서울외고와 영훈국제중의 재지정 여부가 결정된다.

대입에서 외고/국제고 학생들에게 유리한 특기자전형이 대폭 축소되고 수능 영어 절대평가 도입이 확실시되면서 외고/국제고에 대한 선호도는 계속 하락하는 추세다. 선발에서도 사교육 영향을 배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자기주도학습전형을 도입, 교내활동을 벗어난 각종 어학인증시험이나 교외 수상실적으로 배제했다. 내신반영 역시 현재는 2학년 성취평가제 3학년 석차9등급제로 반영하고 있지만 2019학년부터 전면 성취평가제를 반영해 외고의 우수학생 선발권이 더욱 약화될 전망이다. 

특목고와 특성화중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90조 제4항의 규정에 근거, 5년마다 교육부장관이 정해 고시하는 바에 따라 학교의 운영 성과 등을 평가해야 한다. 평가지표는 학교운영, 교육과정 및 입학전형, 재정 및 시설, 교육청 자율 등 크게 4개 영역이 제시됐다. 지정취소 대상 점수 기준은 60점으로, 60점 미만을 받은 학교는 시도교육감이 지정 목적 달성 여부를 검토하고 교육부와 사전협의를 거쳐 지정취소 여부를 결정하도록 했다. 당초 자연계 과정이나 의대 준비반 등을 운영하거나 인문/사회계열 진학 비율 등이 주요 평가요소로 거론됐으나 실제 교육부가 발표한 지표에선 이공계/의학계열 진학에 대한 감점지표가 없어 논란을 사기도 했다. 

지난 2015년 교육부는 각 시도 교육청에 일괄적으로 외고/국제고는 물론 과고 등 특목고, 특목중, 특성화고에 대한 운영평가를 실시하도록 지시했다. 외고/국제고로 범위를 좁히면 전국 31개 외고와 7개 국제고, 4개 국제중이 평가 대상이 됐다. 이 가운데 재지정평가를 통과하지 못한 학교는 서울외고와 영훈국제중 단 두 곳이다. 평가에 따라 서울교육청이 서울외고와 영훈국제중에 지정취소 처분을 내린 것에 대해 두 학교가 크게 반발하면서 소송전으로 번지기도 했다. 서울교육청의 논란을 지켜본 여타 시도 교육청에선 다소 느슨한 평가로 외고들의 재지정 여부를 통과시켜 ‘봐주기’ 논란이 일기도 했다.  

지난달 18일 서울교육청은 서울외고와 영훈국제중에 대한 재평가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서울외고의 모습. /사진=베리타스알파DB

<지난달 재평가 시작.. 서울외고와 영훈국제중의 향방은?>
2015년 4월 서울교육청은 특목고 9개교와 특성화중 2개교 등 11개교에 대한 5년간의 운영성과를 평가를 실시했다. 서울시내 외고 6개교인 대원외고 대일외고 명덕외고 서울외고 이화외고 한영외고 등이 평가대상이 됐으며 서울국제고와 한성과고 세종과고도 평가대상에 포함됐다. 특성화중은 대원국제중과 영훈국제중 등 2개교다.

서울교육청은 평가 결과 기준점수인 60점보다 낮은 점수를 받은 서울외고와 영훈국제중을 청문 대상학교로 확정했다. 영훈국제중은 5월 청문회에 참석하면서 지정취소에 대한 처분이 2년 유예됐으나 서울외고는 4월 서울교육청이 이례적으로 제공한 세 차례의 청문기회를 모두 거부해 결국 ‘지정취소’ 처분을 받았다. 당시 서울외고 측은 청문대상 학교라는 사실을 학교가 아닌 언론에 가장 먼저 노출한 점에 대해 명예훼손 소송과 국가인권위 제소를 검토할 정도로 격앙된 상태였다. 서울외고는 평가가 투명하게 진행됐는지도 불분명한데다, 비공개로 진행되는 청문회의 절차도 공정하지 않다는 이유로 세 차례의 청문회에 모두 불참했다. 

교육청과 학교 간 잇따른 갈등에 교육부는 서울교육청에 서울외고의 소명 기회를 추가로 줄 것을 권고했다. 서울외고 측 관계자는 “그동안 절차를 무시했던 것에 대한 부담감이 있어 교육청이 소명기회를 다시 준다면 이번에는 청문회에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21일 서울교육청에 의해 마련된 네 번째 청문회에 참석해 개선 의지를 표명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법인과 학교 측이 제시한 개선대책과 의지를 실현할 기회를 주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2년 후 서울외고의 개선 계획 이행 여부 등을 평가해 지정취소 여부를 다시 결정하기로 했다”고 전하며 논란이 일단락됐다. 

지난 18일 서울교육청은 서울외고와 영훈국제중에 대한 재평가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평가 절차는 각 학교가 자체평가 보고서를 시교육청에 제출하고 교육청이 현장평가 등을 거친 후 점수를 집계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이번 평가도 지난 2015년 교육부의 표준안으로 제시한 평가 지표를 기준으로 한다. 취합된 점수는 특성화중/특목고 지정 심의위원회로 보고돼 확정 과정을 거친 뒤 각 학교로 통보된다. 점수가 지정 기준에 미달할 경우 교육청은 청문을 열어 지정취소 여부를 최종 결정하게 된다. 청문이 끝나면 교육청은 결과를 20일 내로 교육부에 보고, 평가 결과에 대한 동의 여부를 물어야 한다. 평가는 전형요강이 승인되기 전 7월 중으로 마무리될 예정이다. 

서울외고와 영훈국제중은 재평가를 앞두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서울외고 김강배 교장은 "지난 2년간 교육청의 권고사항을 충실히 이행했으며 예산을 투입해 시설과 인프라도 확충했다"고 전했으며 영훈국제중 황성희 교장은 "최근 재단이 바뀌면서 지난번 평가에서 감점 요인이 됐던 법정 부담금 부족 문제가 해결됐으며 입시 부정 문제도 완전히 정상화됐다"고 말했다. 

<외고/국제고 폐지.. 실현 가능할까?>
문재인 대통령은 자사고와 외고/국제고를 고교 서열화와 사교육 유발의 주범으로 지목, 폐지하는 절차를 밟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외고/국제고/자사고의 일반고 전환 자체의 실현 가능성은 여전히 미지수이나 전환과정도 불분명한 상황이다. 현재로선 2019년 재지정 평가에서 특목/자사고 지정을 취소하는 방안이 유력하지만 특목/자사고가 일반고보다 먼저 학생을 선발하는 현행 제도 대신 특목/자사고도 후기모집을 실시, 자연스럽게 일반고 전환을 유도하는 방안이 도입될 가능성도 있다. 

재지정 평가를 통한 지정취소가 아니라면 특목/자사고를 일반고로 전환하기 위해서 초중등교육법 등의 법개정이 필요하다. 법 개정을 위해서는 국회의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현재로선 어떤 전망을 내놓기 힘든 상황이다. 주요 대선후보들이 자사고를 비롯한 외고/국제고 폐지에 의견을 모으긴 했으나 원내 제1야당을 차지하는 자유한국당의 홍준표 전 후보만은 현행 고교입시 체제에 대해서 별다른 변화 의지를 보이지 않아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미 특목/자사고에 진학한 학생들이 기존의 교육과정을 그대로 이수하게 될지도 관건이다. 원칙적으로 기존 재학생들은 영향을 받지 않아야 하지만 법 개정 등 폐지 정책을 적극 추진할 경우 간접적으로라도 영향이 있을 것이란 예상이다. 이를 두고 교육부 관계자는 “자사고 폐지 공약이 자사고, 특목고의 존재 자체를 법개정을 통해 없애려는 것인지, 아니면 평가를 통해 전환을 유도하겠다는 것인지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폐지 공약을 추진하더라도 기존 자사고, 특목고 재학생들이 있고 진학하기 위해 준비하려는 중학생들도 있어 이들을 고려한 논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특목/자사고 폐지를 두고 일각에선 오히려 일반고의 지역별 서열화를 심화할 것이란 지적도 있다. 교육계 한 전문가는 “현재도 일반고는 평준화/비평준화, 공립/사립 간 격차가 큰 상황이다. 자사고 외고 국제고가 일반고로 전환한다 해도 우리나라의 교육열을 감안했을 땐 평준화지역보단 비평준화지역의 일반고, 공립보단 사립 일반고가 경쟁력을 발휘하면서 일반고의 지역별 서열화가 이뤄질 게 불 보듯 뻔하다. 특히 교육특구 일반고로의 집중현상은 부동산폭등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일반고 학생수준의 폭이 커지면서 교실 내 양극화 심화에 대한 우려도 있다. 일반고 한 교사는 “자사 특목고로 빠져나간 상황을 감안하면 최상위권이 줄어든 상태였다"면서 "이제 최상위권까지 학생의 스펙트럼이 늘어난다면 교사들의 수업준비에서부터 힘들어질 수 있고 하위권에 대한 배려가 줄어들면서 교실 내 양극화가 일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열화 해소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의 눈길을 보내는 의견도 있다. 교육계 일부는 “서열화 해소가 수월성교육의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자원빈국에 노령화까지 겹친 상황을 생각하면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 오히려 수월성 교육을 강화해야 할 시점이다. 게다가 다변화한 사회는 이미 다양한 층위의 서열화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고교 이후 대학도, 대학 이후 기업도 국제경쟁력을 토대로 끊임없이 자기혁신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 상황이다. 고교 서열화 완전 해소가 가능한 얘기인지, 설사 해소된다 하더라도 고교 이후의 서열화를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에 대한 얘기는 없다. 실현 가능한 공약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외고/국제고 논의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설립의도’에 대해선 주목할 필요가 있다. 외국어 수월성 교육과 글로벌 인재양성을 위해 설립된 외고/국제고가 설립의도를 잃고 자연과정을 운영하거나 의대진학을 준비하는 것은 분명히 지적해야 할 사항이다. 수월성 교육이 필요하다면 ‘외고’ ‘국제고’라는 이름을 붙일 필요가 있는지 논의해봐야 한다. 

운영평가 당시 교육부가 제출한 ‘2011~2014 국제고 외고 재학생 계열별 대학진학 현황’에 따르면 고양외고는 4년간 졸업생 중 대학진학을 선택한 1725명 중에서 31.25%인 539명이 이공계열, 7.59%인 131명이 의학계열로 진학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31개 외고 가운데 이공계열과 의학계열 진학비율 1위를 차지했다. 4년간 10명 중 4명이 자연과학대학, 공과대학, 의과대학 등으로 진학한 셈이다. 안양외고는 4년간 진학자 996명 가운데 17.47%인 174명이 이공계열, 5.12%인 51명이 의학계열 진학자였다. 이공계열에서는 네 번째, 의학계열에서는 세 번째로 높았다. 2014 수능에서도 고양외고와 안양외고는 자연계열 선택자 수가 가장 많은 학교였다. 국제고는 고양, 인천, 청심 3개교의 이과반 운영이 의심됐다. 세 학교는 모두 자연계열 학생들이 응시하는 수학B의 응시자 수가 많고 교육과정상 수학Ⅱ, 기하와벡터, 적분과통계 등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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