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알파=김경화 기자] 김영일교육컨설팅의 김영일 대표가 모처럼 평소 갖고 있던 생각을 풀어놓았다. 바로, '기업 수요자 관점에서 바라보는 대입전형 요소'라는 창의적 발상이다. 오랜 기간 교육계에 종사해온 김 대표의 신선한 시각을 전한다.

<기업과 대학이 요구하는 핵심 역량 거의 같아>
교육 수요자인 대기업, 중소기업, 국가 공무직, 전문직에서는 대학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서로들 '우수한 인재'를 선발하려 한다. 그리고 대학에서는 고교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려 한다. 우리나라 최고의 기업인 삼성그룹이 요구하는 인재상은 '창의, 열정, 소통의 가치창조인'이다. 그리고 서울대에서 신입생들에게 요구하는 인재상은 '창의적인 인재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학생'이다. 또한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목표로 하는 인재상은 '창의융합형 인재'이다. 이들 모두가 바라는 최고의 인재상은 '창의적인 인재'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창의적인 인재가 갖추어야 할 핵심 역량으로서 직무 역량(학생에게는 학업역량), 직무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와 태도(학생에게는 전공학문이나 교과목에 대한 적극적인 태도와 의지), 그리고 개인적 특성과 소양(동료 직원들이나 친구들과의 소통, 협력, 희생, 봉사, 공동체 의식 등)을 요구하고 있다. 결국 기업에서 요구하는 대학 졸업생들의 핵심 역량과 대학이 선발 하려는 고등학생들의 핵심 역량은 거의 같다고 할 수 있다.

김영일교육컨설팅 김영일 대표

선발 주체들의 성공 여부는 이러한 핵심 역량을 어떻게 측정하고 평가하느냐가 관건이다. 먼저 기업들의 우수 신입사원 채용 자료는 지원서와 서류(학점, 어학성적, 자기소개서)를 통한 직무적합성 평가, 직무적성검사, 면접, 건강검진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대학들의 신입생 전형 자료는 지원서와 서류(학교생활기록부 교과, 비교과, 자기소개서, 추천서), 학업능력관련 검사(대학수학능력시험, 논술 및 구술고사), 기초소양 면접 등이다. 기업과 대학에서 창의적인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갖추어야 할 핵심 역량이 비슷한 것처럼 선발에 필요한 전형 요소 역시 거의 동일하다. 그리고 기업체 신입 사원 채용과 대학 입시 선발 전형에는 채용(선발) 인원이 정해져 있어 경쟁이 치열하다는 공통점도 있다.

창의적인 인재를 정해진 인원만큼 선발해야 한다는 기업 수요자의 관점에서 대입 전형 요소를 하나씩 짚어본다.

- 대학수학능력시험
대학에서의 수학능력(학업역량)을 재는 시험이다. 학교 간의 차이를 고려하지 않는 객관식 형태의 시험으로서의 선발 기능과 국가 성취도 측정 등의 효과를 기대하는 시험이다. 수능은 대입에서 수시에서는 최저학력기준으로, 정시에서는 가장 중요한 평가요소로 반영된다. 수능은 창의적인 인재가 되기 위해 기본적인 소양을 잘 쌓아왔는지를 평가할 수 있는 시험으로 기본 지식과 함께 문제해결능력, 의사소통능력 등을 평가할 수 있다. 단, 현재의 수능은 사교육 억제를 위해 EBS 연계 출제를 통해 고차적인 수학능력을 측정하기 보다는 유형별 문제에 집중되어 있는 것 같아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 대학별 고사(논술, 구술고사)
역시 대학에서의 수학능력(학업역량)을 재는 시험으로 대학별 경쟁력과 선호도, 고차적인 사고력 배양 등을 위해 대학별로 실시하는 시험이다. 기업에서는 기업별로 실시하는 인∙적성시험이 이에 해당한다. 하지만 필자 생각에는 대학별 서술형 고사가 필요하다면 지금과 같은 논술이 아닌 과목별 서술형 시험을 허용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기업에서 업무역량을 평가하듯이 학생들에게는 학업역량이 중요한데 자신이 앞으로 전공으로 심화 학습하게 될 과목, 나아가 직장에서 업무에 필요한 기본 학업역량을 충실하게 학습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과목별 서술형 고사의 출제 과목과 시험 내용은 당연히 학교 교육과정을 벗어나서는 안 된다.

- 학교생활기록부
학생부는 학업역량을 평가할 수 있는 교과 성적과 성실성, 전공적합성 등을 평가할 수 있는 비교과로 이루어져있다. 기업에서는 대학에서의 평점평균만 보고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이수과목과 함께 NCS 직무적합성에 따른 직무능력을 평가한다. 또한 대학에서는 학생부종합전형 선발이 증가하면서 단지 학생의 교과 성적만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이수 교과명, 전공 관련 교과의 성적 추이, 교과 관련 교내 활동 등을 중심적으로 기업에서의 직무능력에 해당하는 전공적합성을 평가한다. 또한 대학에서 봉사활동, 독서활동, 동아리활동 등을 통해 학생의 가치관, 공동체의식, 전공적합성, 창의성 등을 평가하듯이 기업에서는 봉사활동, 업무 관련 체험(인턴) 및 창의적인 활동 등을 통해 지원자의 가치관, 공동체의식, 직무적합성, 창의성 등을 평가한다.

- 자기소개서, 추천서, 기초소양면접
자기소개서는 1단계 전형자료와 면접에서 필수가 되는 자료이다. 객관적인 자료를 뒷받침하거나 자신만의 강점을 호소하는 성격을 갖고 있다. 과장도 있을 수 있지만 다른 사람들과의 차별화가 핵심이다. 이는 대입이나 기업의 채용 시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마지막으로 기초소양 면접은 학업 역량 외 정의적인 특성을 평가하는 요소이다. 기업 실무에서는 무엇보다 중요한 평가 요소이지만 아직 학교 현장에서는 그만큼 중요하게 활용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아마도 학업 역량을 더 중요시하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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