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알파=박대호 기자] 성공적인 대입을 향한 출발점은 무엇일까? 이름값에 따른 대학중심, 적성과 전망을 기반한 전공중심의 선택도 가능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전형을 중심으로 접근하는 방법이다. 최근 대입구도를 고려하면, 전형별 대입준비의 중요성이 한층 높아져가고 있는 양상이기 때문이다. 물론 최근 자연계에서 인기를 더해가고 있는 의대나 대학들이 내세우는 특성화학과, 프라임사업의 결과물로 탄생한 프라임학과를 목표로 삼을 수 있지만, 결국 실질적 준비로 보면 전형부터 선택해야 한다. 특정 대학을 목표로 삼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서울대의 경우 학생부종합전형과 정시를 통해서만 입학 가능하고 고려대는 2018학년부터 논술전형을 통해 입학할 수 없다. 특정 전형을 준비하지 않고서는 원하는 대학에 입학할 수 없는 셈이다. 결국 특정학과, 특정대학을 목표로 하더라도 어떤 전형을 거칠 것인지에 대한 선택이 실질적 준비차원에서 중요해진 셈이다. 역으로 전형에 무게를 두다 보면 수시 6장의 카드를 활용할 경우 순차적으로 전형별 지원이 가능해지는 장점도 있을 수 있다.

현재 대입을 전형으로 보면 크게 5개로 분류가능하다. 학생부종합전형(학종), 학생부교과전형(교과), 논술전형(논술), 실기위주전형(특기자)의 4개 수시전형과 정시까지 5개를 통상의 대입전형으로 본다. 대학별로 전형요소들을 설계, 다양한 이름의 전형들을 내놓지만 전형요소별로 보면 일반적인 인문계/자연계 수험생들을 기준으로 5개로 가닥지어진다는 얘기다.

5개 전형은 속성이 다른 만큼 지원가능한 수험생의 풀도 다르다. 학생부를 주요 전형요소로 삼는다는 점에서 학생부위주전형으로 묶이는 학생부종합전형과 학생부교과전형은 전형방법부터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학생부종합전형은 학업역량측정을 위해 학생부상 교과 세특/행특, 교과와 연계된 비교과활동에 대한 정성평가를 실시하고 면접 등을 부가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학생부교과전형은 학생부교과성적(내신)에 대한 정량평가를 주요한 전형방법으로 삼고 있다. 논술전형은 논술고사 성적과 학생부성적을 합산해 합격자를 가리는 전형방법을 택하고 있지만, 논술고사 비중이 커서 학생부교과성적의 영향력은 크지 않다. 학생부위주전형에 지원하기 어려운 늦게 철든 학생이나 재수생들의 대입 통로로 활용된다. 점차 줄고 있는 특기자전형은 어학이나 수학/과학 등 특정 과목에 강점을 지닌 특목고 학생들 위주 전형이고 정시는 수능성적이 당락을 좌우하는 만큼 재수생이 강점을 가진 전형이다.

최소한의 학업능력을 갖추고 있는지를 가늠하기 위해 대학들이 활용하는 수능최저학력기준(수능최저)의 적용여부도 전형특성에 따라 달라진다. 논술은 대부분 수능최저를 적용하는 반면 특기자는 특목고중심으로 스펙활용이 가능한 만큼 대부분 적용하지 않는 편. 학생부위주전형의 경우 수능최저 적용 여부가 대학의 판단에 따라 갈리는 편이다.

전형별 판이한 특성을 가진 만큼 이제 전형을 염두에 두고 대입로드맵을 설계하는 것이 필수인 시대다. 물론 충실한 학교수업을 바탕으로 학생부교과성적이 우수한 경우라면 복수의 전형을 노려볼 여지도 있지만 쉽지 않은 소수사례에 불과하다. 수험생 본인이 지닌 역량과 강점을 드러낼 수 있는 전형을 선택하고, 그에 맞춰 고교 3년 간의 생활을 쌓아 올리는 전략적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공적인 대입을 향한 출발점은 무엇일까? 이름값에 따른 대학중심, 적성과 전망을 기반한 전공중심의 선택도 가능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전형을 중심으로 접근하는 방법이다. /사진=건국대 제공

<수시확대/정시축소.. 학종 정시 논술 교과 특기자 순>
최근 대입은 수시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수시는 1997학년 처음 도입된 이래 지속적 확대 양상을 보여왔으나, 확대폭이 크진 않았다. 본격적인 확대 양상을 보인 것은 수시가 절반의 비중을 점한 2007학년부터라고 볼 수 있다. 이후 가파르게 세를 불려오던 수시는 최근 정시를 압도하고 있다. 대입을 주관하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전국 197개 4년제대학 기준으로 발표한 ‘2018학년 대입전형 시행계획’에 의하면 수시의 비중은 2016학년 66.7%(24만3748명), 2017학년 69.9%(24만8669명)에 이어 2018학년 73.7%(25만9673명)로 처음 70%를 넘겼다. 반면, 정시는 2016학년 33.3%(12만1561명), 2017학년 30.1%(10만7076명)에서 2018학년 26.3%(9만2652명)로 30%선이 무너지며 한걸음 더 물러섰다. 수시가 대입의 중심으로 완전히 자리매김한 셈이다.

상위 12개 대학도 동일한 수시확대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정원내 기준 2016학년 64.9%(2만4804명)였던 수시 비중은 2017학년 67.9%(2만5729명), 2018학년 71.5%(2만7207명)로 차츰 확대추세인 반면, 정시는 2016학년 35.1%(1만3424명), 2017학년 32.1%(1만2190명), 2018학년 28.5%(1만827명)로 연일 축소되고 있다. 전국 대학평균에 비해 수시비중이 다소 적은 것은 급작스런 전형변화가 수험생들에게 해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한 몇몇 대학이 점진적인 수시확대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나온 결과물일 뿐이다. 대부분 상위 12개대학은 평균을 상회하는 수시비중을 보이고 있다.

수시중심 대입체제는 수시대비에 대한 중요도를 한층 높이고 있다. 물론 아직 정시는 사라지지 않았고, 완전히 사라지기도 어려워 보인다. 수능 자격고사화가 되지 않는 한 정시가 논술과 더불어 소위 늦게 철든 학생들의 대입통로로 활용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완전폐지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다만, 정시는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을 투입한 재수생들과 원천적으로 불리한 경쟁을 벌여야 한다는 점에서 재학생은 수시를 통한 대입이 바람직하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재학생들이 신경을 쏟아야 할 수시의 4개전형이 상이한 특성을 지니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형별 확대추이와 전형방법의 변화지점은 필히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물론 정시를 통한 대입을 준비한다면 전형방법 변화 등에 별다른 신경을 쏟지 않아도 무방하다. 과목선택의 문제, 영역별 비중 문제 등이 있긴 하지만 정시는 결국 수능성적이 얼마나 우수한가로 결론이 지어지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전형별 추이를 따져볼 때 유의해야 할 부분은 기준점을 어떻게 잡느냐의 문제다. 전국대학을 기준으로 할 때와 상위 12개대학을 기준으로 할 때 전형별 비중이 완연한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교과 학종 정시 특기자 논술 순을 보이는 전국대학 통계와 달리 서울상위 12개대학 기준 가장 중요도가 높은 전형은 학종이며, 이후 정시 논술 교과 특기자 순으로 비중이 큰 양상이다.

<수시 전형별 중요도(비중).. 학종 최다>
전형을 택해 대입을 치러야 하는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지점은 전형별 변화추이를 파악하는 것이다. 수시의 비중변화와 마찬가지로 4개 수시전형의 비중도 연일 달라져가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특히, 수험생들이 유의해야 할 부분은 통계의 함정이다. 전국 197개 4년제대학과 서울상위 12개대학 간의 전형변화 추이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성격이 상이한 전국의 대학들을 통계만 보고 전형별 중요도를 판단하는 것은 실질적인 전형변화를 파악하기에 부족하다.

대교협이 발표한 전국 197개 4년제대학의 2018학년 수시 비중은 73.7%, 그 중 가장 맹위를 떨치는 것은 학생부교과전형이다. 교과는 2017학년 39.7%에서 2018학년 40%로 소폭 확대되며, 여타 전형들에 비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여타 전형들의 경우 학종이 20.3%에서 23.6%, 실기위주전형(특기자)이 5%에서 5.3%로 비중을 늘린 상황인 반면, 정시는 26.3%에서 22.8%, 논술은 4.2%에서 3.7%로 비중이 낮아졌다. 얼핏 봐서는 교과가 대입의 가장 큰 통로로 자리매김하고 있고, 이어 학종, 정시, 특기자, 논술 순으로 중요도가 높다고 판단하기 쉽다. 2018학년이 학종시대로 불리는 것에 대해 의아하게 느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상위 12개대학으로 범주를 좁혀보면 전형별 중요도는 달라진다. 2018학년 기준 학종(43.7%)을 필두로 논술(15.3%), 특기자(7.5%), 교과(5.1%) 순이기 때문이다. 상위 12개대학을 기준으로 하면 학종과 논술의 중요도가 대폭 상승하게 되는 셈이다. 학종의 비중이 큰 것은 고교교육정상화 기여대학 지원사업의 학종 권장 요구에 상위대학들이 기민한 대응한 결과물로 볼 수 있다. 논술은 올해 11개교, 내년 10개교로 대부분의 대학이 실시한다는 점에서 197개 대학 중 30여 개교 남짓한 대학만 실시하는 전국대학 통계와 다른 모습을 보이게 된다. 특기자의 경우 단순비중만 보면 교과보다 몸집이 크지만, 예체능계열을 제외할 경우 4.4%비중으로 교과보다 낮다. 결국 상위 12개대학 입학을 위해서는 학종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후 논술 등 여타 전형으로 선택지를 뻗어나가는 전형선택방법을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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