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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보자] 학종 사교육 유발? 언론의 진실호도현장 여론 '실태조사 자체의 신뢰도와 의도 의구심'
  • 박대호 기자
  • 승인 2017.02.09 18:06
  • 호수 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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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타스알파=박대호 기자]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은 과연 사교육을 유발하는 전형일까? 시민단체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교육걱정)의 ‘대입전형 인식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학종이 사교육을 유발하는 전형이라는 언론 보도가 쏟아지며 교육계가 들끓고 있다. 실태조사 내용 중 일부를 발췌, 사실을 왜곡한 ‘학종 때리기’에 다름없는 주장으로 비춰지기 때문이다. 실제 사교육걱정의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학종보다는 학생부교과전형(교과)을 대비하기 위해 사교육을 받는다는 학생들이 월등히 많았다. E모 언론이 8일 보도한 ‘도입취지 어디로... 학종 ’사교육 유발‘ 전형 낙인’ 기사는 “학생의 39.5%, 학부모의 48.6%가 학종 대비를 위한 사교육에 참여했다“며, ”공교육을 살리고 사교육비를 경감시키기 위해 도입한 학종이 오히려 사교육을 유발한다는 비판을 받는 이유“라 주장한 것은 사실과 거리가 먼 얘기였던 것이다. 

진실을 호도한 언론을 제외하고 보더라도 실태조사 내용을 전적으로 수긍할 수 없다는 반론의 목소리도 높았다. 실태조사 내용대로라면 교과와 학종 등 그간 공교육 정상화에 앞장서온 전형들의 사교육 유발이 가장 심하다는 결론이 나오기 때문이다. 통념과는 완전한 반대 결론이란 점에서 현장의 여론이 의구심을 표하는 것은 당연했다. 특기자/논술의 축소, 학종/교과의 확대를 권장해 온 고교교육 정상화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로까지 비화될 여지가 충분했다. 

교육계에서는 실태조사가 통념과 다른 이유를 현 대입구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학종과 교과의 비중이 크기 때문에 사교육에 참여한다는 답변이 많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한 업계 전문가는 “논술/특기자는 실시하지 않는 대학들이 많아 비중이 적은 편인 반면, 학종과 교과는 현 대입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전형이다. 2018학년 기준 전체 대입전형에서 63.6%를 차지하는 학종과 교과를 대비한다는 응답이 많을 수밖에 없다. 3%에도 미치지 못하는 특기자/논술 등을 대비하기 위해 사교육을 받는 경우가 많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심지어 특기자/논술은 실시하는 대학조차도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교육계에서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전적으로 수긍하기 어렵다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토론회에 참석한 김겸훈 입학사정관협의회장은 "고교 유형별로 보면 91.3%의 학생들이 다니는 일반고는 이번 조사에서 61.3% 비중밖에 되지 않는다. 특목고와 자사고 표본의 비중이 실제로는 8.6% 수준이지만, 38.7%로 과중하게 반영돼 특정집단의 의견이 왜곡반영될 가능성인 높다. 일반적인 고교 2학년생의 의견이라고 일반화해 소개하는 것은 전혀 옳지 않다"며, "실태조사의 몇몇 질문들은 부적절성마저 지니고 있다. 정확한 의도를 포함하고 정확한 답이 나올 수 있는 것이 좋은 질문인데 질문자체 구성이 문제 있어 보인다. 사교육 유발전형이 학종이라는 응답도 동의하기 어려운 결과다. 설문결과는 어느 전형으로 대학을 갈 지 확정하지 않은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경험적으로 볼 때 이런 학생들이 학종에 대한 정확한 이해나 지식을 근거로 답을 했다고 보기 어렵다. 사교육걱정이 학종에 대해 이렇게 잘못 이해하고 있는 줄은 몰랐다. 심지어는 학종에 대해 거의 모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갖게 된다"고 말했다.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은 과연 사교육을 유발하는 전형일까? 시민단체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교육걱정)의 ‘대입전형 인식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학종이 사교육을 유발하는 전형으로 낙인이 찍혔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교육계가 들끓고 있다. 실태조사 내용 중 일부를 발췌, 사실을 왜곡한 ‘학종 때리기’에 다름없는 주장으로 비춰지기 때문이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사교육걱정과 유은혜 의원, 8일 대입전형 인식 실태조사 토론회>
시민단체인 사교육걱정없는 세상(사교육걱정)과 유은혜(더불어민주) 국회의원은 8일 오전10시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현행 대학입시제도, 문제점과 근본적 해법을 모색한다’를 주제로 하는 토론회를 열고 지난해 실시한 ‘대입전형 인식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토론회는 구본창 사교육걱정 정책대안연구소 제2국장이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한 후 조창완 서해고 교사, 김겸훈 입학사정관협의회장, 정명채 대교협 대입지원실장 등이 나서 토론하는 순서로 이어졌다. 

이번 조사는 현행 대입제도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목적 아래 지난해 9월부터 10월까지 고교 2학년 학생과 학부모, 담임교사, 진로진학교사 2만491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시도별 일반고 10개교(경기는 20개교, 1개교당 3학급 내지 100명), 영재학교/특목고/자사고 각 3학급 내지 100명을 대상으로 했다. 영재학교/특목고/자사고의 경우 모든 시도에 소재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전체 학교 중 일부 인원을 대상으로 하는 방식을 취했다. 

사교육걱정의 실태조사는 지난해 활발했던 학종논란에서 시작된 것으로 풀이된다. 학종논란은 지난해 모 언론이 서울대 합격자들의 출신고교유형을 기반으로 학종이 특목/자사고에 유리하다는 논지를 편 것을 말한다. 바뀐 고교체제를 고려하지 않아 설득력이 높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단순 숫자만으로, 학종을 마치 폐지해야 하는 전형처럼 몰고 가는 언론들의 행태가 빈번했다. 이후 교사들이 직접 나서 포럼 등을 열기도 하며 학종에 대한 옹호와 비난의 대결 구도가 형성되기도 했다. 사교육걱정은 머리말을 통해 “작년 상반기 각종 언론을 통해 제기된 현행 대입제도의 문제점은 수험생 부담이 매우 큰 것과 교육불평등을 야기한다는 것이었다. 논란의 중심에는 상위권 대학을 중심으로 수시 모집비율이 확대된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이 놓여 있었다”며, “학종의 전형 요소 중 소논문/R&E, 교내대회 등을 포함한 비교과영역에서 학교/교사/부모 등 외부환경에 따라 유불리 문제가 발생한다는 문제제기가 있었다. 반면 지식암기 중심의 학교 교육이 활동 중심으로 변화되는 긍정론도 첨예한 대립을 이뤘다. 논란의 중심에서 어느 누구도 정밀한 근거 자료를 내놓지 못했다. 학종을 비롯해 현행 대입제도에서 실시되는 학생부교과 논술 특기자전형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일이 중요한 과제(이기에 설문조사를 실시했다)”고 말했다. 

사교육걱정이 발표한 실태조사 결과는 ▲대입 전반에 대한 조사 ▲전형별 조사 ▲대입전형 종합 조사 순으로 구성된다. 대입 전반에 대한 인식, 대비하고자 하는 수시전형, 사교육 유발전형 등을 대입 전반으로 분류해 조사한 후 논술 교과 학종 특기자 순으로 사교육현황과 대비하고 있는 전형요소 등을 묻는 방식이다. 간단한 조사를 실시한 여타 전형과 달리 학종의 경우 ‘공교육 정상화에 기여하고 있는가’ ‘문제점은 무엇인가’ ‘당락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 ‘불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전형요소’ 등의 조사가 병행됐다. 학종이 사교육의 주범이라고 주장된 부분은 전형별 조사에서 사교육을 받고 있는지를 물은 부분이다. 

<학종은 사교육 유발전형? 사실관계 호도하는 언론>
8일 E모 언론은 ‘도입취지 어디로... 학종 ’사교육 유발‘ 전형 낙인’ 기사를 통해 “학생의 39.5%, 학부모의 48.6%가 학종 대비를 위한 사교육에 참여했다“며, ”공교육을 살리고 사교육비를 경감시키기 위해 도입한 학종이 오히려 사교육을 유발한다는 비판을 받는 이유“라 주장했다. 제목처럼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도입된 학종이 사교육을 유발하는 전형으로 낙인찍혔다는 것이 주장의 골자였다.  E모 언론은 "공교육 정상화를 취지로 현 정부 들어 꾸준히 확대됐지만, 정작 학생/학부모/교사의 상당수는 사교육을 유발하는 전형으로 꼽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도내용을 두고 교육계는 들끓었다. 공교육 정상화라는 기치 아래 도입돼 상위대학을 중심으로 몸집을 불려나가는 학종이 사교육을 유발한다는 믿기 어려웠던 결과였기 때문이다. 보도 내용이 사실이라면 현 대입 수시를 이루는 4가지 전형유형인 학생부교과전형(교과), 학생부종합전형, 논술전형, 특기자전형(실기위주전형 중 예체능 관련전형 제외) 가운데 논술/특기자 감축을 권고하고, 교과/학종의 확대를 권장해 온 교육부의 고교교육 정상화 기여대학 지원사업 등은 전부 잘못된 근거로 시행된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E모 언론의 주장은 시민단체인 사교육걱정없는 세상과 유은혜(더불어민주) 의원이 실시한 실태조사를 근거로 했다. 하지만, 실제 실태조사 결과를 살펴본 결과 E모 언론의 주장은 실체진실과 괴리가 컸다. 

사교육걱정이 발표한 실태조사를 살펴보면 사교육에 가장 많이 참여하는 전형은 학생부교과전형이었다. 학생들은 54.7%, 학부모들은 64.7%가 학생부교과전형을 대비하기 위해 사교육을 받는다고 밝혔다. 학종 대비 사교육 참여비율로 드러난 39.5%, 48.6%와는 상당한 격차가 존재했다. E모 언론의 논리대로라면 더 많은 사교육을 유발하는 학생부교과전형을 두고 학종이 사교육 유발의 주범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얘기에 불과했다. 

한 업계 전문가는 “학종이 사교육의 주범으로 낙인이 찍혔다는 언론보도는 사실을 호도하고 있다. 명백히 학종보다는 교과의 사교육 유발정도가 높다는 결과를 두고 학종을 사교육의 주범으로 모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사실을 왜곡, 자극적인 제목을 보도하는 행태는 자제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학생부위주전형 대비 사교육 극성? 대입구조 무시한 실태조사>
실태조사 자체도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현 대입 수시를 이루는 4가지 전형유형인 학생부교과전형(교과), 학생부종합전형(학종), 논술전형, 특기자전형(실기위주전형 중 예체능 관련전형 제외) 가운데 학종이 두 번째로 사교육 참여 비율이 높은 전형이란 점은 지적의 대상이 되기에 충분했다. 사교육 유발요인이 크다는 이유로 대학들이 지속적인 감축 기조를 보여올 수 밖에 없던 특기자/논술 보다도 사교육 참여비율이 높다는 것은 분명 비판받아 마땅한 지점이었기 때문이다. 고교교육 정상화 기여대학 지원사업 등 학종/교과를 중심으로 하는 현 고교교육 정상화 기조 자체가 뒤흔들릴 가능성도 있었다.

교육계에서는 유독 교과와 학종 등 학생부위주전형을 위해 사교육을 받는다고 대답한 비율이 높았던 것을 현재의 대입구조에서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과와 학종이 대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사교육 참여비율이 높게 나타나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이다. 한 고교 교사는 “현장 인식과 다른 결과가 나온 것은 전형별 비중을 무시한 실태조사 때문이다. 교과와 학종이 현재 수시에서 대부분을 차지하는 전형이라는 점을 간과했다. 논술의 경우 상위대학에서는 활발히 시행되고 있으나, 문제출제, 채점 등 손이 많이 가는 전형이기 때문에 30여 개 대학에서만 실시되고 있다. 예체능실기를 제외한 특기자도 상위대학에서나 간간히 시행되는 정도다. 몇 개 있지도 않은 전형을 대비하기 위해 사교육을 받는다고 대답하는 경우는 당연히 적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 현 대입구조를 보더라도 학종과 교과의 비중은 압도적이다. 대교협이 지난해 발표한 ‘2018학년 대입전형 시행계획’에 따르면 실태조사에 참가한 고2학생들이 치르게 될 2018학년 대입에서 교과는 40%(14만935명), 학종은 23.6%(8만3231명)의 비중을 차지한다. 반면, 논술은 3.7%(1만3120명)에 불과하며, 특기자는 예체능실기전형까지 전부 포함하더라도 5.3%(1만8466명)에 그친다. 전체 대입에서 3.7%, 5.3%에 불과한 전형들을 대비하기 위해 사교육을 받는다고 대답하는 경우는 적을 수밖에 없었다. 

사교육걱정의 실태조사를 보더라도 수험생들 대부분은 학종과 교과를 준비할 것이란 응답이 많았다. 학생은 58.8%(9507명)가 학종, 26.1%(4227명)이 교과를 준비하고 있거나 앞으로 준비할 수시전형으로 꼽았으며, 학부모는 56.5%(4129명)가 학종, 24.5%(1788명) 교과를 준비할 것이라 답했다. 고교유형별로 나눠서 보더라도 일반고, 외고/국제고, 과고/영재학교, 전국단위 자사고, 광역단위 자사고 모두 학종에 대한 관심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능등급/내신성적별로 구분해서 보더라도 학종/교과에 대한 관심 정도가 가장 컸다. 결국, 비중이 가장 큰 데다 관심도도 가장 높은 학생부위주전형에 대한 사교육 대비 정도가 높게 나타난 것은 필연적인 결과였던 것이다. 

학종/교과의 사교육 참여 정도가 높게 조사된 것은 국영수 사교육을 학종/교과 대비 사교육으로 인식하는 오해의 문제도 존재했다. 사교육걱정이 실시한 실태조사에서 학종을 기준으로 사교육 참여 학생들이 대비하고자 한 전형요소가 무엇인지를 살펴보면 대다수 학생들은 내신과 수능을 꼽았다. 학생들 가운데 93.7%가 고교내신, 34.8%가 수능을 대비하기 위해 학종 대비 목적의 사교육을 받는다고 답했고, 학부모들도 89.3%가 고교내신, 40.1%가 수능 대비를 위해 사교육에 참여한다고 했다. 통상 고교내신과 수능을 위한 사교육은 국어 영어 수학 관련 사교육으로 볼 수 있다. 내신성적을 잘 받기 위한 국영수 사교육을 특정 전형을 대비하기 위한 사교육으로 잘못 인식한 셈이었다. 

교육계에서는 국영수 사교육을 두고 특정전형을 대비하기 위한 사교육으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한 업계 전문가는 “논술 대비 사교육과 학종/교과 대비 사교육을 면밀하게 나누는 것은 불가능하다. 만약 논술학원을 다니거나 면접대비/자소서 첨삭 학원을 다닌다면 논술대비, 학종/교과 대비로 구분할 수 있겠으나, 일반적인 국영수 학원은 양자의 역할을 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논술학원을 다녀야만 논술을 대비하는 것은 아니다. 수학으로 치면 공식에 대한 이해, 문제풀이 방식 등을 익히고자 수학학원에 다니는 것은 논술/수능/내신 전반을 대비하기 위해 실시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실태조사 결과가 세간의 인식과 다른 것도 이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국영수 학원을 다니면 학생들은 자신들이 내신대비를 위해 학원을 다닌다고 인식했을 것이고, 내신성적과 밀접한 대입전형은 학종/교과이기 때문에 학종/교과가 사교육을 유발하는 것처럼 조사결과가 나온것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고교2학년생을 대상으로 한 조사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한 고교 교사는 "고2 학생들은 통상 본격적인 대입 레이스에 뛰어들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고3이 돼서도 지원할 전형을 정확히 정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상황에서 고2학생들이 대입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수시 전형유형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고2학생들을 대상으로 전형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다는 것 자체부터 문제가 있었다"고 짚었다. 

사교육걱정은 고2 대상 설문조사가 불가피했던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사교육걱정의 문은옥 연구원은 "고2를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하면 다소 왜곡된 결과가 나올 수 있다. 다만, 고3을 대상으로 설문을 시행하기는 쉽지 않다. 대입을 앞둔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전형별 사교육 실태조사.. 수험생 아닌 입학생 기준 삼아야> 
대입 전형별 사교육 유발 실태를 조사하기 위해서는 수험생이 아닌 대학에 실제 입학한 입학생들을 대상으로 해야 한다는 지적의 목소리도 높았다. 대입구조 상 학종/교과가 월등히 많다는 점과 일반적인 국영수 사교육은 학종/교과 대비 목적으로 인식되는 점 때문에 학종/교과가 사교육을 유발한다고 오해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어느 대입전형이 사교육을 유발하는 지는 입학생들을 기준으로 해야 면밀하게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 지적의 내용이었다. 

실제 대학 입학생들을 대상으로 시행된 대학의 종단연구 결과는 사교육걱정의 실태조사가 얼마나 현실과 괴리가 있는지를 잘 나타낸다. 건국대와 동국대 서울시립대 전북대 한림대 대진대 등 6개대학이 최근 발표한 공동연구결과에 따르면, 고교 재학 중 사교육에 참여한 빈도가 가장 높은 전형은 논술전형이었다. 논술전형은 91.4%가 사교육을 받았다고 응답했으며, 정시는 86.1%, 교과는 75%, 학종은 72.7%가 사교육을 받았다고 했다. 실제 사교육을 받은 학생들이 입학 가능했던 전형은 논술/정시가 더 우세했던 것이다. 논술/정시가 사교육 유발요인이 더 많다는 통념과도 일치하는 결과다. 

한 업계 전문가는 “어느 전형을 대비하기 위해 사교육을 받았는가와 그렇게 사교육을 받고 실제 어느 전형으로 입학했는가는 완전히 다른 문제다. 학종/교과를 대비하기 위해 사교육을 받았다 한들 해당 전형으로 대학에 입학할 수 있는지는 별개 문제이기 때문이다. 아직 대입을 치르지 않은 고2 학생들에게 어떤 전형을 대비하기 위해 사교육을 받느냐고 묻는 것은 의미가 없다”이라며, “6개대학의 종단연구를 보면 사교육을 받은 학생들이 실제 입학가능한 전형인지 명확히 알 수 있다. 실제 입학생들과 고2학생들 간 사교육 유발 전형이 다르게 나타났다는 것은 얼마나 대입전형에 대한 오해가 극심한지를 나타내는 지표라고 봐야 한다. 수시전형 가운데 가장 뒤늦게 등장한 학종은 아직 제대로 뿌리를 내렸다고 보기 어렵다. 고교교육 중심의 대입전형 정착을 위해 향후 교육당국이 수요자들을 대상으로 오해풀기에 적극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실태조사 결과.. 어디까지 받아들여야 할까>
전형별 사교육 유발에 대한 통념과 정반대의 결과를 제외하고 보더라도 사교육걱정의 실태조사는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대입제도 전반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다는 점에서는 분명 의미를 갖지만, 설문문항의 실효성을 비롯해 그간 이어져온 대입제도 변화의 흐름까지는 고려되지 못한 조사방식 때문이다. 바람직한 취지에서 실시된 설문조사지만, 학종이 사교육을 유발하는 전형인 것처럼 현실을 왜곡한 언론보도가 등장한 것도 설문조사 방식의 문제로 보인다. 대표적인 것이 대입전형의 복잡성을 물은 설문이다. 

실태조사 결과 사교육걱정은 학생/학부모/교사들이 현 대입전형을 복잡하게 여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태조사 결과 학생들은 58.1%(9391명/1만6176명)가 현 대입전형이 ‘복잡하다’고 응답했으며, 학부모는 더 나아가 ‘매우 복잡하다’를 고른 경우가 51.1%(3728명/7302명)로 가장 많았기 때문이다. 교사도 매우 복잡하다를 고른 경우가 51.2%(734명/1434명)로 절반을 넘겼다. ‘복잡하다’는 답변과 ‘매우 복잡하다’는 답변을 합산하면, 학생은 93.9%, 학부모는 96.6%, 교사는 96%가 대입전형을 복잡하다고 답변한 것이다. 

사교육걱정이 내세운 설문조사의 목적은 2013년 교육부가 발표한 대입제도안이 실효를 거두고 있는지 등을 밝히고 문제점이 있다면 개선책을 살피자는 데 있다. 사교육걱정은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결국 학생/학부모/교사 집단에서 복잡하다를 고른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다며, 현 정부의 대입간소화 정책이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사교육걱정의 주장의 문제점은 대입간소화가 거둔 성과들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부분이다. 한 대학 관계자는 “대입간소화 시행 이전과 이후를 비교하지 않은 채 고교생들의 인식 정도를 두고 대입간소화의 실효성을 운운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앞뒤가 맞지 않다. 대입간소화 시행 이전 대학들의 전형구조는 복잡하기 짝이 없었다. 수시/정시에서도 우선선발과 일반선발이 존재했으며, 전형유형도 명확하지 못했다. 대입간소화는 4개의 수시 전형유형을 정착시키고 우선선발/일반선발을 금지시키는 등 일부분 성과를 냈다. 대입간소화를 시행하지 않았을 때의 상황과 시행 이후의 상황을 따져보지 않은 채 수요자들이 복잡하다고 느꼈다는 이유만으로 대입간소화가 실효성이 없다는 결론을 내릴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설명했다. 

‘복잡’과 ‘단순’의 이분법적인 논리로 대입전형에 대한 인식을 측정하려는 것에도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있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사교육걱정의 실태조사 가운데 대입전형 복잡성 인식을 보면 선택지가 ▲매우 복잡하다 ▲복잡하다 ▲단순하다 ▲매우 단순하다 뿐이다. 이런 방식으로 조사했을 때 어떤 대입전형이라 한들 수험생/학부모가 단순하다고 답할지 의문이다. 정시나 수시 중 1개 전형으로 대입전형을 일원화한다 하더라도 단순하다는 답변이 나올는지 의문이다. 차라리 복잡하다는 정도를 1에서 5의 정도로 표현하게 하든지, 복잡하다고 느끼는 원인은 어디에 있는지를 묻는 것이 훨씬 나았을 것”이라며, “현행 대입전형은 분명 학력고사나 수능 초창기 시절보다는 복잡하다. 수시라는 새로운 제도가 도입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전형의 다양화라는 사회적 합의에 의해 진행된 대입변화였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정량평가 일변도의 인재선발방식을 수십년 간 지속한 데 대한 반성, 그로 인한 학교교육 붕괴 등의 문제점을 발판 삼아 현재의 수시제도가 출발한 지 이제 겨우 십수년이다. 인재선발 방식을 다양화해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에 대한 시시비비를 이제 와서 다시 가리자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학종 관련 수험생들이 비교과에 부담을 가장 많이 느낀다는 실태조사결과도 조사방식 자체에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존재했다. 이미 학종에서 반영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된 소논문/R&E, 인증시험 등을 조사내용에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사교육걱정은 “학종의 문제점은 비교과 활동에 대한 준비부담, 수능최저 학력기준, 불필요한 전형요소”라며, “비교과 활동 중 부담도가 매우 큰 소논문, R&E, 각종 인증시험, 교내대회를 미반영하고 수능최저를 폐지해야 한다. 교사추천서를 폐지하고 외부스펙도 미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이는 현실과 상당한 격차가 있는 주장에 불과했다. 사교육 걱정의 주장과 달리 학종에서 외부스펙은 이미 학생부에 기록되지 않는 데다 자소서에 언급할 수 없어 반영되지 않고 있으며, 소논문/R&E 등은 숱하게 반영 대상이 아니라는 입학 관계자들의 증언이 있어 왔다. 한 고교 교사는 “사교육걱정이 이미 반영되지 않는 것으로 수 차례 언급된 소논문/R&E를 비롯해 이미 학생부 기재 자체가 금지된 외부스펙 등을 실태조사에 포함시킨 의도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 실태조사 문항들을 보면 학생/학부모들이 그간 학종에 대해 가지고 있는 오해를 더욱 키우는 데 일조하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사교육 걱정이 없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면 실태조사 보다는 R&E/소논문이 더 이상 학종의 전형요소가 아니라는 점을 널리 홍보하는 게 더 효과적이지 않나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결국 사교육걱정은 이미 개선돼있거나 시행되지 않고 있어 물리적으로 개선이 불가능한 부분들을 두고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친 셈이었다. 사교육걱정의 실태조사 담당자는 이미 반영되지 않은 부분들을 왜 설문에 포함시켰고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느냐는 질문에 대해 “잘못된 부분들이 일부 실태조사에 포함돼있어 해당 부분을 보완한 자료 배포를 다음주 정도로 계획하고 있다. 인증시험 등 이미 학종에 반영되지 않는다는 요소들에 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이번 사교육걱정의 실태조사가 결론을 이미 낸 상태에서 시행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았다. 사교육걱정이 수요자 부담이라는 명목 아래 수능최저를 무조건 없애야 할 전형요소로 보는 등 그간 숱한 논란을 불러온 시민단체이기 때문이다. 한 업계 전문가는 “사교육걱정의 이번 실태조사는 특정 의도를 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간 주장해온 수능최저 폐지 등을 위해 실태조사 내용을 짜맞춘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까지 들 정도다. 사교육걱정은 수험생들이 수능최저를 불필요한 전형요소로 판단했다며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대입에서 부담이 있다고 해서 모든 것을 없애야 하는 것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대입은 부담을 안고 있을 수밖에 없다. 사교육걱정은 사교육 걱정이 없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며 ‘경쟁’ 자체를 부정하고 있지만, 입시의 대전제는 ‘경쟁’이다. 부담이 없는 교육이란 것은 존재할 수 없다”며, “어떻게 교육을 하더라도 항상 상위권보다 하위권이 많은 것은 당연하다. 때문에 교육에 있어서만큼은 다수결의 논리보다는 어느 것이 옳고 그른지에 대한 판단이 선행돼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원하니 수능최저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정치권의 포퓰리즘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대학 네트워크를 만들어 일정 성적만 받으면 대학에 갈 수 있게 하자는 주장을 비롯해 사교육걱정의 최근 행보는 교육시민단체라기보다는 인기를 끄는데 집중하는 정치단체와 비슷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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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호 기자  mydae@verita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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