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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입 영향평가 '유명무실'..'영재학교 배제도 문제'대입 '선행학습 영향평가' 대비 미비점 개선해야
  • 권수진 기자
  • 승인 2017.02.03 17:22
  • 호수 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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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고교별로 사교육 유발 요인을 점검하는 ‘입학전형 영향평가’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다. 공시 날짜도 제각각인데다 학생/입학전형위원에 대한 설문조사에만 의존한 탓에 신뢰도 또한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대학의 선행학습 영향평가가 교과과정내 운영을 유도하고 수험생의 자기주도학습이 가능토록 성과를 끌어낸 데 비해 고입 영향평가는 사실상 유명무실하게 진행되는 셈이다. 

입학전형영향평가란 고교의 입학전형이 선행학습(사교육)을 유발하는지 조사하는 것으로 각 고교는 신입생 선발을 마친 뒤 입학전형영향평가를 실시해 결과를 공고한다.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이하 공교육 정상화법)’ 제9조 4항에 따르면 학교의 장은 ‘공교육 정상화법 제9조 제1항’의 입학전형을 실시한 경우 그 입학전형이 선행학습을 유발하는지에 대한 영향평가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다음 연도 입학전형에 반영해야 한다. 

 대입에서는 ‘선행학습영향평가’를 실시한다. 공교육 정상화법 제10조 1항에서는 대학등의 장은 ‘고등교육법’ 등 관계 법령에 따라 입학전형에서 대학별고사(논술 등 필답고사, 면접/구술고사, 실기/실험고사 및 교직적성/인성검사를 말한다)를 실시하는 경우 고교 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을 벗어난 내용을 출제 또는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학들은 대학별고사를 실시한 경우 입학전형영향평가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선행학습을 유발하는지에 대한 영향평가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다음 연도 입학전형에 반영해야 한다. 

대학들이 선행학습영향평가 보고서를 공개하기 시작한 것은 2015년부터. 첫 보고서는 분량도 일정하지 않아 형식적 대응에 그쳤으나 작년부터 보고서 공개수준은 괄목하게 변했다. 대학별고사 기출문항과 출제의도, 채점기준 등을 상세히 기술한 것이다. 대입전형에서 활용되는 논술의 주 교재로 쓰여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구체적인 분석을 담고 있어, 사교육의 힘을 빌리지 않고 논구술 대비가 가능하게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영향평가가 시행된 이후 논술의 수준과 포맷도 공교육 정상화의 취지에 맞게 변화했다. 보고서 발표 기한도 정해져있어 매년 3월 31일까지 대학 홈페이지에 게재토록 시행령으로 강제하고 있다. 

고교별로 사교육 유발 요인을 점검하는 ‘입학전형 영향평가’의 공시 날짜가 고교별로 제각각인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충남교육청 제공

대입 선행학습 영향평가의 성과에 반해 고입 입학전형 영향평가는 사실상 유명무실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최종 면접 대상자와 입학전형 위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의존한데다 공시날짜마저 제각각인 탓이다.  수요자들의 활용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의미가 거의 없는 셈이다. 

공교육 정상화법 제9조 1항은 학교별로 입학전형을 실시하는 학교 중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학교의 입학전형은 그 내용과 방법이 해당 학교 입학 단계이전 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을 벗어나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학교’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76조에 따른 특성화중학교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90조제1항제5호 및 제6호에 따른 특목고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91조의3에 따른 자사고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105조에 따른 자율학교 중 대통령령 제21375호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일부개정령 부칙 제4조에 따라 필기고사 외의 방법으로 학생을 선발할 수 있는 학교를 뜻한다. 

입학전형영향평가에서 영재학교를 배제한 점도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킨다.  평가대상에서 영재학교를 제외하는 것이 타당하냐는 지적이다. 영재교육 입학전형의 사교육 유발 요인을 점검하는 장치가 전무한 실정이기 때문이다. 지원자 입장에서는 영재학교 입시에서 사교육을 통해 대비하고자 하는 유혹을 뿌리치기 어렵다. 전형 방식에 대해 알려진 정보가 적을수록 수요자는 사교육에 의지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일괄적으로 치르는 입학전형을 통해 영재를 '선발'하는 것이 옳으냐는 영재교육의 방향성에 대한 고민을 차치하고서라도, 전형 요소의 사교육 유발 요인을 점검하려는 노력이 없다는 점은 사실상 정부가 사교육에 의존하도록 방조한 꼴이 된다. 현재 고입에서 영재학교 입시를 가장 사교육 유발효과가 높도록  정부가 유도했다는 비판도 가능하다. 영재학교정책 전반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할 시점이다. 현재는 사교육을 통해 영재학교를 가거나 과고를 진학하고 의대진출로 이어지는 통로역할을 하기도 한다. 법으로 관할을 나누는 방식이 아니라 수요자 중심으로 정책을 관리하는 혜안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현행 입학전형 영향평가는 선발권이 있는 고교 가운데 영재학교를 제외한 외고/국제고/과고/자사고를 대상으로 이뤄진다. 모두 자기주도학습전형을 실시하기 탓에 자기주도학습전형에 대한 평가로 인식된다. 물론 학교별 선발을 실시해 자기주도학습전형을 활용하는 일반고도 대상이다. 자기주도학습 입학전형은 학생의 자기주도학습 역량과 인성을 중심으로 창의성과 잠재력 등을 입학담당관들과 입학전형위원회가 종합적으로 고려해 창의성/잠재력 있는 학생을 선발하는 전형이다. 고교입시로 인해 과도하게 유발되는 사교육을 배제시켜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로 도입된 만큼 사교육에 의한 스펙쌓기가 아닌 자기주도학습 역량을 고려해 학생을 선발하겠다는 의미다. 중학교 교육과정 수준을 벗어난 전형이 금지되며 학교별 필기고사와 교과지식을 측정하는 전형도 금지된다. 면접에서도 교과지식을 질문할 수 없으며 외국어 면접/토론을 실시하거나 외국어 동영상을 활용하는 것도 금지다. 중학교 교육과정을 벗어난 제2외국어 활용능력에 대한 질문 등을 할 수 없다. 2010년부터 72개교에서 자기주도학습전형을 시행하기 시작해 점차 확대돼왔다.

영향평가의 방식도 문제가 된다. 최종면접 대상 학생과 입학전형위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평가항목은 △사교육 현황 ▲내신 성적 향상을 위한 사교육 기간/비용 ▲자기소개소 작성을 위한 사교육 기간/비용 ▲면접 준비를 위한 사교육 기간/비용 △사교육에 대한 인식 ▲내신 성적 향상을 위한 사교육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 ▲자기소개서 작성을 위한 사교육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 ▲면접 준비를 위한 사교육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 △입학전형에서 나타난 선행학습(사교육) 유발 요인 ▲인증시험, 교내․외 각종 대회, 자격증 취득 등 선행학습(사교육)을 유발하는 스펙평가 실시 여부 ▲교과지식 측정을 목적으로 하는 입학전형 실시 여부(교과지식을 묻는 구술면접・적성검사, 외국어 면접・토론 등) ▲학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에 관한 질문 실시 여부 ▲서류나 면접 과정에서 특정 학생을 식별할 수 있는 요소(이름, 출신학교, 부모직업, 복장, 특별 표식 등) ▲기타 사교육을 유발할 수 있는 요인 △입학전형에 대한 개선 사항 ▲사교육 유발 요인 및 자기주도학습전형 개선 사항 등이다. 

문제는 이 같은 문항에 사실대로 답하지 않더라도 이를 걸러낼 방법은 없다는 점이다. 최종면접을 치른 지원자들의 경우 합격 여부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오해해 사실대로 답변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고입준비 커뮤니티에서는 영향평가에 답변한 내용이 당락에 악영향을 미치지는 않을까 우려하는 질문도 다수 찾아볼 수 있다.  

학교별로 입학전형영향평가 결과보고서를 공시하는 시기 또한 제각각이다. 제각각인 시기는 수요자 입장에서 보면 재앙에 가깝다. 영향평가 전체 일정은 고입 전형을 마친 뒤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한국교육개발원이 분석해 교육청과 각 학교에 송부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학교장은 영향평가 결과를 활용해 분석한 내용과 개선사항이 포함된 입학전형영향평가 결과보고서를 작성해 학교 홈페이지에 게시하고 교육청에 제출해야 한다. 교육청은 학교가 분석한 결과에 대해 심사한 뒤, 결과를 토대로 다음해 입학전형 기본계획을 3월 중 수립한다. 각 학교는 교육청의 입학전형 기본계획을 토대로 입학전형요강을 만들어 7~8월 중 승인을 받게 되는 절차다.

각 교육청은 3~4월경 발간하는 ‘자기주도학습전형 및 입학전형영향평가 매뉴얼’을 통해 결과보고서를 교육청에 제출할 뿐 아니라 학교 홈페이지에 게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매뉴얼에 따르면 평가를 실시한 후 결과를 홈페이지에 공시하지 않은 학교에 ‘통보’ 조치한 사례도 있다. 고입을 준비하는 학생/학부모 입장에서는 입학전형을 앞서 경험한 지원자들의 설문조사 결과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학교별로 공지하는 날짜가 다른 탓에 학교별 비교를 원하는 수요자 입장에서는 매번 홈페이지를 들락날락해야 하는 현실이다.

공교육 정상화법 시행령에 따르면 각 고교는 영향평가 결과보고서를 매년 2월 말일까지 교육감에게 제출해야 한다. 늦어도 2월말까지 모든 고교에서 보고서 작성을 완료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지난해 경우 학교별로 홈페이지에 공시한 날짜는 제각각이었다. 교육청마다 세부 일정은 다르므로 교육청 관할 지역별 차이는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제출 시한이 같은 동일 교육청 관할 지역 내의 학교들 간에도 공시 기간에 차이가 크다는 점은 문제로 지적될 만하다. 

서울교육청 관할 내 특목고(외고/과고/국제고) 9개교만 해도  2016학년도 영향평가 공시일은 최대 2달 가까이 차이가 났다. 제일 이르게 발표한 곳은 이화외고로 지난해 2월12일 2016학년도 입학전형영향평가 결과보고서를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이어 서울외고 2월23일, 서울국제고 3월11일, 대원외고/대일외고/한영외고/한성과고 3월17일, 세종과고 3월18일 순이었다. 가장 늦게 발표한 곳은 명덕외고로 4월4일 홈페이지에 보고서를 게재했다. 올해의 경우 2일 현재 기준 2017학년 영향평가 결과보고서를 게재한 곳은 서울 내 특목고 9개교 중 대일외고 서울외고 세종과고 3곳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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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수진 기자  ksj@verita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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