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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영재학교] 3단계 입시의 틀 ‘서류-영재성검사-캠프’2단계 일정 통일.. ‘적응력에 초점'

[베리타스알파=김경 기자] 과학영재학교(과학예술영재학교 포함, 이하 영재학교)의 입시를 시작으로 2018학년 고입이 개막한다. 영재학교는 선발체제 고교유형 중 가장 이른 4월부터 접수를 시작, 7월이면 전형을 마친다. 영재학교 선발 이후 불합격자는 물론 합격자까지도 과고 외고 국제고 자사고 등 특목/자사고 입시 지원이 가능한 특징이다. 최상위권 중학생들에겐 특차성격으로 전국모집인 영재학교 입시가 고입의 출발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재학교는 영재교육진흥법을 적용 받으면서 중1~2는 물론 고교생 이상까지도 지원이 가능하다. 전국단위로 모집해 8개교 모두에 중복지원 가능하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전국 8개 영재학교가 영재성 검사 일정을 통일하면서 1단계 중복합격시 2단계 검사를 치를 학교를 결정해야 한다. 지원거품은 크게 수그러든 셈이다.

영재학교 입시는 타 고교유형과 달리 세밀한 평가체제가 특징이다. 전형은 1단계 서류평가, 2단계 영재성 검사, 3단계 캠프의 큰 틀이고, 1단계 또는 2단계 우선선발에서 별도 면접도 가능하다. 다만 고입에서 사교육영향이 가장 큰 입시라는 한계가 있다. 중학교 교육과정 내에서의 출제원칙을 8개교가 철저하게 지키고 있지만, 지필고사 형식의 영재성 검사와 각종 실험설계 보고서작성 등으로 구성된 캠프의 구체적 내용은 현실적으론 사교육업체를 통해 더듬어볼 수 있는 실정이고 대다수가 사교육에 기댄 현실이기 때문이다.

대다수 영재학교가 사교육 영향을 우려해 기출문제 공개는 꺼리고 있는 상황에서, 사교육 없이도 영재학교 입시에 접근해볼 수 있는 틈을 8개 영재학교 관계자들을 통해 알아본다. 사교육을 받지 않은 학생들도 다수 합격한 사례를 통해 사교육 없이도 접근 가능하다고 반박하며, 수학과학을 현재 잘하는 것보다는 앞으로 잘할 발전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입학 후 학교에서의 학업 및 생활 적응도를 측정한다는 게 영재학교 관계자들의 결론이다. 전교생 기숙체제로 운영되는 특성과 미래를 선도할 과학자를 육성한다는 취지에서 인성적인 측면을 강조하는 것은 물론이다.

이공계 영재육성을 위한 영재학교는 현재 전국 8개교 체제다. 최초의 과학영재학교인 한국영재(한국과학영재학교)가 부산과고에서 2003학년 영재학교로 전환한 이후, 정부정책으로 서울과고(2009학년 전환) 경기과고(2010학년) 대구과고(2011학년) 광주과고(2014학년) 대전과고(2014학년)의 5개교가 영재학교 전환에 합류했다. 6파전 양상이던 영재학교 구도는 2015학년 세종영재(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의 신설과 2016학년 인천영재(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의 신설로 현 8개 체제로 자리한다. 2017학년 대입에서 대전과고와 광주과고가 영재1기 실적을 냈고, 세종영재는 2018학년, 인천영재는 2019학년 첫 졸업생을 배출하는 원년을 각각 맞는다.

영재학교는 선발체제 고교유형 중 가장 이른 4월부터 접수를 시작, 7월이면 전형을 마친다. 영재학교 선발 이후 불합격자는 물론 합격자까지도 과고 외고 국제고 자사고 등 특목/자사고 입시 지원이 가능한 특징이다. 최상위권 중학생들에겐 특차성격으로 전국모집인 영재학교 입시가 고입의 출발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진은 현재 영재학교 입시의 틀 초석을 마련한 국내최초 과학영재학교인 한국과학영재학교. /사진=베리타스알파DB

<영재학교 입시의 큰 틀>
영재학교 입시는 특차모집의 성격이다. 초중등교육법이 아닌 영재교육진흥법에 의한 학교군으로, 고교가 아닌 고교급의 영재학교 차원이다. 중3 학생만 지원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중1 중2학생은 물론 고등학생 검정고시생 외국유학생, 심지어 성인까지도 지원 가능하다. 여름에 실시하는 과고 전형일정보다 이른 봄에 전형을 실시, 영재학교 불합격자는 물론 합격자까지도 타 전기고 지원이 가능하다. 영재학교 입시를 치른 이후 과고 외고 국제고 자사고에 지원 가능한 셈이다. 전국 8개 영재학교에 중복지원도 가능하다. 최대 8개교까지 지원 가능한 셈이다.

다만 영재성 검사 일정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8개교 모두 통일되면서 수험생들은 영재성 검사를 어느 학교에서 치를지 학교선택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2016학년엔 과학예술영재학교인 세종영재와 인천영재를 제외한 6개 영재학교만이 일정을 맞추면서 세종 인천의 2개 영재학교 경쟁률이 매우 크게 상승한 바 있다. 세종의 경우 정원내 27.01대 1(84명 모집/2269명 지원), 인천의 경우 25.57대 1(75명/1918명)의 무시무시한 경쟁률이었다. 같은 해 서울과고가 9.80대 1(120명/1176명)의 경쟁률을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그 차이를 실감할 수 있다. 다만 인천과 세종의 경쟁률 급상승은 거품현상이었다. 타 6개 영재학교에 중복합격하면서 유출된 인원이 상당해 전형 왜곡의 문제를 낳았던 것이다. 때문에 지난해 실시한 2017 영재학교 입시의 최대관심사는 영재성 검사 일정이었고, 8개교가 모두 5월22일로 일정을 맞추면서 문제는 상쇄됐다. 경쟁률도 세종이 18.30대 1(84명/1537명), 인천이 12.82대 1(83명/1064명, 정원외 포함)로 완화됐다. 올해 실시하는 2018학년 입시 역시 전국 8개 영재학교가 영재성 검사 일정을 5월21일로 맞추면서 영재학교 입시는 더욱 안정화될 것으로 보인다.

영재학교 입시는 학교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큰 틀에서 1단계 서류평가, 2단계 영재성 검사, 3단계 캠프로 진행된다. 1단계는 대부분 ‘학생기록물 평가’로 지칭, 학교생활기록부Ⅱ와 자기소개서 추천서를 평가한다. 영재학교에 제출하는 학교생활기록부Ⅱ는 자사고 특목고 지원 시엔 가려야 하는 수상 성적 등 ‘제외항목’을 제외하지 않고 전부 출력해 제출토록 하는 특징이다. 과고 외고 자사고 등은 교과내신을 등급으로만 받지만, 영재학교는 원점수까지 다 받아 볼 수 있게 되어 있다. 이름, 출신지역 및 출신학교, 성별 등은 지우고 진행한다. 자소서엔 외부 수상기록이나 영재교육원 수료 등의 내용을 쓸 수 없다. 요강을 구체적으로 명시한 광주과고에 의하면, 외부 경시대회 입상실적, 영재학급/영재교육원 교육 및 수료 여부, 수학/과학 등 교과에 관련된 인증시험 또는 능력시험 점수를 그 어떤 서류에도 기재해선 안 되고 기재한다 하더라도 평가에서 제외된다. 학교에 따라 자소서 입증자료를 받기도 한다. 해당 학교는 한국영재다. 한국영재는 증빙을 원하는 지원자만 3건 이내로 자소서 증빙자료를 첨부하게 했다. 입증자료에는 교외 수상실적이나 상장, 영재교육원 수료증, 영재교육원 학습노트, 각종 인증 및 능력시험 점수를 기재할 수 없다. 관계자는 “증빙자료를 제출하지 않는다고 불이익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인천영재의 경우 지난해에는 입증자료를 포함시켰지만 올해는 포함시키지 않는 변화가 있다. 나머지 6개교는 학생부 자소서 추천서만 받는다. 학교에 따라 추천서를 2부 받기도 한다. 담임교사로부터 1부, 수학/과학교사로부터 1부로 총 2부 식이다. 해당 학교는 한국영재 대전과고 광주과고 세종영재 인천영재의 5개교다.

3단계 전형이 일반적인 가운데, 경기과고만이 2단계 전형을 실시한다. 타 영재학교가 1,2단계로 나눈 걸 1단계로 통합해 ‘서류평가 및 영재성검사’로 실시하고, 2단계에서 ‘영재성캠프’를 실시한다. 8개 영재학교 중 7개 영재학교는 1단계 심사를 거쳐 2단계 영재성 검사를 치를 수험생을 선발하지만, 경기과고만이 유일하게 지원자 전원에 대해 영재성 검사 기회를 부여한 셈이다. 물론 타 영재학교에 1단계 합격했을 경우 경기과고 영재성 검사를 포기할 수는 있다.

영재성 검사는 수학/과학에 대한 지필평가로 실시되고, 캠프는 보통 1박2일 과정으로 학교에서 숙식하면서 실험설계 과제및보고서작성 과제및보고서발표 등의 과정을 팀별로 진행하며 평가위원들이 온종일 체크해두고 평가하는 방식으로 치러진다. 영재성 검사에서 세종과 인천의 과학예술영재학교는 에세이 형태 등으로 예술 및 인문학적 소양까지 다루며 서울과고는 국어(언어능력)도 평가한다. 8개 영재학교 중 대전과고만이 캠프를 1박2일이 아닌 하루 만에 마무리한다.

영재성 검사와 캠프에서 출제되는 문항은 모두 중학교 교육과정 내 출제다. 중1,2학년 지원자들도 중3 과정까지 모두 포함된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얘기다. 다만 학교별로 출제범위가 다르다. 한국영재 인천영재의 경우 중3 2학기 과정까지 모두 출제범위로 하지만, 광주과고는 영재성 검사에 중3 1학기 과정까지, 대구과고가 중3 1학기 중 5월 과정까지를 범위로 하는 식이다.

영재학교 입시의 또 한 가지 특징은 ‘우선선발’이다. 단계별로 우선선발을 실시, 차 단계 전형에서 면제된다. 다만 차 단계 전형을 치르지 않아도 해당 전형일에 참석, 검사 면접 등 별도의 프로그램을 받아야 한다. 우선선발의 실시는 영재학교가 늘어나면서 우수인재를 선점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우선선발자는 학교마다 어떤 단계에서 결정되는지, 몇 명인지 차이가 있다. 올해 1단계에서 우선선발을 실시하는 학교는 대구과고와 세종영재다. 대구과고는 인원은 결정하지 않았지만 1단계, 2단계에서 각 우선선발을 실시한다. 세종영재는 지난해 10명 이내에서 올해 5명 이내로 인원을 줄이고 1단계에서 우선선발을 실시한다. 한국영재는 2단계에서 20명 내외를 선발한다. 지난해 40명 내외에서 인원이 줄었다. 서울과고는 지난해의 경우 인원을 정하지 않고 2단계에서 우선선발을 실시했다. 경기과고는 타 학교의 1,2단계가 통합된 1단계에서 정원의 30% 내외인 36명 내외의 우선선발자를 결정한다. 광주과고도 올해 인원을 정하지 않고 2단계에서 우선선발을 실시할 수 있다는 계획이다. 대전과고는 20명 이내의 우선선발을 2단계에서 실시한다. 인천영재만이 우선선발을 실시하지 않는다.

영재학교 입시는 특히 보안과 공정성에 주안점을 뒀다. 외부 전문가와 각 영재학교 교원으로 구성된 영재교육대상자 선정심사위원회(이하 선심위)의 심의를 통해 전형내용 전형심사 결과발표가 이뤄진다. 공정성을 위한 단계별 보안과 심의로 요강 발표 전부터 최종합격자 결정까지 처절한 일정이다. 영재학교 효시로, 후발 영재학교들의 선발에도 큰 영향을 미쳐온 한국영재의 경우 단계별로 1~9의 척도 평가를 실시한다. 영역별로 서열화하는 게 아니라 학생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척도를 가지고 ‘검사’ 차원에서 입시를 진행한다. 1~9 중 7 8 9에 해당하면 합격, 4 5 6은 유보, 1 2 3은 불합격으로 둔다. 관계자는 “기계적 평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매년 7 8 9 정도면 거의 합격 숫자에 근접한다”며 “나머지는 6에서 평가를 다시 하고 6에서 추가로 선정되어 합격되는 시스템이다. 질적인 평가를 하기 때문에 굉장히 힘들고 오랜 평가 과정을 거친다. 마지막 전형위원회나 선심위가 열리면 서류를 다시 열어본다. 어려움을 자초해서라도 양적 서열화를 철저히 배제한다”고 전했다. 한국영재는 2단계에서 척도를 낼 때 1단계 서류를 다시 열어보고, 3단계에서 척도를 낼 때 1단계 서류를 다시 열어보는 수고를 거친다. 최종 선심위에서도 재검토한다. 평가의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여러 위원이 돌아가며 한 학생에 대해 평가하고, 상반된 평가가 나오면 제3자가 개입해 차이를 읽고 합의에 도달할 때까지 논의한다. 수학 과학을 가장 먼저 보는 건 당연하지만 국어 영어 사회 예체능에 출결까지 본다. 학생부에 기재된 모든 내용을 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같은 평가방식은 타 영재학교도 마찬가지다. 1, 2, 3단계를 종합해 학생을 선발하기 때문에 1단계 서류는 최종까지 걸려 있다. 1, 2단계 전형과정에서 의문이 발생한다면 전화상담 방문상담 등을 실시한다.

학교에 따라 캠프에서 합격했다고 해서 최종합격자로 결정하지 않기도 한다. 나머지 2학기 중학교 생활을 어떻게 했는지 학생부를 재차 받아 평가한 후 12월 혹은 이듬해 2월에 최종합격자를 결정하는 학교들이 있다. 한국영재 서울과고 대전과고 인천영재가 최종합격자를 최종합격자로 보지 않는다. 나머지 2학기 학교생활을 보고 판단, 학기를 마친 후 최종합격자를 결정한다. 실제로 A영재학교에선 3단계 합격했음에도 불구하고 나머지 2학기 과정이 미흡해 불합격 통보를 내리기도 했다. 영재학교 입시는 매년 4월 개시, 1학기 중에 합격자 발표가 완료되는 일정이다. 합격생 입장에선 이미 합격이 결정된 마당이라 나머지 2학기 과정을 소홀히 할 수 있는 유혹이 생기는 셈이다. 한국영재 관계자는 “합격이후 소집할 때 학교생활기록부를 제출케 한다. 온전히 그 학년은 마쳤는지를 본다. 합격 이후 남은 기간 학교생활을 충실히 했는지 확인하고자 한다. 2학기에 성적이 급격히 하락하는 등 처음 지원했던 내용과 격차가 크게 발생하거나 심각한 징계를 받았거나 한다면 최종합격이 취소될 수 있다. 한국영재는 합격자 발표 이후 하반기에 신입생 사전교육과 오리엔테이션을 실시한다. 학생 대상으로 진단평가 등을 실시하고, 겨울방학 땐 집중교육을 통해 학교적응을 위한 소개나 검사 등을 하게 된다. 입학은 2월20일 경이다. 입학 전 적응교육을 통해서도 도저히 한국영재 생활을 견딜 수 없겠다 판단되는 경우 합격을 취소할 수 있다. 한국영재 말고 다른 학교에서 빛을 볼 학생이라는 판단에서다.” 서울과고 역시 3단계 합격자에 대해 최종합격자가 아닌 ‘합격예정자’로 본다. 관계자는 “1학기에 입시가 끝나기 때문에 2학기 학교생활이 엉망일 수 있어, 2학기 학교생활기록부를 보고 12월에 최종합격자로 선정한다”고 밝혔다. 대전과고와 인천영재도 3단계 합격예정자에 대해 2학기 학생부를 평가한 후 올해 12월 초에 최종합격자 통보를 실시할 예정이다.

<어떤 학생 선발하나.. 교풍 고려해야>
최상위 고교유형이라 할지라도 영재학교 진학에 대한 고민은 필요하다. 수험생이 이과계통에 영재성과 소질이 있다 판단된다 하더라도 ‘자기주도’적으로 삶을 이끌어갈 수준인지 고려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영재성은 뛰어나지만 어린 나이에 부모 품에서 떨어져 생활을 할 수 있는지 여부, 학습 과정에서 사교육 주입식 교육이 아닌, 스스로 관찰하고 고민하고 문제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지 여부 등이 중요하다. 수학 과학 분야에 있어 최상위권 학생들이 모인 만큼, 주도적으로 학습하거나 생활하지 못하는 경우 혹은 특히 뛰어난 학생들에 대해 주눅이 드는 경향인 경우 영재학교에 진학하는 게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영재학교 운영이 가장 오래 된 한국영재가 특히 ‘학교적응력’을 강조한 배경이다. 학교 관계자는 타 영재학교 대비 다른 한국영재의 분위기를 설명, 적응력을 강조했다. “한국영재는 다른 영재학교나 과고에 비해 ‘통제’라는 게 거의 없다. 대학과 같이 공강시간이 있는데, 한국영재는 공강에 대한 관리를 안 한다. 영재라면, 다소 엉뚱한 생각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자유로움을 잘 겪고 커온 학생이 있는 반면 대책 없이 만끽하려는 학생들이 있다. 부모가 아침부터 새벽까지 관리하면서 학원이나 과외로 학습을 관리해온 학생들의 경우 한국영재에서 버티기 힘들 수 있다. 이런 학생들은 통제에 의해 성격 좋고 착실하고 학습 면에서 뛰어날 수 있지만, 부모 손길에서 벗어나는 순간 ‘자유선언’을 하기도 한다. 부모로부터의 연락을 받지 않고, 영상통화를 하면서도 자신의 생활을 가리면서 전하기도 한다. 부모의 통제로부터 벗어나 관리가 안 되는 것이다. 그 동안 우수한 학생이었지만 합격자 발표 이후 특히 뛰어난 학생들에 주눅이 들기도 한다. 자생력이 있는 자기주도적인 학생은 이겨내지만, 부모 손길에서 벗어나 스스로 감당 못하면, 좌절을 극복하지 못한다. 정상적인 생활을 피하려 하고 게임을 즐기는 것으로 현실을 부정한다. 한국영재에 어울린다는 것은, 자기 스스로를 컨트롤할 수 있는 학생이다. 물론 이 부분이 부족한 학생이 있다면, 한국영재 진학 이후 스스로 생활할 수 있게 이끌어 주지만, 실제 실패 케이스가 드물게 나오는 편이다. 우리학교에 있었다간 KAIST 진학도 안 될 테지만, 타 유형의 학교로 전학 가서 서울대에 진학하기도 한다. 우리학교 시스템엔 안 맞을 뿐 역시 훌륭한 학생인 건 맞다. 우리학교의 장점이자 단점일 수 있지만, 자기주도성이라는 건 영재교육에서 굉장히 중요하다. 한국영재 특성에 맞는 학생인지 자녀의 특성을 파악해 진학을 결정해야 할 것이다.”

올림피아드에서 괄목실적을 내고 있는 서울과고의 경우 “올림피아드 수상자만 진학하는 학교는 아니다”라는 설명이다. 학교 관계자는 “합격생 중에선 올림피아드를 전혀 하지 않은 학생들도 상당하다”고 말했다. “서울과고 학생들이 올림피아드에 우수한 성적을 내고 있어서, 올림피아드를 꼭 준비해야 지원할 수 있는지 질문이 많은데, 필수요소가 아닐뿐더러 전혀 고려대상도 아니다. 올림피아드 관련 내용은 자기소개서나 추천서에 절대 쓰면 안 된다. 전형 과정에서 불이익을 준다. 이런 내용을 쓰지 않더라도 영재성에 대해선 얼마든지 판단 가능하다.”

최상위 중학생들이 모인 학교특성 역시 고려해야 한다. 영재학교 입시가 고입의 출발인데다 영재학교 모두 탁월한 대입실적을 내고 있는 터라 무턱대고 대학진학의 루트로만 여기는 학부모들도 상당한 상황이다. 2017학년 대입에 영재1기를 배출하며 괄목실적을 낸 대전과고의 전경수 입학부장은 치열한 학교생활을 소개하며 상대평가의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을 의지가 있는지,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를 다시 생각하고 도전하라 조언한다. “자신의 능력을 믿는지도 다시 생각해보자. 영재학교에 지원하는 학생들은 대부분 각 학교에서 수학 과학에서는 탁월함으로 인정을 받는 학생이다. 우수한 지원자 중 선발된 90여 명의 학생의 잠재적 역량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나다. 중요한 것은 선발된 90여 명의 학생이 자신에 대한 믿음이 천차만별이라는 것이다. 중학교까지는 친구들 및 선생님으로부터 인정을 받는 위치였으나, 영재학교 입학 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난 학생이 수두룩하게 있다는 것이다. 입학 후 잘한다면 문제가 되지 않지만, 하위권에 있게 되면 발생하는 문제에 대하여 잘 대처할 수 있는 마음이 있는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자신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했는데도 하위권인데, 옆에서 놀고 있는 친구들이 상위권일 수도 있다. 자신은 두 시간 넘게 해결 못하는 문제를 놀기만 하는 친구가 한번 보고 내가 이해할 수 있게 바로 설명해 준다. 1학기, 2학기가 지나도 그러한 상황이 바뀌지 않는 상황이라 해도 흔들림 없이 노력할 수 있는 마음가짐이 있다면 대전과고에 적합한 학생이다.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도 다시 생각해보라. 영재학교 입학전형 2,3단계와 관련하여 사교육 기관을 비롯한 많은 학생과 학부모는 선행학습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이에 휩쓸려 사교육기관에 의존하고 있는 학생이 많다. 영재학교 입학전형의 2,3단계의 특징은 중학교 교육과정의 내용을 바탕으로 문항이 출제된다는 것이다.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스로 생각하고, 다른 자료를 찾아보고, 친구들과 함께 토론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통해 자기주도 학습능력을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 영재학교 입학 이후에도 자기주도 학습능력은 매우 중하다. 현재 대전과고는 서울 경기 대전지역의 학생이 90%가 넘는 2학년에서 선생님들과 동급생들로부터 인정받는 최상위권 학생은 대도시 출신이 아닌 지방출신의 학생들이다. 대도시의 학생들처럼 영재학교 입학이나 선행학습을 위해 사교육에 의한 효과가 아니다. 첫 번째 강점은 독서다. 독서의 중요성은 흔히 말하는 부분이지만, 단순히 많이 읽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내용을 이해하는 독서활동을 꾸준히 하였으며 이를 통해 다양한 지식을 습득하고 활용하는 법을 이미 체득했다는 것이다. 두 번째 강점은 노력이다. 대전과고 입학전형에 지원하는 중학생 때도 노력으로 유명한 학생들이었을 뿐만 아니라, 입학 후에도 한결같이 학교의 다양한 교육활동에 최선을 다해 노력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학생들이 최상위권에 포진되어 있으며, 주말에도 귀가하지 않고 학교에서 자신의 목표를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는 점이다.”

<의대진학 희망자, 지원하지 마라>
8개 영재학교 모두 ‘의학계열 진학’에 대해선 ‘경고’와 다름 없는 당부를 전했다. 8개 영재학교 모두 요강상에 ‘본교는 이공계열의 수학 과학 인재 양성을 위해 설립되었으며, 국가의 지원을 받는 영재학교이므로 의약학 계열의 진로 희망자는 본교 진학에 부적합함’ 식으로 문구를 기재해 넣었고, 학교마다 설명회마다 첫 순서인 교장 인사에서부터 “의학계열 진학을 희망한다면 오지 말 것”을 당부한다. 의대 진학자들에는 3년간 학교에서 받은 장학금을 회수하고 졸업식 시상에서 배제하기도 한다. 공대 자연대 추천서를 써주지 않는가 하면, 올해는 의대 지원자에게 어떠한 추천서, 즉 의대는 물론 공대 자연대까지 추천서를 일체 써주지 않는 것으로 강수를 둔 학교도 있다. 실제로 B영재학교는 의대 진학 희망자에 대해 장학금 환수는 물론 졸업유예의 처분까지 갔다가 의대 진학을 포기하는 조건으로 장학금 일부만을 환수하고 졸업을 인정해주는 것으로 마무리, 일선에 충격적인 강수를 두기도 했다. 그만큼 의대 진학을 막고자 하는 학교 차원의 처절한 대응이다.

서울과고 관계자는 “과학영재를 키우는 학교로서 교육목표나 교육과정도 걸맞게 맞춰져 있다. 의예과에 진학하는 학생들을 보면, 의과학 분야로 진출하기보다는 개원해서 경제적 이득을 쉽게 취하려는 경향이 대부분이다. 해외에서 뇌공학을 공부하고 있는 선배들을 보면, 공대 출신들이 훨씬 많다. 의치약학계 진로를 희망한다면 지원하지 말라. 추천서를 절대 써주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서울과고는 지난해의 경우 의대 진학희망자에게는 공대/자연대 등 타 계열의 추천서를 써주지 않았다. 올해는 의대진학 제재조치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도 밝혔다. 서울과고 관계자는 “아예 교내 추천서를 안 써주는 상황까지 갈 수도 있다”고 전했다. 한국영재 역시 의대진학을 경계했다. 관계자는 “영재학교는 입시교육을 커리큘럼상으로 하지 않도록 만들었다. 대신 AP를 넣어서 속진이 가능하도록 했다. 의대진학에 걸맞지 않는 교육과정이다. 의대진학을 희망하는 지원자가 있다면, 다른 학교유형을 모색하라. 타 영재학교도 의대진학을 거부하는 건 마찬가지다. 특히 한국영재는 의대 진학자가 없다. 아주 오래 전에 한두 명 있었지만, 이제는 아예 의대진학을 생각하지 않는 분위기다. 추천서를 써주지 않는다. 학교에 알리지 않고 추천서를 받지 않는 의대로 지원하면, 그간 한국영재에서 지원한 모든 혜택을 다 환수한다. 원서는 냈지만 합격하지 못했어도 우리가 산정해서 다 환수한다. 처음부터 의사개업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한국영재에 지원하지 말라. 우리학교는 국고로부터 지원받는 의미를 갖고 있다. 의미를 상실할 수 있으므로, 간곡히 부탁 드린다. 지원을 다른 쪽을 해달라.”

대전과고 전경수 부장은 “영재학교 진학에 대해 충분히 고민할 필요가 있다”며 의대진학에 대한 학교측 입장을 분명히 했다. “요즘 영재학교와 과고의 의대진학에 대하여 매스컴에서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대전과고도 과학영재학교로서 이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나, 학교에서는 정확한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입학전형요강을 통해서도 안내되는 내용으로 의치약학 계열 대학을 위한 진로진학 지도를 실시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영재학교에 지원하기 위해서는 지원자의 영재성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진로에 대한 고민을 충분히 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아직 중학생으로서 진로에 대하여 확신을 갖는다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이공계분야에 대한 진로에 확신을 할 수 없다면 지원하지 않는 것이 올바른 선택이다. 입학 후 의치약학 계열의 진로를 선택하게 될 경우 학교에서는 의치약학 계열의 진로진학 지도를 실시하지 않기에 난처한 상황에 놓일 수 있게 된다. 지원자의 선택권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으나, 이는 영재학생 선발을 위한 모집요강 공고시점부터 학교에서 공지한 것이고 지원자도 인지하고 입학을 하게 되는 것이므로 돌이킬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김경 기자  inca@verita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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