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외면한 구호 나열.. "소통 물꼬 터야"

[베리타스알파=김경 기자] 5.9 대선을 앞두고 고교현장이 주요 후보의 교육공약을 진단,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의문을 제기해 눈길을 끈다. 대표적인 교사 모임인 전국진학지도협의회(이하 전진협)와 전국진로진학상담교사협의회(이하 진진상)는 18일 광운대 80주년 기념관에서 공동주관 심포지엄을 열고, 대선후보들의 교육공약에 대한 현장목소리를 전했다. 대선주자 중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공약을 낱낱이 해부, 실현가능성을 따져봄으로써 공약이 구호로만 그치지 않고 제대로 작동하도록 제언하는 현장조언이다. 교육공약 비교분석 외에 수능의 절대평가제와 고교 성취평가제에 대한 발제와 각 토론이 이어졌다. 교육공약과 관련해선 전진협 연구위원장인 채용석 교사(배명고)가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섰다.

채 교사는 "문 후보 안 후보 모두 학종을 유지하거나 한국형 입학사정관제를 도입한다고 하고 있다. 입학사정관제 도입 초기에 공정성, 신뢰성 확보를 위해 다수, 다단계 평가를 원칙으로 정했는데 이제는 그 원칙이 무너져 일괄합산으로 선발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시작 초기의 공정성, 신뢰성 확보를 위한 다수 다단계 선발 원칙부터 지키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대입관련 공약에 여러 개선점이 있는 상황에서 현장의 목소리는 전혀 반영되고 있지 않다"며 "교육 현장 의견을 반영할 수 있도록 소통하는 계기가 마련됐으면 한다"고도 강조했다.

<5후보 교육공약 정리>
채 교사는 발제에 앞서 문재인 안철수 홍준표 유승민 심상정 다섯 후보의 교육공약을 비교했다. 16일 대선 후보자 등록이 완료되면서 각 캠프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10대공약에선 구체성이 상당히 결여되어 버렸지만, 각 후보가 그간 주장한 공약을 정리, 한눈에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문재인 후보(더불어민주당)의 교육공약은 ▲고교학점제 ▲외고 자사고 국제고의 일반고 전환(단계적 폐지) ▲대입 전형 3개(교과 종합 수능)로 단순화 ▲기회균형전형 의무화, 중소기업 근무자 대학진학 기회 확대 ▲입시 시기 일원화 ▲초중고예체능 활성화→입시 반영 유도 ▲교육부 축소→대통령산하 자문기구(국가교육회의)에서 논의, 사회적 합의 도출 ▲서울대와 국공립대 공동입학/학위제, 고교까지 의무교육, 공영형사립대의 8개다.

안철수 후보(국민의당)의 교육공약은 ▲학제개편(2-5-5-2) ▲수능 자격고사화 ▲기회균형 지역균형의 비율 확대 ▲학생부종합전형을 발전시킨 한국형 입학사정관제를 도입 ▲교육부 폐지, 국가교육위원회 및 교육지원처 신설의 5개다.

홍준표 후보(자유한국당)의 교육공약은 ▲서민 자녀에 등록금 기숙사 해외연수 지원 ▲누리과정 지원금 소득별 5단계 차등지급 ▲서민자녀에게 온라인수강권과 교육복지 카드 지급의 3개다.

유승민 후보(바른정당)의 교육공약은 ▲학교제도의 법제화: 대입 교육과정 고교유형 등 교육제도 전반에 대해 국민적 합의를 거친 후 법제화해 훈령 및 시행령으로 인해 수시로 바뀌지 않게 하겠다 ▲대입제도 교육과정 특목/자사고의 정책을 법제화해 자의적 변경 금지 ▲수강신청제: 필수단위 이수+선택이수 ▲외고 자사고의 폐지 ▲대입전형 간소화: 논술 폐지, 학생부 면접 수능으로 선발 ▲중학교 자유학년제: 1년간 자유학기 ▲미래교육위원회 신설, 교육부는 교육격차해소 등 교육복지업무 수행의 7개다.

심상정 후보(정의당)의 교육공약은 ▲학급인원 20명, 토론수업 및 거꾸로 교실 확대 ▲마이스터고 특성화고 일반고직업반 등 직업계고를 확충, 50%까지 확대 ▲고졸취업 장려금 ▲외국어고 자립형사립고 국제고를 폐지, 과학고 예술고 체육고 유지 ▲학력학벌차별금지법을 통해 학력간 임금격차를 해소의 5개다.

채 교사는 이중 지지율이 높은 문 후보와 안 후보의 공약을 분석, 현장의견을 제시했다. 고교일선 교사로서, 조심스러운 자세로 대학입시와 관련한 내용에 국한한 점은 오히려 신뢰도를 높인다.

<문재인 공약 "교육도 모르고 입시도 모른다">
문 후보의 공약은 한마디로 교육도 모르고 입시도 모른다'로 요약될 수 있다. 현장여건을 도외시한 공약으로 구호로는 유의미한 활용도를 보일지 모르지만, 대안마련에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 비교과활성화로 학종신뢰도 향상? "학종 모르는 듯"
우선 문 후보의 '고교학점제'는 학생선택에 따라 원하는 과목을 수강하게 함으로써 비교과가 활성화해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 신뢰도가 향상될 것이란 주장이다. 채 교사는 "공강시간에 학생들의 대기시설의 확보와 예산 문제, 일과시간이 길어지는 문제, 학생에 따라 등학교 시간이 달라지는 문제"와 같은 당장 현장도입에 현실성이 떨어지는 데 대한 지적과 함께 "학생들이 원하는 과목을 듣는다고 비교과가 활성화된다는 근거가 무엇인지" 의문을 제기하며 결정적으로 학종 몰이해 측면을 지적했다.

채 교사는 "학종은 수업 등 교과활동과 창의적 체험활동의 비교화활동 등 학교활동으로 선발한다. 그런데 비교과 활성화로 학종 신뢰도가 향상된다는 것은 학종에 대한 이해부족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게 한다"고 지적했다. 현행 학교 교육과정은 총 204단위(1단위는 1주일에 1시간 수업시간을 의미함)로 이뤄져 있다. 이중 비교과활동에 해당하는 것이 창의적 체험활동으로 자동봉진(자율활동 동아리활동 봉사활동 진로활동)이며 24단위를 이수하게끔 되어 있다. 나머지 180단위가 교과수업으로 편성돼 있다. 채 교사는 "비교과활동 위주로 학생을 선발한다는 것은 24단위의 창의적 체험활동을 위주로 선발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전체 이수단위의 90%에 해당하는 교과활동이 약화되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외고 국제고 설립취지 따라 다듬고, 자사고 폐지해야"
문 후보는 '외고 자사고 국제고의 일반고 전환, 단계적 폐지도 주장한다. 채 교사는 자사고 폐지는 필요하지만 외고 국제고의 폐지는 재고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채 교사는 "외고 국제고는 폐지보다는 설립취지를 살리는 방향으로 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 설립취지와 다르게 진학하는 것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다만 자사고의 일반고화는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채 교사가 자사고의 일반고화를 주장하는 배경은 자사고가 설립취지와 다르게 사교육 유발의 한 요인이 되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채 교사는 "현재의 자사고는 이명박정부가 다양한 교육수요를 수용하겠다는 명분으로 2010년에 도입한 학교모델이지만, 설립취지와 다르게 상위권 대학 진학을 위한 전 단계로 사교육 유발의 한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실제로 자사고 학생들의 진학유형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사교육 영향이 높은 논술전형과 수능중심전형"이라고 근거를 댔다. 채 교사가 "자사고 정책은 폐지를 포함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배경이다.

다만 채 교사는 "사교육 축소가 교육부의 목표는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사교육 경감정책은 물론 중요하지만, 교육정책을 수립하는 데 있어 사교육 유발요인에만 매몰되어서는 큰 그림을 그리고 실현해나아가는 데 자칫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채 교사는 "현재 여러 대입공약에서 얼핏얼핏 보이는 여러 안건들, 특히 논술전형의 폐지는 사교육유발 측면에서 당위를 내거는 것일 테고 학종조차도 사교육이 유발된다는 기사가 몇 건 나오면 바로 손을 보게 되는 실정 등이 그러하다"며 "사교육경감은 교육부의 역할에서 본다면 부수적인 것임에도 너무 매몰되지 않았나 싶다"고 입장을 밝혔다.

- 논술 폐지? "재고 필요".. 입시시기 일원화? "전형흐름 이해 필요"
채 교사가 "교육부의 목표"를 환기한 데 가장 결정적 근거는 논술전형의 폐지다. 문 후보는 '대입전형을 교과 학종 수능의 3개로 단순화하고 수시축소 정시확대'를 주장한 바 있다. 채 교사는 "현재의 전형은 교과 학종 논술 수능의 형태다. 실기전형은 대부분 예체능 특기자를 선발하는 것이므로 필요한 전형이라 생각된다. 그렇다면 논술만 폐지되는 것"이라며 "다만 논술은 복잡한 문제해결력을 요구하는 사회의 인재 요구에 부합되는 측면이 있다. 사교육 유발이라는 잣대만으로 단순 폐지를 주장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정시확대와 관련해선, 문 후보의 '입시시기 일원화' 주장과 맞물려 현장 혼선이 막중할 것이란 현장의견이다. 문 후보의 '입시시기 일원화' 주장에 대해 채 교사는 "12월 초에 수능을 치르고 1월에 수시와 정시를 통합한 대입전형을 치르는 방안으로 생각된다. 수능이후에 수능성적을 반영하지 않는 현재의 수시모집과 유사한 전형과 수능성적을 활용하는 정시전형과 유사한 전형을 동시에 진행하는 것으로 이해된다"며 "정시확대 시 학종은 평가기간 부족으로 선발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채 교사는 이로 인한 수능영향력 확대를 경계했다. "정시확대로 인해 학종 평가기간 부족으로 선발이 어려워지면 교과전형이나 수능전형을 늘리게 될 것이고, 정시확대로 인해 교과전형이 정시로 넘어간다면 수시에선 교과성적 중심으로 선발했지만 정시에선 교과성적과 수능성적을 합산해 선발하게 되므로 수능성적의 영향이 더 커지게 되는 부작용"을 우려하는 것이다. 채 교사는 또 "교과전형에 수능성적을 반영하지 않고 단순 교과성적만으로 선발한다면, 교과전형을 굳이 정시로 이동해서 선발할 필요가 있는지도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채 교사는 "12월 초 수능 전까지 학교 수업이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고, 수능 미반영전형 지원으로 인한 수업 불성실 등의 문제가 감소될 수 있다"고 입시시기 일원화의 긍정 측면도 언급했다. 다만 문제해결을 위한 제도 보완의 측면이 복잡하다. 채 교사는 "현재 수시6회 정시3회까지 지원할 수 있는데, 입시시기 일원화 이후 원서지원을 몇 회로 제한할 것인지, 실기전형의 경우 평가일자 중복을 피하기 위해 평가기간을 지정해줘야 하는데 몇 개의 그룹으로 나눠 진행할 것인지" 등의 의문을 제기했다. 특히 학종의 평가기간 절대부족을 문제제기했다. "학종의 경우 경우 평가기간 부족으로 평가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서류평가와 면접일자를 정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여기에 "동일기간에 여러 모집이 진행되므로 중복합격으로 인한 학생의 이동과 추가합격으로 인한 혼란이 커질 수 있다"고 현실적 문제를 언급했다.

- 예체능 입시반영? "사교육 유발, 취지 퇴색 가능성"
문 후보가 주장한 '초중고 예체능을 활성화하고 입시반영을 유도'한다는 데도 채 교사는 "예체능 교육을 활성화시킨다는 데는 찬성한다"면서도 우려를 제기했다. "입시에 반영하게 되면 예체능과목에서의 과열경쟁과 사교육을 유발하게 할 충분한 요인이 된다"는 것이다. 채 교사는 "입시에 반영하는 예체능교육은 자칫 예체능교육 활성화의 근본취지를 퇴색시킬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 "재직자전형, 지금도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데"
문 후보는 '기회균형전형(이하 기균)의 의무화'와 '중소기업 근무자 대학진학 기회 확대'도 주장했지만, 채 교사가 보기엔 현장성이 떨어진다.

채 교사는 "기균을 의무화한다는 것이 대학에서의 선발비율을 의무화한다는 것인지, 전형개설을 의무화한다는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 기균의 경우 대부분 정원외 전형이고, 현재 고교교육기여대학지원사업에서는 정원내로 선발을 유도하고 있는데 정원내 선발을 의무화한다는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고 공약의 허술함을 지적했다. 이어 "기균 인원 대부분이 정원외 선발인데 의무화해 모집인원을 확대할 경우 수도권 주요대로 지원자가 몰려 지방대의 경우 충원 어려움이 더 커질 수 있음"을 경계했다.

중소기업 근무자 대학진학 기회 확대에 대해선 "현재에도 재직자전형이 대학별로 개설되어 있지만 상당수 대학에서 정원을 채우지 못하고 있거나 졸업을 하지 못하는 현실"을 들며, "정시 퇴근이 어렵고 주말에도 근무가 있는 현실에서 평일 오후에 야간대학 수업을 듣거나 주말에 수업을 듣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정시 퇴근하고 주말 근무가 없어야 하는 근무조건이 우선 되어야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안철수 공약 "한국형입학사정관제? 이미 시행">
안 후보의 공약 역시 구체성이 결여돼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한국형 입학사정관제 도입' 공약은 이미 한국형 입학사정관제인 학생부종합전형이 운영되고 있는 마당에 나온 공약이라는 데서 현장이해가 떨어진 것 아닌가 하는 의문도 제기된다.

- 학제개편, "구체성 결여"
안 후보의 교육공약 중 가장 많이 회자되는 건 '학제개편'이다. 유치원 2년, 초등 5년, 중학교 5년, 진로탐색 및 직업학교 2년, 대학 4년의 흐름을 안 후보는 주장해왔다.

채 교사는 "교육 체제 개편의 필요성과 의미에 대한 설명이 없다. 학제 통폐합에 대한 교사 수급, 재배치, 교육과정 등에 대한 구체안이 필요하다"며 구체성을 요구했다. 또 "중학교 5년 이후 2년간의 기간 중 직업학교는 현재의 전문대학 과정으로 이해가 되는데 직업탐색과정 2년은 어디에서 어떻게, 어떤 교육과정으로 운영할 것인지에 대한 내용이 제시되어 있지 않다. 2년이 전문대학 과정이라고 보게 되면 현재의 특성화고(마이스터고 등 포함)는 어떻게 되는 것인지에 대한 대안제시가 없다"고도 지적했다.

- "수능 자격고사화 이후 변별력 확보는 어떻게?"
안 후보는 '수능 자격고사화'도 주장해왔다. 학생부 입학사정관제 면접으로 선발하고, 입학사정기준을 모두 공개하며, 공정성을 훼손한 경우 대학에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는 주장이다.

채 교사는 "수능 자격고사화 이후 정시는 사실상 폐지되는 것이고, 수능최저학력기준(이하 수능최저)도 사용할 수 없게 된다. 그렇다면 현재의 교과 학종 논술 실기/특기 전형만 남게 된다"며 "면접강화가 예상되고 사교육 유발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높아진다"고 진단했다.

채 교사에 의하면, 교과전형은 학교간 학력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에 내신성적만으로 선발하는 데 부담이 따른다. 수능이 자격고사화하면서 변별력이 떨어져 수능최저로 학력을 가늠할 수도 없기 때문에, 상위권 대학에서는 변별력 제고를 위해 심층면접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채 교사는 "이는 사교육 유발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실제로 OO대학에서는 면접형 전형을 신설하면서 1단계 심층(제시문 면접), 2단계 확인면접을 실시한다"고 주장했다.

채 교사는 학종에 대해서도 "상위권 대학이 학생간 변별력을 높이 위해 심층면접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아 보이고, 학교간 학력차이를 보정하기 위해 대학별로 학교평가를 실시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수능성적을 중심으로 선발하던 정시모집인원을 교과와 학종으로 모두 선발하기에 어려움이 있어 상위권 대학을 중심으로 대학별고사를 신설하거나 확대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당연히 대학별고사를 위한 사교육 시장이 활성화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우려했다. 현재 상위 15개 대학 중 7개 대학(서울대 연세대 서강대 성균관대 경희대 건국대 동국대)은 교과전형을 운영하지 않고 있다.

채 교사는 안 후보가 주장한 '면접으로 선발'에 대해서도 궁금증을 피력했다. 채 교사는 "면접은 일반적으로 심층면접과 확인면접으로 구분되는데 (안 후보가 말한) 면접이 어느 유형을 의미하는지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채 교사는 면접의 범위에 따른 사교육 유발 가능성도 경계했다. "심층면접의 경우 일반적으로 제시문과 준비시간을 주고 답변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므로 구술면접이라고도 한다. 이는 논술을 말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역시 면접대비를 위한 사교육 유발요인이 될 수 있다. 확인면접의 경우 학생의 활동내용을 중심으로 확인하는 것이므로 사교육 유발요인은 없지만 서류 확인, 기록 내용의 진위여부 확인이므로 변별력이 낮다는 문제점이 있다. 그 외에 변별력을 갖기 위해 발표면접과 토론면접 등 다양한 종류의 면접이 실시될 수 있어 사교육 유발요인이 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된다."

안 후보가 주장한 '입학사정기준 모두 공개'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채 교사는 "현재에도 다수 대학에서 학종가이드북이나 입학설명회 등을 통해 평가요소를 공개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세세한 평가요소를 공개하는 경우 이를 사교육에서 이용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모든 것을 공개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 부분까지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 기균 지균 확대, "역차별 논란과 지방대 황폐화 우려"
안 후보가 주장한 '기회균형 지역균형 비율 확대' 역시 우선 구체성이 떨어지는 공약이라는 비판이다.

채 교사는 기균확대에 대해 "현재 기균은 모집인원의 일부분만 정원 내에서 선발하고 대부분을 정원 외로 선발하고 있다"며 "비율 확대가 정원 내 선발을 의미하는지 정원 외 선발을 의미하는지 명확하지 않다"고 우선 지적했다.

역차별 문제도 언급했다. "정원 내 선발 비율을 확대하게 되는 경우 대학의 전체 정원이 감소되고 있는 상황에서 기균 선발인원 비율을 늘리게 되면 반대로 일반학생들의 모집인원이 축소되게 되는 역차별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채 교사는 "현재 고교교육기여대학지원사업에서 고른기회전형의 모집인원을 정원내로 선발하는 경우 평가에 반영하고 있다"며 이미 시행 중인 사안임도 언급했다.

기균의 정원외 선발 역시 지방대 황폐화를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채 교사는 "기균을 정원 외 선발하게 되는 경우 서울과 수도권의 모집인원이 증가하게 되므로 지방학생 다수가 서울과 수도권 선호대학에 지원하게 되어 지방대학 공동화 현상이 더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지균 확대에 대해선 "현재 주요 모집단위에서 실시하고 있는데 다른 모집단위로 확대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된다"면서도 "다만 일부 대학 지균의 경우 수능최저가 높게 책정돼 있어 모집인원을 모두 선발하지 못하고 정시로 이월하는 경우가 있다"며 "수능최저를 완화하도록 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된다. 이 부분은 지역인재 육성법 시행령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한국형 입학사정관제? 단순 구호나열은 아닌지"
채 교사는 안 후보의 공약 가운데 무엇보다 '학생부종합전형을 발전시킨 한국형 입학사정관제를 도입'에 대해 날선 의문을 제기했다.

채 교사는 "이미 현재 실시하고 있는 입학사정관제는 미국의 입학사정관제와 다르다. 2008년에 처음 도입되어 초창기에는 교내외 활동 중심으로 선발했다면 현재는 학교활동과 수업을 중심으로 평가가 이뤄지고 있어 미국의 입학사정관제와는 확연히 다르게 운영되고 있다"며 의아해했다. 이미 운영되고 있는 학종이 한국형 입학사정관제임에도, 한국형 입학사정관제를 도입하겠다는 점이 이해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안 후보의 한국형 입학사정관제는 어떤 것인지에 대한 설명도 전혀 없어온 게 사실이다.

채 교사는 "(안 후보가) 이야기하는 '한국형 입학사정관제'는 어떤 입학사정관제를 의미하는지, 어떻게 운영하는 것이 한국형 입학사정관제인지 밝힐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다면 이는 선거와 표를 얻기 위한 단순한 구호의 나열에 불과하다고 생각된다"고 강조했다.

18일 오후6시부터 8시까지 광운대 80주년 기념관에서 열린 심포지엄 '현장 진로/진학 교사 대상 대입 정책'은 현직교사들의 대표모임인 전진협과 진진상이 공동주최한 자리라는 데 의미가 있다. 5.9 대선을 코 앞에 두고, 대선후보들이 도외시한 현장의견을 현장이 주체적으로 제시했기 때문이다. 전진협과 진진상은 학생부종합전형, 수능 절대평가, 고교성취평가제 등 주요 대입 정책에 대한 공론의 장이 필요하다고 판단, 대입정책 수립 시 현장(고교, 대학)의 의견 반영 및 수렴 과정이 부족하다는 문제의식에서 행사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교사들은 행사를 통해 현장 진로/진학 교사들의 다양한 의견을 설문 조사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대선 후보들의 대입 정책을 분석하고 그 방향성을 제시했다. 주제별로 발제와 토론이 이어졌다. 전진협 연구위원장인 채용석 배명고 교사가 ‘대선 후보 교육공약 비교' 주제로, 서울진학지도협의회장인 안연근 잠실여고 교사가 '대학수학능력시험 절대평가제' 주제로, 진진상 사무총장인 정원 동인천고 교사가 '고교성취평가제' 주제로 발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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