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메인박스-우(고입) '롤모델' 일반고
고려고 교사들의 ‘링거투혼’.. 남다른 제자사랑고교탐방 | 광주 고려고

[베리타스알파=김경 기자] “우리학교 3학년부는 링거 안 맞을 수 없을 정도예요.” 문형수 고려고 교장이 가장 먼저 꺼낸 말은 교사들의 ‘링거 투혼’이다. 문 교장은 “고려고는 ‘교사의 실력이 학생의 실력을 좌우한다’는 생각 아래 1987년 개교 이래 엄격한 단계를 거치는 투명한 교사공개채용을 실시해왔다”며 “이는 교사 스스로 학교에 대한 자긍심을 갖는 원천이 되었고, 이러한 교육적 마인드가 변화하는 교육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적극적으로 새로운 교육시스템을 만들어내게 했다. 그리고 이 시스템이 다시 교사의 마인드를 개선시켜 공교육의 모델을 제시할 수 있는 학교로 우뚝 서는 데 디딤돌이 됐다”고 설명했다.

고려고는 주기적인 학교자체 연수를 통해 전 교사가 입시전문가가 되도록 노력함으로써 교사의 자존심이 교육의 자부심으로 이어가게 하고 있다. 이삼남 고려고 진학부장은 “일단 실력을 갖추고 정시에도 대비하면서 수시에 지원하는 체제가 아니면 입시에 실패한다는 것이 경험으로 얻은 결론이다. 논술을 대비하고 스펙을 쌓는 데 몰두하다 보면 학생들이 혼란에 빠지기 때문”이라며 “학생들의 학업역량부터 키우고, 수시는 변화하는 인재상에 따라 자신에게 맞는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장을 열어주면 된다. 지방학생들의 대학진학이 갈수록 어렵다지만, 학교생활이 강조되면서 다시 기회가 열릴 수 있다”고 고려고 연수를 통해 진단한 고려고의 교육방향을 전했다.

교사들은 일단 수업준비에 매우 바쁘다. 교재는 자체교재가 상당하다. 고려고의 복사기들이 토너갈이에 바쁜 배경이다. 수업은 상당히 ‘타이트’하게 진행한다. 발표시키고 관찰하고 기록하고 피드백지도하는 게 기본이다. 수업을 교사중심이 아닌 학생중심으로 이끌다 보니, 매 수업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진학부의 경우, ‘링거 투혼’을 거듭할 수밖에 없는 일정이 펼쳐진다. 3월 들어서는 대학별 요강숙지부터 들어간다. 진학실 자체연수를 통해 상위권대학부터 요강숙지연수를 실시한다. 이후 학부모 총회를 통해 상담을 한다. 학부모 총회 전에 이미 대학별 요강숙지를 이뤘기 때문에 상담도 실질적으로 이뤄진다.

5월 중간고사 전, 4월엔 고려고의 특별한 추수지도가 실시된다. 재학생이 아닌 졸업생 추수지도다. 권역별로 각 소재지 대학에 진학한 졸업생들을 모아 밥을 사 먹인다. 고려고가 졸업시킨 아이들이 대학에 가서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는지를 중간고사 전에 ‘점검’ 차원에서 진학실 교사들이 직접 순회를 하는 것이다. 이 부장은 “졸업생들이 잘해야 후배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교사와 학생 간 관계를 맺고 유지하는 데 의미를 둔다”며 상황을 설명했다. “이런 아이들이 스승의 날에 학교를 찾아 온다. 학교 앞에 아이스크림 할인점이 있는데, 아이스크림 30~40개 사들고 와서 자신의 대학생활과 수험생활에 대해 후배들에 풀어놓으며 조언을 많이 해준다. 교사보다 선배가 하는 말에 학생들이 더 귀를 기울이는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 실제로 의대진학을 생각하다가 이공계특성화대학이나 일반대 공대 자연대, 특수대학에 진학한 선배들과의 대화로 자극을 받아서 진로를 바꾸는 학생들도 상당하다. 이런 과정들이 매우 자연스럽다.”

6월이 되면 수시대비를 위해 1학기에 가장 중요한 연수인 학종연수가 실시된다. 학종을 준비한 학생들이 희망하는 대학별로 학생부와 매칭이 되는지 한 명씩 올려놓고 진학부 교사들이 집단토론을 한다. ‘집단지성’을 발휘하는 셈이다. A대학에 지원하려 한다면, 우선 합격가능성은 있는지, 1단계는 통과해도 2단계 구술면접을 할만한 능력이 되는지 점검하고 아니라면 노선을 바꾸는 식으로 논의가 이뤄진다. 학생 한 명 한 명에 진학부 전 교사의 손길이 닿는 셈이다. 이 부장은 “최상위권이 아니더라도 모든 학생들에 대한 진학지도 ‘브레인 스토밍’이 이뤄진다”며 “그만큼 교사들이 학생들을 잘 알고 지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7월엔 자기소개서 특강을 실시, 여름방학 동안 초안을 쓰게 한다. 자기소개서 작성은 2학년 때부터 초안작성을 통해 연습을 시키는데, 3학년이 되면 여름방학 때 제대로 쓸 수 있도록 특강을 하고, 작성한 자기소개서 초안을 받아 피드백해서 수정보완토록 수시지원을 하는 과정이다. 이 부장은 “상담은 ‘말도 안 되게’ 많다. 힘에 부치긴 하지만, 우리경험으로 봐도 한 반 학생을 담임 혼자 일대일로 맡는 것은 효율성이 없다고 본다. 교사들이 함께 토론하고 협의해서 비슷한 대학에 지망하는 아이들은 수준을 비교해보고 합격가능한 곳으로 방향을 유도하는 게 효과적이다. 진학실 교사들의 협의가 잘 이뤄지는 게 고려고의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수시지원이 끝나면 수능준비에 돌입하고, 수능을 치르고 나면 가채점 결과를 갖고 상담을 이어간다. 이 부장은 “고려고는 정시까지를 보고 입시지도를 한다. 그저 사교육에서 나온 배치표를 보고 지원시키는 게 아니라, 가채점 결과를 가지고 고려고 진학실 자체적으로 분석회의를 하고, 그걸 바탕으로 수시면접을 볼지 말지부터 결정한다. 판단을 빨리 해야 하기 때문에 가채점분석도 굉장히 밀도 있게 진행한다.”

고려고 진학실의 연간일정은 3월부터 정시지원하는 12월까지, 교사들의 일정이 수업과 학생부기재 말고도 매우 치밀한 특징을 보여준다. 문 교장이 “링거를 맞지 않고서야 버틸 수가 없다”고 말한 배경이다. 연간일정을 마치면 재단 차원에서 교사들에 해외연수를 지원하고 교사 자체적으로도 캠핑 등을 즐기는 등 재단이 교사를 아끼고 교사간 유대감이 돈독한 교풍도 특징이다. 다만 휴식은 휴식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문 교장은 “해외연수를 가도 다음연도 1년 계획의 윤곽을 잡을 수 있을 정도의 회의가 이어진다”고 말했다. 이 부장은 “고려고 진학실은 자신있게 내세울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팀워크’ 즉 ‘소통’”이라며 “이 부분은 전국최고라 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본 기사는 교육신문 베리타스알파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일부 게재 시 출처를 밝히거나 링크를 달아주시고 사진 도표 기사전문 게재 시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김경 기자  inca@veritas-a.com

<저작권자 © 베리타스알파,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경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