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수 고려고 교장 인터뷰

[베리타스알파=김경 기자] 문형수 고려고 교장은 대입전문가다. 진학부장 시절부터 뼈가 굵다. 2010년부터 2015년까지 6년간 진학부장을 지내면서 2014년과 2015년 2년간 광주시 진학부장협의회장을 지냈고, 2013년과 2014년 2년간 전국진학지도협의회 공동대표를 지냈다. 대교협 대표강사 및 상담교사 경력은 2012년부터 2015년까지 4년에 이른다. 연세대 서강대 한국외대 서울과기대와 전남대 등 주요지방대 자문위원으로도 활동했다. 현재 고려고 시스템의 중심에 서서 이끌어온 문 교장은 올해 고려고 교장으로 취임, 고려고 전반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전국 각지에서 열리는 대입설명회와 포럼 등에 직접 다니며 정보를 취하고 학교에 적용해온 ‘습관’ 역시 현재진행형이다.

- 1학년부터 3학년까지 학교전체가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점이 돋보인다. 계기는?
“입시는 뒤따라가면 실패한다. 미리 준비해야 성공한다. 올해 고1들은 2020학년 대입을 치른다. 1학년을 받았으면 이 아이들이 대입을 치를 때의 방향에 맞춰 준비해야 한다. 특히 현재 중3인 아이들이 치를 2021학년 대입은 교육과정 변화와 맞춰 큰 틀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 7월에 나올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많은 정보를 얻기 위해선 발품을 많이 팔아야 한다. 대입설명회가 있다면 일단 간다. 전체적인 틀도 중요하지만, 대학마다 섬세한 변화가 있기 때문에 그걸 캐치해야 하기 때문이다. 나뿐 아니라 진학부장 등 진학실 교사들이 현장을 누비면서 얻은 정보는 정리해서 교사들에 자료로 전달한다. 3학년뿐 아니라 1학년 교사들에게도 전한다. 1학년 교사들도 대입연수를 하는 게 고려고다. 전 직원을 모아놓고 내신시험이 끝날 때마다, 방학 전과 개학 전에 연수를 실시, 한 번 실시할 때마다 서너 분의 교사들이 발표한다. 부담스러운 측면은 있겠지만, 이렇게 전 교사가 입시전문가가 되어야 1학년 때부터 학생부 완성도가 높아진다. 결국은 입시를 보는 눈이 생기고, 뭐가 잘못됐는지 판단할 수 있는 평가자의 시각과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가는 것이다. 학생중심의 수업으로 돌린 것 역시 대입현장에 시야를 일찌감치 돌린 덕분이다. 입학사정관제가 태동한 2000년대 말 고려대에서 입학사정관 양성연수를 받았을 때의 경험을 살린 것이다. 당시 향후 입시의 변화를 감지했고 고려고 교육과정에 도입했다. 고려고엔 입시전문가가 정말 많다. 전 교사가 입시전문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의 실적인 전 교사가 힘을 합쳐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 학종확대로 교사들이 수업관리와 학생부기재로 힘겹다는 얘기도 많은데, 고려고 상황은?
“교사들이 진학실 올라가면 한 달이 못 되어서 링거를 맞기 시작한다. 교사 열정이 대단하다. 힘든 건 사실이지만, 학교가 변화해야 학생이 변화하고 행복하다는 게 우리 모토다. 수업이 변화해야 관찰할 수 있고, 관찰한 내용이 기록되어야 학종으로 이어진다. 물론 전교생을 모두 학종으로 진학시킬 수는 없지만, 수업이 교사 일방적 강의식을 지양하고 학생중심으로 나아가는 게 바람직한 모습이라 본다. 1년내내 자체개발한 교재가 상당히 많아 복사기토너 기사분이 혀를 내두를 정도다. 그만큼 소진되는 토너가 많다는 얘기고 그만큼 교사들의 열정이 더해져 학교수업이 풍성해지고 있다고 이해한다. 학생들의 수준은 교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높다. 나는 학종 예찬론자로서 서울대의 독서강조를 매우 의미있게 본다. 서울대가 자소서에 독서문항을 넣음으로써 많은 학생들이 책을 읽게 됐다. 학종이 문제 많다 하는데 사실은 학교를 살리는 전형이다. 대학들의 종단연구를 보면 학종으로 선발된 입학생들의 학교적응도가 가장 높다고 한다. 우리나라 장기적인 교육여건을 발전시키는 데도 학종운영은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학교현장에서 교사들의 부담은 크겠지만, 고려고처럼 학생활동을 중심으로 학교교육문화를 개선하려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여간다면, 학종에 능동적으로 대비할 수 있으리라 여긴다. 다만 학종을 준비한다 하더라도 학력은 뒷받침되어야 한다. 학종은 활동만 잘하는 아이를 선발하는 게 아니다. 단순지식이 아니라 이해력 응용력 창의력 탐구력 등을 지향하는 데 기본은 학력이다. 학력수준이 있어야 창의력도 나온다. 인성교육은 기본이다. 고려고는 독서교육에 인사잘하기 등 기본 인성교육부터 철저하다.”

- 정책 측면에서 어려운 점과 어떻게 개선했으면 하시는지
“일반고 입장에선 특목고나 자사고에 비해 모든 면에서 불리하다. 일반고의 경우에도 변화하는 대입에 효율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교육과정 운영의 자율성이 좀더 확보되었으면 한다. 많지 않은 단위수일망정 학종에 대비할 수 있게 할 수 있으면 한다. 여전히 대입 전형이 복잡하다고 느껴지는 것 역시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용어를 통일하고 전형을 단순화시키는 게 진학지도 교사의 피로감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 본다. 대학별로 입학사정관의 수도 늘려야 내실 있는 학종운영을 기할 수 있다고 본다. 고교 차원에서 충실히 기재한 학생부를 더욱 세밀하게 봐줄 수 있는 인원을 늘려야 한다. 사정관을 무기계약직으로 신분안정화를 해야 학종이 안정화될 것이라 본다. 학종은 분명 고교를 살리는 전형이다.”

 
본 기사는 교육신문 베리타스알파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일부 게재 시 출처를 밝히거나 링크를 달아주시고 사진 도표 기사전문 게재 시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저작권자 © 베리타스알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