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개 기관 등급컷 추정.. 표본 감소에 '전전긍긍'

[베리타스알파=박대호 기자] 2018학년 두 번째 전국단위 모의고사인 4월 학평(전국연합학력평가, 이하 모의고사)의 등급컷을 주요 입시기관들은 어떻게 예측했을까. EBS를 비롯한 김영일교육컨설팅(김영일) 대성학원(대성마이맥, 이하 대성) 메가스터디(메가) 비상교육 비타에듀 스카이에듀 유웨이중앙교육(유웨이) 이투스교육(이투스) 종로학원하늘교육(종로하늘) 진학사 등 11개 입시기관은 12일 치러진 4월학평 종료 직후부터 추정 등급컷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입시기관들이 최초 발표한 원점수 기준 추정 1등급컷을 비교한 결과 국어는 93점, 수학(가)는 92~93점, 수학(나)는 92점 수준에서 1등급컷이 형성될 전망이다. 입시기관들의 예측이 상대적으로 쏠린 등급컷을 기준으로 한 수치다. 

입시기관들의 1등급컷을 기준으로 보면 4월 모의고사는 한달 전 치러진 3월 모의고사 대비 다소 쉬웠던 것으로 보인다. 국어는 별다른 난도 차이가 없지만, 수학이 상당히 쉬웠던 모양새다. 3월 모의고사만 하더라도 수학 1등급컷은 가형 84점, 나형 85점으로 상당히 높았지만, 4월 모의고사에서는 92~93점 수준으로 올라섰다. 통상 대입에서는 1등급컷이 높은 경우 시험의 낮은 난도를, 1등급컷이 낮은 경우 시험의 높은 난도를 짐작해볼수 있다. 시험이 어려우면 그만큼 고득점자가 줄어 상대평가 체제에서 1등급컷이 하락하게 되며, 시험이 쉬우면 고득점자가 늘어나 1등급컷도 높게 형성되기 때문이다. 2018학년 4월 모의고사의 1등급컷이 3월 모의고사 대비 같거나 높다는 것은 그만큼 전반적으로 시험 난도가 내려앉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어 수학(가) 수학(나) 1등급컷이 모두 92점이었던 지난해 수능과는 비슷한 난도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4월 모의고사 등급컷은 기관별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대동소이’한 모양새다. 1등급 기준 국어에서는 이투스 메가 종로하늘, 수학(가)에서는 스카이에듀(체감), 수학(나)에서는 스카이에듀(체감) 비타에듀 정도만이 ‘대세’를 거스른 입시기관이었다. 2등급을 기준으로 보더라도 기관들의 예측은 크게 엇나가지 않았다. 국어는 86점이 ‘대세’인 가운데 이투스 메가 종로하늘 정도가 다소 엇나간 예측을 내놨고 수학(가)는 86~88점으로 비교적 예측이 넓게 분포한 가운데 이투스만 85점을 예측한 정도의 차이였다. 수학(나)도 83~84점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투스가 82점을 예측한 것 외에는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기관별로 비슷한 등급컷 수치보다는 기관들의 늦춰진 등급컷 발표시간이 오히려 눈길을 끄는 요소다. 3월 모의고사만 하더라도 오후5시45분 이투스를 필두로 오후7시2분 EBS까지 11개기관이 모두 등급컷 발표를 마쳤으나, 4월학평은 가장 빠른 이투스가 오후6시6분 등급컷을 발표하기 시작, 가장 늦은 김영일이 오후7시41분 등급컷발표를 마쳤다. 발표 시작 시간대와 종료 시간대가 모두 뒤로 밀려난 것이다. <베리타스알파>는 그간 입시기관들에 신중한 발표를 당부해왔다. 관심도가 높은 모의고사 당일 수익추구에 집중해 성급한 발표를 단행하는 기관들의 행태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외관만 놓고 보면 4월 모의고사의 발표시간 지연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여지가 존재한다. 

다만, 입시기관들의 발표시간 지연은 ‘신중함’ 보다 4월 모의고사의 구조적 문제에서 기인했기에 긍정적 평가를 내리기 어렵다. 4월학평은 첫 전국단위 모의고사인 3월 모의고사(학평), 매해 대입의 중요한 이정표로 기능하는 6월 모의고사(모평) 사이에 낀 일정으로 관심도가 상대적으로 낮다. 그만큼 표본이 많지 않아 분석도 늦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한 입시기관 관계자는 “4월 모의고사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높지 않다. 일정상 어쩔 수 없다고 본다. 3월학평 한달 후 치러지는 4월학평에서는 별다른 의미를 찾기는 어렵다. 입시기관들의 마케팅도 가장 소극적이다”라고 설명했다. 결국 4월 모의고사에서의 등급컷 발표 지연은 신중함이 아닌 표본부족으로 인한 기관들의 '전전긍긍'으로 밖에는 볼 수 없는 셈이다. 

2018학년 두 번째 전국단위 모의고사인 4월 학평(전국연합학력평가, 이하 모의고사)의 등급컷을 주요 입시기관들은 어떻게 예측했을까. 입시기관들이 최초 발표한 원점수 기준 추정 1등급컷을 비교한 결과 국어는 93점, 수학(가)는 92~93점, 수학(나)는 92점 수준에서 1등급컷이 형성될 전망이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가장 빨랐던 이투스, 뒤따른 메가.. 3회 연속 신속발표 단행>
이투스와 메가는 지난해 수능, 한달 앞서 치러진 3월 모의고사에 이어 4월 모의고사까지 계속해서 빠른 발표를 보이는 기관들이다. 3번의 시험 동안 연속해서 이투스가 먼저 발표하고 곧장 메가가 뒤따르는 모양새다. 4월 모의고사가 치러진 12일, 이투스는 오후6시6분, 메가는 오후6시17분에 각각 등급컷을 발표했다. 

모의고사 당일 빠른 등급컷 발표의 궁극적인 목적이 수요자들의 이목끌기로 이후 이어질 강의/컨설팅 수익 등 수익사업의 포석이란 점을 고려하면 긍정적인 평가로 이어지긴 어렵다. 다만, 여타 기관보다 빠른 발표를 단행하면서도 적중률까지 높을 수 있다면, 빠른 정보제공/전달 측면에서 수요자들의 궁금증 해소란 장점은 일부 존재할 수 있다. 

가장 빠른 발표를 단행한 두 기관의 등급컷 예측은 1등급컷과 2등급컷에서 상이한 양상을 보였다. 원점수를 기준으로 할 때 1등급컷은 국어에서 2점의 차이가 있었을 뿐 수학(가), 수학(나)는 동일했지만, 2등급컷은 국어 수학(가) 수학(나) 모두 달랐다. 2등급컷의 경우 전반적으로 이투스가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제시한 모양새다. 

기관별로 보면 이투스는 국어 원점수 92점/표점 131점, 수학(가) 원점수 92점/표점 131점, 수학(나) 원점수 92점/표점 138점, 메가는 국어 원점수 94점/표점 132점, 수학(가) 원점수 92점/표점 128점, 수학(나) 원점수 92점/표점 137점을 각각 1등급컷으로 내놨다. 

두 기관이 내놓은 2등급컷은 이투스의 경우 국어 원점수 85점/표점 125점, 수학(가) 원점수 85점/표점 125점, 수학(나) 원점수 82점/표점 130점이었으며, 메가는 국어 원점수 87점/표점 125점, 수학(가) 원점수 88점/표점 125점, 수학(나) 원점수 84점/표점 130점을 2등급컷으로 봤다. 

<스카이에듀.. 체감/실시간 병행>
스카이에듀는 3월 모의고사에 이어 4월 모의고사에서도 ‘체감등급컷’이란 명목으로 등급컷을일단 낸 후 ‘실시간 등급컷’이란 이름으로 다시금 등급컷을 내는 방식을 유지했다. 체감등급컷의 경우 원점수만 나오는 반면, 실시간 등급컷은 표준점수까지 제시되는 차이가 있다. 체감등급컷 발표시간은 오후6시24분으로 메가 다음이었지만, 실시간 등급컷 발표시간은 오후6시53분으로 비상교육 유웨이보다 늦었다. 

발표 방식엔 변함이 없었지만 분석내용은 3월 모의고사와 사뭇 다른 모양새다. 그간 수능/모평/학평에서 여타 입시기관 대비 다소 상이한 등급컷을 내놓는 경우가 많았던 스카이에듀는 4월 모의고사에서는 별다른 차이가 없는 등급컷을 내놨다. 특히 체감등급컷 다음으로 발표한 실시간등급컷의 경우 여타 기관들이 내놓은 ‘대세’에서 거의 벗어나지 않는 모습이다. 

스카이에듀는 실시간등급컷 원점수 기준 국어 원점수 93점/표점 131점, 수학(가) 원점수 93점/표점 131점, 수학(나) 원점수 92점/표점 134점을 1등급컷으로 예측했으며, 2등급컷은 국어 원점수 86점/표점 124점, 수학(가) 원점수 86점/표점 125점, 수학(나) 원점수 84점/표점 128점으로 각각 발표했다. 

<등급컷 ‘대동소이’.. 비상교육 유웨이 진학사 비타에듀 대성 종로하늘 EBS 김영일 순>
나머지 기관들은 발표시간만 차이를 보였을 뿐 비교적 ‘대동소이’한 수준의 등급컷 예상을 내놨다. 발표시간을 기준으로 보면 비상교육 유웨이 진학사 비타에듀 대성 종로하늘 EBS 김영일 순이었다. 매번 늦지도 빠르지도 않은 시간대에 등급컷을 내왔떤 김영일이 다소 늦은 발표를 단행한 것은 신중한 등급컷 발표에 집중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기관별로 보면 비상교육은 1등급컷의 경우 국어 원점수 93점/표점 129점, 수학(가) 원점수 93점/표점 126점, 수학(나) 원점수 92점/표점 137점, 2등급컷의 경우 국어 원점수 86점/표점 122점, 수학(가) 원점수 87점/표점 121점, 수학(나) 원점수 84점/표점 131점이 될 것으로 각각 예상했다. 

유웨이는 국어 원점수 93점/표점 130점, 수학(가) 원점수 92점/표점 126점, 수학(나) 원점수 92점/표점 138점이 1등급컷, 국어 원점수 86점/표점 124점, 수학(가) 원점수 88점/표점 123점, 수학(나) 원점수 84점/표점 131점이 2등급컷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진학사는 1등급컷이 국어 원점수 93점/표점 131점, 수학(가) 원점수 93점/표점 128점, 수학(나) 원점수 92점/표점 137점, 2등급컷이 국어 원점수 86점/표점 124점, 수학(가) 원점수 88점/표점 124점, 수학(나) 원점수 84점/표점 130점이 될 것으로 각각 예상했다. 

비타에듀는 1등급컷의 경우 국어 원점수 93점/표점 132점, 수학(가) 원점수 92점/표점 126점, 수학(나) 원점수 93점/표점 138점, 2등급컷의 경우 국어 원점수 86점/표점 125점, 수학(가) 원점수 88점/표점 123점, 수학(나) 원점수 83점/표점 131점을 분석결과로 제시했다.

그간의 등급컷 적중도를 누적해서 볼 때 가장 뛰어난 분석력을 보이는 입시기관이란 평을 받고 있는 대성은 국어 원점수 93점/표점 131점, 수학(가) 원점수 92점/표점 127점, 수학(나) 원점수 92점/표점 137점을 1등급컷으로 예측했으며, 국어 원점수 86점/표점 125점, 수학(가) 원점수 88점/표점 124점, 수학(나) 원점수 83점/표점 130점을 2등급컷으로 전망했다. 

그간 잘못된 보도자료 배포 등으로 교육계에 물의를 빚은 것도 모자라 국어에서 1문제를 틀린 사례를 들어 6년 연속 만점자를 배출했다며 수요자들에게 오해를 촉발할 수 있는 마케팅에 열성인 종로하늘은 국어 원점수 94점/표점 132점, 수학(가) 원점수 93점/표점 127점, 수학(나) 원점수 92점/표점 136점을 1등급컷, 국어 원점수 87점/표점 125점, 수학(가) 원점수 86점/표점 122점, 수학(나) 원점수 83점/표점 129점을 2등급컷이라 각각 주장했다. 

EBS는 1등급컷을 국어 원점수 93점/표점 131점, 수학(가) 원점수 93점/표점 127점, 수학(나) 원점수 92점/표점 138점, 2등급컷을 국어 원점수 86점/표점 125점, 수학(가) 원점수 88점/표점 123점, 수학(나) 원점수 84점/표점 132점으로 각각 발표했다. 

김영일은 국어 원점수 93점/표점 131점, 수학(가) 원점수 92점/표점 128점, 수학(나) 원점수 92점/표점 137점을 1등급컷으로 예측한 데 이어 국어 원점수 86점/표점 124점, 수학(가) 원점수 87점/표점 124점, 수학(나) 원점수 84점/표점 131점을 2등급컷으로 예상했다. 

<등급컷 왜 조사하나.. 입시기관 신뢰도 잣대>
입시기관들의 등급컷을 조사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수요자 중심의 입시풍토를 만드는 데 있다. 통상 모의고사/수능 당일 입시기관들은 등급컷을 무책임하게 발표한 후 수정에 수정을 거듭한다. 이를 사후 검증함으로써 기관별 분석력을 면밀히 측정, 수요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입시기관이 어디인지를 밝혀내려는 것이다. 등급컷 발표기관이 11개나 될만큼 난립양상인 입시업계에서 신뢰할 수 있는 기관이 어디인가 하는 정보는 교육수요자들에게 필히 제공돼야 하는 사안이다.
 
입시기관들의 등급컷은 모의고사/수능 당일 시험이 끝나기도 전부터 인터넷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에 오르내릴만큼 교육계 전반의 관심거리다. 가채점을 통한 원점수로 자신의 위치를 가늠하려는 학생들은물론이거니와 진학지도 용도로 활용하기 위한 학부모 교사들까지도 등급컷에 주목한다. 최근 정시의 비중이 연일 줄어드는 추세라곤 하나, 수시에서 수능최저가 폭넓게 유지되는 만큼 등급컷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높다. 
 
입시기관들이 시험 직후 내놓는 원점수 기준 ‘최초발표 추정 등급컷’은 채점서비스에 참여한 수험생들의 데이터, 자사 학원생들의 응시데이터, 강사/입시분석기관 등의 난이도 측정 등 기관들이 수집 가능한 기초자료를 바탕으로 발표된다. 학평의 경우 재학생만 응시하는 특성 탓에 자사 학원생들의 응시데이터는 배제되는 편이지만, 기관들이 각자 지닌 입시분석기법을 최대한 활용해 예측/추정하는 점은 동일하다. 기관들의 노력이 쏟아지는 만큼 기관별 입시공력을 가장 뚜렷하게 나타내는 지표라 할 수 있다. 생생한 분석력과 분석의 베이스가 되는 기관별 데이터의 위력을 한 눈에 들여다 볼 수 있는 자료인 셈이다. 
 
최초발표된 추정 등급컷이 보다 중요한 이유는 시간이 지나면서 기관별 예측이 동일하게 보정돼가는 특성 때문이다. 등급컷은 최초발표 후 시간이 지나면서 엇비슷하게 변해간다. 모의 지원자/표본 수가 누적됨에 따라 분석데이터가 바뀌는 경우가 많은 데다 타 기관의 분석을 참고하는 과정에서 수치를 조정하는 일이 빈번하기 때문이다. 추후 시험을 주관한 평가원/교육청이 내놓는 수험생 채점/통계자료가 나오면 등급컷 예측은 본래 의미를 완전히 잃게 된다. 데이터가 공개되면서 입시기관들의 등급컷은 전부 대동소이한 값으로 고정되고, 결국 비교할 수단은 사라진다. 결국, 입시기관들의 공력을 가르는 지표로 활용 가능한 것은 최초발표된 등급컷 뿐이다. 
 
베리타스알파는 교육수요자들에게 영향력이 큰 입시기관의 신중하고 냉철한 대응을 당부하는 차원에서 2014 수능부터 기관별 추정 등급컷의 신뢰도를 따져왔다. 앞으로도 학평과 모평, 수능 등 시험당일 입시기관들이 최초 발표한 등급컷의 신뢰도를 측정할 예정이다. 표준편차가 공개되지 않아 원점수 등급컷 관련 이견이 발생가능한 학평의 경우 입시기관들의 의견을 청취해 억울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은 물론이다. 

가장 최근에 치러진 올해 3월 모의고사의 경우 국어 수학(가) 수학(나)의 3개영역 1등급부터 2등급까지 총 6개 등급컷 가운데 이투스가 4개를 적중시키며 가장 뛰어난 분석력을 보였다. 다음으로 대성 비상교육 종로하늘 진학사가 3개, 메가 비타에듀 유웨이중앙 EBS가 2개, 김영일 스카이에듀가 1개를 각각 맞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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