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원 감소 불구 경쟁률 하락.. 인문계열 하락 두드러져

[베리타스알파=박대호 기자] 2017학년 정시에서 전국 12개 한의대 경쟁률은 지난해 대비 하락했다. 4일 마감된 2017학년 정시 원서접수 결과 올해 전국 12개 한의대는 정원내 기준 384명 모집에 3857명이 지원, 10.0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한의대 정시 경쟁률은 443명 모집에 4528명이 지원한 10.22대 1이었다.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경쟁률이 하락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모집인원이 지난해 대비 59명이나 줄어들었음에도 경쟁률이 하락한 것은 의외라는 평가다. 학령인구 감소/모집인원 축소라는 경쟁률 등락요인을 동일하게 지닌 전국 11개 치대는 5.67대 1에서 6.24대 1로 경쟁률이 상승한 것을 보면 한의대를 향한 수험생들의 열망이 예년에 비해 많이 낮아졌음을 알 수 있다. 

모집군별 지형을 보면 가군의 경쟁률만 상승했다. 3개 모집군 전반에서 모집인원이 축소됐으나, 다군의 경쟁률은 전부 하락했다. 특히, 나군의 경우 경쟁률이 가장 높은 우석대, 모집군을 옮긴 부산대, 올해 인문/자연 통합선발로 전형방법을 바꾼 세명대를 제외한 4개대학의 인문/자연계열 8개전형이 모두 경쟁률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다군도 2명을 모집하는 상지대 지역인재전형을 제외한 2개대학의 2개 일반전형 모두 경쟁률이 하락한 모습이었다. 

계열별로 보면 인문계열의 경쟁률 하락 추세가 뚜렷했다. 인문/자연계열도 경쟁률이 다소 하락하긴 했지만, 감소폭이 크지 않았다. 반면, 자연계열은 경쟁률이 상승했다. 감소된 모집인원 대부분이 자연계열에 분포돼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한 업계 전문가는 “한의대의 경우 올해 모집인원이 축소돼 경쟁률이 다소 오를 것으로 예상됐으나, 실제로는 경쟁률이 다소 하락했다. 한의대에 대한 선호도가 매년 낮아지면서 의대/치대 지원자들이 한의대와 중복지원하는 것을 꺼려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한의대 지원자들의 원서조합을 보면 상위대학 일반 모집단위와 상당부분 겹쳐있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의대/치대와 달리 한의대 전반에서 실시되고 있는 인문계열 선발의 경쟁률이 2년 연속 하락세를 보인 것도 올해 경쟁률 하락을 부추겼다. 취업난으로 인해 자연계열을 선택하는 학생 수가 늘면서 인문계열 수험생 규모가 예년 같지 않다. 합격권에 있는 학생들도 한의대보다 일반대를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2017학년 정시에서 전국 12개 한의대 경쟁률은 지난해 대비 하락했다. 4일 마감된 2017학년 정시 원서접수 결과 올해 전국 12개 한의대는 정원내 기준 384명 모집에 3857명이 지원, 10.0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한의대 정시 경쟁률은 443명 모집에 4528명이 지원한 10.22대 1이었다. /사진=경희대 제공

<2017 한의대 정시 경쟁률 ‘하락’.. 선호도 하락 원인>
전국 11개 한의대, 1개 한의전원 등 12개 한의대/한의전원(이하 한의대)는 올해 정시에서 경쟁률이 하락했다. 384명 모집에 3857명이 지원해 10.04대 1의 경쟁률을 기록, 지난해 10.22대 1(모집 443명/지원 4528명)에 미치지 못하는 경쟁률을 보이는 데 그쳤다.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경쟁률 하락이 나타날 수 있는 상황이지만, 한의대 경쟁률 하락은 이례적이다. 올해 정시에서 모집인원이 축소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한의대의 올해 모집인원 384명은 지난해 443명 대비 59명이나 적은 수치다. 통상 대입에서 모집인원이 축소되면 경쟁률이 상승하는 경우가 많지만, 한의대는 반대양상을 보인 것이다. 

현재 선호도/합격선 등에서 차이를 보이지만, 의학계열 모집단위란 점 때문에 ‘의치한’으로 묶이곤 하는 의대/치대 중 동일한 사정인 치대를 보면 한의대의 경쟁률 하락이 이례적임을 알 수 있다. 지난해 360명에서 올해 312명으로 48명의 모집인원이 줄어든 전국 11개 치대의 경쟁률은 5.67대 1에서 6.24대 1로 상승해 한의대와 대조적이다. 치대의 지난해 모집인원 대비 축소인원 비율은 13.3%(축소 48명/지난해모집 360명), 한의대의 지난해 모집인원 대비 축소인원 비율도 13.3%(59명/443명)로 같다. 결국, 동일한 모집인원 축소 비율을 지니고서도 한의대의 경쟁률은 하락한 것이다. 올해 정원이 대폭 확대됐지만, 정시축소, 수시이월 축소로 지난해와 비슷한 모집규모를 유지, 결국 경쟁률이 하락한 의대와는 동일선상에서 비교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결국, 한의대의 경쟁률 하락은 지속적인 선호도 하락에서 비롯됐다는 평가다. 2000년대 초반 의대를 누르고 자연계열 최상위 선호도를 보였던 한의대에 대한 수험생들의 선호도가 매년 낮아지는 모습인 때문이다. 더 이상 한의대는 의대 지원자들이 고려하는 카드가 아니게 됐다. 수험생들이 집중된 서울권에 경희대 1개교, 수도권까지 범위를 넓혀도 경희대 가천대까지 2개교만 있고 지방에 대부분 한의대가 위치한 약점도 수험생들의 선호도를 낮추는 데 일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모집군별 경쟁률.. 가군 상승, 나/다군 하락>
- 가군 동신대 최고 11.35대 1.. 대전 경희 순

올해 가군은 지난해 대비 1개 대학이 줄었다. 지난해까지 가군모집을 이어오던 유일한 한의전원인 부산대가 나군으로 모집군을 이동한 때문이다. 올해 정시 기준 가군에 남은 한의대는 경희대 대전대 동신대 뿐이다.

가군에서 가장 경쟁률이 높은 한의대는 동신대였다. 동신대는 20명 모집에 227명이 지원해 11.3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기록했던 11.8대 1(20명/236명)과 비교하면 다소 경쟁률이 하락했으나, 모집군 내 최고 경쟁률을 기록하기는 충분했다. 

나머지 2개 한의대 중에서는 대전대(합산경쟁률 기준 8.91대 1, 34명/303명)의 경쟁률이 경희대(5.88대 1, 42명/247명)보다 높았다. 일반전형과 지역인재전형의 2개전형을 실시하고, 전형별로 인문계열과 자연계열을 분리모집해 총 4개전형을 실시하는 셈인 대전대는 일반(인문) 8.22대 1(9명/74명), 일반(자연) 10.88대 1(17명/185명)로 일반전형 합산 9.96대 1(26명/259명), 지역인재(인문) 3.33대 1(3명/10명), 지역인재(자연) 6.8대 1(5명/34명)로 지역인재전형 합산 5.5대 1(8명/44명)을 각각 기록했다. 경희대는 인문계열 6대 1(12명/72명), 자연계열 5.83대 1(30명/175명)을 각각 기록했다. 

- 나군 우석대 9.71대 1 최고.. 가천대 최저
나군에서는 우석대의 경쟁률이 9.71대 1(21명/204명)으로 가장 높았다. 지난해에는 대구한의대 자연계열이 우석대보다 경쟁률이 높기도 했지만, 올해는 우석대보다 높은 경쟁률을 보인 전형조차 존재하지 않았다. 우석대 다음으로는 지난해 가군에서 올해 나군으로 모집군을 옮긴 부산대가 8.22대 1(9명/74명)로 자리했다. 두 대학 모두 지난해 대비 경쟁률이 상승한 모습이었다. 부산대는 지난해보다 모집인원을 15명 줄인 탓에 경쟁률 상승이 가능했던 구조였지만, 우석대는 비슷한 모집규모에도 불구하고 경쟁률이 상승해 눈길을 끌었다. 

나머지 5개 한의대는 합산경쟁률이 높은 순서대로 대구한의대 7.63대 1(52명/397명), 세명대 7대 1(16명/112명), 원광대 5.29대 1(49명/259명), 동의대 5.1대 1(30명/153명) 순이었다. 합산경쟁률 4.95대 1(20명/99명)을 기록한 가천대가 나군에서 경쟁률이 가장 낮은 한의대였다. 세명대를 제외한 나머지 4개 한의대는 전부 지난해 대비 경쟁률이 하락했다. 지난해까지는 인문/자연계열을 분리모집하다가 올해부터 통합모집으로 돌아선 세명대만 지난해 6.04대 1(26명/157명)에서 올해 7대 1(16명/112명)로 경쟁률이 올랐다.

가천대의 경쟁률 하락은 평가/인증의 난항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의대 전반의 경쟁률 하락도 영향을 미쳤겠으나, 수도권에 위치해있다는 지리적 이점에도 불구하고 인문/자연계열 모두 경쟁률이 하락한 것은 지난해부터 한의대 유지의 필수조건인 평가/인증 과정에서 한국한의학교육평가원(한평원)과 마찰을 빚고 있어 수험생들로 외면을 받았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향후 평가/인증을 받지 못할 시 1차로는 신입생 모집정지, 2차로는 학과 폐지처분이 내려지게 된다는 점 때문에 지원자가 급감하는 것은 당연했다. 

- 다군 19.58대 1.. 지난해 대비 하락
동국대(경주)와 상지대만이 배치돼있는 다군의 경쟁률은 지난해 대비 다소 하락했다. 지난해 21.72대 1(95명/2063명)이던 다군의 경쟁률은 올해 19.58대 1(91명/1782명)이 됐다. 상지대의 지역인재전형만 지난해 1.5대 1(6명/9명)에서 5대 1(2명/10명)으로 경쟁률이 올랐을 뿐 2개교의 2개 일반전형 경쟁률이 모두 하락했기 때문이다. 모집규모가 비슷하게 유지된 이상 학령인구 감소와 한의대 선호도 하락으로 인한 경쟁률 하락을 피하기 어려운 구조였다. 

<계열별 경쟁률.. 인문 하락, 자연 상승, 인문/자연 유지>
의대와 치대의 경우 자연계열 선발이 통상적인 모습이지만, 한의대는 다르다. 교차지원을 차치하고 보면, 가군의 이화여대만 인문계열 선발을 실시하는 의대, 나군의 원광대만 인문계열 선발을 실시하는 치대와 달리 한의대는 모집군 전반에서 인문계열 선발을 실시한다. 가군에서는 대전대 경희대, 나군에서는 대구한의대 원광대 동의대 가천대가 인문계열을 구분해 선발하고 있으며, 가군의 동신대 나군의 세명대 다군의 상지대는 인문계열과 자연계열을 구분하지 않고 동시에 선발하고 있다. 12개 한의대 중 9개 한의대가 인문계열 수험생의 지원을 허용하고 있는 것이다. 자연계열 수험생에게만 문호를 개방한 대학은 부산대와 동국대(경주) 우석대의 3개교에 불과하다. 

때문에 한의대 정시에서는 계열별 경쟁률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향후 한의대 진학을 노리는 수험생들에게 있어 계열별 모집인원 규모, 경쟁률은 필히 체크해야 할 대목인 때문이다. 올해 정시에서는 자연계열의 경쟁률이 상승했으나, 인문계열의 경쟁률이 하락하고, 인문/자연계열의 경쟁률도 다소 하락하면서 전반적인 경쟁률이 하락하는 모양새가 됐다. 

인문계열은 지난해 6.74대 1(74명/499명)에서 올해 4.81대 1(72명/346명), 인문/자연계열은 지난해 15.51대 1(106명/1644명)에서 올해 15.11대 1(96명/1451명)로 경쟁률이 하락한 반면, 자연계열은 지난해 9.07대 1(263명/2385명)에서 올해 9.54대 1(216명/2040명)로 경쟁률이 상승했다. 

<합격자 발표일정.. 13일 가천대부터 내달2일 세명대까지>
전국 12개 한의대는 정시에서 치대와 마찬가지로 면접 등 대학별고사를 실시하지 않는다. 학생부를 반영하는 곳조차 없어 수능 100%로 전체 한의대의 전형방법까지 동일할 정도다. 원서접수를 끝내고 나면 남는 전형일정은 합격자 발표 뿐이다. 

조기발표가 있을 수 있으나, 모집요강을 기준으로 봤을 때 가천대가 합격자 발표의 포문을 열 예정이다. 가천대의 합격자 발표일정은 13일 오후5시다. 뒤를 이어 동신대가 14일, 경희대가 16일 오후5시, 원광대가 19일 오후2시, 대전대가 20일 오후5시 순으로 합격자를 발표한다. 

24일 합격자를 발표하는 상지대와 부산대는 순서대로 오후2시와 오후4시에 합격자를 각각 발표할 예정이다. 우석대와 동국대(경주)가 26일, 대구한의대가 31일 이전 합격자를 발표하면, 내달2일 이전 있을 세명대의 발표로 한의대의 합격자발표는 마무리된다. 

최초합격을 하지 못한 경우 추가합격(미등록충원합격)을 기다려야 한다. 내달3일부터 6일까지 최초합격자들이 등록을 마치고 나면 추가합격이 진행될 예정이다. 추가합격 통보 종료시한은 16일 오후9시며, 아직 대학별 상세일정이 전부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상세 추합 일정은 대학별 입학처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본 기사는 교육신문 베리타스알파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일부 게재 시 출처를 밝히거나 링크를 달아주시고 사진 도표 기사전문 게재 시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저작권자 © 베리타스알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