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추합 포함여부 차이.. '기준없는 보도가 만들어낸 오해'

[베리타스알파=박대호 기자] 올해도 발표기관마다 상이한 고교별 서울대 합격자 수를 두고 고교현장이 아우성이다. 여러 언론을 통해 공개된 서울대 합격자 수가 자체조사에 근거한 베리타스알파의 보도내용과는 물론 고교자체 발표 내용과도 다른 경우가 상당부분 발생했기 때문이다. 노웅래(더불어민주)/이동섭(국민의) 의원실이 서울대로부터 자료를 넘겨받았다는 출처까지 명시돼있는 탓에 고교에서 학부모/동문들의 시선을 의식해 진학실적을 부풀린 것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될 정도다. 

2일 동아/중앙일보를 필두로 한 언론들의 보도내용은 서울예고 82명, 외대부고 73명, 서울과고 68명, 경기과고 58명, 하나고 57명 등 2017학년 서울대 합격실적을 가장 많이 낸 고교가 어디인지를 밝히는 것을 골자로 한다. 베리타스알파가 보도하고 고교들이 자체적으로 밝힌 내용과는 합격인원이 다른 경우가 대부분이다. 상위5개고교를 기준으로 보더라도 서울예고만이 82명으로 동일할 뿐, 외대부고는 75명에서 73명, 서울과고는 70명에서 68명, 경기과고는 60명에서 58명, 하나고는 60명에서 57명으로 숫자가 대부분 줄었다. 왜 합격자 수 차이가 발생하게 된 것일까.

혼란의 원인은 상이한 합격실적의 기준점 때문이다. 대입 시간의 흐름 상 이달2일 발표된 고교별 서울대 합격실적은 서울대 수시최초합격과 추가합격, 정시 최초합격까지 포함된 것으로 인식될 수밖에 없다. 베리타스알파의 보도내용과 고교별 발표내용도 대부분 수시추합까지를 포함하고 있다. 

문제는 노 의원과 이 의원을 통해 흘러나온 서울대 고교별 합격실적이 수시추합이 배제된 수시와 정시 최초합격만을 기준으로 한다는 데 있다. 이미 수시추합이 실시된 이후지만, 최초합격만을 기준으로 한 탓에 추합이 있던 고교들의 실적이 줄면서 현장 혼란이 초래된 것이다. 

현장의 혼선을 부추긴 원인은 보도의 기준을 명확히 밝히지 않은 언론들에 있다는 평가다. 동아일보 정도만이 ‘수시모집 및 정시모집 최초 합격 기준’이라는 기준을 명확히 밝혔을 뿐 대부분의 언론들이 보도에 나서는 과정에서 기준을 명확히 밝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 업계 전문가는 “수시최초, 정시최초라는 기준점을 명확히 밝히지 않은 언론들이 문제다. 대입의 흐름이 어떤지와 현재 보도하는 내용이 어떤 기준에 근거하고 있는지가 기사에 명시돼있지 않다보니 오해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고교 관계자들과 수요자들 입장에서는 이미 수시최초 수시추합 정시최초가 마무리된 상황에서 최초합격만을 기반으로 보도한 배경을 납득하기 어려운 것이 당연하다. 출처와 기준점을 명확히 밝혀 현장 혼란을 줄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충고했다. 

언론들의 서울대 합격실적 보도가 이어지면서 고교현장은 일대 혼란이다. 수시추합이 이미 종료됐음에도 수시최초와 정시최초만을 기준으로 한 보도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고교발표내용과 보도내용의 간극이 발생하면서 '실적 부풀리기'를 한 것이 아니냐는 오해마저 촉발될 정도다. 사진은 수시추합 적용 시 60명 실적이지만, 최초합격만을 기준으로 할 시 57명 실적인 하나고. /사진=베리타스알파DB

<2017 서울대 합격실적.. 배경과 흐름>
대입에서의 합격실적은 대입 일정의 흐름을 명확히 알아야 이해할 수 있다. 현 대입구조에서  합격자 발표는 정해진 수순을 따른다. 가장 먼저 수시최초합격자(수시최초)를 발표하고, 예치금 등록을 받은 후 결원만큼 정해진 기간동안 수시추가합격자(수시추합)를 발표/선발하며, 수시추합이 완료되면 이월인원을 정시 선발인원에 합산해 정시최초합격자(정시최초)를 발표하고, 이후 수시와 마찬가지로 정해진 기간동안 정시추가합격자(정시추합)를 선발하는 구조다. 수시와 정시로 구분, 각각 최초합격과 추가합격이 실시되는 구조인 것이다. 

서울대 역시 동일한 대입일정을 따른다. 2017학년 서울대는 지난해 12월15일 수시 최초합격자를 발표하고, 같은달 22일 수시 추가합격자 발표를 끝마쳤다. 정시 최초합격자는 지난달 23일 발표했으며, 이달 7일부터 15일까지는 세 차례에 걸쳐 정시 추가합격자 발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대입일정 시간의 흐름대로 보면 서울대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대학은 ▲수시최초 ▲수시최초+수시추합 ▲수시최초+수시추합+정시최초 ▲수시최초+수시추합+정시최초+정시추합의 4개 합격실적이 존재할 수 있다. 전체 대입일정이 종료된 후 최종등록여부를 따진 등록실적까지 고려하면 5개의 합격/진학실적 기준으로 늘어난다. 

정시추합이 아직 시작되지 않은 상황에서 통념 상 '합격자 현황'은 수시최초+수시추합+정시최초를 떠올리게 된다. <베리타스알파>가 지난달 23일 발표된 서울대 정시 최초합격자를 기준으로 기 보도한 고교별 합격실적 순위도 통념에 부합하는 수시최초+수시추합+정시최초 기준이다. 

<언론들의 서울대 실적보도.. 무엇이 문제인가> 
문제는 2일부터 시작 주말까지 이어진 언론들의 다발적인 서울대 합격실적 보도는 수시최초+정시최초 기준이었다는 데 있다. 이미 종료된 수시추합에 관한 내용이 빠진 것이다. 시점 상 수시추합이 포함됐다고 인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추합이 빠진 보도가 이뤄지면서 혼란이 빚어진 셈이다. 

언론들이 수시최초+정시최초 기준으로 고교별 서울대 합격실적 보도에 나선 것은 보도의 기반이 된 노웅래(더불어민주)/이동섭(국민의) 의원이 서울대로부터 넘겨받은 자료가 최초합격만을 기준으로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수시추합이 제외됐다는 점을 명확하게 밝히지 않은 언론들이 대다수였던 탓에 현장 혼란은 불붙듯 커졌다. 추합이 제외됐다는 내용 없이 고교별 서울대 합격자 수를 밝히면서 실적 부풀리기가 아니냐는 항의가 고교에 집중됐다. 물론 모든 언론들이 수시추합이 제외된 점을 밝히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기준점이 ‘수시모집 및 정시모집 최초 합격 기준’임을 명확히 밝한 언론도 일부 존재했으나, 전반적인 오해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결국, 기준점이 명확하지 않은 보도 탓에 고스란히 피해를 입은 건 진학실적을 가감없이 밝혔던 고교들이다. 실제 일부 고교에는 학부모 동문 등으로부터 고교에 문의가 빗발쳤다. 대입 전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경우에는 2017학년 입시가 전부 종료되고 고교별 합격자가 나온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도 생각해 볼 수 있었다. 한 고교 관계자는 “매년 이맘 때면 학부모, 동문들의 항의가 빗발친다. 기존에 보도됐던 내용보다 줄어든 실적이 또 한차례 발표되기 때문이다. 추가합격까지 포함된 내용으로 안내하고 있지만, 불신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하는 분들도 있다. 이래저래 피로감이 극심하다”고 불평을 털어놨다. 

<서울대 수시추합 포함 시 얼마나 달라지나>
고교별 서울대 수시추합 관련 공식적인 자료는 없지만, 고교별 조사를 통해 취합해 볼 수 있다. 서울대의 수시추합이 여타 대학에 비해서는 많지 않은 편이기 때문이다. 서울대는 여타 대학과 다른 독특한 추합일정을 진행한다. 2017학년 대입에서의 수시추합은 지난해 12월28일 오후9시까지 진행됐으나, 서울대는 22일 단 한차례만 수시추합을 실시했다. 여타 대학들이 수시에서의 결원을 줄이기 위해 여러 차례에 걸쳐 추가합격자를 발표하고 전화통보를 실시한 것과는 상이한 모습이다. 서울대는 그간 추합이 상위대학으로부터 하위대학으로의 연쇄이동이라는 점을 고려해 다른 대학에 비해 앞선 추합종료 일정을 보여왔다. 때문에 여타 대학보다는 적은 규모인 127명만이 수시에서 추가합격하게 됐다. 베리타스알파는 현재 127명의 2017학년 수시추합인원 중 56명의 현황을 확보한 상태다. 실적 상위고교들의 경우 상대적으로 현황파악이 수월한 반면, 수시최초 실적이 없었다가 수시추합이 1명 나온 고교들의 경우 파악할 방법이 없다. 추후 자료확보를 통해 추합현황 보도를 계획 중에 있다. 

이번 언론들의 보도가 수시최초+정시최초로 이뤄지면서 수시추합이 단 1명이라도 있는 고교라면 실적이 전부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실적 부풀리기’가 아니냐는 의혹을 받은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복수의 수시추합이 있는 고교들의 경우 더욱 강한 의혹의 눈초리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 

서울대의 수시추합이 많지 않긴 하나 수시추합 포함 여부에 따라 고교 순위는 크게 요동친다. 수시최초+정시최초만을 기준으로 할 시 5위인 하나고는 추합이 3명 있어 경기과고와 동순위인 공동4위로 올라서며, 안산동산고와 동순위인 민사고는 추합 3명 반영 시 단독 9위로 올라서게 된다. 대구과고도 수시추합 3명으로 인해 휘문고와 동순위인 공동11위가 되며, 한영외고는 공동12위에서 13위로 순위가 바뀐다. 포항제철고도 수시추합 3명으로 단대부고와 동 순위인 공동 15위가 된다. 

수시최초+정시최초만을 기준으로 톱50을 선정하면 50개교가 되지만, 수시추합을 포함시키면 51개교로 톱50 고교의 숫자도 달라진다. 경기 소재 자공고인 운정고가 최초합격만을 기준으로 하면 정시12명으로 톱50밖이지만, 수시추합 1명 포함 시 13명이 되면서 톱50에 포함되는 때문이다. 

현재까지 베리타스알파가 파악한 수시추합 발생 고교는 42개교다. 하나고 민사고 대구과고 포항제철고가 3명, 외대부고 서울과고 경기과고 북일고 양재고 한 대부고가 2명, 대원외고 상산고 안산동산고 한영외고 고양외고 숙명여고 중산고 운정고 대진고 고려고 숭덕고 상문고 보인고 배재고 진선여고 김천고 창현고 동화고 분당대진고 서라벌고 진명여고 중대부고 목동고 대진여고 광주석산고 천안고 재현고 야탑고 익산고 영복여고 동대부여고 남주고에서 각 1명의 수시추합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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