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넘어선 장기계획이냐 5년마다 정책바꾸기냐'

[베리타스알파=김경 기자] 유력 대선주자로 꼽혀 온 문재인 후보를 위협하는 안철수 후보가 '교육부 폐지'를 거듭 강조하면서 눈길을 끈다. 안 후보는 7일 숙명여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정기총회에서 "지금의 교육부는 '교육통제부'다. 우리나라 발전에 발목을 잡고 있다"며 교육부 폐지론을 거듭 강조했다.

안 후보는 조기대선이 논의되어 온 시점부터 줄곧 '교육부 폐지'를 주장해왔다. 교육부 폐지하고 대신 정권을 초월한 국가교육위원회 및 교육지원처를 만들어 안정적인 정책을 펼쳐나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문재인 후보가 정시확대 특목자사고 폐지등 교육판을 뒤흔드는 교육공약을 내놓은 이후 교육현장을 중심으로 정권초월 교육위를 공약으로 내세운 안후보를 주목하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 후보는 7일 "교육정책을 바꾸기 위해선 정부구조를 바꿔야 한다"며 사립대학 총장들 앞에서도 이 같은 주장을 이어갔다. 안 후보는 특히 "지금까지 장기적인 교육계획을 세우지 못했던 이유는 대통령 권한으로 교육정책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정부가 말 잘 듣는 대학에만 돈을 주니까 학생들의 창의성이 사라지고 있다. 정권이 바뀌더라도 장기적 교육계획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대안으로 국가교육위원회 신설을 강조했다. "교육부를 폐지하고 장기 교육정책을 담당하는 국가교육위원회와 교육지원처를 만들어야 한다. 위원회는 교육전문가 학부모 행정대표 여야정치인들이 교육에 대해 매년 10년 계획을 합의하는 것"이라며 "그러지 않으면 우리나라 교육은 미래가 없다. 창의성을 지닌 인재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 지적했다.

안철수 후보 /사진=안철수 공식블로그

안 후보의 교육위 신설 주장은 현재 대선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문재인 후보의 주장과 배치되는 것이어서 더욱 눈길을 끈다. 안 후보의 교육위는 정권을 초월한 데다 10년 장기계획에 합의토록 하고, 교육위를 지원할 교육지원처를 만들겠다는 현실적 방안도 설득력을 받쳐준다. 안 후보의 주장에 의하면 현 교육부의 역할 상당부분은 교육지원처가 맡도록 한다는 것으로 이해된다. 교육위가 큰 틀의 방향을 설정하는 '부'라면 이를 행정적 지원으로 뒷받침할 '처'의 역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반면 문 후보는 전혀 다른 발상의 자문기구 신설을 주장하고 있다. 1월 출판기념회 당시만 하더라도 "교육부가 대단히 비대해졌다"며 "교육부를 폐지하고 국가교육위원회로 독립기구화하는 식의 개편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던 문 후보는 3월22일 발표한 교육공약에선 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혁신공약에서 슬그머니 한 발 뺐다. 교육공약에선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로 '국가교육회의'를 설치, 교육개혁에 대한 범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겠다"며 "국가교육위원회로 나아가는 징검다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 후보의 '국가교육회의'는 명칭이 비슷해 헷갈릴 뿐 교육계에서 얘기되어온 '초정권적' 기구가 아닌, 문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면 문 후보의 교육공약을 실현시킬 자문기구 성격에 가깝다. 게다가 "국가교육회의는 국가교육위원회로 나아가는 징검다리가 될 것"이라는 문 후보의 발언은 오히려 임기 중 교육위설치는 물건너 갔다는 의미로 이해할 수밖에 없는 단서로 작용한다. 게다가 문후보는 정시확대 특목자사고폐지등으로 교육판을 뒤엎는 공약으로 현장의 우려를 낳아온 상황이다. 

7일 한국갤럽의 여론조사 결과까지 안 후보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차기 대선구도가 문 후보 독주체제에서 최근 안 후보와의 양강구도로 급속하게 재편된다는 설문결과이기 때문이다. 7일 한국갤럽에 의하면, 두 후보는 오차범위 이내의 초박빙 승부를 벌이고 있다. 4월1주차 기준 지지율은 문재인 38%, 안철수 35%, 홍준표 7%, 유승민 4%, 심상정 3% 순이다. 지지율이 지난 주 대비 문 후보가 7%p 상승한 반면 안 후보는 16%p나 상승하면서 문 후보를 턱 밑까지 추격하고 있다. 지지도 조사와 병행실시된 호감도 조사에선 안 후보가 문 후보다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 추가 지지율 상승의 동력이 될 수 있다는 지표로도 읽힌다. 호감도 조사에선 안철수 58%, 문재인 48%, 심상정 33%, 유승민 30%, 홍준표 14% 순이다. 문 후보는 호감 48%, 비호감 46%로 긍부정 비율이 비슷했으나, 안 후보는 호감 58%, 비호감 35%로 호감도가 더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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