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최저' 수시이월.. 합격선 상승 전망

[베리타스알파=박대호 기자] 전국 12개 한의대(11개 한의대+1개 한의전원)의 2017 정시 최종 모집인원은 384명이다. 4개 한의대에서 9명의 수시이월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현 대입은 수시에서 미처 선발하지 못한 결원을 정시선발로 이동시키는 수시이월이 반영되야만 실제 정시 모집인원을 알 수 있는 구조다. 12개 한의대가 최초 모집요강을 통해 밝힌 모집인원은 375명이었다. 

올해 한의대의 수시이월 규모는 역대 최저 수준이다. 최근 2년과 비교해봐도 수시이월 규모가 크게 축소됐다. 최근 2년간 한의대는 2015학년 85명, 2016학년 45명의 수시이월이 발생했던 바 있다. 변별력 있는 수능으로 인해 중복합격이 줄어들면서 대학 간 이동을 전제로 하는 수시이월이 발생하기 어려웠다는 점, 한의대의 선호도가 날로 하락세를 보인다는 점 등이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수시이월이 줄면서 12개 한의대의 정시 최종 모집인원도 예년에 비해 크게 줄었다. 2015 정시 488명, 2016 정시 443명이던 한의대 정시 모집인원이 400명을 밑도는 384명이 된 상황이다. 때문에 올해 수험생들의 셈법은 매우 복잡해질 전망이다. 모집인원의 감소가 곧 점수 상승을 의미한다는 것을 고려하면, 모집인원 확대를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입시기관들의 지원가능 점수대를 신뢰하기 더욱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전형방법을 중심으로 유/불리를 잘 따져 지원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인 상황이다. 

전국 12개 한의대는 치대와 마찬가지로 원서접수 시작시점이 지난달31일과 2일로 양분돼있을 뿐 원서접수 마감시점은 4일로 모두 동일하다. 4일 오후6시 경희대 동신대(이상 가군) 부산대 가천대 대구한의대 동의대 세명대 우석대 원광대(이상 나군) 동국대(경주)(다군), 오후7시 대전대(가군), 오후8시 상지대(다군) 순으로 원서접수를 마감할 예정이다. 

전국 12개 한의대(11개 한의대+1개 한의전원)의 2017 정시 최종 모집인원은 384명이다. 4개 한의대에서 '역대최저' 수준인 9명의 수시이월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수험생들은 평가/인증을 두고 한평원과 마찰을 빚은 가천대 지원에 유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경희대 제공

<2017 한의대 정시 인원 384명.. 수시이월 9명 ‘역대 최저' 수준>
현재 전국에 있는 한의대는 모두 12개다. 부산대만이 한의학전문대학원(한의전원) 체제로 학/석사통합과정 모집이며, 나머지 11개 한의대는 학부선발체제다. 학/석사 통합과정은 3년의 학사과정을 거쳐 4년 석사과정까지 총 7년간 대학을 다녀 학사/석사학위를 모두 취득하는 과정이며, 학부선발체제 대학은 2년 예과+4년 본과 체제로 6년간 대학을 다녀 학사학위를 취득하는 과정이다. 

전국 12개 한의대/한의전원(이하 한의대)는 올해 발표한 정시 요강을 통해 375명 선발을 예고했지만, 올해 수시이월을 반영한 결과 모집인원이 384명으로 늘어났다. 4개 한의대에서 9명의 수시이월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현 대입은 수시에서 최초합격자 발표, 미등록충원합격자 발표(추가합격자 발표)를 거쳤음에도 미처 선발하지 못한 모집인원이 정시선발로 이동되는 수시이월이 반영돼야만 실제 모집인원을 알 수 있는 구조다. 

수시이월이 발생한 4개 한의대는 대전대 부산대 대구한의대 동국대(경주)다. 대전대와 대구한의대의 수시이월인원이 3명으로 가장 많다. 뒤를 이어 부산대에서 2명, 동국대(경주)에서 1명의 수시이월인원이 나왔다. 모집군별로 보면 대전대는 가군, 부산대와 대구한의대는 나군, 동국대(경주)는 다군이다. 4개 한의대에서 수시이월이 발생함에 따라 가군 모집인원은 93명에서 96명으로, 나군 모집인원은 192명에서 197명으로, 다군 모집인원은 90명에서 91명으로 각각 확대됐다. 

예년에 비해 수시이월이 크게 줄어든 대학은 원광대다. 원광대는 지난해만 하더라도 자연계열에서 17명의 수시이월이 발생했으나 올해 단 1명의 수시이월도 발생하지 않았다. 지난해 7명의 수시이월이 있던 부산대도 5명이 줄어들었으며, 대전대 일반전형도 지난해 7명에서 3명으로 수시이월이 상당히 줄어든 상황이다. 

올해 한의대의 수시이월 9명은 역대 최저 수준이다. 10명을 밑도는 수시이월이 나온 것은 수시에서 추가모집이 실시된 이래 처음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최근 2년과 비교해봐도 크게 줄어들었음은 물론이다. 2015학년에는 74명, 2016학년에는 62명의 수시이월이 발생했었다. 2000년을 전후해 의대 못지 않은 인기를 누려왔던 한의대의 인기가 사그라드는 과정에서 의대와 중복지원하는 카드로 활용도가 낮다보니 이탈인원이 그만큼 적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수능의 변별력이 2012 수능 이래 가장 높은 상황도 수시이월을 다소 낮춘 원인으로 보인다. 수능의 변별력이 높아지면 수능최저를 맞히기 어려워 수시에서 중복합격하는 경우가 크게 줄고, 수시이월의 전제조건인 대학 이동을 막는 방식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2017 정시 한의대.. 인문계 지원 허용한 곳 많아>
올해 12개 한의대에서 눈여겨 봐야 할 부분은 부산대의 나군이동+전형방법 변화, 세명대의 인문/자연계열 분리선발이 통합선발로 변경된 점이다. 별다른 전형방법의 변화가 없는 한의대 정시에서 가장 큰 폭의 변화를 단행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 정시에서 가군선발을 실시했던 부산대는 수시확대 기조를 바탕으로 정시 모집인원을 최초 모집요강 발표 기준 17명에서 7명으로 대폭 줄이고 모집군을 나군으로 변경했다. 부산대의 이동으로 올해 가군에서 지원가능한 한의대는 경희대 대전대 동신대의 3개교밖에 남지 않게 됐다. 더하여 부산대는 지난해 2단계에서 면접전형을 실시하던 방식에서 수능100%로 전형방법도 변경했다. 

그간 인문계열과 자연계열을 분리해 모집을 실시했던 세명대는 올해 정시에서 인문/자연계열을 구분하지 않고 선발한다. 국어 수학(가/나) 영어 사/과탐으로 응시영역(수능 반영영역)을 지정해 국어 수학(가) 영어 과탐 조합인 자연계열 수험생, 국어 수학(나) 영어 사탐 조합인 인문계열 수험생 모두에게 문호를 개방하는 방식이다. 세명대 외에도 가군의 동신대, 다군의 상지대가 같은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다만, 실제로는 동신대와 상지대가 수학(가)와 과탐, 세명대가 수학(가)에 각각 가산점을 부여하고 있기 때문에 인문계열 수험생들의 지원은 쉽지 않다. 자연계열 수험생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성적을 받지 않고서는 합격이 요원한 때문이다. 

동신대 세명대 상지대 외에도 인문계열에게 문호를 개방하고 있는 한의대는 많다. 자연계열 수험생에게만 지원자격을 부여하는 한의대는 부산대 우석대 동국대(경주)의 3개대학 뿐이기 때문이다. 나머지 6개 한의대는 인문계열과 자연계열에게 각각 모집인원을 배정해 선발하는 방식을 유지하고 있다. 

<전형방법 수능100% 동일.. 가천대 지원 유의>
수능100% 외에 학생부를 부가하거나 면접을 치르기도 하는 의대/치대와 달리 한의대는 12개 모두 수능100%로 합격자를 가린다. 때문에 전형방법의 차이보다는 수능 반영방법/반영지표 등에서 유/불리를 가늠해볼 수밖에 없다. 

영역별 반영비율은 대학별로 상이하다. 가장 선호도가 높은 경희대는 5% 비중으로 요강에 명시돼있는 한국사를 제외하고 보면 인문계열 국어21.1%+수학(나)36.8%+영어26.3%+사탐15.8%, 자연계열 국어21.1%+수학(가)36.8%+영어21.1%+과탐21.1% 비중으로 수능성적을 산출한다. 

수도권에 위치해있다는 지리적 이점 하나로 경희대 다음가는 선호도를 보이는 가천대는 인문계열 국어25%+수학(나)30%+영어30%+사탐15%, 자연계열 국어20%+수학(가)35%+영어25%+과탐20% 비율이지만, 지원에 유의해야 한다. 한의대 유지의 필수조건인 평가/인증 과정에서 한국한의학교육평가원(한평원)과 마찰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가천대는 한방전문의 지원과목 8개 중 3개 과목의 전임교수가 없어 평가/인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천대는 30명의 소규모 정원이라는 점을 들어 한평원에 평가/인증 기준을 완화해달라는 입장이지만, 다른 한의대와 형평성을 고려할 때 불가능한 일이란 것이 교육계의 평가다. 여타 한의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정원이 적은 세명대와 동신대(각 40명)도 이미 2015년 평가를 받은 상황이기도 하다. 평가/인증을 받지 못할 시 1차로는 신입생 모집정지, 2차로는 학과 폐지처분이 내려지게 된다는 점에서 지원여부를 신중히 고민해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밖에 수능 반영방법은 크게 차이가 없다. 4개영역 모두 동일한 25% 반영방법인 대전대 동신대 동의대 원광대 상지대 등을 제외하면 영역별로 반영비중 조정이 조금씩 있을 뿐이다. 부산대와 우석대는 국어20%+수학(가)30%+영어30%+과탐20%며, 대구한의대는 국어25%+수학/영어 각30%+탐구15%로 합격생을 가린다. 

한의대 지원을 앞둔 수험생들은 수능 반영방법보다는 수능 반영지표를 염두에 두고 지원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경희대와 부산대는 국영수를 표준점수 기준으로 반영하는 점은 같지만, 탐구에서 반영방법이 갈린다. 경희대는 변환표준점수, 부산대는 백분위를 기준으로 탐구 성적을 산출한다. 그밖에 한의대는 표준점수와 백분위 중 하나의 방식이다. 대전대 동신대 가천대 세명대 우석대 상지대는 국/영/수/탐 전부 백분위 반영이며, 대구한의대 동의대 원광대 동국대(경주)는 표점 반영이다. 

<과탐/한국사 반영방법.. 대구한의대 1과목>
대부분의 한의대가 과탐(인문계열의 경우 사탐)을 2과목 반영하지만, 대구한의대는 1과목을 반영한다. 과탐 1과목을 망친 경우라면 지원을 적극 고려해봐야 하는 한의대라 할 수 있다. 물론 국어 영어 수학의 점수가 뒷받침 돼야함은 물론이다. 

그밖에 주목할만한 과탐 반영방법을 실시하는 한의대는 경희대 동신대 상지대다. 국어 수학(나) 영어 사탐 응시생이 지원할 수 있는 경희대 인문계열의 경우 제2외국어/한문으로 사탐 1과목을 대체할 수 있으며, 동신대는 과탐에 5% 가산점, 상지대는 과탐 1등급에 5점, 1.5등급에 4점, 2등급에 3점의 가산점을 각각 부여한다. 

한국사는 별다른 영향이 없을 전망이다. 단순 응시여부만 확인하는 부산대 동의대 세명대 우석대 외에는 전부 가산점 방식으로 한국사를 반영하지만, 비중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국어 수학 영어 탐구와 비교했을 때 5% 비중을 반영하는 경희대가 있긴 하나 만점이 200점, 최저점이 170점으로 차이가 크지 않고, 인문계열의 경우 3등급, 자연계열의 경우 4등급까지 만점을 부여하고 있기 때문에 변별력이 높지 않다고 봐야 한다. 동신대 가천대 원광대도 5등급까지 만점부여로 별다른 의미가 없으며, 대전대 대구한의대 동국대(경주) 상지대 등 등급별로 가산점을 달리한 대학들도 비중이 낮다. 

한의대 중에서는 정시에 수능최저를 설정한 대학도 있지만 별다른 의미가 없다. 우석대가 국어 수학(가) 영어의 3개영역 등급합 8이내, 상지대가 지역인재전형에 한해 수학(나) 영어의 2개영역 등급합 3이내의 수능최저를 각각 설정했지만, 실제 지원자들의 성적대를 고려했을 때 수능최저조차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는 드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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