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체험 창의공작소' ..21개 고교 26명 '강의벗어난 진정한 전공체험 뿌듯'

[베리타스알파=김경 기자] 서강대가 고교교육정상화기여대학사업의 새로운 모델을 선보여 눈길을 끈다. 서강대는 고교정상화사업의 일환으로 실시한 고교연계 프로그램을 통해 제작한 3D프린터를 인도네시아 고교에 기증한다. 한국 고교생들의 교육활동을 통해 제작한 교구를 전달함으로써 가난한 나라의 교육여건을 개선하고 연구나 교육프로그램이 빈약한 국가의 창의적 교육 및 연구활동에 기여하는 활동으로 의미 깊다.

서강대는 '2017년 서강대 전공체험 창의공작소' 프로그램을 9일부터 14일까지 실시, 고교생들이 직접 만들어낸 3D프린터를 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에 있는 고교에 기증하기 위해 해당 팀이 14일 출국, 18일 오전 기증식을 연다.

서강대의 창의공작소는 서강대 입학처가 교육부의 고교교육정상화기여대학사업의 일환으로 실시한 고교연계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은 서강대 입학처(처장 임경수) 주최로 서강대 과학기술국제협력센터(센터장 이원구)와 화학과(학과장 신관우)가 주관해 열렸다. 신관우 교수의 지도아래 전국 21개 고교에서 선발된 26명의 고교생들이 프로그램을 경험했다. 해당 고교는 신길고 목포덕인고 상일여고 덕인고 가재울고 용인서천고 광주고 대성고 수원고 부산진여고 청주외고 연평고 재현고 인천명신여고 대광고 토평고 성신여고 효원고 이화외고 진거고 유한공고 등 다양한 지역과 유형이 특징이다.

한국 고교생들이 서강대 고교교육정상화사업 일환으로 3D프린터 제작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한국 고교생들이 만든 3D프린터는 교육여건이 상대적으로 빈약한 인도네시아 고교에 기증되어 현지 창의교육에 기여할 전망이다. 일방향 강의위주의 고교연계프로그램을 탈피한 서강대의 실험정신이 돋보인다. /사진=서강대 제공

창의공작소는 고교정상화사업의 다양한 고교연계프로그램 중 획기적 발상이 돋보인다. 시설물 견학 또는 일반적 강의 위주에서 벗어나 고교생이 교육분야 적정기술 개발에 참여, 결과물을 상대적으로 빈약한 교육여건에 처해 있는 해외 대학 및 고교에 기증하는 데 직접 참여하는 개발의 단계로까지 나아가 있다.

창의공작소는 우선 고교생들이 서강대 화학과 학부생 및 대학원생들 총 6명과 함께 3D프린터를 제작하는 데 중점을 뒀다. 강의를 듣는 수준에서 벗어나 3D프린터를 직접 제작하는 과정에서 이를 응용한 과학기술을 습득하는 것이다. 더욱 의미 있는 건 제작 이후의 단계다. 국내 고교생들에 의해 제작된 3D프린터는 교육여건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인도네시아의 대학 및 고교에 기증된다.

1주일간 지속된 이번 프로그램은 서강대 창업기업인 주식회사 lab311에서 개발된 교육용 3D 프린터를 학생들이 조립하며 3D 설계와 응용에 관련된 교육을 받고, 조별로 3D 프린터를 이용한 다양한 응용 모델 및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물품들을 직접 설계, 제작해 조별 발표와 토론을 하는 시간을 가졌다. 매일 오전에는 3D 프린팅의 원리와 응용기술(서강대 화학과 신관우 교수), 3D 프린팅을 이용한 적정기술 및 기술확산(서강대 과학기술협력센터 이충훈 국장), 바이오3D 프린팅 및 첨단기술(미국 하버드대 Wyss Insititute 연구원, Sean Kim), 과학기술 및 문명에 기여(서강대 종교학과 강사, 현재우 박사)등의 강연을 수행했다.

기존의 전공체험이 대부분 교수들의 강의와 전공의 설명으로 이루어져 있으나, 이번 체험을 통한 창의공작활동은 직접 스스로 3D 프린터를 제작하고, 3D 프린터의 공학적 원리와 다양한 분야의 응용을 학생들이 직접 체험해 이해를 높이는 기회가 됐다.

실제로 프로그램에 참여한 고교생들의 반응은 뜨겁다. 학생들은 3D프린터를 제작하면서 다양한 과학기술의 원리와 내용을 습득함은 물론, 스스로 만든 프린터가 다시 열악한 교육환경을 지닌 국가의 고교생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완벽을 기했다는 전언이다. 김우진(연평고)군은 "평소 경험해볼 수 없는 3D프린터를 제작 단계부터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 매우 만족스럽다"며 "특히 내가 만든 제작물을 인도네시아 학생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기증한다고 해서 뿌듯하다"고 말했다. 김효근(목포덕인고)군은 "3D프린터를 직접 설계부터 제작까지 해내며 과정을 경험해 볼 수 있어 매우 흥미로웠다"며 "관련 분야로의 꿈을 다져가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황동현(재현고)군은 "최근 다양한 3D 프린팅 관련 교육에 참여한 바 있는데, 이 프린터가 어디에 응용될 수 있는것에 많은 의문이 있었다"며 "이번 행사를 통하여 가장 궁금했던 부분을 이해하고 많은 것을 배운 계기가 됐으며, 우리가 만든 프린터가 다시 교육기자재가 부족한 저개발 국가의 고교에 기증된다고 하니, 책임감을 갖고 참여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과정을 주도한 인물이 신관우 교수라는 데도 눈길을 끈다. 신 교수는 하버드대 바이오질병연구소와의 협업을 통해 2015년 서강대 내에 '서강-하버드 질병 바이오물리센터'를 설치, 피부재생용 '세포 스티커' 제작기술을 개발하는 등 의료원천기술에서 탁월한 성과를 내며 서강대 자과대의 기술상용화 길을 개척한 장본인이다. 국제적으로 명망 높은 교수와 고교생들이 함께 교육활동을 펼친 것이다. 교육활동의 결과물로 한국 고교생들이 만든 3D프린터를 인도네시아에 기증할 수 있었던 데는 신 교수가 해당 프로그램을 세계적인 교육 NGO인 Hackteria와 연계해 진행한 배경이 자리한다. 신 교수는 "지난해부터 서강대에서 인도네시아 교육지원 프로그램과 고교의 전공체험프로그램을 결합해 수행해왔다. 최근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3D 프린팅 기반 과학기술에 대한 관심은 일방적인 교육에서 벗어나 우리 고등학생들에게 창의적인 생각과 체험적인 경험의 기회를 주게 되어 매우 기쁘며, 이 장비들을 다시 실험기자재가 매우 부족한 인도네시아 학생들이 활용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며 "3D프린터는 단순한 실험기자재가 아닌, 교육현장에 필요한 교육기자재를 생산할 수 있는 작은 공장으로, 3D프린터를 이용한 교육과정과 수학 물리 생물 화학 등의 실험을 수행할 수 있는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서강대 입학처가 교육부에서 지원을 받은 고교 전공체험 프로그램이다. 사업책임자인 서강대 임경수 입학처장은 "교육부의 후원으로 다양한 고등학생 전공체험프로그램이 개최됐다"며 "이번 창의공작소 체험 프로그램은 대학이 고등학생들에게 창의적인 실험 실습의 의미를 몸소 체험할 수 있는 서강대만의 독자적 프로그램으로 확대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강의에서 벗어난 프로그램으로 소규모로 진행될 수밖에 없는 단점이 있다"며 "많은 대학이 연계해 진행한다면 더 많은 학생들에 기회를 줄 수 있을 것으로 여긴다"고 덧붙였다.

서강대 학부생들이 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의 SMA 7 공립고교를 방문, 프린터를 기증하고 고등학생을 교육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족자카르타 지역의 관내 고등학생들은 이번 행사로 갖게된 3D 프린터를 이용해 스스로 필요한 실험장비와 도구를 제작하는 교육을 받게 되며, 지속적으로 현지에 구축된 Sanata Dharma의 오픈랩을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사진=서강대 제공

이번 3D프린터 제작활동에 조교로 참여한 서강대 화학과 재학생 6명은 서강대 과학기술국제협력센터가 진행하고 있는 '국제대학협력사업'의 지원으로 15일부터 1주일간 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의 Sanata Dharma 대학에 방문하고 있다. Sanata Dharma의 재학생 20명과 함께 인근의 SMA 7 공립고등학교를 방문, 프린터를 기증하고 고등학생을 교육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장원형(서강대 화학과)군은 "취업준비보다 의미 있는 봉사활동"이라며 "현지 고교생들이 창의적인 학습을 경험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족자카르타 지역의 관내 고등학생들은 이번 행사로 갖게된 3D 프린터를 이용해 스스로 필요한 실험장비와 도구를 제작하는 교육을 받게 되며, 지속적으로 현지에 구축된 Sanata Dharma의 오픈랩을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사업의 책임자인 서강대 과학기술국제협력센터의 센터장인 이원구 교수는 "이번 고등학생들이 제작한 3D 프린터는 단순한 기계장치가 아닌, 기초과학 실험도구를 스스로 생산하고, 이를 통하여 모터구동, 설계 및 소재등을 이해하고, 필요한 실험도구를 생산할 수 있어, 그 활용이 우수한 과학인력을 교육하고 키울 수 있는 최적의 프로그램"이라며 "향후 지속적으로 후원할 것"을 약속했다.

서강대의 인도네시아 활동에 세계적인 과학기술/예술/교육활동을 하고 있는 스위스의 Hackteria.org도 이번 3D 기반 과학기술 확산활동에 참여, 교육활동과 강의를 지원하게 된다. Hackteria의 창립자인 스위스의 Marc Dusseiller 박사와  독일의 Ruediger Trojok 활동가가 함께 참여해 족자카르타 지역에 과학기술과 예술을 결합한 지역활동을 서강대와 지속적으로 수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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