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교육정상화 미집행분.. 7개사업으로 이어지나

[베리타스알파=김경 기자] 이화여대에 올해 배정한 고교교육정상화기여대학지원사업 지원비가 끊긴다. 교육부는 "이달 중 사업총괄관리위의 심의를 거쳐 교육부 특감 결과 입시부정이 확인된 이대에 대한 재정지원 사업 중 고교교육정상화기여대학지원사업의 올해 예산지원을 중단하는 방안을 확정할 것"이라 밝혔다. 고교정상화지원사업은 대입전형 개선의 목적인 사업이지만, 이대는 중대사안인 '입시부정'에 연루, 재정지원 중단이 예고된 상태였다. 교육부는 이대 특감 결과,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에게 특혜를 제공한 관계자 28명에 대한 징계를 학교측에 요구한 바 있다.

<전임임학사정관 인건비 비상.. 학종 차질 빚어지나>
이대는 고교정상화대학지원사업이 개시된 2014년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사업에 선정됐다. 2014년 15억2000만원, 2015년 6억5000만원, 2016년 7억1000만원으로 3년간 28억8000만원이다. 2016년의 경우 투입기간을 기존 1년에서 2년으로 확대, 사업시행 1년 후 실적평가를 거쳐 하위 10개교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이대는 2014년 65개교, 2015년 60개교에 이어 2016년 선정된 60개교 가운데 큰 탈이 없으면 2017년까지 같은 금액이 보장된 터였다. 교육부는 이 가운데 이대에 2016년 배정된 7억1000만원 중 미집행 금액을 회수할 예정이다. 내년 지원 대상에서도 이대를 배제한다.

이대가 고교정상화지원사업에서 배제되면, 입학사정관들의 급여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다. 이대 전임 입학사정관은 15명으로 2015 고교정상화지원사업 대학 기준 서울대 27명, 경희대 국민대 각 22명, 단국대 21명, 숭실대 중앙대 인하대 각 19명, 한양대 18명, 한국외대 건국대 각 17명, 서울여대 동아대 경기대 동의대 각 16명에 이어 많은 편이다. 15명 가운데 박사출신이 3명, 석사출신이 12명으로 인건비도 꽤 높을 수밖에 없다. 교육부 관계자는 "입시개선하는 사업에 입시부정을 일으켜 사업목적에 위배됐기 때문에 지원중단이 불가피하다"고 밝혀, 기존 입학사정관 신분안정 문제와 더불어 학생부종합전형의 운영에 차질이 빚어질지 여부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이화여대는 올해 진행중인 2017학년의 경우 정원내 3008명 중 665명(22.11%)을 학종으로, 현 고2가 입시를 치르는 2018학년의 경우 정원내 3009명 중 895명(29.74%)을 학종으로 모집한다. 타 상위권 대학 대비 인원과 비중은 적은 편이지만, 특기자와 정시 등 기존의 정량평가 중심에서 서서히 탈피해 2018학년을 기점으로 학종을 확대, 타 상위권 대학들과 함께 '학종시대'에 합류했던 상태다. 학종은 전임입학사정관을 중심으로 평가가 이뤄진다. 전임입학사정관들은 교수로 구성된 위촉입학사정관들과 함께 서류를 평가하고 면접을 진행한다. 평가기간이 아닌 때는 전국 고교들을 탐색, 고교별 특성을 파악하고 입시를 알리는 데 주력한다. 학종의 중심에 입학사정관이 서 있는 셈으로, 입학사정관의 신분 불안정 현상은 해당 학교의 학종 운영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대 관계자는 "재정지원이 끊긴다 해서 학생부종합전형을 운영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학교차원에서 급여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하리라 본다. 학종운영에도 차질이 없도록 준비하는 것은 물론이다"라고 항변했다.

교육부가 이대에 배정한 올해 고교교육정상화기여대학지원사업 지원금 7억1000만원 중 미집행 금액을 회수하고 내년 사업 지원대상에서도 배제하기로 했다. 고교정상화사업비 중단이 타 사업으로도 곧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대는 BK21플러스, CK(대학특성화)사업, ACE(학부교육선도대학)사업, 고교교육정상화지원사업, PRIME(산업연계 교육활성화 선도대학)사업, CORE(대학인문역량강화)사업, 여성공학인재양성(WE-UP)사업, 평생학습단과대학사업 등 총 8개 국가재정지원사업에 선정됐다. 평단사업은 자진철회했다. /사진=이화여대 제공

<타 사업 지원금 회수로 이어지나.. 8개 정부사업 수주>
이대의 고교정상화지원사업 배제 사실이 타 사업의 지원금 회수로 이어질지에도 역시 귀추가 주목된다. 향후 검찰수사 등에 따라 총장 등 주요보직자에 대한 형이 확정될 경우 이대는 재정지원사업 수혜액의 최대 30%까지 삭감당할 수 있다. 이대는 대학 재정지원사업 9개 중 8개에 선정된 상태다. BK21플러스, CK(대학특성화)사업, ACE(학부교육선도대학)사업, 고교교육정상화지원사업, PRIME(산업연계 교육활성화 선도대학)사업, CORE(대학인문역량강화)사업, 여성공학인재양성(WE-UP)사업, 평생학습단과대학사업 등이다. 평단사업은 사업선정후 학내 반발을 겪으며 자진 철회한 탓에 지원이 이뤄지지는 않았다.

재정지원사업 감액의 법적 근거는 지난 2월 교육부가 발표한 대학재정지원사업 매뉴얼에 있다. 매뉴얼에 따르면 부정/비리 사실이 드러난 대학은 사업관리위원회 결정에 따라 재정지원사업 수혜제한 조치가 취해진다. 감사처분과 형사판결 등의 처분시점을 기준으로 1년 간 사업비 감액이 이뤄진다. 감사처분에 따라 부정/비리 정도가 정해지는데 이대는 '감사원 및 교육부 감사결과에 의해 주요보직자 이상에 대한 고발, 수사의뢰 등 별도조치가 있는 경우'인 유형Ⅲ에 해당한다. 유형Ⅲ는 대학단위 지원사업 총 사업비의 5% 이내, 사업단단위 지원사업비의 2% 이내가 제한된다. 단, 검찰수사에 의해 주요보직자에 대한 금고이상의 형이 확정된 경우 부정/비리 정도를 유형Ⅰ로 본다는 단서가 있다. 유형Ⅰ은 대학단위 지원사업 총 사업비의 30% 이하, 사업단단위 지원사업비의 10% 이하를 삭감한다. 이대가 현재 선정돼 있는 사업 가운데는 BK21플러스사업과 CK사업이 사업단단위 지원사업에 속한다.

이대는 내년 있을 신규재정지원사업 선정평가에서도 감점을 받게 된다. 감점의 근거 역시 대학재정지원사업 매뉴얼에서 찾을 수 있다. 유형Ⅲ의 경우 대학단위 지원사업에서 총점 0.5%이내, 사업단단위 지원사업에서 총점 0.2% 이내로 감점이 이뤄진다. 주요보직자에 대한 금고이상의 형이 확정된 경우에는 대학단위 지원사업은 총점 2~5%가, 사업단단위 지원사업은 총점 1~2%가 각각 감점된다.

<교육부, '정유라 입학취소하라'.. '관계자 28명 징계요구'>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태가 탄핵 정국으로 이어지는 가운데, 사태를 촉발한 이대의 정유라씨 입학 특혜 사건은 교육부 특별감사 결과 정씨에 대한 입학취소로 일단 결론난 상태다. 이준식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지난달 18일 정유라씨의 체육특기자전형 입학과 학사 관리에 조직적 특혜가 있었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정씨의 입학취소를 이대에 요구하고 최경희 전 총장 등을 수사 의뢰하기로 했다.

교육부의 특감 과정에서 정씨의 입학특혜와 학사부실이 확인됐다. 이미 정씨와 관련해 언론에 지속적으로 보도된 남궁곤 전 입학처장의 선발압력이나 면접점수조정 등 혐의에 대해 정씨가 직접 아시안게임 금메달 반입을 요청했다는 사실도 함께 드러났다. 학사과정에서는 부실한 과제에도 정상적인 점수를 받았고, 대리출석과 대리시험을 치렀다는 내용까지 제시됐다.

교육부는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에게 조직적 특혜를 제공한 관계자 28명에 대한 징계를 학교측에 요구했다. 특히 남궁 전 입학처장과 김경숙 전 신산업융합대학장 등 2명에 대해선 해임을 요구했다. 면접평가위원이었던 교수 3명과 체육과학부 학부장, 대신 과제물을 내준 교수 등 5명에 대해서도 중징계를 요구했다. 최 전 총장과 기획처장 등 8명은 경징계 조치 대상, 이와 별도로 중징계 대상 7명 등 모두 13명을 고발하고 최 전 총장과 최순실씨 정유라씨에 대해선 수사를 의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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