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신 출결 필수 반영에서 진전된 체육특기자 입시개선의지'

[베리타스알파=김유진 기자] 현 중3 학생이 치를 2021학년 고려대 연세대 대입에서 성적이 하위 30%인 체육특기자는 입학이 어려워진다. 26일 염재호 고려대 총장과 김용학 연세대 총장은 체육특기자 선발시 성적 상위 70%의 최저학력 기준을 적용할 것을 발표했다. 최저학력 기준이 내신이 될지 수능이 될지 등의 구체적인 사항은 올해 안으로 마련할 계획이다. 고려대 최인식 입학팀장은 "현재 고교성취평가제와 수능절대평가제 모두 7월이 넘어야 윤곽이 나오는 상황이라 어느 쪽으로 기준을 마련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다만 "이번 합의는 체육특기자 입시를 개선하겠다는 두 학교의 의지를 드러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두 대학의 합의는 교육부가 9일 발표한 ‘공부하는 체육특기자’ 육성을 위한 체육특기자 제도 개선방안과 맥락을 같이 하는 것으로, 앞으로 체육특기자 부정입학과 학사비리가 근절될지 주목된다.

교육부는 9일 ‘제2의 정유라/장시호’를 방지하기 위해 체육특기자 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개선안은 현 고1 학생이 치르는 대입 2020학년 체육특기자와 현 초6 학생이 치르는 고입 2021학년 체육특기자 선발에서 내신과 출결이 필수 반영되도록 했다. 또한 대학이 자의적으로 체육특기자 전형을 운영하지 못하도록 앞으로 모집요강에는 종목별/포지션별 모집인원도 명시하도록 했다. 체육특기자 학사 관리 규정도 강화돼 대학 체육특기생의 경우 수업대체 인정기준과 수업대체 인정기준 상한선을 수업시수 대비 1/2로 조정됐다. 초중고 체육특기생은 정규수업 이수 후 훈련참가 원칙을 준수하고, 훈련장소가 교내에 없어 정규수업 이수가 불가능할 경우 학교는 보충학습 제공, 출결처리 등에 관한 사항을 교육청에 보고해야 한다.

현 중3 학생이 치를 2021학년 고려대 연세대 대입에서 성적이 하위 30%인 체육특기자는 입학이 어려워진다. 26일 염재호 고려대 총장과 김용학 연세대 총장은 체육특기자 선발 시 성적 상위 70%의 최저학력 기준을 적용할 것을 발표했다. /사진=연세대 제공

염재호 고려대 총장과 김용학 연세대 총장은 현 중3 학생이 진학하는 2021학년 체육특기자 입시부터 상위 70% 이상의 최저학력을 적용할 것을 합의했다. 염 총장과 김 총장은 “대학 스포츠의 역할 변화에 따라 체육특기자들이 아마추어리즘에 입각해 운동선수 이전에 학습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에 인식을 같이 했다”며 이번 합의의 배경을 밝혔다. 

다만 최저학력 기준을 내신으로 적용할지 수능으로 적용할지 등의 구체적인 사항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2021학년 수능 절대평가 전환 등 선행돼야 할 관련 논의 결과를 지켜보며 추후 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김 총장은 “최저학력 측정 방안이라는 게 단번에 정하기 어렵다. 내신, 수능, 학생부 등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기 때문이다. 다만 두 대학이 합의한 첫 출발선은 성적 상위 70% 정도다. 우선 70%에서 시작해 점차적으로 기준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구체적 방안 발표 시기에 대해서 염 총장은 “단순히 입학 기준 정하고 하는 것이 한 가지로 최저학력 얼마 정하겠다는 게 아니라 내신 반영인지 수능 반영인지 등 구체적인 안을 인재발굴위원회와 입학처 논의로 기준을 정해야 한다. 학내 TF를 마련해서 다양한 논의 거쳐야 한다. 아마 상반기 끝날 때나 올 가을쯤 발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구체적 안을 가급적이면 이번 학기 안에 발표할 것이다. 수능을 보는 것에 대한 기회비용이 운동선수에게 크게 작용한다는 여론 등이 형성되고 실제 현장에서 그리 느낀다면 반드시 그걸 고려할 필요는 없지 않냐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내용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학생부의 반영 비율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연세대 이호근 교무처장은 “현재 체육특기자의 학생부 반영비율이 10%인데 2020학년에는 20%로 늘리고  앞으로 점차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고려대도 구체적인 학생부 반영비율이 정해지진 않았지만, 확대해 나갈 전망임을 시사했다. 고려대는 2018, 2019학년 전형계획에 따르면 체육교육과를 선발하는 체육특기자에서 1단계 서류100%, 2단계 1단계성적70%+면접30%을 반영한다. 연세대는 2018학년 전형계획에 따르면 1단계 서류평가, 2단계 면접평가를 실시, 서류80%+면접20%를 일괄합산하는 방식을 운영할 계획이다. 

지난달 29일 교육부가 발표한 ‘체육특기자 학사관리 실태조사’에 따르면 1996년부터 2016년까지 학사경고 3회 이상 누적자임에도 제적처리 되지 않은 학생은 고려대가 236명, 연세대가 123명으로 가장 많았다. 두 대학 모두 체육특기자 재학생의 학사관리도 강화할 것임을 밝혔다. 연세대 이호근 교무처장은 “연세대는 2021년부터 체육특기생 관련 학칙을 이미 적용 중이다. 교무처 산하에 학사관리부를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체육특기자는 오전 9시~오후 3시에는 수업을 듣고 그 이후에는 운동을 하는 체계도 도입할 것이며, 시합 참가 등 공결을 신청할 때는 학사관리부의 엄격한 심사와 허가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밝혔다. 고려대 방만섭 교무처장은 “고려대는 2008년부터 학사경고와 관련한 학칙을 만들어 운영 중이다. 체육특기생들도 일반학생들과 동일한 방식으로 학사경고 학칙을 적용받는다. 다만 입원치료나 시합참가 등 사정이 있을 때는 출석인정요청서를 체육위원회에 제출해 담당 과목과 지도교수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염 총장은 이번 합의가 정유라 장시호 사태에 따른 결과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염 총장은 “작년 봄에 두 대학이 대한축구협회 회장 부회장과 함께 하는 자리가 있었다. 그 당시 어린 체육 특기생들이 사회인으로서 마땅히 거쳐야 할 교육을 받지 못하고 운동만 하고 대학을 졸업하는 기계적 시스템에 대한 문제 지적이 있었다. 이런 문제점에 공감해 이미 지난해 11월 체육 특기생의 최저학력 기준과 학사관리 강화와 관련한 합의문을 작성해 준비 중이었다. 다만 같은 시기에 정유라 장시호 사태가 터지면서 발표 시기를 놓친 것뿐이다. 이번 합의는 두 대학이 합의한 큰 교육 방향의 전환을 천명하기 위해 마련한 것이다”고 밝혔다. 

한편, 두 대학은 체육특기자 입시 합의내용과 함께 매년 열리는 ‘고연전(연고전)’의 명칭을 ‘고연제(연고제)’로 바꾼다는 것을 발표했다. 그동안 5개 스포츠 종목만 겨루던 것에서 문화 예술 학술 등의 분야를 포함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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