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기관 '옥석' 가리기.. 최근 3년 등급컷 적중도 대성 73.7%

[베리타스알파=박대호 기자] 입시기관으로 불리는 사교육기관은 우리나라 입시현실에서 여전히 배제할 수 없는 필수불가결한 존재다. 공교육 정상화를 기치로 내건 학종이 본격화하면서 영향력이 줄고는 있지만 교육열이 높은 교육특구를 중심으로 입시의 한 축을 이루고 있고 수능중심 정시에서는 축적된 노하우와 N수생 모집단 데이터를 토대로 전체 수요자들에게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학교현장은 물론 수험생 학부모에 이르기까지 사교육기관의 영향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한다면 문제는 신뢰도를 중심으로 입시기관의 옥석을 가려 내는 수요자들의 지혜가 될 것이다. 이를 위해 베리타스알파는 수능은 물론 모평 학평까지 예상 등급컷 추정과 공개된 분석 데이터의 정확도에 따라 사교육기관에 대한 옥석가리기에 주력해왔다. 마케팅을 위주로 불안을 조장하거나 ‘아니면 말고’ 식의 주장들로 수요자들을 혼란에 빠뜨리는 사례가 여전한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최근 베리타스알파의 등급컷 검증기사를 통해 본, 공력과 신뢰도를 동시에 갖춘 입시기관은 어디였을까. 최근 2년간 치러진 2015학년과 2016학년 6월모평/9월모평/수능과 2017학년 6월모평/9월모평까지 8번의 수능/모평을 기준으로 등급컷 적중도를 따져본 결과 단연 1위는 대성이었다. 최근 3년간 38개의 등급컷 기준 대성은 28개의 등급컷을 적중시키는 데 성공하며 73.7%의 적중률을 기록, 단연 앞서나가는 모습이었다. 대성 다음으로 뛰어난 적중률을 보인 이투스의 63.2%와도 제법 격차가 있는 모습이다. 이어 종로와 메가 60.5%, 진학사 57.9%, 유웨이 55.3%, EBS와 비타에듀 52.6% 순이었다.

입시기관들의 등급컷 적중률이 중요하게 다뤄져야 하는 이유는 ‘난립’이라고 부를 만큼 입시기관들이 넘쳐나는 교육현장에서 신뢰할만한 곳이 어디인지를 따질 수 있는 잣대이기 때문이다. 수능이나 모평 당일 입시기관들이 발표하는 최초등급컷에 대한 관심과 활용도가 높은 상황에서 어느 기관의 발표를 신뢰할지는 지원전략 자체를 뒤흔드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한다. 특히, 수시원서접수 직전 실시되는 9월모평의 추정등급컷은 수능최저 충족 가능성을 따져 지원대학의 지형도를 흔들 수 있는 문제인데다 수능 직후 실시되는 논술 등의 대학별 고사 응시여부를 결정하게 되는 기준점도 입시기관들이 수능당일 내놓는 추정등급컷이다. 어느 기관의 입시공력이 가장 뛰어난지를 미리부터 가늠해봐야만 후회 없는 지원전략을 구사할 수 있는 것이다. 베리타스알파가 그간 학평/모평/수능 당일 입시기관들이 홈페이지/보도자료 등을 통해 최초발표하는 등급컷을 기록, 성적발표 이후 실제 드러나는 등급컷과의 적중 여부를 밝혀온 것도 교육 수요자들이 신뢰할만한 입시기관이 어디인지를 명확히 제시하기 위해서였다.

물론 그간 등급컷 적중도를 따져온 데는 입시기관들의 신중한 처신을 유도하고 당부하기 위한 목적도 있었다. 설명회를 통해 마케팅 목적으로 불안을 조성하거나 검증 없는 언론을 향해 ‘아니면 말고 식’의 치고빠지는 무책임한 행태는 결국 수요자들의 피해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2년 연속 수능 당일 말바꾸기를 되풀이한 종로하늘 등 일부 기관들의 부적절한 사례는 지속적으로 사교육기관 전반의 신뢰도를 떨어뜨려 왔다는 게 교육현장 일반의 시각이다.

 

최근 3년 간 치러진 수능/모평을 기준으로 등급컷 적중도를 따져본 결과 단연 1위는 대성이었다. 2016학년 25명의 서울대 의대 정시 모집인원 가운데 14명이 대성학원 출신일 만큼 인재 풀의 수준이 다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입시기관 ‘공력’ 1위 대성.. 2위 이투스>
입시에서 가장 우선이 돼야 할 분석력 기준 가장 뛰어난 ‘공력’을 선보인 입시기관은 대성이었다. 대성은 최근 3년 간 있었던 모평/수능을 기준으로 할 때 여타 입시기관들을 압도하는 분석력을 선보였다.

국어와 영어, 수학 기준 2015학년과 2016학년 치러진 2번의 수능과 4번의 모평은 국어(A) 국어(B) 수학(A) 수학(B) 영어의 5개영역 체제, 2017학년 치러진 2번의 모평은 국어 수학(가) 수학(나) 영어의 4개영역 체제다. 5개영역 체제로 치러진 6번의 수능/모평, 4개영역 체제로 치러진 2번의 모평이 존재하므로 입시기관들이 시험 당일 발표한 원점수 기준 추정1등급컷의 영역 수는 총 38개가 된다. 교육청 주관 모의고사인 학평이 제외된 것은 재수생이 투입되지 않는다는 특성 때문이다. 신중한 기관들의 발표를 당부하는 차원에서 학평의 적중도도 기사화하고 있긴 하나, 실제 입시기관들의 공력을 알아볼 수 있는 잣대는 재수생까지 응시함으로써 표본이 많고 수능출제기관인 평가원이 출제하는 모평과 수능이라고 봐야 한다. 입시기관들도 학평 분석에 대해서는 큰 열의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한 입시기관 관계자는 “학평의 경우 등급컷을 발표하긴 하나, 관심도가 낮기 때문에 신경을 쓰지 않는 편”이라고 말했다.

최근 3년간 수능/모평에서 나온 38개의 원점수 기준 추정1등급컷 중 대성은 28개를 맞혀 73.7%의 적중률을 보였다. 2015학년 수능의 5개영역을 모두 맞힌 데 이어 지속적으로 높은 적중도를 보여 온 대성은 올해 6월모평과 9월모평에서도 4개영역 모두를 맞히며 뛰어난 분석력을 유지해오고 있다. 어려웠다고 평가받는 2017 수능에서도 가채점 기준 자연계열 만점자를 배출하며 꾸준히 만점자 배출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을 만큼 최상위 재수생들이 대거 집결해 있는 배경이 대성이 선보이는 뛰어난 분석력의 기반으로 풀이된다. 2016학년 25명의 서울대 의대 정시 모집인원 가운데 14명이 대성학원 출신일 만큼 대성이 보유하고 있는 인재 풀의 수준은 다른 사교육기관들과 궤를 달리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서울대 의대 커트라인이 서울대 식 점수기준 526.60점으로 밝혀진 것도 대성의 뛰어난 분석력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2015년 기준 9500여 명의 수험생이 집결해 있는 전국 7개 본원을 통해 1376명의 의치한 합격실적을 낸 것도 대성의 실적을 잘 나타내는 지표다. 물론 대입 ‘최고 전문가’로 꼽히는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의 분석 노하우가 더해졌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교육계에서는 평가하고 있다.

대성과는 다소 차이가 존재하긴 했으나, 여타 입시기관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공력’을 보인 이투스도 최근 뛰어난 분석력을 자랑하는 기관 중 하나다. 38개의 1등급컷 중 24개를 맞히며 63.2%의 적중률로 나타난 이투스의 분석력은 배경까지 고려하면 더욱 빛을 발한다. 본래 이투스에서 분석업무를 독점해온 평가이사가 타 기관으로 이직하면서 생긴 분석력의 공백을 이종서 교육평가연구소장과 전훈 입시평가팀장을 중심으로 더 뛰어난 분석력으로 덮는 데 성공한 배경이다.

여타 입시기관들의 역량을 보면, 메가스터디와 2년연속 말바꾸기를 되풀이한 종로하늘이 각각 23개의 등급컷을 맞히며 60.5%, 진학사가 22개를 맞히며 57.9%의 적중률을 기록했다. 2015학년까지 종로학원과 하늘교육으로 분리돼 있던 종로하늘의 경우 2015학년 수능/9월모평/6월모평 순으로 종로학원은 4/1/1, 하늘교육은 2/2/2를 기록, 6개씩 적중했다는 점을 반영했다. 뒤를 잇는 55.3%(21개)의 유웨이, 52.6%(20개)의 EBS와 비타에듀 등은 타 입시기관 대비 상대적으로 분석력이 뒤떨어진다는 평가를 피하기 어려웠다.

현 시점에서 대성 이투스에 이어 수요자들이 주목해야 할 입시기관은 진학사다. 2016학년 6월모평부터 수능당일까지 부실하고 섣부른 분석을 선보이는 데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되는 김희동 전 입시전략연구소장이 최근 퇴사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진학사가 최근 6월모평과 9월모평부터 섣부른 분석을 지양하고, 등급컷을 신중히 발표하는 등 개선된 행보를 보인 것도 김 전 소장의 퇴사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올해 6월모평과 9월모평에서 4개영역씩 적중하며 진일보한 분석력을 보이는 것도 김 전 소장이 일선에서 물러나 앉은 후의 일이다.

<주의해야 할 입시기관은 어디.. ‘말바꾸기’ 종로하늘>
수능을 비롯해 학평/모평 등 모의고사 당일 발표되는 입시기관들의 추정 등급컷은 인터넷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에 오르내릴 만큼 학생/학부모 등 교육수요자들을 비롯한 교육계 전반의 관심거리다. 특히, 교육수요자들은 가채점을 통한 원점수로 자신의 위치를 가늠하기 위해 당일 발표되는 등급컷을 활용할 수밖에 없다. 교사들도 진학지도 등의 목적으로 등급컷에 주목하곤 한다.

입시기관들이 시험 직후 내놓는 ‘최초’ 등급컷은 채점서비스 참여데이터, 자사 학원생들의 응시데이터 등 기초자료를 활용해 각자 지닌 입시분석기법을 기반으로 예측/추정한 수치다. 때문에 입시기관들의 공력을 가장 뚜렷하게 나타내는 지표다. 입시기관들의 ‘날 것’과 같은 생생한 분석력을 평가할 수 있는 유일한 잣대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각 기관들의 ‘공력’으로 일컬어지는 분석력과 분석의 베이스가 되는 기관별 데이터의 위력을 방증하는 근거로 보면 정확하다.

‘최초’ 발표된 추정 등급컷은 시간이 지나면서 보정되는 과정을 통해 기관끼리 엇비슷하게 맞춰지면서 분석력을 따지는 지표로 활용이 불가능해진다. 모의 지원자/표본 수가 누적됨에 따라 데이터가 바뀌는 경우가 많으며, 타 기관의 분석을 참고하는 과정에서 수치가 조정되기도 한다. 추후 시험을 주관한 평가원이 내놓는 모평/수능의 수험생 채점/통계자료가 나오면서 등급컷 예측은 의미를 잃는다. 데이터가 공개되면서 입시기관들의 등급컷은 전부 대동소이한 값으로 고정돼 비교할 수단마저 사라진다. 최초 등급컷만이 입시기관들의 공력을 가르는 지표로 활용될 수 있는 이유다.

베리타스알파는 교육수요자들에게 영향력이 큰 입시기관의 신중하고 냉철한 대응을 당부하는 차원에서 2014 수능부터 기관별 추정 등급컷의 신뢰도를 따져왔다. 상당수 입시기관들이 언론과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신중하고 정확하게 수치를 내기보다는 빨리 발표하는 데만 매몰돼 있는 행태를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그럼에도 여전히 ‘말바꾸기’를 되풀이하며 향후 수익으로 연계될 이목끌기에만 집중하는 종로하늘에 대해 수요자들은 항시 주의를 기울여야 할 전망이다. 종로하늘은 2016 수능에 이어 2017 수능에서도 임성호 대표의 발언과 실제 내놓는 등급컷이 다른 모습을 보이며 논란을 일으켰다. 수능 종료 전 임성호 대표가 등급컷 예측 발언을 하고 이후 발표 시에는 발언을 뒤집는 행태마저 지난해와 동일, 향후 수익사업의 포석으로 삼기 위해 이목을 집중시키는 데 혈안이 된 것이 아니냐는 비판마저 제기될 정도다.

임 대표는 2017 수능당일 오후3시50분 언론을 통해 “문과수학(수학(나))이 어렵게 출제돼 수험생들의 체감 난이도가 매우 높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1등급 커트라인이 84점 안팎으로 추정될 정도”라고 발언했으나, 실제 종로하늘의 등급컷 발표는 달랐다. 실제 종로하늘이 발표한 1등급컷은 국어 92점, 수학(가) 92점, 수학(나) 92점, 영어 94점, 2등급컷은 국어 88점, 수학(가) 88점, 수학(나) 85점, 영어 88점이다. 임 대표가 발언한 수학(나)의 경우 발표된 1등급컷이 92점으로 임 대표가 밝힌 84점과 무려 8점의 격차를 보였다.

한 해 전인 2016 수능에서도 임 대표는 수능당일 오후1시31분 “국어A형 96점, 국어B형 95점이 1등급컷”이라고 언론을 통해 발언한 데 더해 오후3시35분에는 “수학은 A형 96점/B형 100점”이 1등급컷이 될 것이라 성급히 전망했다. 이후 등급컷을 발표하면서 부랴부랴 수정에 나서 최초 추정 등급컷을 국어A 96점, 국어B 96점, 수학A 93점, 수학B 96점으로 변경, 국어A를 제외하면 국어B 1점, 수학A 3점, 수학B 4점 등 전부 수정된 수치를 발표해 비판을 자초했다. 임 대표가 등급컷 관련 멘트를 남기는 과정에서 ‘종로학원 강사들’의 전망임을 언급, 책임을 떠넘기는 언행까지 보이며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50년 전통의 재수학원인 종로학원이 하늘교육에 인수된 지 채 1년 가량 된 상황에서 종로학원 강사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을 보이면서 내부갈등이 심각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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