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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보자] 외고/국제고가 사교육 주범? '10년전 얘기로 현장 뒤집은 대선후보''자기주도학습전형도입 어학특기자폐지와 영어 절대평가도입으로 이미 안정세'
  • 권수진 기자
  • 승인 2017.03.20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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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과연 외고/국제고가 사교육 유발의 주범으로 폐지돼야 할 특목고일까. 강력한 대권주자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입시명문고로 변질한 특목고를 전부 일반고로 전환해야 한다며 외고 국제고를 사교육의 주범으로 간주해 현장이 시끄럽다. 문 전 대표는 “예체능학교나 과고는 대체로 설립취지대로 가고 있다”면서 “예체능고와 과고를 제외한 다른 특목고들은 원래 취지에서 벗어나 입시 명문고처럼 됐다. 입시 명문고에 들어가기 위해 사교육에 매달려야 한다. 지금은 유치원 때부터 시작하는 실정이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같은 주장은 외고/국제고 입시 전형의 변화를 감지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외고/국제고는 자기주도학습전형에 따른 전형을 실시해 외고/국제고 도입 초반과는 다른 입시 체제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 10년전 얘기를 하는 듯하다. 외고 국제고는 대입의 특기자 전형 폐지와 자기주도학습전형 도입이후 지속적으로 경쟁률이 떨어지고 있다. 주변에서 입력이 잘못된 듯하다. 현장 분위기와 상관없는 대선주자의 얘기조차 학교현장이나 학부모 입장에선 가슴 철렁할 얘기다. 좀더 신중한 행보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비판했다.

외고 국제고는 이미 자기주도학습전형이 도입된 상태. 자기주도학습전형의 도입 배경 자체가 사교육 영향을 배제하겠다는 목적이다. 영재교육진흥법에 의해 설립된 영재영재학교를 제외하고 과고를 비롯한 외고/국제고 등 선발권이 있는 고교들은 자기주도학습전형을 통해 신입생을 선발한다. 외고/국제고의 경우 2단계로 실시하는 자기주도학습전형에서 1단계는 영어 내신성적과 출결점수를, 2단계는 1단계 성적과 면접 점수를 반영해 최종 합격자를 가린다. 이에 더해 학교별 필기고사가 금지되고 교외 수상실적이나 어학 점수 등을 기재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외고/국제고에 진학하기 위해 학원을 통해 대비할 의미가 없는 셈이다. 

사교육 유발의 주범이라 보기에는 이미 외고/국제고에 진학하겠다는 선호도 또한 지속적으로 축소 추세다. 대입에서 특목고 학생을 위한 전형으로 인식돼 온 '어학특기자 전형’을 줄여온데 이어 2018 수능부터 영어과목이 절대평가가 도입된다. 외고의 입시 경쟁률은 정원내 기준 2015학년 2.31대 1(6329명/1만4592명), 2016학년 1.94대 1(6152명/1만1941명), 2017학년 1.55대 1(6152명/9513명)로 하락세다. 사교육에 열을 올리는 학생이 진학을 목표로 하고 있는 1순위 학교가 더 이상 외고/국제고가 아니라는 뜻이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예체능고와 과고를 제외한 다른 특목고들은 원래 취지에서 벗어나 입시 명문고처럼 됐다"면서 "입시명문고로 변질한 특목고는 전부 일반고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충남교육청 제공

<외고/국제고 자기주도학습전형..학교별 필기고사 사라져>
문 전 대표는 16일 전국지역맘카페 회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예체능학교나 과고는 대체로 설립취지대로 가고 있지만 다른 특목고들은 원래 취지에서 벗어나 입시 명문고처럼 됐다”면서 “입시 명문고에 들어가기 위해 사교육에 매달려야 한다. 지금은 유치원 때부터 시작하는 실정이다. 입시 명문고로 변질한 특목고는 전부 일반고로 전환해 고교 서열화를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90조에 따르면 특목고는 ▲과학 인재 양성을 위한 과학계열의 고교 ▲외국어에 능숙한 인재 양성을 위한 외국어계열의 고교와 국제 전문 인재 양성을 위한 국제계열의 고교 ▲예술인 양성을 위한 예술계열의 고교와 체육인 양성을 위한 체육계열의 고교 ▲산업계의 수요에 직접 연계된 맞춤형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고교를 말한다.  일반적인 고교 유형으로 과고, 외고, 국제고, 예체능고, 마이스터고 등인 셈이다.

이 중 설립 취지대로 운영되고 있다고 진단한 과고와 예체능고, 취업을 목표로 진학하는 마이스터고까지 제외하면 외고와 국제고만이 남게 된다. 즉 입시 명문고로 변질돼 유치원 때부터 사교육에 매달린다고 진단한 특목고는 외고/국제고를 가리키는 셈이 된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이 현행 입시 체계에 대한 '몰이해' 에서 비롯됐다. 외고/국제고가 2011학년부터 입시에서 적용해온 자기주도학습전형은 “유치원 때부터 사교육을 시작”할 필요성이 없기 때문이다. 

자기주도학습전형은 전 교과 내신을 반영했던 기존 입시전형과 달리 학생의 자기주도 학습 잠재력을 평가해 선발하는 제도다. 2011학년부터 외고, 국제고 37개교를 비롯해 과고 19개교, 자사고 11개교, 일반고 5개교를 대상으로 자기주도학습전형이 첫 시행했다. 

전형은 2단계로 진행된다. 1단계에서 영어 내신성적 160점 만점에 출결 성적을 감점처리하는 방식으로 정원의 일정배수를 선발한다. 2단계는 1단계 성적 160점에 면접 점수 40점을 더해 최종합격자를 선발하는 방식이다. 영어내신성적은 중2 성취평가수준과 중3 석차 9등급 성적을 합산하는 방식이다. 

자기주도학습전형의 가장 큰 특징은 선행학습 즉 사교육을 유발하는 입학전형 요소를 배제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학교 교육과정 수준을 벗어난 입학전형을 실시할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학교별 필기고사가 금지되며 교과지식을 묻는 것 또한 금지된다. 교과지식을 묻는 형태의 구술면접이나 적성고사, 외국어 면접/토론, 외국어 동영상 활용, 중학교 교육과정을 벗어난 제2외국어 활용능력에 대한 질문 등이 차단된다. 

또한 교내/외 각종 대회, 인증시험, 자격증 등을 활용하는 것도 배제하고 있다. 전형에서 활용되는 자소서에는 TOEFL TOEIC TEPS TESL TOSEL PELT, HSK, JLPT 등 각종 인증시험 점수나 한국어(국어)/한자 등 능력시험 점수를 기재할 수 없다. 교내/외 각종 대회 입상 실적이나 자격증, 영재교육원 교육/수료 여부도 마찬가지다. 사교육을 통해 대비할 만한 요소를 활용할 여지가 없는 셈이다. 외고/국제고를 대비하기 위해 학원을 다닌다는 얘기는 이미 지나간 얘기가 됐다. 

외고/국제고에 대한 선호도는 오히려 하락세를 겪는 상황이다. ‘특목고’출신이라는 사실만으로 대입에서 우대를 받는 시절도 지나가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일부 대학들이 특목고 학생들을 겨냥해 공인어학성적, 올림피아드 수상 실적 등으로 학생을 선발하던 특기자 전형이 교육 현장의 지적을 받아 축소되고 있는 실정이다. 교육부는 2013년 발표한 ‘대입전형 간소화 및 대입제도 발전방안’에 이어 ‘고교교육 정상화 기여 대학’을 선정해 지원하는 등 특기자 전형 감소를 위한 정책을 실시해왔다. 

실제 외고 경쟁률은 2015학년부터 2년 연속 하락세다. 2017 외고 입시에서 전국 31개 외고는 정원내 기준 1.55대 1(6152명 모집/9513명 지원)의 경쟁률로 전년의 1.94대 1(6152명/1만1941명) 대비 경쟁률이 하락했다. 31개 외고 중 30개교의 학교별 경쟁률도 일괄 하락했다. 고입 학령인구가 전년 대비 7만명 가까이 줄어든 점도 있지만 외고 선호도가 낮아졌다는 분석 또한 가능하다. 2016 경쟁률 또한 2015학년의 2.31대 1(6329명/1만4592명) 대비 하락한 수치이기 때문이다. 대입 특기자전형의 축소, 2018 수능영어 절대평가 도입 등이 외고 선호도 하락의 요인으로 꼽힌다. 

<일반고 슬럼화 해결 위해선 직업계고 늘려야>
일반고 소외 문제를 해결하는 해법은 특목고 없애기 보다는 직업계고 확대에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일반고가 진학을 목적으로 설립된 고교유형임에도 2016년 2월 기준 전국 일반고 졸업자 가운데 1만454명이 취업자로 분류되는 등 직업교육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과 취업을 희망하는 학생이 한 학교 내에서 수업 받는 문제는 결국 모두가 만족할 수 없는 교육으로 이어진다. 

한 업계 전문가는 “고교 유형별 경쟁력을 따질 때 뒤따르는 일반고 경쟁력 문제에 작용하는 요소 중 하나는 대입 진학에 뜻이 없는 학생들이 일반고에 진학한다는 데 있다. 중학교 때부터 직업교육을 택할 학생과 대입진학을 할 학생을 나눠줘야 하지만 그간 직업교육을 받고 싶어도 직업계고 정원 자체가 적어 어쩔 수 없이 일반고에 가는 일도 발생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2015년 직업계고 입학 정원은 11만3000명으로 전체 학생의 19%다. 반면 입학 수요는 14만7000명(24%)으로 3만1000명의 초과 수요가 존재한다. 지난해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발간한 ‘지난 10년간 OECD 국가의 중등단계 직업계고 학생 비중 변화 분석과 우리나라의 대응 방안’보고서에 따르면 직업계고에 진학하고자 하는 초과 수요에도 불구하고 공급이 적절히 이뤄지지 않는 이유로 직업계고의 비중 자체가 작다는 점을 꼽았다. 직업계고 탈락자 수는 2011년 1만3179명에서 2013년 1만5160명, 2015년 1만5227명으로 계속 늘어왔다. 반면 직업계고 입학정원은 2011년 12만9225명에서 2013년 11만8156명, 2015년 11만3052명으로 감소했다. 이같은 추세가 계속되면 직업계고 진학에 대한 초과 수요 증가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일반고 슬럼화’문제가 제기될 때부터 직업계고 학생 비중이 적다는 문제가 지적됐다. 마이스터고와 일부 인기 특성화고는 중학교 내신 상위 10~20%에 들어야 입학이 가능하다. 대학갈 성적과 의지는 없지만 마이스터고 특성화고에 갈 만한 성적이 안 되는 학생들이 일반고로 배정되는 문제가 일반고 슬럽화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시각이다.

현재 교육부는 전체 고교 정원 대비 직업계고 비중을 현 19%에서 2022년까지 30% 수준으로 올린다는 계획이지만 OECD 평균인 47%에는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대선을 앞두고 각 대선주자들은 각자의 교육정책을 꺼내들고 있지만 교육부 폐지, 자사고/외고 폐지 등 파격적인 포퓰리즘성 공약에만 그치고 있다. 한 업계 전문가는 “교육문제는 다수결의 논리를 따라갈 수 없다. 특목고 폐지는 교육부 폐지와 더불어 선거철마다 단골로 등장하는 소재다. 외고 폐지가 일반고 소외 현상을 해결하는 근본적 대안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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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수진 기자  ksj@verita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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