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알파 252호 餘滴 - 기자 방담

[베리타스알파=김경 기자] 유난히 길었던 겨울이 지나고 이제 막 봄이 오려나 봅니다. 바람이 아직 거칠긴 하지만 중간중간 포근하게 불어오기도 하고, 햇살이 따뜻해지고, 기온이 올라갑니다. 두꺼운 패딩은 옷장 속에 넣어버리고, 얇은 봄 코트를 꺼내 입고 보니, 정말 봄이 온 것 같습니다. 마음만은 아찔한, 봄바람의 시대가 온 것이지요.

다만 올해 봄바람은 겨울바람 못지 않은 칼바람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정국이 혼란한 와중에 대선이 예고되고 있고, 대선 예비주자들은 언제나 그렇듯 일제히 교육공약 카드를 꺼내 들었으니까요. 특히 올해 얘기되는 교육공약은 뿌리를 흔드는 얘기로 가득합니다. 우선 교육부 해체의 목소리가 가장 큽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대표는 “교육부가 굉장히 비대하다”며,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는 “교육부의 억압이 지나치다”며, 교육위원회로의 대체를 요구,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도 대입제도를 법제화해 정권에 따른 변화를 막자고 주장, 합류했죠. 이외에 안 전 대표가 ‘초등5년-중고5년-직업탐색2년’의 학제개편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고, 문 전 대표는 국공립대 공동학위제를 실시하겠다고, 남경필 경기지사(바른정당)는 교육투표로 사교육을 폐지한다고, 남 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더불어민주당)은 이제껏 끌어온 수시확대 정시축소의 추세를 뒤집어 수시축소 정시확대의 길을 연다고, 안희정 충남도지사(더불어민주당)는 반값등록금을 약속하지 못한다고, 이 시장은 사법고시를 존치하고 로스쿨과 병행한다고, 유 의원은 특목/자사고를 폐지하겠다고 나섰습니다. 누가 대선에 승리하든 대한민국 교육이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이란 전망은 당연합니다.

물론 개선해야 할 것은 개선해서 변화를 통해 발전시켜야 하는 건 교육체제도 피할 수 없을 겁니다. 잘못이 있으면 개선은 당연한 일이겠지요. 하지만 대선 총선 교육감 선거마다 바꾸는 걸 보아온 교육수요자들의 심정은 어떨까요. 선거철마다 나오는, 정치적 교육공약에 국민들은 이미 지칠 대로 지쳤습니다. 특히 올해 나오는 공약들엔 교육계는 물론 학부모 학생까지 겁에 질렸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입니다. 정권마다 달라지는 교육, 진영논리로 엇박자를 내는 교육감직선제의 폐해를 충분히 보면서 예측가능한 정책을 목말라 하고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교육공약이 사라지는 날, 늘 포퓰리즘으로 교육체제를 선거마다 뒤집는 정치인이 사라지는 날 우리나라 교육에도 진정한 봄날이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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