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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클리닉] 수험생은 리듬을 잃지 말아야 한다[황치혁의 건강 클리닉]
  • 황치혁 편집위원
  • 승인 2016.12.20 14:39
  • 호수 248
  • 댓글 0

수험생은 리듬을 잃지 말아야 한다. 음악에서도 리듬이 중요하지만 건강을 유지하고 베스트컨디션을 유지하려면 리듬을 타야 한다. 인체는 스위치를 누르면 언제나 똑같이 작동하는 기계가 아니다. 여러 악기의 음이 조화를 이루듯 각 장기들이 서로 협응하고, 리듬을 유지해야 건강이 확보될 수 있다.

자고 일어나는 시간이 급격하게 변하고, 식사시간이 들쭉날쭉 해지면 생체의 리듬이 흔들린다. 생체리듬이 깨지면 건강은 당연히 나빠지게 된다. 예를 하나 들어보자. 하루리듬을 일정하게 유지하면 소화기도 식사시간 전에 미리 소화액을 분비해 음식물이 들어올 것에 대비한다. 일정한 시간에 식사를 하면 소화기에 무리가 없다는 이야기다. 반면에 식습관이 불규칙해지면 자율신경계가 혼란에 빠진다. 소화할 준비가 되어있는데 음식이 안 들어 온다. 반면에 준비가 안되어 있는데 음식이 들어오는 일이 반복된다. 이렇게 아무 때나 음식이 들어오는 일이 계속되면 결국 자율신경의 리듬은 교란된다. 들어올 때에 적절히 반응하는 체제로 바뀌고 결국 소화기능은 저하되게 된다. 계획성이 부족한 상사가 일의 우선순위도 정해주지 않으면서 수시로 일을 던져주는 것과 마찬가지다. 규칙적인 생활을 이야기 하면 어떤 생활이 가장 이상적이냐는 질문이 나온다. 정답은 “자연의 리듬에 따르라”는 것이다.

한의학에서 가장 중시하는 양생법이다. 병이 나지 않게 미리 막고 천수를 누리게 하는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지 않고 자연의 변화에 맞춘 생활을 하는 것이다. 한의학 책 중에 가장 오래된 황제내경에 여름엔 늦게 자고 일찍 일어나며, 겨울엔 일찍 자고 늦게 일어나는 것이 좋다고 씌어 있다. 계절별로 잠자는 시간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해가 뜨면 양기가 충만해져 활동하는데 알맞고, 해가 떨어지면 음기가 강해져 몸의 움직임을 줄이고 휴식을 취하는 게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계절별 수면리듬의 변화는 전기불이란 문명의 혜택을 받기 전엔 너무 자연스런 것이었다. 해지고 두세 시간 정도 있으면 자고, 먼동이 틀 때 즈음에 일어나는 것이 자연스런 생활리듬이었다.

하루의 리듬을 결정하는 것도 수면시간, 구체적으로 말하면 잠자리에 드는 시간이다. 인류학자들은 인류가 지구상에 나타난 지 3백만년 정도 되었다고 본다. 인간은 그 동안 해가 떨어지면 자고 해가 뜨면 일어나는 생활을 해왔다. 어두운 밤에 돌아다니면 맹수의 먹이가 되기 십상이었고 사고의 위험도 높으니 밤은 잠자는 시간이었다.

60년대 후반까지도 전기는 도시에만 공급돼 지금과 같은 야간 활동은 상상을 하기 어려웠다. 어릴 적 할아버지 댁에 가서 등잔불 밑에서 사촌 형들과 노닥거리다 보면 10시 전에 “석유 닳는다. 일찍 자라”는 할아버지의 말을 들을 정도였다. 이렇게 오랫동안 인간의 수면시간은 올빼미형이 아닌 ‘주간형’이었다. 그 동안 유전자 내에 주간형 리듬이 프로그램화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같은 인체내의 프로그램 즉 리듬은 서양의학적으로도 잘 밝혀져 있다. 많은 논문에서 성장호르몬이 밤10시부터 새벽2시 사이에 가장 많이 나온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 시간에 피로회복도 가장 잘된다는 이유는 다름이 아니다. 새벽4시부터 오전9시 정도까지 단기 기억력이 가장 좋은 이유도 우리가 휴식을 취한 뒤 활동을 다시 시작하는 시간대이기 때문이다.

10시면 잠자리에 들고 4시면 일어나는 스님들의 생활이 생체리듬에 가장 적합한 생활일 수 있다. 최근에 진료한 여고생은 보기 드물게 10시에 자고 4시에 일어나는 생활을 하고 있었다. 생활습관을 바꾸고 2년여 열심히 공부했더니 반에서 중간권이던 성적이 전교3등으로 올랐다고 한다. 그러면서 성적이 생각만큼 더 올라줄지 걱정이란다. 말 그대로 최선을 다하는 이 여고생에게 격려의 말을 해줬다. 생활의 리듬을 가장 이상적으로 만들며 공부를 하는 학생들이 거의 없다고. 본인이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고 있으니 더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반면에 새벽4시에 자고 12시전후에 일어나는 남자 대학생은 학업은 물론이고 건강에도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 하루 두 끼 불규칙하게 식사를 하니 당연히 만성적인 소화불량 증상에 시달리고 있었다. 체력 또한 좋을 리가 없고 1m82cm인데 60kg도 되지 않을 정도로 빈약했다.

요즘 공부를 하면서 어떻게 10시에 잘 수 있느냐고 반문하는 학생들도 있으리라. 학원도 가야 하지 않겠느냐고. 도저히 10시에 잠자리에 들지 못하겠다면 늦어도 12시엔 잠자리에 드시라고 권하고 싶다. 피로가 가장 잘 회복되는 시간을 피해 잠을 자고, 일의 효율이 가장 좋은 아침시간을 몽롱하게 보낼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건강을 지키는 데 가장 중요한 리듬이 수면이라면 그 다음엔 식사와 배변이 있다. 예부터 잘 자고, 잘 먹고, 잘 싸면 건강에 큰 문제가 없다고 했다. 앞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소화기도 규칙적인 것을 좋아한다. 식습관이 불규칙한 젊은 여성들이 결혼을 하면 건강이 좋아지는 이유는 뻔하다. 자기 혼자서는 불규칙한 식사습관을 가지고 있었지만 남편이나 아이들의 식사를 챙기다 보면 식습관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학생들도 마찬가지다. 아침밥을 거르고 점심을 폭식해서 건강에 좋을 리가 없다. 소화기가 나빠지면 체력이 저하되게 마련이다. 보잘것없는 체력으로 장기레이스인 수험생활을 버티긴 힘들다.

화장실을 가는 것도 중요한 건강의 리듬이다. 아침의 쾌변을 하는 사람과 못하는 사람의 건강은 차이가 난다. 한의학에서 여성의 건강을 측정하는 중요한 수단으로 월경을 보는 이유도 다름아닌 리듬 때문이다. 생리주기가 바뀌거나 생리를 거른다면 분명히 건강에 문제가 있다고 보아도 된다./한뜸 한의원 원장
 

 

황치혁 편집위원  hwang@verita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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