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알파=김경화 기자] 탐구선택은 중요하다. 탐구는 국수영과 달리 선택 과목이므로, 과목별로 선택자의 인원 수 차이에 따른 등급과 표준점수, 백분위의 유불리 편차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탐구 특성상 과목별 난이도가 일정하게 유지되기 어렵다는 점 때문에 많은 예비고3 학생들은 본격적인 수험생의 문턱 앞에서 탐구 과목 선택의 기로에 놓이기도 한다. 본인이 선택한 과목으로 인해 최종 수능 결과에서 점수의 불리함을 맛보는 것은 아닐지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다.

대다수의 상위권 대학들은 탐구 과목별 편차에 따른 수험생들의 유불리를 해소하기 위해 표준점수가 아닌 백분위 또는 백분위를 통한 보정 점수, 즉 대학별 자체 변환표준점수를 사용해 신입생을 선발한다. 하지만 표준점수를 그대로 반영하는 대학들도 있기 때문에 주요 과목인 국어 수학 영어만큼이나 탐구 영역이 당락에 큰 변수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때에 따라 주요 과목 성적이 다소 낮더라도 탐구 영역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역전하는 경우도 있는 반면, 주요 과목 성적은 좋지만 탐구 성적이 낮아 합격 여부가 달라지기도 한다. 자연계의 경우 국어나 영어에 비해 과탐의 반영 비율이 높은 대학도 많아 탐구의 영향력은 결코 낮지 않다. 탐구 1과목만 반영하거나 제2외국어로 대체되는 대학 및 학과도 있지만 상위권 대학은 2과목 모두 반영하므로 예비고3 수험생들은 탐구 과목에 대한 대비를 결코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 김병진 소장의 도움으로 탐구선택을 어떻게 할지 알아본다.

<탐구선택 가이드5>
대부분의 예비고3은 고3 여름방학에 탐구 학습에 집중할 계획으로 예비고3 겨울방학에는 국영수 중심으로 공부한다. 그러나 여름방학에 탐구 학습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은 여름방학 전에 국수영 학습을 마무리한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 결국 대부분의 학생들은 여름방학까지 국수영 학습을 마무리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 전략은 실패로 끝난다. 즉, 수능시험에서 탐구 1과목의 성적이 상당히 낮게 형성된다.

그러나 대부분의 상위권 학생들은 고3을 앞둔 고2 겨울방학 때 선택과목을 확정한다. 고3이 되기 전, 12월~2월 말까지 3개월 동안 본인이 선택한 탐구 과목의 개념 정리를 꼼꼼히 해두면 학습 부담이 많은 1학기에 그 짐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다음 고3 여름방학에는 심화학습을 통해 그간 공부했던 탐구 과목의 개념을 한번 더 정리하는 과정을 거쳐, 탄탄한 개념으로 탐구에서 고득점을 획득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둔다.

따라서 예비고3들은 겨울방학을 앞둔 지금 이 시기에 탐구 과목 선택을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사/과탐이 다 거기서 거기지'하며 주변 친구들이 공부하는 과목으로 아무 고민 없이 탐구 과목을 선택하는 것은 나중에 큰 후회를 불러올 수 있다. 탐구는 매년 응시 인원과 난이도가 과목별로 다르고 이에 따라 최종적으로 획득할 수 있는 점수 또한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 있다. 어떤 탐구 과목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내가 지원할 수 있는 대학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매우 신중을 기해 선택해야 한다.

- 학교에서 배우는 과목을 고르는 것이 좋다!
고3의 시계는 누구보다 빨리 지나간다. 내신과 수능을 따로 준비하기에는 시간 소모가 많이 들기 때문에 효율적인 시간 관리를 위해서는 탐구 과목 또한 학교에 개설된 과목으로 선택하는 것이 좋다. 학교에서 배우는 과목을 선택하면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기간에 공부하는 부담을 줄일 수 있고, 내신과 수능을 동시에 준비할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학교 수업을 통해 기본 개념을 확립한 다음 수능에 맞춰 변형, 심화 학습으로 최종 정리까지 완성한다면 수능과 내신에서 최소의 노력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 나의 성향을 고려해 흥미 있는 과목을 선택하라!
단, 본인 스스로 학교에서 배우는 과목의 특성과 맞지 않는다고 판단된다면 본인이 원하는 다른 과목을 선택하는 편이 낫다. 학교에서 배우는 과목이라는 이유로 선택했다가 도저히 적성에 맞지 않아 중간에 다른 과목으로 바꾸게 되면 더 위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부하기 싫은 과목은 내용이 아무리 쉽고 전체 학습량이 적더라도 학습 효과가 빠르게 상승하기 어렵다. 특히 암기할 내용이 비교적 많은 탐구 과목의 특성상, 흥미를 느끼지 못하면 점수 상승이 더디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본인의 성향과 적성을 고려해 소신껏 탐구 과목을 선택하자.

- 지원 희망 대학의 탐구 반영 방법을 반드시 확인하라!
대학 및 모집단위에 따라 탐구 과목 선택에 제한을 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과학탐구 선택 시, Ⅱ과목에 가산점을 부여하거나 서로 다른 분야의 Ⅰ+Ⅱ 조합만 인정하는 경우도 있다. 서울대의 경우, 서로 다른 분야의 2과목을 선택하도록 규정해 동일과목 Ⅰ+Ⅱ 조합을 제한하고 있으며, Ⅱ+Ⅱ 선택자에게는 지원자의 1배수 점수차의 3%를 가산점으로 부여한다.

대학마다 필수 지정 과목이나 동일 과목 조합 불가 등 제한이 있을 수 있으므로 희망하는 대학의 전형계획안을 꼭 미리 확인하도록 하자.

- 상대적으로 많은 학생들이 응시하는 과목을 선택하라!
상위권 대학의 경우 탐구 성적 반영 시, 백분위 점수를 활용하여 대학마다의 변환표준점수를 계산해 과목별 난이도에 따른 유불리를 조정한다. 결국 변환표준점수의 기준이 되는 백분위는 상대평가이기 때문에 응시인원이 많을수록 등급 확보가 유리하다. 아무리 본인에게 잘 맞는 과목이라 하더라도 응시 인원이 적을 경우 높은 백분위점수를 받기 어려우며, 이에 따라 점수 확보가 불리해질 수 있는 것이다. 학교 선생님이나 전문가들이 응시자 수가 많은 탐구 과목을 추천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전략적으로 어떤 탐구 과목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신중하게 고민한 후, 탐구 과목을 결정하자.

- 고3 중간에 탐구 과목을 바꾸는 것은 독이다!
본인의 적성에 대한 고민 없이 학교에서 배우는 과목이라는 이유로 탐구 과목을 선택했다가 여름방학에 돌입할 때쯤 '이 과목은 정말 내 적성에 안 맞아, 차라리 다른 과목을 공부하는 게 더 낫겠어'라며 과목을 바꾸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 하지만 이러한 선택은 오히려 위험한 도박일 수 있다. 일반적으로 탐구 한 과목의 기본 개념만 공부하는데 60~80시간이 소요되며, 이후 수능까지 남은 기간 동안 탐구 과목을 포함한 주요 과목의 응용, 심화, 마무리 학습까지를 끝내야 하기 때문에 선택 과목을 바꿔 개념 공부부터 다시 시작하기에는 투자해야 할 시간과 비용이 너무나도 크다. 처음 탐구 과목을 결정할 때부터 중간에 선택 과목을 바꾸지 않도록 본인에게 가장 적절한 과목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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