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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합격수기] 끊임없는 지적 도전으로 깬 ‘학종 공식’대영고 시스템 위에 구축한 독자적 왕도
  • 김유진 기자
  • 승인 2017.04.28 13:58
  • 호수 254
  • 댓글 0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구본재 (경북영주 대영중-대영고, 2017 수시 일반전형)

[베리타스알파=김유진 기자] 구본재군은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의 일반적 합격공식을 깬 사례다. 구군은 1,2학년 때까지도 학종을 몰랐고 심지어 생명공학에서 기계공학으로 관심분야를 바꾸기까지 했다. 학종은 ‘1학년 때부터 준비해야 하는’ 전형이라는 게 일반적 인식이다. 고교 입학과 동시에 미리 정해 놓은 전공이나 관심 분야에 관련한 교과, 비교과 활동으로 학생부를 채우는 게 일반적이다. 관심 분야의 ‘전환’ 역시 학종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게 일반적 인식이다.

3학년이 되어서야 학종을 준비한 구군은 어떻게 합격할 수 있었을까? 구군은 학생부를 채우기 위한 활동 대신, 자신의 호기심과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한 ‘지적 도전’을 통해 자신만의 자기주도적 탐구과정을 구현해 냈다. 관심분야의 전환 역시 자신만의 지적 탐구 과정에서 생긴 관심분야의 확장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서울대는 치밀하게 짜인 학생부가 아니라 본질적 지적 탐구과정을 따라간 구군의 새로운 왕도의 구축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구군의 합격비결의 출발점은 탄탄한 수학, 물리 실력이었다. 논리적 과정으로 명확한 답을 도출해 내는 수학의 매력을 좋아한 구군은 언제나 주변 친구들의 수학 멘토였다. 탄탄한 수학, 물리 실력을 바탕으로 과학중점학교인 대영고의 내실 있는 교육과정을 십분 활용한 구군은 심화과목을 들으며 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 빅데이터, 3D 프린터 등 새로운 분야에 늘 도전했다. 구군은 교과서, TED 강의, 블로그, 과학잡지 등 방법을 가리지 않고 조사하며 관심 분야를 확장했다. 학종을 몰랐던 구군은 새로운 분야에 끊임없이 도전하면서 얻은 자신감으로 학종의 표본인 서울대 수시 일반전형 합격을 얻었다.

<기계공학으로의 터닝포인트, 3D 프린터>
구본재군이 기계공학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3D 바이오 프린터다. 구군의 관심분야는 애초 기계공학이 아닌 생명공학이었다. 생명공학에 대해 조사하던 과정에서 평소 알고 있던 화학적 접근 방법이 아닌 3D 프린터를 활용한 물리적 접근법에 대해 알게 됐다. 3D 프린터에 대해 더 자세히 알기 위해 조사하던 중 한 과학 잡지에서 신체 장기나 치아 구조를 만드는 3D 바이오 프린터에 관심이 생겼다. 그 후, 3D 바이오 프린터에 ‘필이 꽂힌’ 구군은 3D 바이오 프린터가 생명공학과 기계공학이 융합한 흥미로운 분야라는 데 매료돼 기계항공공학부에 지원했다.

3D 프린터를 활용한 바이오 메디컬 분야에 관심이 생긴 구군은 3학년 과학융합 시간에 3D 프린터에 대한 자신의 관심을 친구들에게 발표했다. 구군은 발표를 통해 3D 프린터가 생명공학과 기계공학의 접점이 될 수 있는 것을 깨달았다. 단단한 제품을 만드는 데만 국한되지 않고 생체 조직을 복제하는 데에도 쓰이는 3D 바이오 프린터 사례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3D 바이오 프린터의 향후 의학적 활용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점에 흥미를 느끼면서 기계항공공학부 지원 의지를 굳혔다. 사실 구군은 생명과학이나 생명공학에 관심이 있었지만, 구체적인 관심 분야나 대상이 있지 않아 고민이 많았다. 구군은 3D 프린터에 대한 관심을 계기로 자신만의 관심 분야를 확연하게 잡을 수 있었다.

관심 분야의 전환은 면접에서도 면접관의 주목을 끌었다. 원칙적으로 제시된 수학 문제의 풀이과정을 답하면 되는 서울대 수시 일반전형 면접에서 학생부나 자소서에 대한 질문은 통상 진행할 시간이 거의 없다. 구군은 기계항공공학부 지원동기를 묻는 면접관의 질문에 당황하지 않고 생명공학에서 기계공학으로 관심 분야를 넓혀 준 3D 프린터에 대해 설명했다. 면접 점수에 반영되는 것은 아니었지만, 3D 프린터라는 터닝포인트덕분에 자신만의 스토리를 풀어낼 수 있었다.

구군의 수학, 과학 성적이 1학년 때부터 좋았던 것은 아니다. 중학교 때부터 수학 하나만큼은 자신 있었던 구군은 1학년 첫 수학 시험에서 3등급을 맞으며 큰 충격을 받았다. 고교 공부는 중학교 때와 다르다는 것을 절감하며 수업태도와 공부방법을 모두 바꿨다. 수학에 자만했던 스스로의 모습을 반성하며 승부욕을 불태웠다. 강한 승부욕으로 공부한 결과 수학 내신을 3등급에서 1등급으로 끌어올렸다.

/사진=신승희 기자 pablo@veritas-a.com

<수학 소년의 승부욕>
구군이 생명공학에서 기계공학으로 뒤늦게 관심을 옮겼음에도 기계항공공학부에 합격할 수 있었던 비결은 탄탄한 수학, 과학 실력 덕분이었다. 수학멘토 역할은 언제나 그의 몫일 만큼 수학은 구군이 가장 좋아하고, 가장 잘하는 과목이었다. 구군은 수능 6개월 전부터는 따로 수학공부시간을 두지 않고 친구들의 질문을 해결해 주는 것만으로 수학공부를 해결할 정도로 수학실력은 뛰어났다. 과학 과목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과목은 물리였다. 물리는 수학처럼 논리적 풀이과정을 통해 명확한 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구군에게 가장 흥미로운 과목이었다. 학교가 과학중점학교인 덕분에 계절학기나 공동교육과정 수업을 통해 물리Ⅱ, 고급물리, 과학융합, 과제연구 등 심화과목들을 배우며 물리를 깊이 있게 다룰 수 있었다.

강한 승부욕은 내신뿐만 아니라 진로 탐색 과정에서도 나타났다. 막연하게 생명공학에 관심 있던 구군은 1학년 때 자신보다 진로가 확실한 친구의 모습에 자극을 받았다. 수업시간에 사소하게 지나칠 수 있는 것들도 놓치지 않으며 호기심이 생기는 이론들은 교과서 심화학습, TED 강의, 과학잡지, 블로그 등을 통해 더 깊이 있게 공부했다. 그러던 중 접하게 된 것이 3D 프린터였다. 구군은 강한 승부욕으로 성적 향상은 물론 막연했던 관심 분야를 구체화시켜 나갈 수 있었다.

<멈추지 않는 ‘지적 도전’>
구군은 궁금한 것이 생기면 주저하지 않고 ‘지적 도전’을 시도했다. 분야를 가리지 않는 지적 도전은 자기주도적 탐구의 출발점이었다. 그의 지적 도전은 성적을 잘 받기 위해서, 교내 대회에 제출하기 위해서가 목적이 아니었다. 자신의 지적 호기심과 승부욕을 자극하는 내용이라면 연구를 진행했다. 구군의 학생부는 이러한 그의 자기주도적 탐구 자세를 잘 보여준다. 수상 내역이 화려하지 않아도, 비교과 활동이 풍부하지 않아도 구군의 학생부에는 그의 자발적인 지적 도전의 ‘과정’이 드러나 있다. 구군은 분야를 가리지 않는 지적 도전으로 자기주도적 탐구 자세를 기르며 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 빅데이터 등 탐구대상을 넓혀갔다.

2학년 컴퓨터 동아리를 통해 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를 알게 된 구군은 과학중점학교인 학교의 교육과정을 적극 활용해 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를 주제로 과제연구 수업의 연구를 진행했다. 일상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컴퓨터의 작동 원리를 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를 통해 이해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처음에 C언어를 공부했던 구군은 ‘컴퓨터는 하나의 언어로만 작동되는 것일까?’라는 의문이 생기며 그와 비슷한 Visual Basic에 까지 연구 대상을 넓혔다. C언어는 동아리를 통해 익숙했지만 Visual Basic은 생소했다. Visual Basic에 대한 내용을 조사하기 위해 스스로 관련 전문 서적을 찾아가며 함수를 익혀나가고 저녁 시간마다 컴퓨터실에서 연습했다. 컴퓨터실을 사용하지 못하는 날에는 연습장에 프로그램을 그림으로 구상하기도 했다. 두 언어를 선생님의 지도 없이 스스로 습득하는 것이 어렵고 더딘 과정이었지만, 누가 시킨 것이 아닌 것이었기에 즐겁게 연구를 진행했다. 이러한 열정과 노력으로 두 언어를 활용한 계산기를 제작할 수 있었고, 연구 보고서를 완성할 수 있었다.

구군은 수업시간에 호기심이 생기는 내용들은 놓치지 않고 교과서 심화학습, TED 강의, 과학잡지, 블로그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더 자세히 알아보며 지식을 넓혀갔다. 3학년 고급물리 시간에 접한 KAIST 정하웅 교수의 빅데이터 강연은 구군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강연을 통해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통신, 생물, 사회 네트워크에서의 물리학적인 접근방법과 해석이 가능하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빅데이터라는 새로운 분야는 구군의 승부욕을 자극했다.

“빅데이터 강의를 듣고 내가 시대에 뒤처진 느낌이 들었다. 공부만 하거나 동아리 활동 가끔 하다 보니 학교가 감옥처럼 벽이 쳐진 느낌이 들었다. 그러던 중 접한 빅데이터 강연은 새로운 것에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 했다. 그래서 빅데이터에 도전했다.”

구군은 빅데이터에 대한 궁금증과 호기심을 해결하고자 구글트랜드를 이용한 연구를 시작했다. 자기소개서를 한창 쓰던 시기였기에 구글트랜드를 이용해 자기소개서와 글자수세기의 빈도를 바탕으로 빅데이터를 분석, 취업 시즌인 3월과 대입원서를 제출하는 9월에 검색빈도가 높아지는 등의 경향을 조사했다. 조사를 통해 ‘나도 빅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겠구나’ 하는 자신감을 얻었다.

“처음에 모르는 분야에 도전하며 힘들 때도 많았다. 그렇지만 막상 하고 보면, 새로운 내용들을 알게 되는 과정이 재미있었다. 잘 모르지만 해보고 싶은, 시도해 볼 수 있는 자신감을 얻었다.”

<‘편식하지 않는’ 탐구 활동>
수학과 물리를 좋아한 구군은 비교과 활동보다 교과에 중점을 두면서도 컴퓨터 동아리, 과학잡지반, UCC 동아리, 영어에세이반, 멘토링 등을 통해 관심 분야를 확장해 나갔다. 컴퓨터 동아리를 통해 프로그래밍 언어를 습득했듯이, 바이오 메디컬, 기계공학으로 진로를 정하기 전까지 구군은 동아리 활동을 통해 자유롭게 진로를 탐색했다.

구군은 수업시간 연구 발표뿐만 아니라 영어에세이반, 과학잡지반을 통해 자신의 탐구 결과를 공유했다. 생명공학과 관련해 후성유전학에 관심 있던 구군은 영어에세이반에서 후성유전학의 정의와 이론을 소개하고 흡연과 같은 예시를 통해 후성유전학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과학잡지반에서는 지구과학에 흥미를 느껴 평행우주(parallel universe)이론 관련 기사를 작성하기도 했다. UCC 동아리에서는 시나리오 제작에 참여하며 부원들과 생각을 모아 스토리를 창작해 내는 실력을 쌓기도 했다.

수학의 논리적 결과 도출 과정의 매력을 경제에서도 발견한 구군은 멘토링 활동을 통해 친구에게 수학을 가르쳐 주는 대신 경제를 배웠다. 멘토링으로 경제 이론을 익히며 자유토론동아리에서 브렉시트가 유럽연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토론하기도 했다.

비교과 활동에서도 자유로운 지적 탐구를 멈추지 않은 구군의 활동은 학종에서 일관되지 않은 관심분야로 해석돼 서류평가에서 불리할 것이라는 우려를 불러일으키기 충분하다. 그러나 서울대는 학종에서 중요한 것은 일관된 전공적합성보다 대학에서 수학(修學)할 수 있는 학업능력, 확장가능한 전공역량, 자기주도적 탐구 자세 등을 꼽는다. 구군은 ‘편식하지 않는’ 자유로운 탐구 활동을 통해 그만의 학업능력, 전공역량, 자기주도적 탐구 자세 모두를 보여줌으로써 ‘학종 공식’으로 통하는 주변의 편견을 깨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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