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망학과 따라잡기] 세무사 자격시험 독보적 로스쿨 조세법 특화 겨냥…해외교류도 크게 넓혀

서울시립대의 로스쿨 확정뒤 세무전문변호사로서 진출을 염두에 두고 세무학과에 지원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시립대학교

 

‘탄소세’라는 말을 한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온난화 방지를 위해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석유와 석탄 등 각종 화석에너지 사용량에 따라 부과하는 세금이다. 효과는 두 가지다. 일단 이산화탄소를 많이 함유하는 화석연료의 가격을 전반적으로 인상시킴으로써 화석연료 이용을 억제한다. 대체에너지 개발을 촉진해 간접적으로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을 억제하기도 한다. 환경보호를 위해 탄소사용을 줄이자고 호소하고 설득하는 것 보다 훨씬 강력한 효과를 발휘한다. 과거 서양의 창문세 수염세 오줌세 등도 비슷한 취지로 생겨난 세금들이다. 이렇듯 세금은 사람들의 생활을 바꾸는 힘이 있다. 세금과 관련한 다양한 일들을 하고 싶다면 세무학과를 눈여겨보자. 세무분야에서 최고의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서울시립대학교 세무학과를 찾아 그 특성과 비전을 들었다.

 

TV뉴스나 신문을 보면 세금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다. 정부에서는 환경보호 등 특정 목적이나 부의 재분배를 위해서,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국가 예산의 확보를 위해서 각종 세금을 걷는다. 헌법에 규정된 국민의 4대 의무에도 납세의 의무가 들어있다. 세금은 일상 생활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운명이다. 서양속담 중에도 ‘요람에서 무덤까지 세금은 따라다닌다’는 말이 있다. ‘국가’의 존재 때문이다. 국가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한편 그에 필요한 경비를 국민이 부담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국가는 이를 이용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복지국가 실현의 바탕이기도 하다.

사전적인 의미의 세무는 세금을 거두어 들이는 일을 뜻한다. 서울시립대학교 세무학과에서 배우는 것은 더 포괄적이다. 회계학을 기반으로 한 세무회계뿐만 아니라 경제학을 기반으로 한 조세정책, 법학을 기초로 한 조세법을 배운다. 국제조세와 지방세, 조세행정에 대한 과목도 개설돼있다. 세무학뿐 아니라 경제학과 경영학, 법학을 광범위하게 배우게 되는 것이다. 
 
세무학과 지망생 중 가장 우수한 학생들이 선호하는 학교가 서울시립대다. 덕분에 매년 세무사 세무사자격시험에서 가장 많은 합격자를 배출한다. 2008년 시험에는 학과정원 65명 중 15명이 합격했다. 하지만 세무사자격시험의 명성이 예전만 못한 것도 사실이다. 최원석 교수는 “세무사 자격시험에서 학생들이 큰 성과를 자랑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합격률이 좋지만 꿈이 ‘세무사’인 학생보다는 ‘세무전문가’를 꿈꾸는 학생들이 많지요. 세무전문 변호사나 기업의 CEO, 세무전문 공인회계사, 일반기업의 세무전문가, 공기업과 세무직공무원이 그 예입니다. 세무사 자격증은 세무전문가로의 도약을 위한 중요한 단계라고 보시면 됩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세무학을 전공한 학생을 선호하는 곳이 많다. 최 교수에 따르면 삼일회계법인에서 매년 10명 정도의 세무학과 출신 회계사를 따로 선발한다. 학과 학생들의 회계사 시험 합격률도 좋은 편이다. 2008년 회계사 시험에는 16명이 합격했다.

서울시립대의 로스쿨이 조세법 특화를 겨냥한 점도 세무학과의 매력을 더한다. 실제로 서울시립대의 로스쿨(정원 50명) 설립이 확정된 뒤 로스쿨을 염두에 두고 지원하는 학생들이 대다수라고 전한다. 로스쿨 설립으로 달라진 점은 또 있다. 최 교수는 “로스쿨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세무학과에 입학하면서 세무학과가 법학과의 역할을 대신한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현재도 세무와 관련한 법학수업이 개설돼 있지만 그 범위와 수를 더 다양하게 늘릴 계획입니다”라고 전했다.

산학협동은 한국조세연구원에서 진행하고 있다. 매년 우수한 학부생과 대학원생을 연구원 자격으로 보내고 있다. 실무 수업은 세무전문 변호사와 행정부의 국장 등을 초청해 특강식 수업으로 진행한다.

세무전문대학원과 지방세연구소는 교육과 실무 연구의 연계성을 높인다. 세무전문대학원은 대학을 갓 졸업한 입학생보다 이미 현직에 있는 변호사와 공무원들이 세무에 관련해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입학하는 경우가 많다. BK21사업에서 밀린 것도 주간에 학교에 상주하는 이른바 ‘풀타임 대학원생’이 적기 때문이라고 최 교수는 전한다. 직장인 대학원생이 많아 장점도 있다. “이미 사회에 진출해있는 대학원생 선배가 많아 학부생들의 실무학습이나 취업 등에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서울시 산하의 지방세연구소는 전국의 지방세와 국세를 포괄하고 있습니다. 모든 조세문제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죠. 세무학과와 세무전문대학원, 지방세연구소에 조세특화 로스쿨까지 있어 서울시립대를 조세와 세무의 메카라 불리우기도 합니다. 자율전공으로 입학한 학생들이 주로 세무학과를 선택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해외 교류를 넓히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일본의 인명관대학과는 매년 교수 교류가 이뤄지고 있고, 중국 미국과는 학술교류를 추진 중이지만 다른 명문학과들에 비하면 아직은 미흡한 실정. 하지만 학과에서 가장 주력하는 부분이기에 추진속도가 빠르다고 최 교수는 자신한다.

학과에서는 어떤 학생들을 원하는지 물었다. “일단 세무에 관심이 있는 학생이어야겠지요. 입학도 하기 전부터 세무학 관련 공부를 잘하길 바라는 것이 아닙니다. 정말 좋아해서 하려는 학생들이 필요해요. 수학과 영어는 공부를 좀 해야 하고요. 따뜻한 가슴을 가진 학생을 원합니다. 개인주의적인 성격보다는 조직에 잘 융화되면서도 리더십 있는 학생들 말입니다. 남을 이끌어 나가는 데에는 배려가 우선이 되야 합니다.”

 

/유현욱 기자 blog.veritas-a.com/pi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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