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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육의 대표 대입 ‘고수’ ‘일반고 전환 성공사례 만들 것’미림여고 주석훈 교장 인터뷰
  • 박대호 기자
  • 승인 2016.11.29 16:26
  • 호수 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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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타스알파=박대호 기자]  너도 나도 전문가를 자처, 옥석 가리기가 불가능에 가까워진 교육계에서 주석훈(53) 미림여고 교장은 특별하다. ‘이름 값 올리는’ 대외활동을 고사해 왔음에도 손꼽히는 대입의 ‘고수’로 자리매김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일반수요자들에게는 낯설 수 있지만 대학 입학처 관계자와 진학 담당 교사들 사이에선 주 교장을 안다는 사실이 ‘진학’내공을 가늠하는 잣대로 통할 정도다.

물론 1992년 한영고에서 교직생활을 시작, 한영외고 교사와 인천하늘고 교감, 미림여고 교장까지 서진협을 토대로 오랜 기간 대학입시를 연구하고 지도해왔기에 가능한 일이다. 매번 변화를 거듭하는 복잡한 대입전형을 분석, 오롯이 쌓아 올린 노하우는 사교육이 감히 범접할 수 없는 경지에 올라서 있다. 2008년 수능이 등급제로 실시되면서 현장이 혼란에 빠져있을 때 사교육보다 정확한 등급컷 추정으로 일대 파란을 일으킨 서울교육청 대학진학지도 지원단의 설립멤버이자 주축멤버가 주 교장이었다. 교사들 간 정보공유가 가능하다는 이점을 등에 업고 공교육이 경쟁논리에 매몰돼 정보공유가 불가능한 사교육을 앞서나가기 시작한 출발점을 주 교장이 마련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 교장은 올해 3월, 2011년부터 몸담았던 전국단위 자사고인 인천하늘고 교감에서 미림여고 교장으로 자리를 옮기며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2011년 일반고에서 광역단위자사고로 체제를 전환했으나 거듭된 미달사태를 이겨내지 못하고 지난해 일반고로 재전환을 결정한 미림여고의 ‘구원투수’이자 ‘구세주’역할에 기꺼이 나서기로 한 것이다.

미림여고 측에서 기꺼이 ‘모셔왔다’고 표현한 주 교장의 취임은 교육계 전반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일반고의 새로운 신화로 미림여고가 자리잡으리라는 평가도 있었으며, 주 교장의 존재감만으로도 향후 미림여고가 인기학교로 새롭게 거듭나리라는 예측이 나오기도 했다. 주 교장이 인천하늘고에서 1기부터 화려한 대입실적을 내면서 ‘교육 불모지’였던 인천의 교육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중심역할을 했던 것에 대한 기대감이었다. 이제 부임한 지 반 년을 조금 넘긴 상황이지만 교육계의 예측들은 벌써부터 들어맞아가고 있다. “자사고에서 일반고로 전환한 성공사례”를 만들겠다는 주 교장의 포부가 이뤄질 날이 머지않아 보인다.

미림여고 주석훈 교장

- 일반고는 자사고와 달리 선발권이 없는 상황이다. 관건은 교육력 제고와 수시체제를 갖추는 것이라고 보는데, 미림여고 부임 후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서울형 자사고는 학생선발권의 의미가 크지 않다. 면접권도 그렇지만 경쟁률 자체가 워낙 낮기 때문이다. 학습여건 관련해서는 자사고가 낫다고 볼 여지도 있겠으나, 자사고 진학 시 감수해야 할 내신의 불리함도 생각해야 한다. 일반고라고 자사고에 비해 교육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자사고/특목고 못지 않는 선호도를 보이는 일반고들이 이미 존재한다. 강동의 한영고가 대표적인 사례다. 미림여고 와서 놀란 부분도 우수학생들의 수가 결코 자사고 대비 적지 않다는 점이다. 특히, 일반고 전환 후 입학한 1학년 학생들의 성적이 상당히 괜찮다. 1학년 학부모들의 경우 다른 학교에 갔더라면 1등급대를 받았을 학생인데 미림여고에 와서 4등급을 받았다고 하소연하기도 한다. 앞으로 미림여고에 대한 선호도가 자사고 못지 않게 높아질 것이라고 본다.

교육력 제고 이전에 교육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한다. 일반적으로 설명회 하면 학부모들은 수능성적분포, 모의고사 성적 등을 묻는다. 하지만, 지금 교육의 패러다임은 아이들의 미래인재로서의 자질과 역량을 길러주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수능공부를 시키지 않겠다는 얘기가 아니다. 수능 외 역량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부임 후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수업과 평가를 바꾼 것이다. 수업을 통해 학생들의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켜주고자 과제/발표/토론 등을 틈나는 대로 하도록 했다. 부임 전 미림여고의 수행평가 비중은 45%, 영어는 50%에 달했으나, 변별력이 크게 낮아 지필고사에서 판가름이 나는 구조였다. 올해부터는 수행평가의 실질 반영비율을 높였다. 교과별로 자기주도적인 학습을 자리잡게 하기 위해서다. 절대 강제하지 않고, 학생 본인이 참가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데도 자기주도학습실에 자발적으로 남아 공부하는 학생들이 1~3학년 합산 250명을 넘길 만큼 자기주도학습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방과후수업도 변화를 줬다. 아직 태동 단계지만 학생들의 희망조사를 거쳐 보다 수준 높은 공부를 하는 방과후학습 트랙을 따로 개설했다.

상위대학 교수님들과 함께 하는 미래인재역량강화프로그램도 중요한 변화 중 하나다. 전공별 교수님들이 방문해 학생들이 대학의 실제 수업을 체험해볼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단순 강의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연구실도 가보고 학생들에게 과제를 내주면 연구/독서하고 보고서를 작성, 조별발표로 이어지는 등 심도 깊은 진행이 특징이다. 새로운 프로그램을 도입한 것은 아이들의 진로에 대해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싶어서다. 대학교수의 강의를 들었다고 해서 당장 역량이 키워지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지닌 진로경험은 학부모의 구전에 한정돼 있다. 더 넓은 세계가 있다는 것을 알려줌으로써 아이들이 꿈과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진정한 동기부여라고 본다. 강의를 들음으로써 느끼고 깨달은 것들을 통해 자기자신의 공부를 하라고 강조함은 물론이다.

교내대회인 경시대회의 틀을 바꾸는 것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문제풀이형 경시대회는 매번 상을 받는 애들이 정해져 있다. 교과성적 좋은 애들이 교과형 경시대회 수상을 많이 하다 보니 경시대회 참가열기 자체가 줄게 된다. 결과가 눈에 뻔히 보이는데 대다수 아이들이 관심을 가질 리 만무하다. 문제풀이형 경시대회를 지양하고, 경시대회를 두 갈래로 나눠 발전시키려고 한다. 오픈텍스트북을 통해 배경지식과 논리전개능력을 중점평가하는 형태와 미리 준비시간을 주고 발표하는 형태다. 학생들의 창의적인 생각들을 보는 데 중점을 두려 한다. 쉽지 않다고 생각하겠지만 이미 가능성은 충분하다. 큰 기대 없이 진행했던 학교안전공모전에서 생각지 못한 부분들을 지적해내는 아이들의 창의성이 큰 감명을 줬다.

올해 수업-수행평가, 프로그램 등에 많은 변화를 줘 다소 힘겨울 수 있을 텐데도 즐겁게 잘 따라오고 있다. 앞으로 미림여고의 교육프로그램들이 입소문을 타 선호도가 더욱 높아지는 선순환구조가 자리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일반고 전환을 두고 잘했다는 평가들이 나오고 있다. 자사고에서 일반고로 전환한 성공사례가 만들어질 것이라 확신한다.”

- 공교육계의 대표적인 진학지도전문가로 명망 높다. 미림여고의 향후 진학실적 개선을 위해 준비하고 있는 것들은?

“미림여고는 자사고 시절 학부모들의 기대치가 너무 높았다. 중학교 때부터 뛰어난 학생들이 입학하다 보니 기대치가 높아 상향지원 경향도 뚜렷했다. 자사고다 보니 학생부교과전형에 지원하기는 힘들었다.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한 대비도 부족해 논술/정시 중심의 대입전략을 짤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교육력을 제고하고, 학교 만족도를 높인다 하더라도 진학실적이 좋지 않으면 결코 선순환구조를 이뤄낼 수 없다. 학부모들부터 대입이 무엇인지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 1학기와 2학기에 걸쳐 학부모 아카데미를 열고 대학의 입학관계자들을 초빙, 전형방법에 따른 고교생활 설계가 왜 중요한지 등을 학부모들에게 설명했다. 서울 상위대학들은 대부분 미림여고를 방문했다고 볼 수 있을 정도다. 교사들도 수시로 자체연수를 진행하고, 간담회를 가지는 등 노력에 동참했다. 교사들의 생각이 바뀌고 학부모들이 대입을 이해하면서 학생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기틀이 마련돼가고 있다고 본다.

그간 미림여고 학생들은 역량과 능력에 비해 저평가를 받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는 제대로 대접받고 평가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대학들도 앞으로 미림여고를 새롭게 보게 될 것이다. 동작/관악 지역은 서울 내에서 진학실적이 상대적으로 저조한 지역이다. 앞으로 지역의 진학실적 제고를 위해 함께 노력해나갈 생각이다. 미림여고가 앞장서 나가면 벤치마킹 가능한 부분들을 토대로 삼아 학교들이 따라올 것이라 생각한다. 도움을 청하는 부분이 있고, 도울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기꺼이 돕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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