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공대 학종 성취도 최고.. 학생부만으로 100% 3년차

[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한양대의 파격적인 학생부종합(학종) 실험이 성공했다. 한양대 2015, 2016학년 입학생의 학업성취도를 조사한 결과 학종전형으로 입학한 학생의 학업성취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분석됐기 때문이다. 최근 한양대가 실시한 ‘2016년 입학생 종단연구‘에 따르면 학종 전형 학생의 평균 학업성취도는 3.45점으로 학생부교과(3.37점), 논술(3.33점), 정시(3.31점)보다 높았다. 

대학의 전형 종단연구 가운데 한양대의 2년간 입학생 학업성취도 결과가 돋보이는 것은 한양대 학종의 특성 때문이다. 한양대 학종은 오로지 학생부로만 선발한다. 상위대학 학종가운데 특이한 케이스다. 수능최저가 없는 것은 물론 자기소개서 교사추천서도 없고 심지어 면접마저 없는 '3무' 학종인 셈이다. 한양대의 '3무' 학종 실시 당시 대학가에서는 상당한 모험으로 받아들여졌다. 학종도입 초기에 오로지 학생부만 믿고 학력, 학생부 검증등 안전장치를 배제한 것이 과연 바람직한가하는 의심이었다. 통상 학종은 학생부를 중심축으로 정성적 평가를 하지만 상위대학의 경우 학력 검증을 위해 수능최저를, 학생부 검증을 위해 자소서 추천서등 추가 서류를 받고 학생부 확인을 위한 면접을 실시한다. 한양대의 '3무' 학종은 그런 점에서 학교현장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대단한 파격이자 실험으로 받아들여졌다. 

한양대가 2015학년부터 '3무 학종'을 실시한 이래 아직까지 한양대만이 학생부 100% 학종 전형을 시행하고 있다. 오로지 학생부로만 선발하는 탓에 안팎으로 성과에 대한 주목도가 높았던 전형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양대가 처음 수능 최저 조건도 없애고 면접도 실시하지 않는다고 했을때 교육 현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컸던 것이 사실이다. 안전장치를 두어 인재를 선발하려고 하는 것이 일반적인 대학의 입장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종단연구 결과로 한양대 '3무 학종'의 성과가 드러나 많은 대학 관계자들이 놀란 눈치다. 학생부만으로도 우수한 학생을 선발할 수 있다는 점이 증명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양대는 올해 역시 학종 확대 추세를 유지한다. 지난해 37.77%(1061명)에 이어 올해 38.93%(1096명)으로 2016학년 이후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한양대 2015, 2016학년 입학생의 학업성취도를 조사한 결과 학생부종합(학종) 전형으로 입학한 학생의 학업성취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사진=한양대 제공

<학종 입학생 학업성취도 3.45점으로 가장 높아..교과 논술 정시 순>
한양대는 최근 2015, 2016학년 학종으로 입학한 신입생 1718명, 학생부교과 655명, 논술 1088명, 정시 1426명 등 총 4887명을 대상으로 한 입학생 종단연구를 실시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15, 2016학년 학종 전형으로 입학한 학생들의 학업성취도가 3.45점으로 가장 높았다. 분산값 역시 0.59로 낮아 비교적 학생 간의 성적 편차도 크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학종을 이어 성취도가 높은 전형은 평균 3.37점의 학생부교과였다. 이어 논술(3.33점), 정시(3.31점) 순이었다. 수능을 통해 입학한 학생들의 분산값은 1.05로 가장 높았다. 학생들 간 학업성취도 편차가 크다는 의미다.

평점을 상(A+~B+), 중(B0), 하(C+~F0)로 세분화해서 보면 2016학년도 입학생의 64.69%가 ‘상’으로 분류됐다. 2016학년에 입학한 다른 전형 학생들에 비해 ‘상’이 차지하는 비율이 가장 높았다. 정시 가군은 60.22%, 학생부교과는 57.94%, 정시 나군은 54.75%, 논술은 56%의 학생이 ‘상’으로 분류됐다. 

반면 ‘하’ 등급으로 분류된 학생의 비율은 학종이 가장 낮았다. 2016학년 학종 입학생 중 18.1%가 ‘하’로 분류됐지만 정시 가군은 18.98%, 학생부 교과는 19.85%, 정시 나군은 22.88%, 논술은 24.08%를 각각 기록했다.

2016학년 입학생의 평점을 구분한 결과는 학종의 경우 상, 중, 하는 각각 64.49%, 19.93%, 15.38%로 구분됐다. 정시 가군은 상 60.22%, 중 19.71%, 하 20.07%, 정시 나군은 상 54.73%, 중 23.23%, 하 23.81%, 학생부교과는 상 57.94%, 중 18.69%, 하 23.36%, 논술은 상 56%, 중 24.4%, 하 19.6% 로 각각 나타났다. 

2015학년 입학생의 경우 ‘상’ 등급의 비중이 가장 큰 전형은 정시 가군(58.97%)이다. 이어 학생부 교과가 56.89%, 학종이 54.52%, 정시 나군이 51.52%, 논술이 41.33% 순이었다. 

 ‘하’ 등급에 해당하는 학생의 비중이 가장 낮은 전형은 학생부 교과(16.47%)였다. 이어 정시 가군(17.44%), 학종(20.95%), 정시 나군(23.81%), 논술(27.89%) 순이었다.

<전공별 분석..의대/공대 학종 학업성취도 가장 높아>
전공별로 분석하면 한양대가 조사를 실시한 의대, 공대, 인문대 중 의대와 공대에서 학종 학생의 학업성취도가 가장 높았다. 의대에 정시로 입학한 학생은 3.27점인데 반해 학종으로 입학한 학생은 3.52점이었다. 나머지 전형 입학생의 학업성취도는 공개되지 않았다. 

공대 역시 학종 입학생의 학업성취도가 3.29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논술(3.24점), 학생부교과(3.22점), 정시(3.16점) 순이었다. 분산값 역시 가장 작아 학생 간 성적 편차가 비교적 적은 편에 속했다. 

반면 인문과학대의 경우 학생부교과 학생의 학업성취도가 3.69점으로 가장 높았다. 학종이 3.65점으로 뒤를 이었으며 이어 논술(3.34점), 정시(3.28점) 순이었다.

<재학비율 역시 학종 높아..2016학년 신입생 94.76% 재학중>
입학생의 재학 비율을 보면 2016학년 신입생 중 학종으로 입학한 학생의 비율이 94.76%로 가장 높았다. 반면 제적된 학생은 0%였다. 나머지 학생은 휴학 중인 학생으로 5.24%를 차지했다.

2016학년 입학생의 재학 비율은 학종에 이어 논술이 93.6%, 학생부 교과가 89.41%, 정시 가군이 87.23%, 정시 나군이 86.06% 순이었다. 제적생 비율은 0%를 기록한 학종에 이어 논술과 정시 나군이 0.2%를, 정시 가군이 0.73%를 차지했다. 반면 학생부 교과로 입학한 학생 중 1.56%가 제적을 기록해 비교적 높은 비율이었다. 

2015학년 입학생의 경우 2016년 현재 재학생 비율이 가장 높은 전형은 77.54%의 학생부 교과 전형이었다. 이어 학종이 73.57%, 논술이 71.77%, 정시 나군과 가군이 각각 61.9%, 61.54%를 기록했다. 제적생 비율은 논술 전형이 0.68%로 가장 낮았다. 학종은 2.98%, 학생부 교과 5.09%, 정시 가군 8.21%, 정시 나군 8.66% 순이었다. 

<학교 생활 만족도, 학종 79.9%가 긍정적>
재학생의 학교 생활 만족도와 참여도 역시 학종 전형이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한양대에 다니기로 한 결정에 대해 만족한다고 답한 학생은 학종에서 ‘매우 그렇다’ 31%, ‘그렇다’ 48.9%로 총 79.9%의 학생이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 반면 ‘매우 아니다’, ‘아니다’ 등 부정적 답변은 3.7%였다. 

학종을 제외한 나머지 전형에서는 긍정적 답변을 한 학생이 ‘매우 그렇다’ 25.5%, ‘그렇다 46.9%로 총 72.4%였으며 부정적인 답변은 ’매우 아니다‘ 2.5%, ’아니다‘ 5%로 총 7.5%였다.

본인의 학과를 다른 사람에게 자랑스럽게 말한다고 응답한 학생의 비율 역시 학종이 높았다. 학종은 긍정적 답변을 한 학생이 79.3%, 부정적 답변은 4.6%였다. 반면 학종을 제외한 나머지 전형의 경우 긍정적 답변은 69.6%에 머물러 학종과 10%p가까이 차이났으며 부정적 답변은 8.1%로 학종의 두배 가까운 수치였다. 

<2018학년 한양대 전형..3년간 학종 확대 기조 유지>
2018 학년 역시 한양대는 학종 선발을 확대한다. 올해 선발인원은 전체 모집인원의 38.93%(1096명)이다. 2016학년 35.66%((1007명), 2017학년 37.77%(1061명)에 이어 3년간 확대다. 반면 정시와 논술, 특기자 인원은 축소됐다. 정시 인원은 2017학년 28.23%(793명)에서 2018학년 27.67%(779명)으로, 논술은 14.99%(421명)에서 14.17%(339명), 특기자는 7.83%(220명)에서 7.78%(219명)으로 각각 줄었다. 축소인원이 학종으로 이동한 형태다. 학생부교과는 소폭 늘었다. 2016학년 11.86%(335명)에서 2017학년 11.18%(314명)으로 줄었다가 올해 11.44%(322명)로  약간 늘었다. 

한양대는 올해 다시 수시확대 정시 축소의 기조다. 2017학년의 경우 논술과 특기자의 감축 분을 학종 확대 분이 따르지 못한데다 정시까지 확대되면서 수시 축소로 귀결됐다. 반면 올해는 수시 72.33%(2036명)으로 지난해 71.77%(2016명) 대비 확대된다. 2018학년 정시 모집인원은 가군 261명, 나군 518명이다. 가군은 지난해 263명에서 2명 줄어들며 나군은 530명에서 518명으로 12명 줄어들었다. 

학생부 교과는 면접이 다시 폐지된다. 면접을 실시하지 않는 학종과 더불어 수시 학생부 위주 전형이 모두 학생부 100%로 평가되는 셈이다. 2016학년에 학생부교과 면접이 없었지만 지난해 면접이 다시 부활해 1단계 학생부 교과 100%, 2단계 면접 100%로 선발했다. 신입생 종단연구 결과에서 드러난 것과 같이 면접을 실시하지 않고도 우수한 학생을 선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학생부 교과는 국내 정규고 재수생까지만 지원가능하다. 학생부 체제가 다른 특성화고 마이스터고 예술고 체육고 방송통신고 학령인정고와 일반/종합고의 전문계반(학과)은 지원할 수 없다.

학종은 올해 역시 면접을 실시하지 않고 학생부 100%로 선발한다. 학종은 국내 정규고 3수생까지 지원 가능하다. 검정고시 출신, 국외고교 졸업자 등 학생부가 없는 경우 지원할 수 없다. 학생부를 통해 적성, 인성, 잠재력 등을 종합 평가한다. 적성 50%와 인성/잠재력 50%의 비중이다. 

논술은 논술70%+학생부종합평가 30%로 논술의 비중이 더 늘었다. 지난해의 경우 논술의 반영 비중은 60%였다. 논술은 고교 교육과정 내에서 출제하며 90분간 진행된다. 학생부 평가는 학생부에 기록된 출결 수상경력 봉사활동과 행동특성/종합의견을 참고해 학생의 학교성실도 중심으로 종합평가한다. 교과 성적 반영은 없이 관련계열 교과 이수 여부만 확인한다. 적성에선 학업역량 및 자신의 소질과 적성에 따른 다양한 경험 및 활동을 평가한다. 인성 및 잠재력에선 타인과의 소통, 협력, 공동체의식, 자기주도역량, 역경극복역량 등을 평가한다. 성장환경과 교육여건 학습과정 등을 고려하며, 다양한 활동을 통해 성장하는 학생의 모습을 평가한다. 학생부상 주요 평가영역은 '4. 수상경력' '7. 창의적 체험활동상황' '8-2.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10.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이다. 주요 평가영역을 제외한 기타 학생부영역도 종합평가 시 참고자료로 활용된다. 학생부(교과)는 반영하지 않고, 관련계열 교과 이수확인에만 활용한다.

한양대 수시 전형의 특징은 모든 전형이 수능 최저를 적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아예 수능을 치르지 않아도 되는 ‘수능 면제’의 성격이다. 2015학년 수능최저를 폐지한 후 2018학년까지 4년째 이어져온 정책이다. 

 

 
본 기사는 교육신문 베리타스알파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일부 게재 시 출처를 밝히거나 링크를 달아주시고 사진 도표 기사전문 게재 시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저작권자 © 베리타스알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