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대학 일정 조정 가능할까? 경쟁률 하락 불가피

[베리타스알파=박대호 기자] 올해 특수대학인 경찰대학과 사관학교간 중복지원이 불가능할 전망이다. 아직 경찰대학과 육군사관학교(육사), 공군사관학교(공사), 해군사관학교(해사), 국군간호사관학교(국간사)의 4개 사관학교가 모집요강을 전부 발표한 것은 아니지만, 베리타스알파 취재 결과 올해의 1차 시험일정은 특수대학이 같은 날 1차시험을 치를 예정이기 때문이다. 경찰대학과 사관학교 간 1차시험이 같은 날 치러질 경우 경찰대 사관학교간 중복지원이 불가능해진다. 결국 지난해 상승했던 특수대학 경쟁률은 올해 대폭 하락까지 예상된다.  

올해 특수대학인 경찰대학과 사관학교의 중복지원이 불가능할 전망이다. 베리타스알파 취재 결과 같은 날 1차시험이 치러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경찰대학과 사관학교 간 1차시험이 같은 날 치러지게 되면, 중복지원이 불가능해져 경쟁률 대폭 하락이 불가피하다. /사진=육군사관학교 제공

28일까지 1차시험 일정을 확정해 공개한 특수대학은 공사와 해사 육사 3개교다. 공사와 해사는 모집요강을 통해 1차시험일이 7월29일임을 밝혔다. 육사는 아직 모집요강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사관생도 선발시험 세부시행계획을 발표한 상태로 7월29일 1차시험이 치러짐을 확정한 상황이다. 나머지 1개 사관학교인 국간사도 7월29일날 1차시험을 치른다. 국간사 관계자는 “모집요강이 3월 중순 경 발표될 예정이긴 하나, 1차시험 일정은 이미 확정했다. 여타 사관학교와 동일한 7월29일 1차시험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예년과 다름없이 4개 사관학교 모두 같은 날 1차시험을 치르는 것이다. 

경찰대학은 아직 홈페이지를 통해 모집요강을 발표하지 않았기에 1차시험 일정이 공개돼있지 않다. 경찰대학 학사운영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사관학교와의 1차시험 중복 여부에 대해 답하기 어렵다. 내부적으로는 일정이 정해져 있지만, 아직 결재가 떨어지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경찰대학과 사관학교가 1차시험 일정을 상호 간 조정한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사관학교와 1차시험 일정을 겹치지 않도록 조정하려는 의도는 없다. 내부적으로 1차시험 일정을 수립해 진행할 뿐이다. 3월 중순 경 모집요강 발표 시 확정된 일정을 확인할 수 있다”며 1차시험 일정을 말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다만, 취재결과 현재 경찰대학이 내부적으로 수립한 1차시험 일정은 7월29일로 사관학교와 동일했다. 경찰대학 홍보실 관계자는 “1차시험 일정은 7월29일이다. 확정안이 아닌 가안이지만, 현재로서는 이 날 1차시험이 치러지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확정안이 아닌 가안이라고는 하나 이대로라면 사관학교와 경찰대학 간 중복지원이 불가능해지는 것이다. 

경찰대학과 사관학교의 1차시험이 같은 날 치러지는 것은 2015학년 이후 3년만이다. 2016학년과 2017학년의 최근 2년간 치러진 1차시험은 경찰대학과 사관학교 간 일정이 달랐다. 그 결과 5개교 합산 기준 2014학년 32.74대 1(850명 모집/2만7828명 지원), 2015학년 28.47대 1(840명/2만8915명)이던 경찰대학과 사관학교의 경쟁률은 2016학년 34.98대 1(850명/2만9734명)로 크게 올랐으며, 2017학년에는 44.17대 1(870명/3만8425명)을 기록하기에 이르렀다. 경찰대학의 경우 2014학년 60.36대 1(120명/7243명), 2015학년 66.6대 1(100명/6660명)에서 2016학년 96.96대 1(100명/9696명)로 경쟁률이 오른데 이어 2017학년에는 113.64대 1(100명/1만1364명)로 큰 폭의 경쟁률 상승을 보이기도 했다. 2016학년 특별한 경쟁률 상승요인이 없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경찰대학과 사관학교 중복지원이 가능해지면서 경쟁률이 크게 치솟은 것으로 풀이된다. 

물론 경찰대학과 사관학교의 개별 경쟁률을 보면 중복지원 여부만이 경쟁률 상승을 이끈 것은 아니었다. 동일한 중복지원 허용에도 불구하고 2016학년 대비 2017학년의 경쟁률이 크게 오른 것을 보면 중복지원 외에도 경쟁률 상승의 원인이 있다고 봐야 한다. 대입흐름 변화에 따라 경찰대학과 사관학교가 수시선발을 도입하는 등 입시기조를 변경한 것도 경쟁률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경찰대학을 제외한 4개 사관학교가 중복지원 허용이 가능해졌음에도 불구하고 경찰대학 대비 적은 폭의 경쟁률 상승을 보인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국간사의 경우 2014학년 34.09대 1(85명/2898명), 2015학년 36.4대 1(85명/3094명), 2016학년 35.58대 1(85명/3024명)로 3년 연속 비슷한 경쟁률을 기록하다 2017학년 51.69대 1(85명/4394명)로 경쟁률이 크게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중복지원이 허용된 2016학년의 경쟁률 상승 폭은 예상 외로 높지 않았던 것이다.육사도 2014학년 20.57대 1(310명/6378명), 2015학년 18.56대 1(310명/5754명), 2016학년 22.02대 1(310명/6825명)으로 3년간 경쟁률 차이가 크지 않다가 2017학년 들어 31.16대 1(310명/9659명)로 경쟁률이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해사도 2014학년 30.45대 1(160명/4872명), 2015학년 23.1대 1(170명/3927명)에서 2016학년 25.1대 1(170명/4267명)로 경쟁률 상승폭이 크지 않았다. 2017학년 들어서야 29.43대 1(170명/5003명)로 경쟁률이 오른 모습이다. 

중복지원 허용이라는 동일한 경쟁률 상승 요인이 경찰대학과 사관학교에서 각기 다른 모습으로 나타난 것은 현 경찰대학과 사관학교의 지원자 풀이 다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 고교 진학부장은 “경찰대학과 사관학교의 점수 격차는 다소 크다. 일반대학으로 치면 ‘급간’이 나뉜다고 봐도 될 정도다. 때문에 경찰대학 지원자들이 사관학교로까지 하향지원하는 경우는 반대의 경우보다 많지 않다. 중복지원 불가능 시에는 사관학교에 지원할 성적대지만, 중복지원이 가능해지면서 경찰대학으로 ‘상향지원’하는 경우가 더 보편적이라 할 수 있다. 중복지원이 가능해진 최근 2년간 경찰대학의 경쟁률이 큰 폭으로 뛴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렇듯 최근 2년간 경찰대학과 사관학교의 경쟁률 상승 요인이 중복지원 허용에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올해 경찰대학이 예정대로 7월29일 1차시험을 실시하는 경우 큰 폭의 경쟁률 하락은 피할 수 없을 것은 확실시된다. 한 업계 전문가는 “경찰대학과 사관학교는 특수대학인만큼 점수대가 맞다고 해서 무조건 지원하는 성격의 대학으로 보기 어렵다. 동일 일정의 1차시험으로 인해 중복지원이 불가능해지면, 전체 경쟁률이 대폭 하락할 전망이다. 특히, 그간 경찰대학에 상향지원했던 사관학교 지원자들이 사라지면서 경찰대학의 경쟁률 하락 폭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대학과 사관학교의 1차시험 일정이 겹치는 것에 대한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불만은 컸다. 최근 2년간 일정이 갈리면서 중복지원이 가능했던 탓에 올해도 중복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인식돼왔기 때문이다. 경찰대학이 지금이라도 일정을 조정해 중복지원이 가능토록 ‘배려’할 필요가 있다는 요구도 있었다. 한 학부모는 “당연히 올해 사관학교와 경찰대학에 중복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알았는데, 일정이 겹친다니 당혹스럽다. 당연히 중복지원이 가능한 것으로 알고 시험에 대비해왔는데, 갑작스레 일정이 중복되면 그간 시험을 준비해 온 수험생들은 어떻게 하라는 건지 묻고 싶다. 1차시험을 굳이 같은 날 치를 이유는 없는 것으로 안다. 이미 확정안이 나온 사관학교는 어쩔 수 없겠지만, 아직 일정발표를 하지 않은 경찰대학이 1차시험 일정을 조정해주기만 바라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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