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 의대 전형 변화 ‘주의’.. 2018 학종확대 ‘주목’

[베리타스알파=박대호 기자] 경북의 ‘대표사립’ 영남대는 프라임사업 선정이라는 호재와 중복지원을 허용한 전형설계에 힘입어 올해 수시에서 경쟁률 상승을 이뤄냈다. 올해 영남대 인기의 주역으로 꼽히는 자동차기계공학과와 로봇기계공학과를 비롯한 9개 ‘프라임학과’는 기존 간판학과인 천마인재학부 등과 함께 수험생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올해 정시에서 영남대 지원을 희망하는 수험생들은 의대 전형방법의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 백분위 기반에서 표준점수 기반으로 바뀌는 의대 전형 변화는 의대 판도를 뒤흔들 수 있는 지점이기 때문이다. 서울대에 버금가는 광활한 캠퍼스에 프라임학과의 날개를 단 영남대는 2018부터 학종확대를 기반으로 전형변화를 준비중이다. 저평가된 저력을 실적으로 입증 받으면서 부상하는 영남대가 영남권뿐 아니라 전국적 관심대학으로 올라설지 주목된다.

올해 프라임사업 선정이라는 호재를 맞이한 경북의 대표사립 영남대는 2018부터 학종확대를 기반으로 전형변화를 준비 중이다. 소재지인 영남권을 넘어 전국적 관심대상으로 급부상할 날이 머지않았다는 평가다. /사진=영남대 제공

<2017 수시 경쟁률 6.44대 1 ‘상승’.. 프라임 사업 선정과 전형설계>
올해 영남대가 기록한 수시경쟁률은 정원내 기준 7.02대 1(2854명 모집/2만41명 지원)이다. 지난해 기록했던 6.44대 1(모집 2580명/지원 1만6626명)과 비교하면 경쟁률이 상승한 모습이다. 올해 영남대의 수시경쟁률 상승은 의예과에 한해 20명만을 선발하는 소규모전형인 지역인재전형과 지난해 300명에서 올해 501명으로 급격하게 모집인원을 늘린 잠재능력우수자전형의 경쟁률이 다소 하락한 것을 제외한 수시전형 전반의 상승세 덕분이다. 학생부교과성적뿐만 아니라 면접에도 강점을 지닌 수험생들에게 선택의 폭을 확대시켜 주기 위해 올해 새롭게 신설된 면접(학생부교과)전형의 경우 7.18대 1(597명/4287명)을 기록하며 평균 이상의 경쟁률 추이를 보이기도 했다. 수시확대/정시축소 기조에 따라 모집인원이 274명 늘어난 데다 최근 대학들의 생존문제로까지 격화되는 학령인구 감소를 고려하면, 경쟁률 하락이 당연한 상황임에도 지원자가 3415명이나 늘어나며 경쟁률 상승으로 이어진 영남대의 모습은 이례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영남대의 경쟁률 상승 배경으로는 프라임 사업을 꼽을 수 있다. 영남대가 올해 초 대학가를 뜨겁게 달궜던 프라임사업에 선정, 향후 3년 간 매년 150억원의 예산지원을 받게 된 것이 수험생들의 뜨거운 관심으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프라임사업 지원과정에서 신설된 ‘프라임학과’인 기계IT대학의 자동차기계공학과와 로봇기계공학과, 기존에 있던 학과들이지만 프라임사업의 중심축에 선 공대의 신소재공학부 화학공학부, 기계IT대학의 기계공학부 전자공학과 컴퓨터공학과 전기공학과 정보통신공학과 등 총 9개 프라임학과에 대한 수험생들의 높은 관심이 경쟁률을 끌어올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취업난과 거리가 먼 학과 특성에 더해 자동차기계공 로봇기계공은 최초합격자 전원에게 8개학기 수업료의 50%, 신소재공 전기공 전자공 컴공 정보통신공 화공은 석차 상위30% 이내 최초합격자에게 4개학기 수업료의 50%에 달하는 프라임특별장학금을 지원한다는 점도 수험생들을 끌어들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또 다른 경쟁률 상승의 배경에는 수험생의 선택권을 고려한 중복지원 허용이라는 배려가 존재한다. 프라임 효과 말고도 영남대 입학처의 세심한 전형설계가 경쟁률 상승폭을 한층 끌어올린 결과라는 얘기다. 신승환 입학팀장은 “대부분의 대학들이 수시 선발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우리대학도 2016학년 58.8%(정원외 포함)에서 64.3%로 수시모집을 확대했다. 그만큼 수험생들의 수시모집에 대한 관심과 지원횟수도 늘어나는 추세다. 어떻게 하면 수시모집 지원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을지 고민했다”며 “올해 수시에서는 수험생들이 유리한 전형을 선택할 수 있도록 면접(학생부교과)전형을 신설하고 일반학생 면접 잠재능력우수자 지역인재 농어촌학생전형에 최대 3회까지 복수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영남대의 남은 수시전형일정은 합격자 발표다. 면접, 실기고사 등 대학별 고사는 수능 이전 모두 종료됐으며, 체육학부(무용) 디자인미술대 음대 등 실기고사가 치러진 모집단위는 이미 11월4일 합격자 발표가 끝난 상태다. 통상의 인문/자연계열 수험생들의 합격자 발표만이 14일로 예정돼있다. 이후 19일부터 21일까지 예치금등록을 마친 후 28일 오후9시까지 미등록충원 합격통보를 실시한다.

현행 대입에서는 최초합격자 외 예비합격자(미등록충원합격 대상자)에게 부여하는 예비번호에 대한 규정이 없다. 때문에 대학마다 각기 다른 예비번호 부여기준으로 수험생들이 혼란을 빚는 경우가 잦다. 이와 달리 영남대는 특정 배수를 지정해 예비번호를 부여하지 않고 결격사유가 없는 대상자 전원에게 예비번호를 부여, 혼란을 미연에 방지하는 방침을 택하고 있다. 신 팀장은 “예비번호는 올해도 지난해와 동일하게 결격사유가 없는 대상자 전원에게 부여될 예정이다. 다만, 기회균형전형처럼 미등록이 발생하는 모집단위나 분야에 의해 충원합격 순서가 뒤바뀔 수 있는 모집단위의 경우 합격순위를 학교 자체에서 관리하므로 예비번호가 드러나지 않는다. 충원합격자 발표기간에 홈페이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수험생들은 14일에 있을 합격자발표에서 다소 실망스런 결과를 받아들었을지라도 예비번호를 확인하고 추후 있을 미등록충원절차를 기다려야 한다. 영남대는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해 수시충원결과를 상세히 공개하고 있으므로 예비합격 가능성을 점쳐보기 용이한 편이다. 영남대는 정원내 전형뿐만 아니라 정원외 전형까지 모집단위별로 충원합격자 수를 전부 공개하고 있다.

정원내 기준 지난해 가장 높은 충원율을 보였던 전형은 지역인재특별로 81.8%(9명/11명)의 충원율을 기록했다. 의대만 선발하는 지역인재특별의 특성을 고려하면, 그만큼 선호도가 더 높은 의대에 지원한 학생들이 영남대 의대를 지원대상으로 삼았다는 이야기다. 올해도 지난해 충원율 추이가 이어진다면 약 16명 가량의 충원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인재특별 다음으로는 일반학생 75.5%(충원 1634명/모집 2163명, 교과전형과 특기자전형, 항공운항계열 포함), 잠재능력우수자 43.7%(131명/300명), 특기자 26.4%(14명/53명) 순으로 충원율이 높았다. 충원율이 가장 높았던 모집단위는 잠재능력우수자의 역사학과(250%) 의류패션학과와 국어국문학과(각 166.7%) 원예생명과학과와 의생명공학과(각 133.3%), 일반학생의 생명과학과(187.5%) 경찰행정학과(152.9%) 전기공학과(150%) 식품영양학과(144%) 수학교육과(142.9%) 전자공학과(134%) 국어교육과와 한문교육과(각 121.4%) 식품공학과(116%) 등이었다.

<2017 정시 1741명.. 의대 전형방법 변화 ‘주의’>
영남대는 31일부터 내달 4일까지 원서접수를 실시하는 정시를 통해 정원내 기준 1741명을 모집할 계획이다. 수시에서 미등록충원을 진행했으나 선발하지 못한 인원들이 정시로 이월되는 ‘수시이월’인원은 30일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된다. 지난해의 정시의 경우 2010명 선발을 계획했으나 145명의 수시이월이 발생, 2155명을 선발한 바 있다. 지난해 정원내 수시모집인원인 2622명과 비교하면 수시이월비율은 약 5.5% 수준이다. 올해도 비슷한 수시이월비율을 보인다고 가정하면, 정원내 수시모집인원인 2896명에 대입 시 160명 가량의 수시이월이 발생, 총 정시 모집인원은 1900명 선까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가군과 나군, 다군 전반에서 정시선발을 실시하지만, 모집군 배치 관련 변화가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지난해까지는 공군과의 협약을 통해 조종장교 양성 목적으로 설립한 인문자율전공학부(항공운항계열), 육군과 협약을 맺어 소위로 임관하게 되는 군사학과만 가군에서 선발했으나, 올해는 인문자율전공학부(인문/사회계열) 24명도 가군에서 선발하기로 결정한 것이 대표적인 변화다. 지난해까지 다군에서만 모집했던 인문/사회계열 전반이 가군으로 옮겨온 모양새다. 지난해까지는 200명 이상의 정원을 지닌 대규모 모집단위의 경우 군별 분할모집이 허용됐으나, 올해 정시부터는 분할모집이 금지되면서 기계공학부가 나/다군 분할모집에서 다군 단일모집으로 바뀐 변화도 짚고 넘어가야 할 지점이다. 군별 배치가 바뀌게 되면 전년도 입시결과와는 사뭇 다른 결과가 나오는 일이 종종 있으므로 수험생들은 지원희망 모집단위의 모집군이 바뀌지는 않았는지 필히 확인해야 한다.

정시 전형방법은 특별히 달라진 점이 없다. 지난해까지는 인문계열 모집단위에 지원하는 경우 사탐에서 한국사를 선택하면 가산점을 부여했으나, 올해부터 한국사가 필수응시영역으로 바뀌면서 한국사 가산점 부여대상의 범주가 한국사 선택인원에서 수능 응시인원 전반으로 넓어지게 됐다. 올해 영남대는 1등급을 받을 시 10점을 부여하고, 2등급 9점, 3등급 8점 순으로 1등급이 내려갈 때 1점씩을 차감하는 형태로 한국사 가산점을 설계했다. 8등급은 3점, 9등급은 2점의 가산점을 받게 되는 방식이다. 한국사를 포함하게 되면 인문계열의 수능 영역별 반영비중은 국어와 영어 각 29.6%, 수학과 탐구 각 19.8%, 한국사 1.2%가 된다. 1등급부터 매 등급 차감형태를 띠고 있기 때문에 변별력을 일정수준 갖추고 있다고 이해해야 한다.

전형방법은 지난해와 동일하다. 최대 10점 만점의 한국사 가산점을 제외하고 보면, 인문계열은 국어30%+수학(가/나)20%+영어30%+사/과탐20%, 자연계열은 국어20%+수학(가/나)30%+영어30%+사/과탐20%의 반영비중을 통해 합격자를 가리게 된다. 단, 자연계열의 경우 수학(가), 과탐에 가산점을 부여하고 있다. 수학(가)와 과탐을 모두 선택한 통상의 자연계열 수험생이라면 국어19%+수학(가)32.7%+영어28.4%+과탐19.9%의 반영비중이 적용된다고 보면 된다.

크게 달라진 점이 없는 인문/자연계열 모집단위들과 달리 의대의 경우 바뀐 부분들이 많다. 자연계열 수험생들이 통상 응시하는 수학(가)와 과탐으로 응시요건이 지정돼 있는 부분만 동일할 뿐 완전히 다른 전형방법으로 변화됐기에 주의를 요한다.

의대 정시에서의 가장 큰 변화는 지난해까지는 백분위를 반영했으나, 올해부터 표준점수를 반영한다는 점이다. 영역별 유불리가 드러나지 않는 백분위와 달리 표준점수는 영역별로 부여되는 점수가 다르므로 영역별 취득점수에 따른 유불리가 발생하기 쉽다. 특히, 과탐의 경우 백분위에 따라 적용점수 값을 정하는 대학자체변환 표준점수를 활용하지 않고, 표준점수를 활용해 평균점을 반영하므로 과목 선택에 따른 유/불리를 필히 따져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표점이 높은 과탐을 선택한 경우라면 다소 유리한 위치를 점하는 반면, 표점이 낮은 과탐을 선택한 경우라면 국영수에서 그만큼 보완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적용했던 국어20%+수학(가)30%+영어30%+과탐20%의 반영비중도, 올해는 국어16.7%+수학(가)25%+영어25%+과탐33.3%로 과탐의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변했으므로 주의를 요한다. 결국 올해 영남대 의대 정시는 지난해 사례들을 참조할 수 없기 때문에 원점에서부터 지원여부를 검토해봐야 할 전망이다.

로스쿨/행정고시/공인회계사 트랙의 3개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모집단위로 입학금과 4년간 수업료 면제, 단기해외어학연수 지원, 4년간 학기당 120만원의 교재비 지급, 생활관 우선선발 등 각종 특전을 바탕으로 영남대의 대표적 간판학과로 자리잡은 천마인재학부는 올해 정시에서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국어/수학/영어/탐구(1과목) 4개영역 등급합 8이내(한국사는 3등급)의 수능최저를 만족하지 못하면, 지원자격을 부여하지 않는다. 미리 수능최저 조건 충족여부를 살펴 과기원 등 특수대학 제외 시 3번의 기회만이 제공되는 정시 원서접수의 기회를 허무하게 소모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2018 수시 3143명.. 학종 확대 ‘눈길’>
2018 영남대 수시에서 눈길을 끄는 지점은 학종에 무게를 싣는 방향으로 전형구조를 변경하는 부분이다. 수시확대/정시축소 기조에 따라 정원내 수시 인원을 2896명(62.5%)에서 3143명(68%)으로 늘리고, 정시를 1741명(37.5%)에서 1480명(32%)으로 줄이는 과정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학종이다. 2016학년까지만 하더라도 학생부교과전형이었으나, 국가보훈대상자 등 차등적 보상 기준에 의한 고른기회전형임을 감안해 수능성적과 관계없이 지원할 수 있도록 2017학년부터 학종으로 전형유형을 변경한 사회기여및배려자를 포함, 잠재능력우수자까지 학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7학년 7.7%(355명)에서 2018학년 12.2%(566명)으로 늘어난다. 2016학년 영남대의 학종비중이 6.5%(300명)에 불과했던 것을 고려하면, 불과 2년 새 2배 가까이 학종의 비중이 늘어나는 것이다.

학종의 변화와 더불어 눈길을 끄는 부분은 수능최저 완화다. 영남대는 면접전형에서 의예과와 천마인재학부를 제외한 전 모집단위의 수능최저를 2017학년 1등급 하향했다. 한국사도 2017학년까지는 의예과와 천마인재학부의 경우 3등급을 요구하고, 나머지 모집단위는 한국사를 탐구에 포함하는 형태로 수능최저의 적용을 받았지만, 2018학년에는 의예과에서만 4등급을 요구, 여타 모집단위에는 응시조건으로만 활용하는 형태의 변경이다. 2018학년 수능최저를 설계하면서 수험생들이 느낄 부담을 최소화하고자 했다는 것이 영남대의 의도다. 신 팀장은 “수능최저를 완화한 것은 수험생의 부담을 낮추고 학과선택의 폭을 넓히고자 하는 계획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전형방법과 관련해서는 2017학년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 일반학생전형(교과)과 지역인재특별전형(교과)은 학생부성적100%에 수능최저를 적용하는 일괄선발방식, 면접전형(교과)은 학생부성적100%로 5배수(의예과는 10배수)를 선발한 후 면접을 실시, 1단계성적60%와 면접40%를 합산하고 수능최저를 적용하는 단계별선발방식을 동일하게 유지한다. 대표적인 학종인 잠재능력우수자전형도 1단계에서 학생부50%와 서류평가50%를 합산한 후 면접을 실시, 2단계에서 학생부30%와 서류평가30%면접40%를 합산하는 전형방법 전반을 동일하게 유지했다. 1단계 선발배수를 5배수에서 3배수로 바꾸는 변화만 있을 뿐이다. 면접고사 만점의 60%이상을 취득하지 못할 시 불합격처리되는 방식도 동일하게 유지됐다.

학종에서 제출해야 하는 자기소개서는 올해와 마찬가지로 대교협 공통문항 1~3번에 ‘지원동기와 입학후 학업 및 진로계획’을 묻는 대학자체문항 4번의 총 4개문항 구조가 유지될 예정이다. 신 팀장은 “자소서 4번문항은 2015년 고교교육정상화 기여대학 지원사업의 추가지원 공동연구를 통해 영남대 경북대 경상대 계명대 안동대가 공동으로 개발한 문항이다. 2018학년 전형에도 동일하게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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