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진학자, 동문의 유무형자산 누리지 못할 것'

[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2018 영재학교의 원수접수가 다음 달로 다가왔다. 25일 전국 8개 영재학교는 전국 각지에서 각 학교 입시설명회를 실시했다. 설명회는 요강에 미처 담지 못한 구체적인 입시내용과 지원방법에 대한 학교 당국의 설명뿐만 아니라 궁금한 점을 직접 묻고 답하는 질의응답의 시간도 있어 지원자 학생과 학부모에게는 유용한 자리다. 건국대 새천년관에서 오후 2시 열린 서울과고의 설명회 내용에 대해 소개한다. 

<부모와 사교육에 의존하는 학생 선발하지 않을 것>
올해 2018 서울과고의 입시 변화 중 가장 큰 특징은 지역인재, 특정 영역 우수 인재 우선선발이다. 기존 일정 범위 내에서 실시하던 우선선발을 개선한 제도다. 지역인재의 경우 2단계 전형을 통과한 학생 중 서울시 25개 자치구와 서울을 제외한 16개 광역지방자치단체에서 각각 1명 이내로 지역인재를 우선 선발하는 제도다. 무조건 각 지역에서 1명씩 선발하겠다는 제도는 아니다. 임규형 서울과고 교장은 “보통 2단계 전형을 통과하는 지역 수가 21곳 내외다. 지역인재를 선발하는 경우를 지난 합격자들을 토대로 시뮬레이션 해 본 결과 26곳 내외 정도로 나왔다. 즉 합격자를 배출하는 지역이 5개 정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역선발의 취지는 학생을 골고루 뽑겠다는 취지다. 임 교장은 “이런 제도를 통해 영재학교 진학을 생각하고 있지 않던 우수한 인재들도 ‘한번 도전해볼까’하는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장려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특정 영역 우수 인재 우선선발은 수학, 과학 등 특정 영역에서 특별히 뛰어난 재능이 있다고 인정되는 학생을 우선선발하는 제도다. 임 교장은 “간혹 어떤 학생은 특정 영역은 퍼펙트한데 다른 영역에서는 흥미가 없어 부진한 경우가 있다. 종합점수로 매기면 떨어질 테지만 특정 영역에서는 탁월하다 싶으면 신중하게 뽑겠다는 제도다. 하지만 그런 경우가 크게 많이 나오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건국대 새천년관에서 2018 서울과고 입시설명회가 열렸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이날 설명회에서 임규형 교장은 직접 서울과고가 뽑고자 하는 인재 유형에 대해 설명했다. 제일 먼저 강조한 것은 사교육 영향을 최소화시키겠다는 점이었다. 입학전형 모든 단계에서 선행학습 요소를 배제하고 입시 사교육을 최소화하는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입시준비를 위한 지나친 사교육으로 타고는 재능이 오히려 퇴보하는 경우를 본다. 부모에 의존하고 입학후에도 사교육에 의존하는 그런 학생은 뽑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또한 “스스로 설계하고 자율적으로 관리하는 역량이 학생들이 갖춰야 할 핵심역량이다.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하고, 책임질 줄 아는 자율성을 갖춘 인재를 기르고자 한다. 지식의 양과 수준도 무시하지는 않겠지만 지식을 바탕으로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역량이 있는지를 보다 중요하게 평가한다. 정해진 답을 찾기보다는 스스로 답을 만들어가는 능력을 살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 교장은 영재학교가 명문고 입시를 위한 학교가 아님을 분명히 했다. 서울과고는 별도의 입시교육을 실시하지 않는다. 임 교장은 “서울과고는 3학년까지 준비된 영재교육과정과 교육프로그램을 흔들림없이 운영한다. 뛰어난 학생이 모여있다보니 경쟁도 치열하고 내신 성적도 불리하다. 오직 명문대 진학이 최종 목표라면 서울과고 입학은 오히려 불리할 수도 있음을 분명히 말씀드린다. 학생들의 학업역량으로 볼 때는 서울과고가 아니라면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음에도 서울과고라서 못 가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의대 진학자 배제 강조..“서울과고 동문으로서 가지는 유형/무형의 자산 누리기 어려울 것”>
서울과고는 타 영재학교와 마찬가지로 의학계열 진학자를 배제한다. 설명회에서는 여러차례에 걸쳐 의학계열로 진학을 희망할 경우 지원하지 말 것을 강력히 주문했다. 서울과고는 의학계열로 진학하는 학생에 대해서는 어떤 지원도 없을 것이며 다양하고 적극적인 제재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가장 대표적인 방안은 장학금 환수와 추천서 배제다. 이공계 대학과 의과대학을 동시 지원하는 교차지원도 배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사가 작성한 추천서의 신뢰성을 떨어뜨림으로써 동료 학생과 후배들에게도 나쁜 영향을 미치는 이기적이고 부적절한 행위”라고 말하면서 “이를 어기는 학생은 서울과고 동문으로서 가지는 유형/무형의 소중한 자산을 자랑스럽게 누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못박았다.
 
이같은 강력한 의학계열 진학 배제에 대해 임 교장은 “서울과고는 수학과 과학에 탁월한 재능을 가진 학생을 위한 맞춤식 교육을 제공하는 일종의 특수학교다. 일반고 교육과정에서는 만족할 수 없는 특별한 학생에게 적합한 학교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개척하는 과학지도자를 양성하기 위한 학교로, 이를 위해 국가와 사회로부터 각별한 지원을 받고 있다. 때문에 학생들은 국가와 사회의 기대에 부응해야 할 책무가 있다.”고 말했다. 

<2단계 지역인재, 특정 영역 우수 인재 우선선발>
서울과고는 영재학교인 만큼 중1, 2학년 재학생도 지원가능하다. 해외학교에 재학 중인 경우도 지원 가능하지만 학생마다 상황이 다를 수 있는 만큼 학교 측에 개별 문의할 것을 당부했다. 영재학교에 지원하더라도 다른 전기고에 지원가능하다는 점도 설명했다.

지원자격에 내신 성적 제한은 없다. 자소서, 관찰소견서, 학생부 등 제출받은 서류를 토대로 종합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출 서류에는 외부 수상실적이나 영재교육원 이수 여부를 기록할 수 없다. 기재시에는 오히려 서류전형 탈락 등 불이익이 있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2018 서울과고 입시는 3단계 전형이라는 점에서 기본 틀은 비슷하다. 1단계 전형은 학생기록물평가다. 관찰소견서와 자소서 학생부 내용을 토대로 입학담당관이 지원자의 학업역량, 탐구역량, 자기주도학습역량, 인성역량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단계다. 지난해와 달라진 점은 추천서 격인 관찰소견서가 A,B로 세분화된 점이다. 보다 면밀하게 영재성과 인성을 살펴보겠다는 뜻이다. 관찰소견서 A는 수학/과학 영재성에 대해, 관찰소견서 B는 인성에 대해 서술한다. 학생을 지도했으며 현재 재직중인 선생님이어야 추천인 자격이 있다. 휴직했거나 다른 학교로 전근 간 경우라도 가능하다. A, B가 각각 영재성과 인성으로 나뉘지만 동일한 교사가 둘 다 작성해도 무방하다. 서술 시 과도한 미사여구나 칭찬일변도 식의 서술은 지양할 것을 당부했다. 

자소서 내용은 세가지 질문으로 구성된다. 문항 수는 기존과 동일하지만 자소서의 글자수는 대폭 축소됐다. 지원동기와 진로에 대해 묻는 1번 문항의 경우 기존 1000자에서 500자로, 수학/과학 분야의 뛰어난 능력 흥미  특기 등을 묻는 2번 문항도 기존 1000자에서 800자로 축소됐다. 지원자의 특별한 경험에 대해 묻는 3번 문항의 글자 수는 500자로 기존과 동일하나 올해는 작성 내용이 중복되지 않도록 1,2문항 외의 경험을 작성할 것을 명시했다. 서울과고 입학부장은 특별한 작성 팁보다는 “진솔하게 작성”할 것을 당부했다. 

2단계 전형은 영재성 및 사고력 검사와 창의성/문제해결력 검사다. 영재성 및 사고력 검사에서는 수학/과학에 대한 적성, 언어이해력, 수리능력 등을, 창의성/문제해결력 검사에서는 창의성, 문제해결력, 융합적 사고력 등을 평가한다. 작년과 틀은 동일하다. 중학교 교육과정 내에서 출제된다. 서울과고는 검사에서 각 영역별로 해당하는 문항을 예시로 공개했다. 입학부장은 기출문제를 홈페이지에 업로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2단계 전형 통과자 중에서는 지역인재와 특정 영역 우수 인재를 우선 선발한다. 지난해 우선선발 제도를 보다 개선한 내용이다. 지역인재는 서울 25개 자치구와 서울을 제외한 16개 광역지방자치단체 등 총 41개 지역에서 각 1명 이내로 선발하는 제도다. 각 지역에서 무조건 1명씩 뽑는 제도는 아니기 때문에 선발하지 않는 지역도 나올 수 있다. 공고일인 3월17일을 기준으로 해당지역 학교에 1년 이상 재학 중인 지원자가 대상이 되며 중간에 전학간 경우 해당되지 않는다. 

특정 영역 우수 인재의 경우 1, 2단계를 종합해 수학, 과학 등 특정영역에서 특별히 우수하다고 생각하는 경우 우선선발하는 제도다. 2단계 전형을 치러본 결과물을 토대로 선발하기 때문에 명확한 최종 선발인원은 아직 알 수 없다. 2단계 전형에서는 지역인재와 특정 영역 우수 인재 우선선발 인원을 포함해 2배수 이내로 선발한다. 

3단계 전형인 과학영재캠프는 실험, 조별활동, 인성면접, 창의설계, 과학글쓰기 등으로 구성돼 1박 2일 일정으로 치러진다. 1, 2단계에서 보지 못한 부분을 확인하겠다는 취지다. 서울과고는 지난해 사고력 문제 공개에 이어 올해는 처음으로 실험평가문항을 공개했다. 이 역시 홈페이지에 업로드 될 예정이다. 

전형은 3단계로 나뉘지만 각 단계 결과를 종합해 선발하기 때문에 1단계 결과가 3단계 전형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원서접수 4월18일부터..응시원서, 학생부는 우편제출>
원서 접수는 4월18일 오전9시부터 21일 오후5시까지다. 서울과고 홈페이지나 진학사 홈페이지를 통해 접수할 수 있다. 서류제출과 관찰소견서/자기소개서 입력은 원서접수 시작시점부터 24일 오후5시까지다. 우편으로 제출할 서류는 4월24일 소인까지 유효하다. 

자기소개서의 경우 인터넷으로 제출하면 된다. 별도로 출력해 우편으로 제출할 필요는 없다. 관찰소견서 A,B는 지도교사가 작성하는 서류다. 지도교사가 작성하기 위해서는 먼저 지원자가 인터넷 접수와 결제를 완료해야 한다. 추천인이 본인 인증을 하고 학생의 수험번호와 이름을 쓰면 추천서 입력 화면이 뜨게 된다. 관찰소견서 역시 우편으로 제출하지 않는다.

우편으로 제출해야하는 서류는 응시원서와 학교생활기록부다. 응시원서는 인터넷 원서접수를 완료하고 출력해 제출하면 된다. 서명을 하고 학교장 직인을 날인해 제출해야 한다. 원서와 함께 별첨으로 중학교 교과성적 확인서가 있다. 생활기록부에 나온 원점수와 점수를 기록하면 된다

학교생활기록부는 단면으로 출력해야 한다. 학교장 직인과 매쪽마다 간인이 필요하며 원본대조필 날인 후 제출하면 된다. 제외항목 없이 모든 내용이 나오도록 제출해야 한다. 철인을 받을 경우 매 쪽마다 간인할 필요는 없다. 

중학교 1학년 재학생은 초등학교 학교생활 기록부를 추가 제출해야 한다. 검정고시 합격자는 검정고시 성적증명서를 추가 제출한다. 

제출받은 서류를 토대로 서울과고는 4월26일부터 5월9일까지 학생기록물 평가를 실시한다. 2단계 전형 대상자는 5월12일 오후5시 발표할 예정이다. 

2단계 일정은 8개 영재학교가 통일한 5월21일이다. 2단계 검사 결과를 토대로 2배수 이내의 합격자를 6월26일 오후 5시 발표한다. 이들은 3단계 전형인 과학영재캠프를 7월1일부터 2일까지 1박 2일 일정으로 실시한다. 3단계 전형에서 합격한 합격예정자는 7월10일 오후 5시 발표한다. 

최종합격자는 중학교 3학년 2학기 학교 교육과정을 성실히 이수했는지 여부를 확인해 12월 1일 최종 발표하게 된다. 

<현장질문..학교별 비교과활동 차이 우려하지 않아도 돼>
이날 설명회에서는 질의응답 시간도 마련됐다. 가장 인상적인 질문은 학교별 비교과활동의 차이에 대해 우려하는 학부모의 질문이었다. 서류 평가에서는 외부 수상실적 등을 제외하고 교내 활동만을 기재해야 하기 때문이다. 학부모는 “학교별로 동아리가 없는 학교도 있고 교내 대회의 경우에도 20명 이상 참가해야 상장을 받을 수 있어 학교별로 차이가 난다. 때문에 학교에서 활동할 수 없는 상황인 경우 개인적인 활동을 하면 되는지 궁금하다.”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입학부장은 “대회 수상 실적보다는, 활동을 통해 무엇을 배우고 느꼈는지 서술하는 것이 좋다. 소논문을 썼다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 활동에서 학생들이 무엇을 배우고 경험했는지 쓰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대회 수상 내용은 블라인드 처리해 평가할 확률이 높다고 덧붙였다.

의학계열 진학을 강력히 배제하는 만큼 이와 관련된 질문도 나왔다. 한 질문자는 “중학교 생활기록부에 치대진학을 희망한다고 썼다. 이후 장래희망이 바뀌었는데 이것이 불이익이 될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입학부장은 “단일 요소로만 불합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자소서, 관찰소견서, 학생부 등을 종합판단하기 때문에 그 점만으로 탈락되는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또다른 질문은 ‘성적을 기재할 시 자유학기제 때 성적은 어떻게 기록하느냐’는 내용이었다. 이에 대해 입학부장은 성적을 기록하지 않고 미기재 사유에 ‘자유학기제’라고 쓰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학생의 인성에 대해 서술하는 관찰소견서 B의 경우 지도교사의 과목이 ’미술‘같은 과목이어도 불이익이 없는지’에 대한 질문에 ‘교사의 담당과목은 평가에 반영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지난 7년간 설카포 진학자 504명>
입학설명회에는 서울과고 졸업생의 대학 진학 실적도 소개됐다. 2011학년부터 최근 7년간 서울대, KAIST, 포스텍에 진학한 학생 수는 모두 504명이다. 서울대 진학자 수는 2011학년 34명, 2012학년 74명, 2013학년 81명, 2014학년 83명, 2015학년 53명, 2016학년 64명, 2017학년 60명으로 최근 7년간 총 449명이었다. KAIST 진학자는 2011학년 5명, 2012학년 1명, 2013학년 6명, 2014학년 2명, 2015학년 3명, 2016학년 4명, 2017학년 6명으로 총 27명이다. 포스텍은 2011년과 2012년에는 진학자가 없다가 2013학년 1명, 2014학년 4명, 2015학년 13명, 2016학년 9명, 2017학년 1명을 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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