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보다 영어 중요성 낮아져

[베리타스알파=김민철 기자] 2018학년 수능시험은 영어 절대 평가가 도입된다. 평가원 발표 자료에 의하면 듣기(12문항), 간접말하기(5문항), 읽기(21문항), 간접쓰기(7문항) 총 45문항 70분 시험으로 현행과 체제는 동일하다. 출제 범위와 EBS 70%이상 연계 방침도 변함이 없다. 다만, 현행 체제에서 제공하는 표준점수 백분위 등급점수 중 표준점수와 백분위는 내년부터 제공하지 않고 등급만 제공하게 된다. 때문에 내년부터는 영어 영역 점수에서 얻는 점수가 입시에 미치는 영향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영일교육컨설팅의 도움을 받아 영어 절대평가로 인해 달라지는 점과 정시 지원 전략을 수립에 대해 알아보았다.

 <달라지는 내용>
 현행 상대평가에서는 <표1>처럼 영어 등급 구분이 이미 정해진 등급별 비율에 따라 정해졌지만 내년부터는 학생이 얻은 원점수에 따라 등급이 정해지게 된다. 현행 체제에서는 같은 등급이더라도 학생에 따라 표준점수나 백분위가 다른 경우 정시 모집에서 점수에 따라 유불리가 발생한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같은 등급을 받을 경우 모든 학생들이 동일한 점수를 받게 되므로 유불리가 없어지게 된다. 때문에 대학별로 정하는 영어 점수 반영 방식에 따라 영어 성적이 대학 입시에 미치는 영향이 크게 달라진다. 서울대는  2018학년 정시 모집에서 영어 성적 1등급은 만점을 부여하고, 2등급은 -0.5점, 2등급은 -1점을 감점한다고 발표했다.

<분석 결과>
 내년 영어 시험의 난이도는 아직 알 수 없기 때문에 금년 수능 시험 난이도로 출제된다는 가정 하에 금년 수능 영어 성적 결과를 2017학년도 상대평가 적용과 2018학년도 절대평가 적용방법으로 비교했다.

상대평가에서 치른 금년 영어 1등급 인원과 비율은 2만4244명, 4.42%였다. 그러나 이를 절대평가 적용으로 계산해보면 원점수 90점 이상 1등급 인원은 4만2867명, 비율은 7.82%였다. 금년보다 1등급 인원은 1만8623명, 비율은 3.4%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등급의 경우도 올해는 3만7638명, 6.87%였으나 절대평가를 적용하면 6만9357명, 12.7%였다. 올해보다 2등급 인원은 3만1719명, 비율은 9.2% 증가했다. 2등급까지의 누적인원과 비율은 6만1882명에서 112,224명, 비율은 11.3%에서 20.5%로 거의 2배 증가했다.

수도권 대학 합격선인 3등급 기준으로 보면 누적인원은 12만9333명에서 21만5564명, 비율은 23.6%에서 39.3%로 증가하였다. 1,2,3,4등급 구간대 학생들의 경우, 상대평가에서보다 절대평가를 적용하게 되면 등급별 인원이 크게 증가하는데 2등급 인원이 가장 많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등급별 인원 증가는 1등급(76.8%), 2등급(84.3%), 3등급(53.2%), 4등급(27.8%)이었다. 그리고 반대로 5등급 이하 인원은 등급별로 13~49% 내외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절대평가 적용에 따른 원점수 적용 효과를 보면 현행보다 등급별로 4~11점 점수 향상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올해 상대평가에서 1등급을 받으려면 원점수 94점을 받아야 했는데, 내년부터는 90점 이상이면 1등급을 받을 수 있으므로 4점의 점수 향상 효과가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런 논리로 보면 2등급은 7점, 3등급은 8점, 4등급은 9점의 점수 향상 효과가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전망>
절대평가가 도입되면 상위 등급을 받는 학생들의 수가 크게 증가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상위 10개 대학에 정시 모집으로 합격하기 위해서 영어는 1등급을 받아야 한다. 이들 대학들의 모집 인원이 3만0000명 정도 임을 감안하면 1등급 예상 인원 4만2867명은 모집 인원에 비해 매우 많은 숫자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수도권 대학에 진학하려면 영어 2등급(원점수 80점-올해 기준 3등급)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대학들이 발표한 2018학년도 영어 성적 반영 방법(표3 참조)을 보면 영어 성적 반영 점수가 올해보다 대폭 낮아진 것을 알 수 있다. 영어 성적의 영향력이 현저하게 낮아지면서 영어 실력이 상대적으로 강한 특목고, 자사고, 비평준 명문고 학생들은 불리해지고, 영어 실력이 약한 일반고 학생들이 유리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영어 절대 평가로 인한 원점수 향상 효과로 인해 영어 실력이 약한 학생들이 영어 영역에서 상위 등급을 얻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따라서 수시 모집에서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을 충족하는데 유리해졌다고 볼 수 있다. 학생부 위주의 수시 모집에서 재학생들이 현행보다 더 유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재수 기피 현상이 더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재수를 하여 영어 성적을 10~20점 올려 등급을 올린다고 하더라도, 대부분의 대학들이 정시 모집에서 반영하는 영어 성적 점수는 현행보다 크게 낮아지기 때문이다. 특히 내년부터는 영어 성적 상위 등급자수가 매우 많아질 것이므로 현행보다는 노력한 만큼의 효과를 거두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정시 지원 시 유의 사항>
내년 수시모집에서 수능 최저 기준을 요구하는 대학의 경우에는 영어 절대 평가 도입이 기회가 될 수 있다. 학생부 성적이 좋지만 수능최저기준 미충족으로 탈락한 수험생들은 내년이 기회가 될 수 있다.

다만, 내년 정시모집에서는 영어 외 국어, 수학, 탐구 영역 점수가 당락을 결정하게 될 것이다. 정시 지원을 위한 재수, 삼수의 위험성을 충분히 검토한 후 대학, 학과 지원 전략을 수립해야한다. 특히 올해 수능에서 1, 2등급을 받은 상위권 수험생들은 가급적 올해에 진학하는 것을 권장하며 무리한 상향지원은 삼가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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