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알파=박대호 기자] 대입에서 학종은 2018학년 본격화된다. 상위 12개대학이 2018학년을 기점으로 학종을 크게 늘리기 때문이다. 2016학년 30.1%, 2017학년 33.6%의 확대추세를 이어나가던 학종은 2018학년 43.7%까지 확대된다. 전국 197개 4년제대학을 기준으로 보면, 학생부교과전형이 40%로 학종의 23.6%보다 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선호도가 높은 상위 12개대학에선 사뭇 다른 양상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상위대학 기준으로 보면 2018학년 대입을 일컫는 ‘학종시대’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다. 수시확대를 학종이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음을 실감하는 셈이다.

2018학년 대입을 보면 이미 모든 수시전형을 학종으로 전환, 75% 이상을 학종으로 선발해온 서울대가 78.5%의 학종 비중을 보이는 가운데 62%의 고려대, 55.4%의 서강대까지 절반 이상을 학종으로 선발하는 대학들이 새롭게 등장하기 시작한다. 동국대(47.3%) 성균관대(46%) 경희대(44.5%)도 절반에 육박하는 학종 비중을 보이고 있는 데다 서울시립대(39.4%) 건국대(39.1%) 한양대(38.9%)의 학종 비중도 만만찮다. 중앙대(31.2%)도 절대적인 비중은 높지 않지만, 수시/정시를 통틀어 학종의 비중이 가장 높은 대학이며, 한국외대의 학종도 25.3%로 정시의 38.5%에는 다소 못 미치긴 하나 수시 내에서는 가장 큰 비중을 보이고 있다.

연세대도 비록 여타 대학에 비해 부족한 면이 많긴 하나 큰 틀에서 보면 학종 확대라는 입시흐름에 동참한 상태다. 수시이월최다, 교육과정 위반 등으로 엇박자 행보를 보이고 있는 연세대는 특기자의 26.9%보다 적은 23.6%의 학중 비중을 기록. 상위 12개대학 가운데 유일하게 학종이 수시에서 최다비중을 차지하지 않는 대학이지만, 이전 입시를 살펴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연세대의 2017학년 전형구조를 보면 정시 29.4%, 특기자 28.7%, 학종 14.3%로 2018학년 들어 학종이 특기자와의 격차를 크게 줄인 것을 알 수 있다.

2018학년 본격 학종시대를 맞이하게 된 것은 고교교육정상화 기여대학 지원사업(정상화사업)과 대학들의 의지가 시너지 효과를 낸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사교육을 억제하고 고교교육(공교육)을 살리기 위해 마련된 정상화사업은 논술/특기자 감축과 학종/교과 확대를 권장한다. 학생부가 주된 평가요소인 학종/교과를 확대하고, 사교육 유발요인이 큰 논술/특기자를 감축함으로써 고교교육이 대입의 중심에 설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로 볼 수 있다. 대입이 바뀌지 않고서는 고교교육 정상화가 요원하다는 판단 아래 재정지원을 통해 대학들의 변화를 유도함으로써 고교교육까지 정상화하겠다는 목적 아래 실현된 정상화사업이 대학들이 변화할 계기를 제공한 셈이다.

12개대학이 모두 학종확대에 동참한 2018학년, 4개 수시전형과 정시까지 합친 5개전형 중 학종보다 비중이 큰 전형은 없다. 수시/정시 합산 5개 전형 가운데 학종이 최다비중을 차지한 시점은 2017학년부터긴 하나, 10%p 이상 몸집을 키우며 본격적인 확대 추세에 돌입한 2018학년 대입이야말로 학종이 본격 세를 떨치기 시작한 분기점이라고 할 수 있다. 개별대학을 보더라도 특기자비중이 제일 높은 연세대를 제외하면 모든 대학의 수시전형에서 학종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선호도가 높은 서울상위 12개대학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학종 지원을 적극 고려해봐야만 하는 시점이 도래한 것이다.

대학별 전형구조를 보더라도 학종 대비가 최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할 당위성은 명백하다. 2018학년 대입 기준 교과의 경우 연세대 서강대 성균관대 경희대 건국대 동국대, 논술의 경우 서울대 고려대, 특기자의 경우 예체능까지 전부 더하더라도 서울대 서울시립대가 선발을 실시하지 않지만, 학종을 통한 학생선발을 실시하지 않는 대학은 찾아볼 수 없다. 학종을 포기하는 것은 서울상위 12개대학 입학의 가장 넓은 통로를 배제하고 좁은 길을 굳이 찾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

입학사정관전형 평가에서 교외활동이 배제된 배경을 활용, 학종을 만들어낸 실질적인 주역으로 평가받는 서울대는 상위대학 학종확대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다. /사진=서울대 제공

<학종 본산 서울대, 78.5% 학종.. 전형방법 변화 없어>
입학사정관전형 평가에서 교외활동이 배제된 배경을 활용, 학종을 만들어낸 실질적인 주역으로 평가받는 서울대는 상위대학 학종확대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다. 학생부교과/논술/특기자 등 여타 수시전형을 일체 배제하고 오로지 학종으로만 수시선발을 실시하는 서울대는 정원내 기준 2016학년 75.5%(2369명), 2017학년 76.8%(2407명)였던 학종의 비중을 2018학년 78.5%(2496명)로 또 한 차례 끌어 올린다. 이미 선제적으로 학종 확대를 단행한 탓에 2018학년의 학종 확대폭이 크지 않을 뿐, 전국최고의 학종 비중을 선보이는 것으로 학종의 ’본산’이라는 평가를 받기에 부족함이 없는 모습이다.

서울대가 이토록 학종 비중을 높게 유지, 확대할 수 있는 것은 다른 대학보다 빠른 학종 실시로 쌓아 올린 노하우와 학종에 필수적인 전임 입학사정관의 질과 양을 모두 확보했다는 데 있다. 서울대의 전임입학사정관은 27명으로 전국 최다 규모인 데 더해 경력도 평균 78개월로 여타 대학을 압도한다. 평가주체인 전임사정관 확보에 들인 서울대의 노력이야말로 여타 대학 대비 공격적인 학종 운영을 가능케 한 원동력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서울대의 학종확대는 2018학년 이후 당분간 정체될 전망이다. 최고대학으로 수험생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배경을 고려하면, 정시비중을 최소 20%선에서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권오현 전 입학본부장은 그간 수 차례 인터뷰를 통해 수능이 존재하는 한 정시가 유지될 것이며 재도전하는 수험생들이 서울대에 오는 길이 대부분 정시란 점을 고려할 때 정시비중을 20% 밑으로 낮추기는 어렵다고 밝혀 온 바 있다.

2018학년 서울대의 학종은 비중이 소폭 늘어난 것을 제외하면 2017학년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 고교당 2명을 추천할 수 있어 지방 일반고의 희망으로 여겨지는 ‘지균(지역균형선발전형)’과 통상의 수험생이 지원가능한 일반전형으로 선발방식을 이원화하는 것도 같다. 2017학년 735명에서 2018학년 757명으로 확대되는 지균의 경우 2017학년 처음으로 음대와 미대 체육교육 자유전공 선발을 실시한 데 더해 미대와 음대 선발인원을 한층 확대하며 몸집을 키운다. 일반전형도 정시축소에 힘입어 1672명에서 1739명으로 선발규모가 확대된다.

전형방법도 지균은 서류평가와 면접을 합산한 일괄선발방식, 일반전형은 서류평가100%로 2배수를 선발하는 1단계 선발과 1단계50%와 면접및구술고사50%를 합산하는 2단계선발의 단계별선발방식을 유지한다. 최소한의 학업역량을 검증하기 위한 도구로 지균은 수능최저를 적용하는 반면, 일반전형은 수능최저를 미적용하는 대신 교과면접을 활용하는 것도 동일하다. 수능최저를 적용하는 지균에 지원하기 위해서는 자연계열 수험생의 경우 과탐 선택 시 서로 다른 Ⅰ+Ⅱ조합 또는 Ⅱ+Ⅱ조합을 선택해야 하며, 인문계열 수험생의 경우 일부 모집단위 지원 시 제2외국어/한문에 필히 응시해야 하는 점도 같다.

<최상위권 입시의 변곡점 고려대, 학종 대폭확대 62%>
고려대는 2018학년 최상위권 입시에 파문을 던진 대학이다. 2015년10월 30% 비중이던 논술을 전면 폐지하고 정시를 축소하겠다는 폭탄 발언을 던진 고려대는 2018학년 전형계획을 공개하면서 최상위권 입시에 변곡점을 만든 주인공으로 부각됐다.

고려대는 2018학년 정원내 고른기회전형인 사회공헌자Ⅰ과 사회공헌자Ⅱ에 더해 신설 일반전형, 기존 학교장추천전형(교과전형)이 분화된 고교추천Ⅱ전형까지 4개전형의 학종을 통해 신입생을 선발한다. 4개전형을 합산한 고려대의 학종 비중은 62%(2357명)다. 학종으로만 수시선발을 실시하는 서울대를 제외할 시 서울상위 12개대학 중 단연 높다. 2017학년 고려대의 학종 비중이 불과 14.3%(487명)에 불과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1년 새 무려 4배 이상 학종의 몸집이 커졌다.

고려대의 학종확대는 고교교육정상화를 위한 고민에서 출발, 사교육부담 경감까지 고려하던 끝에 학생중심의 입시를 펼치는 것이 해답이라는 결론을 내린 데서 비롯된 것이다. 김재욱 고려대 입학처장은 베리타스알파와의 인터뷰에서 “학종을 늘리겠다 의도하진 않았다. 현 시스템에선 학종으로 가는 게 바람직하겠다 여겼다. 국수영 문제풀이에서 벗어나 학교에서 교사와 소통하고 예체능도 균형 있게 접하면서 학교를 신뢰할 수 있도록 환경을 구축함으로써 결과적으로 행복한 고교생활을 할 수 있게 하자는 결론이었다. 그런 철학을 입시에 담아내려 하다 보니, 학종이 확대되는 것처럼 보인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일반전형의 전형방법은 1단계에서 서류평가 100%로 일정배수를 선발한 후 면접을 실시, 1단계성적70%와 면접 30%를 합산해 최종합격자를 가리는 방식으로 융합형인재와 유사하다. 전형방법이 유사한 탓에 기존 융합형인재전형이 모습을 바꾼 것으로 이해되기도 하나, 실질을 들여다보면 고려대의 설명처럼 ‘신설전형’으로 봐야 할 여지가 더 크다. 재수생까지로 지원자격을 제한했던 융합형인재와 달리 일반전형은 N수제한을 전면 없애 누구든 지원 가능하도록 문호를 개방했으며, 수능최저의 수준도 달리했다. 일반전형의 수능최저는 인문계 기준 4개영역 등급합 6이내로 융합형인재의 2개영역 등급합 4이내 대비 높다. 1단계 선발배수도 융합형인재의 경우 3배수였으나, 일반전형에서 5배수로 늘어났다는 차이가 있다.

2018학년 일반전형 면접의 경우 아직 어떻게 시행될지 완전히 확정되지 않았다. 전형계획을 보더라도 ‘2인 이상의 면접관이 인재상에 부합하는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 평가’한다고만 명시돼있을 뿐이다. 다만, 고려대는 수능최저가 존재하기 때문에 서울대 식의 교과면접을 진행하지 않을 것이란 점은 분명히 한 바 있다.

학교장추천전형(교과)이 세분화된 결과물인 고교추천Ⅰ(교과)과 고교추천Ⅱ(학종) 중 학종인 고교추천Ⅱ의 경우 재학생만이 지원가능하도록 지원자격의 범위를 좁혔다. 일반전형과 고교추천전형 간 중복지원을 금지하면서 지원자격을 달리 해 수험생들이 본인에게 적합하다고 판단한 전형을 고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고교별로 3학년 재적 학생수의 4%까지 추천할 수 있으므로 재학생 25명 당 추천가능규모가 1명씩 늘어나는 방식이라고 보면 된다. 예를 들어 3학년 100명이 재학 중인 고교라면 4명, 200명이 재학 중인 고교라면 8명을 추천할 수 있는 식이다. 25명에 미달하는 재학생 규모를 가진 고교에도 1명의 추천권은 부여된다. 단, 추천인원은 고교추천Ⅰ과 Ⅱ를 합산해 계산하므로 3학년 재학생 200명 규모인 고교에서 고교추천Ⅱ로만 8명을 추천하는 일은 상정하기 힘든 상황이다. 일부 추천권은 고교추천Ⅰ, 일부 추천권은 고교추천Ⅱ로 갈라지게 될 것인 때문이다.

2명에게만 추천권을 부여하기 때문에 인문계 1명, 자연계 1명을 추천하는 것이 일반적인 서울대 지균과 비교하면 고려대 고교추천전형의 추천인원이 다소 많을 것으로 보인다. 75명 이상의 3학년 재학생 규모가 있다면 3명까지 추천이 가능한데, 75명을 밑도는 재학생규모를 지닌 고교는 많지 않기 때문이다. 고려대 고교추천Ⅰ/Ⅱ전형에 지원을 희망하는 경우라면 추천가능권에 들 수 있을지를 미리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대개는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교과성적 순에 따라 추천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고교생활 동안 교과성적을 잘 쌓아 올리는 데 치중해야 한다.

고교추천Ⅱ의 전형방법은 1단계에서 서류평가100%로 5배수 내외를 선발한 후 면접을 실시, 1단계성적50%와 면접50%를 합산해 최종합격자를 가리는 방식이다. 일반전형과 동일하게 수능최저가 존재하긴 하나, 인문계 기준 3개영역 등급합 5이내로 일반전형의 4개영역 등급합 6이내보다는 다소 낮은 수준이다. 일반전형과 마찬가지로 수능최저가 있기 때문에 교과형 면접이 시행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변화 동참 3개교.. 서강대 55.4%, 동국대 47.3%, 성균관대 46% 학종선발>
고려대의 파격변화 정도가 워낙 큰 탓에 회자되는 빈도수는 다소 적었지만, 서강대와 동국대 성균관대도 2018학년이 학종시대로 불리는 데 큰 역할을 한 대학이다. 일찌감치 학종확대에 동참 2017학년 이미 40.5%(642명)의 학종비중을 보였던 서강대는 한발 더 나아가 2018학년 학종 비중을 55.4%(873명)까지 확대했다. 서울상위 12개대학 중 학종이 절반 이상의 비중을 갖는 대학은 서울대와 고려대 서강대까지 3개대학뿐이다. 동국대는 2017학년 21.2%(572명)였던 학종비중을 서강대 다음으로 많은 47.3%(1273명)까지 늘려 서울상위 12개대학 중 고려대 다음으로 학종 확대폭이 큰 대학으로 꼽혔으며, 성균관대도 2017학년 37.4%(1257명)였던 학종 비중을 46%(1547명)로 늘려 학종확대 추세에 적극 동참한 대학이었다. 2108학년 학종확대를 논할 때 결코 제외돼선 안 될 대학들인 셈이다.

전형방법에 있어 서강대는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자기주도형과 일반형 모두 면접없이 서류평가100%로 선발을 실시하는 방식이 유지됐다. 자기주도형은 수능최저 미적용, 일반형은 수능최저 적용의 방식도 유지됐다.

서강대와 달리 동국대는 전형방법이 다소 바뀐다. Do Dream을 제외한 불교추천인재와 학교장추천인재에서 변화가 있다. 2017학년까지는 1단계에서 교과100%로 선발을 실시해 교과전형으로 분류되던 불교추천인재전형이 1단계 전형방법을 서류평가100%로 변경, 학종으로 변경됐다. Do Dream전형과 불교추천인재는 2018학년 동일하게 1단계에서 서류100%로 3배수를 선발한 후 면접을 실시, 1단계성적70%와 면접30%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전형을 운영한다. 2017학년의 Do Dream 전형방법이 불교추천인재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셈이다. 학교장추천인재는 면접이 실시되던 단계별전형방식에서 서류100%로만 선발하는 일괄선발 방식으로 전형방법을 바꾼 데 더해 지원자격에도 다소 변화를 줬다. 전형명이 Do Dream 학교장추천이던 2017학년까지는 국내고 출신으로 계열구분없이 3명까지 추천이 가능했으나, 학교장추천인재로 전형명이 바뀐 2018학년에는 교육부 인가 재외한국학교까지 지원자격을 확대하고 모집단위의 계열과 일치하는 2명까지만 추천할 수 있도록 추천권 부여범위를 좁혔다.

고른기회전형을 정원내에 신설하는 변화를 준 성균관대는 글로벌인재 의대에 한해 변화를 줬다. 인성을 갖춘 의사를 키워내겠다는 일념 아래 생겨난 변화다. 2017학년까지는 글로벌인재 의예과의 경우 서류평가100%에 수능최저를 부가해 합격자를 가리는 방식이었지만, 2018학년부터는 1단계에서 서류평가100%로 3~5배수를 선발한 후 면접을 실시, 1단계성적80%와 면접20%를 합산해 최종합격자를 가리는 방식으로 전형방법을 바꿨다. 수능최저도 2018학년부터는 적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안성진 성균관대 입학처장은 “인/적성 검증이 보다 필요한 사범대 의예 예체능 학과들에 면접을 확대하기로 한 계획의 일환”이라며, 글로벌인재 의예과의 면접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점진적 학종확대 택한 5개교.. 경희대 서울시립대 건국대 한양대 한국외대>
큰 폭의 학종확대를 택한 고려대 서강대 동국대 성균관대 등과 달리 경희대 서울시립대 건국대 한양대 한국외대의 5개교는 점진적 학종확대를 택한 대학들이다. 평가의 주체인 입학사정관을 확보해야 하는 문제가 있는데다 급작스런 학종확대가 부실한 평가를 불러올 수 있다는 등의 사정을 고려해 점진적인 확대를 택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미 학종을 크게 확대한 상황이기 때문에 큰 폭의 학종확대가 어려웠던 사정도 존재한다.

특히, 40%가 넘는 학종비중을 보이는 경희대와 40%에 육박하는 학종비중을 보이는 건국대 한양대의 경우 이미 학종확대에 적극 동참했던 대학들이다. 경희대의 경우 꾸준히 학종확대기조를 보여왔으며, 건국대의 경우 2018학년보다 한 해 앞선 2017학년에 이미 큰 폭의 학종확대를 단행했던 바 있다. 경희대는 꾸준한 학종확대 기조 속에 2016학년 36.2%(1742명)이던 학종비중을 2017학년 41.2%(1925명)으로 늘린 데 이어 2018학년 44.5%(2018명)까지 확대했다. 학교생활충실자전형이 폐지됐지만, 네오르네상스전형과 고교연계전형의 규모가 크게 확대돼 학종비중이 늘어난 것이다.

건국대는 2016학년 26.2%(789명)던 학종 비중을 2017학년 35.5%(1068명)으로 크게 늘린 데 이어 2018학년 39.1%(1179명)까지 확대했다. 정원내 고른기회전형인 고른기회Ⅱ전형을 신설, 수요자 배려행보를 늘린 것도 유의미한 변화다. 일찌감치 2016학년부터 35.7%(1007명)라는 높은 학종비중을 보인 한양대도 2017학년 37.8%(1061명), 2018학년 38.9%(1096명)로 꾸준히 학종확대 기조다. 이미 학종확대 기조에 동참해있었음에도 또 다시 학종을 확대했다는 점에서 세 대학이 고교교육정상화에 쏟는 노력을 알 수 있다.

서울시립대도 학종확대 기조를 꾸준히 보여온 대학이란 점에서는 경희대 건국대 한양대와 차이점이 없다. 서울시립대는 2016학년 32.2%(557명)였던 학종의 비중을 2017학년 37.7%(642명), 2018학년 39.4%(672명)로 계속해서 늘려왔다. 다만, 2016학년 56.8%로 서울상위 12개대학 중 최다비중을 자랑하던 정시를 2017학년 41.3%로 축소하는 과정에서 생긴 정원을 학종이 아닌 학생부교과전형 신설로 활용했다는 점에서 적극적 학종확대를 꾀한 대학이 아니란 차이점이 명확하다. 연세대와 건국대 동국대가 학생부교과전형을 폐지하는 등 서울상위 12개대학들이 대부분 학생부교과의 비중을 줄여나가는 상황에서 나온 엇박자 행보이기에 학종확대에 적극적인 대학으로 분류하기엔 무리가 있다.

한국외대의 경우 꾸준한 학종확대를 보이고 있으나 대학특성 상 상대적으로 학종비중이 적은 편이다. 2016학년 20.5%(700명), 2017학년 22.8%(775명)을 거쳐 한국외대의 2018학년 학종비중은 25.3%(862명)로 연세대 다음으로 적다. 어문계열 학과가 워낙 많다는 배경 때문에 특기자, 논술, 학생부교과 등으로 선발방식을 다양화할 수밖에 없는 사정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꾸준한 학종확대 기조를 보이며 점진적으로 비중을 늘리고 있는 대학이기 때문에 추후 더욱 적극적인 학종확대 경향을 나타낼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점진적 학종확대 경향을 보인 5개교는 전형방법 관련해서도 별다른 변화를 주지는 않았다. 경희대의 고교연계전형이 학생부교과60%+서류40%로 교과비중이 다소 높았던 2017학년과 달리 2018학년 들어 학생부교과와 서류평가의 비중을 동일하게 각 50%로 조정한 것과 건국대 KU학교추천이 교과60%+서류40%에서 교과40%+서류60%로 서류평가의 비중을 늘린 정도만이 차이점이라 할 수 있다. 5개교 모두 학종에서는 수능최저를 적용하지 않는 기조도 동일하게 유지했다.

<유일한 학종비중 축소 중앙대.. 정원조정과정에서 생긴 현상>
일찌감치 학종을 확대, 2014년 실시된 정상화사업에서 경희대 한양대와 더불어 가장 많은 20억원의 예산지원을 받은 바 있는 중앙대는 서울상위 12개대학 가운데 유일하게 2018학년 학종비중이 축소된 대학이다. 2016학년 29.4%(1281명), 2017학년 31.3%(1356명)으로 점진적 확대기조를 보이던 학종의 비중은 2018학년 31.2%(1364명)로 0.1%p만큼 줄었다.

유의미한 차이를 보일 만큼 줄어든 것은 아니지만, 외관 상 축소된 것으로 보이는 이유는 CK사업 등 정부재정지원사업으로 인해 모집단위별 정원배정을 조정하는 과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정시비중을 감축, 학생부교과전형을 소폭 확대하고 나머지 전형들의 비중은 동일하게 유지하는 과정에서 명목 상 비중이 줄어든 현상이 나타난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한강호 중앙대 입학차장은 “학종의 비중을 줄이려는 의도는 없었다. 정원감축에 따라 모집단위별 정원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약간 비중이 줄어드는 결과가 나온 것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중앙대는 입학사정관 시범대학부터 시작해 최근 학종에 이르기까지 정성평가를 적극 도입한 대학으로 손꼽힌다.

다만, 중앙대의 학종비중은 앞으로도 쉽사리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논술가이드북 논술백서 모의논술 등을 일찌감치 실시하며 논술전형에 심혈을 기울였던 점을 고려할 때 논술전형을 급격하게 줄일 수 없는데다 학종확대 시 세세한 평가가 어렵다는 결론을 대학 측이 내린 때문이다. 한 차장은 “2018학년에는 다빈치형인재뿐만 아니라 탐구형인재에도 면접을 도입, 더욱 세밀한 평가에 나선다. 입학사정관 확충을 포함한 평가기반이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의 갑작스런 학종확대는 제대로 된 평가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공교육정상화법에 따라 교육과정 내에서만 문제를 출제하는 논술전형이 가진 의의도 무시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중앙대의 설명처럼 2018학년 탐구형인재는 변화가 예정돼 있다. 1단계에서 서류100%로 1.5배수에서 3배수 선발, 2단계에서 1단계70%와 면접30%합산이라는 단계별 전형방법을 2018학년에도 유지하는 다빈치형인재와 달리 탐구형인재는 서류평가100%의 일괄선발 방식에서 1단계는 서류100%로 2배수에서 3배수 선발, 2단계는 1단계70%와 면접30% 합산의 단계별 선발방식으로 전형방법을 바꾼다.

<‘최저’ 연세대.. 특기자/정시 중심>
연세대는 서울상위 12개대학 중 홀로 엇박자 행보를 보여온 대학이다. 정상화사업 실시 이후 대학들이 학생부위주전형을 늘리고 논술/특기자/정시를 축소하는 행보를 성큼 내딛고 있음에도 연세대는 홀로 꿋꿋이 특기자 위주의 전형방법을 유지해왔기 때문이다. 결국, 2018학년 학종확대 기조에 연세대도 동참했지만 다른 서울상위 대학들엔 부족한 학종 비중을 보이고 있다.

연세대의 2018학년 학종 비중은 23.6%(809명)로 서울상위 12개대학 중 최저다. 2016학년 13.9%(480명), 2014학년 14.3%(487명)도 비교적 낮은 학종 비중이었지만, 고려대가 같은 기간 2016학년 10.8%(405명), 2017학년 14.3%(543명)로 더 낮거나 같은 비중을 보여온 탓에 최저대학이란 평가는 피할 수 있었다. 고려대가 2018학년 파격적인 입시개혁안을 내놓으면서 연세대만 홀로 학종 최저비중 대학으로 남게 됐다.

연세대의 학종 비중이 낮은 것은 특기자와 정시에 높은 비중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2018학년 연세대 입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정시로 29.6% 비중을 지니고 있으며, 특기자가 26.9%로 뒤를 잇고 있다. 서울상위 12개대학 중 수시4개, 정시1개 등 5개전형 가운데 학종보다 높은 비중을 지닌 전형이 존재하는 대학은 한국외대의 정시(정시 38.5%, 학종 25.3%), 건국대의 정시(정시 43.1%, 학종 39.1%)뿐이며, 같은 비중을 지닌 경우는 서울시립대의 정시(정시 39.4%, 학종 39.4%)뿐이다. 정시와 특기자의 2개전형이 학종보다 높은 비중을 지닌 대학은 연세대가 유일하다. 한국외대처럼 어문계열을 다수 운영하는 특수성이 있는 것도 아닌데다 예체능계열이 비대한 대학도 아니란 점에서 연세대에 대한 교육계의 평가는 부정적이다. 특기자전형이 교외활동 기재가 가능하기 때문에 사교육을 유발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특정 고교유형 출신자들의 선발을 쉽게 만든다는 비판점이 있지만 연세대는 아랑곳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여타 대학들이 학종 확대를 위해 특기자/논술/정시를 줄이는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연세대의 학종 확대는 2017학년까지 유지해오던 학생부교과전형을 폐지한 데 기인한 것이란 것도 차이점이다.

다만, 엇박자 행보를 보여오던 연세대가 학종확대에 나섰다는 점 자체는 고무적이란 평가가 많다. 현재 서울대가 이끌고 고려대가 뒷받침하고 있는 학종체제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첫 행보인 때문이다. 2018학년 연세대는 정원내 고른기회전형인 기회균형전형을 50명에서 75명으로 확충하고, 학교활동우수자전형을 활동우수형으로 전환, 신설전형인 면접형을 도입하며 학종 전형구조 정돈에 나선다. 신설된 면접전형은 1단계에서 학생부교과성적50%와 비교과성적50%를 합산해 3배수를 선발한 후 면접을 실시, 서류평가40%와 면접60%를 합산해 최종합격자를 가리는 전형방법을 택했다. 1단계에서 자소서/추천서 등을 평가하지 않고, 2단계부터 자소서/추천서를 평가하는 특징이다. 지원자 전원에 대한 자소서/추천서를 평가하지 않는 방식으로 평가에 대한 부담을 덜어내려 한 것으로 풀이된다. 수능최저는 적용하지 않는다. 학교활동우수자에서 전형명을 바꾼 활동우수형은 서류100%로 일정배수를 선발한 후 면접을 실시, 1단계성적70%와 면접30%를 합산하는 방식을 동일하게 유지했으며, 수능최저를 동일하게 적용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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