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이월비율 서남대 최고.. 성대 대가대 전남 전북 톱5

[베리타스알파=김민철 기자] 지난해 37개 의과대학의 수시이월 인원은 얼마나 됐을까? 공교육 대표 서울교육연구정보원(서교연)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실시된 2016 정시에서 37개 의대 대학은 993명을 모집할 계획이었지만, 실제 모집인원은 1126명으로 늘었다. 수시이월이 133명 발생했기 때문이다. 기존 요강 상 수시모집인원 1272명 가운데 약 10%를 차지하는 인원이다. 수시이월이 발생하면 정시 규모 확대로 이어진다. 통상, 수시 미충원마감부터 정시모집기간까지 사이의 기간은 일주일이 채 안된다. 이러한 급박한 일정 속에 이월인원을 공고하게 되면 수요자들의 예측가능성을 훼손할 뿐만 아니라 정시지원전략을 수정해야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일부 의대의 경우 수능을 선호해 일부러 수시이월인원을 양산한다는 ‘미심쩍은 눈초리’도 존재한다. 올해는 수시이월규모가 지난해보다 커질 가능성도 있다. 5년만에 돌아온 불수능으로 인해, 수시 지원학생들이 수능최저를 충족하기 어려워 수시이월인원은 지난해보다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통상 대학들이 발표하는 전형계획보다 실제 정시 인원은 늘어나는 구조다. 대교협이 취합 발표하는 시행계획 등에 따르면 2016학년 수시 비율은 66.7%(24만3748명), 2017학년 수시비율은 69.9%(24만8669명)이라고 밝혔지만, 실제 선발인원은 그보다 적다. 수시합격자 대상 예치금 등록절차를 진행한 후 결원만큼 예비순위 후보자를 선발하는 충원과정에서 정시로 모집인원이 이월되는 ‘수시이월’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대학들이 발표하는 명목상 수시/정시 모집비율에 비해 수시는 실제 선발인원이 적어지고, 정시는 실제 선발인원이 늘어나는 형태인 셈이다.

의대의 수시이월은 ‘높은 수능최저’와 ‘최상위권 지원자의 중복합격’ 등 2가지 경우로 압축된다. 대부분의 의대에서 수능최저를 높게 설정하고 있어 미충원된 인원이 정시로 이월될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연세대(원주) 의대의 경우 일반전형에서 국수(가)영과 중 3과목 1등급을 요구했다. 전남대의 경우 4개 영역 등급합 5 이내로 높은 편이다. 해당 의대에 지원할 자격을 갖춘 학생이라면, 수능최저가 무작정 높다고는 볼 수 없지만 그만큼 충족하지 못하는 학생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

최상위권 지원자들이 중복합격으로 인해 수시이월이 발생한다는 가능성도 존재한다. 통상 의대는 최상위권 이과생들이 지원하는 통로로 여겨진다. 최상위권 학생들의 경우 타 대학에 중복합격을 하는 사례가 많아 그만큼 이월 인원이 많이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선호도가 높은 의대 입시이기에 일정 요인에 따라 수시에서 부족분을 정시로 이월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보는 대목이다. 물론 매년 발생하는 수시이월문제를 놓고 수시 전형요강의 안정성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지난해 37개 의과대학의 수시이월 인원은 얼마나 됐을까? 최근 공교육 대표 서울교육연구정보원(서교연)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6학년은 133명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5년만에 돌아온 불수능으로 인해 수능최저를 등록하지 못한 수시지원자들이 다수 발생, 수시이월인원이 높아질 전망이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지난해 수시이월비율 평균 10%, 서남대 성대 대가대 톱3>
2017학년 의과대학 모집인원은 37개 대학(제주대 의전원 포함) 2516명이다. 수시에서 1467명을 모집하고 정시에서는 1049명을 모집하는 구조지만, 수시이월인원에 따라 정시모집인원 역시 변동이 생길 전망이다. 수시이월 인원이 가장 많은 학교는 서남대로 나타났다. 해당 학교는 수시이월인원 뿐만 아니라 비율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다만, 인원순으로 따지기에는 합리적이지 않은 면이 존재한다. 모집 인원 대비 정확한 이월규모를 파악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성균관대처럼 요강상 20명을 모집한다고 했다가, 7명을 이월할 경우 수시모집인원의 35%를 정시로 보낸 경우로볼 수 있다. 반면, 충남대와 같이 43명을 수시에서 선발한다는 요강과 달리 13명을 이월할 경우 외관상 규모는 큰 폭의 이동이지만, 비율로는 30%에 그친다. 이러한 연유로 수시요강 모집인원의 예측가능성과 신뢰성을 파악하기 위해선 규모보다는 비율로 따지는 편이 합리적이다.

지난해 수시이월 비율이 가장 높은 의대는 서남대 의대였다. 서넘대는 수시에서 요강상 30명을 선발할 계획이지만, 실제 선발인원은 12명에 그쳐 60%에 해당하는 18명이 정시로 이월됐다. 수능최저 충족조건이 주 요인으로 보인다. 서남대는 지난해 수시에서 일반전형과 지역인재 전형으로 각각 15명을 모집했다. 일반전형의 경우 1단계 에서 모집인원의 3배수를 선발, 2단계 면접과 수능최저를 충족여부를 확인해 최종합격자를 결정했다. 일반전형 수능최저는 전과목(국영수/과탐2과목)이 3등급 이내면서, 국영수 합산등급 6 이내, 과탐2과목 합산등급 5 이내에 들어야 했다. 지역인재전형은 국영수 합산등급 7, 과탐 2과목 각각 3등급 이내가 수능최저였다.  수능최저 요건이 높다고 볼 순 없지만,  1단계에서 3배수를 선발해 충원할 인원이 적었던 측면과 그간 이어져 온 숱한 의대 폐지논란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성균관대와 대구가톨릭대도 수시이월비율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성균관대 의대는 35%(이월인원 7명/수시요강 20명)의 비율로 수시이월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동일하게 대구가톨릭대 의대도 요강상 수시 20명 선발이었지만, 7명이 정시로 이월됐다.  이어서 전남대가 33%(17명/51명), 전북대가 33%(16명/49명)로 톱 5를 형성했다. 전남대의 경우 지역인재전형에서 1명이 이월됐지만, 일반전형에서 무려 16명이나 이월됐다. 수시에서 일반전형과 지역인재전형을 구분해 선발할 경우 일반적으로 일반전형이 지역인재보다 수능최저가 높은 편이다. 때문에, 이월인원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비율이 높을수록 수시에서 충원했어야 하는 인원을 정시로 돌리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대학마다 사정이 존재하지만, 수시와 정시요강의 신뢰도를 낮추고 혼돈을 야기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어 보인다.

이어서 영남대가 22명 가운데  7명의 수시이월이 발생해 32%의 비율을 보였다. 충남대는 모집규모가 큰 편이다. 수시에서 46명을 모집할 계획이었지만 약 30%인 13명이 이월돼 정시규모는 33명에서 46명으로 늘었다. 가톨릭관동대는 32명을 모집했지만, 모집인원 대비 이월인원이 많아 비율은 28%로 다소 높게 나타났다.  가천대도 요강과 실제선발인원의 차이가 27%(4명/15명)였다. 뒤를 이어 동아대 23%(5명/22명), 연세대(원주) 21%(16명/77명), 계명대 20%(8명/40명) 이었다.

나머지 의대들은 수시이월이 1~2명이거나 발생하지 않았다. 원광대 5%(2명/39명), 인하대 5%(1명/20명), 충북대 5%(1명/19명), 경북대 2%(1명/45명), 경희대 2%(1명/47명), 연세대 2%(1명/55명) 순으로 나타나 1~2명의 수시이월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대를 포함해 가톨릭대 울산대 고려대 한양대 중앙대 부산대 건양대(일반/지역), 경상대(일반/지역) 순천향대 아주대 이화여대(자연/인문) 인제대 을지대 조선대 제주대(학석사) 충남대(지역) 한림대 등 19개 대학은 수시에서 100%충원이 완료돼 수시이월인원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수시 이월인원 늘어날까?.., 불수능 여파로 늘어날 가능성 높아>
2016 의대 입시의 가장 큰 특징은 지원자 감소와 이월인원의 감소였다. 2016학년 전국 37개 의대(제주대 의전원 학석사통합과정 포함)의 지원인원은 1만1543명으로 2015학년 1만1394명보다 149명이 줄었다. 이월인원은 2016학년 가군에서 78명, 나군에서 22명, 다군에서 33명 등 133명에 그쳤다. 2015학년 252명(가군 151명, 나군 45명, 다군 56명 등)에서 절반가까이 줄어든 셈이다.

의대 지원자 수는 수능결과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2016학년 수능이 2015학년 수능보다 어려웠기 때문에 의대에 지원할 수 있는 수능고득점자의 수가 줄어든 것도 지원자가 줄어든 원인일 수 있다. 올해의 경우 지난해보다 훨씬 어려운 변별력 높은 수능으로 기록돼, 수시최저를 충족하지 못한 인원들이 다수 발생하는 변수가 생길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상대평가로 주어지는 등급에 영향은 크지 않다는 반론도 있지만, 변별력 높은 수능으로 인해 당황한 일부 수험생들이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할 가능성이 더욱 크다. 수시최저등급을 충족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 수능 이후 대학별 고사에 포기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때문에 수시이월인원은 지난해 133명보다 비슷하거나 더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수시이월은 왜 발생하나?>
수시이월이 발생하는 경우는 두 가지가 가장 많은 편이다. 지원자가 충분치 못해 미처 계획했던 모집인원보다 적은 수의 인원만 등록하게 된 어쩔 수 없는 경우와 충분한 지원자가 있음에도 충원을 성실히 이행하지 않아 발생하는 경우다. 의대의 경우 미달이 발생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 편이다.  6장 카드로 복수 합격자가 상위대학을 선택하면서 벌어지는 도미노현상으로 추가충원이 벌어지는 수시의 메커니즘을 감안하면 의대를 포함한 상위대학의 수시이월은 과도한 수능최저설정을 포함해 추가충원을 충실하게 이행하지 않은 대학측 책임이 크다.

다만, 지원자가 충분치 못해 발생하는 수시이월은 상위대학의 경우 거리가 먼 이야기다. 학령인구 절벽 등이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고 하나, 아직까지는 대학 정원 대비 수험생의 수가 많은 상황이며, 설령 대학정원보다 수험생이 적어진다 하더라도 선호도가 높은 상위 12개대학에 지원자 미달 사태가 발생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수험생간 눈치싸움 등으로 인해 미달이 발생하는 극히 예외적인 상황만 상정 가능하다.

지원자가 잔존해 충원을 실시하면 충분히 계획한 모집인원만큼 선발을 할 수 있는 상황임에도 수시이월이 발생하는 후자의 사례는 대학들의 이기적 판단에서 비롯된다. 정시로 선발할 시 수시보다 더욱 입결이 우수인재를 확보하기 용이하다는 판단에서 수시 충원과정을 성실히 이행하지 않았다고 봐야 하기 때문이다. 고교교육정상화 기여대학 지원사업 등 수시확대가 요구되는 상황에서 겉으로 드러나는 명목 상 수시비율을 확대해 재정지원 등을 받으면서, 속내를 들여다보면 수시이월인원을 대량 발생시켜 정시에서 선발하는 실질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비판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특히 연세대처럼 10%를 넘기는 수시이월은 정상적이지 않다는 게 정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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