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전형 최종관문.. 의예 45명, 치의예 30명 수의예 25명

[베리타스알파=홍승표 기자] 26일 실시되는 서울대 의학계열 일반전형 면접 구술고사는 어떻게 나올까. 2017 서울대 의학계열의 수시 일반전형 면접 구술은 다중미니면접(MMI, Multiple Mini Interview)형태로 치뤄진다. 올해 서울대 의예 치의예 수의예 3개 모집단위의 일반전형 선발인원은 지난해와 동일하다. 의예 45명, 치의예 30명, 수의예 25명이다. 서울대는 지난 18일 수시 일반전형 1단계 합격자를 발표해 면접대상은 결정된 상황이다. 

서울대 의학계열 수시 일반전형의 최종관문은 현재 입시의 인성 검증장치로 가장 앞선 것으로 보이는 다중미니면접형태로 치뤄진다. 다중미니면접은 지원자가 일정 시간동안 여러 개의 면접실을 돌아다니면서 모집단위 학문을 전공하는데 필요한 자질과 적성, 인성을 검증하는 면접 형태를 말한다. 서울대는 사회적으로 의사의 인성에 대한 문제가 불거지면서 2013학년 의예과에 처음 도입한 이후 모든 의학계열에 지속적으로 양적 질적으로 확대를 꾀해왔다. 2014학년에는 치전원 치의예 학석사통합과정 수시 일반전형에 약식 형태의 다중미니면접을 도입했고, 2015학년 수시 일반전형에서는 수의예에도 다중미니면접을 도입하는 등 의대/치대/수의대에 다중미니면접을 순차적으로 도입 했다. 

▲ 1단계 합격이 발표된 이후 서울대 의학계열 수시 일반전형의 합격관건은 '다중미니면접'에 달려 있다. 서울대 의학계열은 다중미니면접을 수험생들의 합/불을 가르는 주요관문으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수험생들은 서울대 다중미니면접이 대화과정에서 나타나는 사고방식을 평가한다는 본질을 파악해야 한다. 주어진 질문에 대해 정답을 찾는 데 몰두할 것이 아니라 면접위원과의 대화를 통해 사고과정을 이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면접위원들은 수험생들의 답변에 대해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고, 막힌 부분에는 힌트를 제공하는 등 수험생이 사고를 확장하도록 돕는다.

올해 수험생은 물론 예비수험생까지 서울대 의학계열을 준비하고자 한다면 지난해 기출을 토대로 다중미니면접이 어떻게 진행될지 살펴봐야 한다. 서울대 입학본부 웹진 아로리에는 지난해 의예 치의예 수의예모집단위 별로 실시된 다중미니면접 제시문이 실려있다. 면접위원들의 질문은 함께 수록돼 있지 않지만, 합격수기 등을 통해 지난해 나왔던 질문을 파악할 수 있다.

서울대 의학계열은 26일 다중미니면접을 실시한 이후 내달16일 합격자를 발표한다. 합격자들은 12월19일부터 21일 오후4시까지 등록을 마쳐야 한다. 미등록자에 의한 충원 합격자 발표는 12월22일 오후2시 실시된다. 충원 합격자 등록은 12월24 일부터  29일 오후4시까지다.

<다중미니면접 메커니즘..인성검증 외 사고력/순발력 등 평가>
서울대 다중미니면접은 해를 거듭하며 진화하고 있다. 다중미니면접은 애초 학생들의 인성검증을 강화하기 위한 취지에서 도입됐다. 기존의 성적위주 선발에서 벗어나 인성과 적성을 다양한 각도에서 평가하는 데 중점을 뒀다. 이후 인성검증을 위한 상황면접 외에 빅데이터 분석, 제시문 분석 후 발표, 면접관과의 토론 등의 형태로 진화해 학생의 사고력, 순발력 등 의사가 갖춰야 할 여러 덕목과 의학을 전공하는 데 필요한 자질과 적성을 검증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왔다. 수험생들은 다중미니면접을 통해 비판적 사고력, 윤리적 의사결정 능력, 의사소통 능력 등을 인성과 함께 평가받게 된다.

다중미니면접은 기본적으로 제시문을 활용한 면접 방이 주를 이룬다. 제시문을 활용 면접은 제시문을 통해 주어진 상황에서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묻는 면접과 제시문의 자료 분석을 요구하는 면접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지난해 의예에서는 자기소개서 방 1개를 제외한 5개 방이 제시문을 분석하고 질의에 답변하는 형식의 면접이 진행됐다. 치의예 역시 제시문을 통해 상황을 주고 대처방안에 대해 응답하는 면접 방이 2개, 자기소개서/학생부 면접방 1개였다. 수의예에서는 상황면접방 2개와 제시문 기반 면접방 2개, 제시사진 기반 면접방 1개로 이뤄졌다.

다중미니면접의 특징은 수험생들의 다면적인 인성과 논리력 등을 평가하는 데 중점이 맞춰진다는 데 있다. 의학 관련 전공지식을 직접적으로 묻는 면접은 진행되지 않는다. 교과지식 기반 질문으로 답이 정해져 있는 질문 역시 나오지 않는다. 수험생들에게는 수식이나 정답을 찾는 데 고민하기보다 답변의 도출과정을 논리적으로 세우는 작업이 중요하다.

<지난해 다중미니면접 어떻게 나왔나, 의예>
지난해에도 서울대 다중미니면접은 변화를 겪었다. 2015학년 실시된 자기PR방과 3개의 방이 운영됐던 상황면접방 대신 자기소개서 방을 제외한 전체 방이 제시문 분석 방으로 채워진 것이다. 제시문을 분석하고 답변하는 방이 이어지면서 당혹감을 느낀 수험생들이 많았다. 매미소리가 커지는 이유에 대해 가설을 준 후 타당성을 물은 방과 지각의 이유와 확률을 묻는 방은 지난해 서울대 의예 합격자들이 가장 당황했던 방으로 꼽았다.

자기소개 방은 자기소개서 기반 질문으로 개별 수험생마다 질문이 달라진다. 수험생들은 자기소개 방에서 의대 지원 동기와 본인의 장/단점, 하고 싶은 말 등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면접 전에 누구나 한번 쯤은 생각해 볼 수 있는 질문으로 수험생들이 크게 어려워하거나 당혹스러워 할 질문은 아니지만, 평소 답변내용을 구축해 놓지 않으면 곤란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 자기소개서의 첫 문단에서 질문이 나오는 경우가 많았다는 조언은 다중미니면접을 앞둔 수험샏들??챙겨야 할 부분이다.

자기소개 방을 제외한 전체 방에서 수험생들은 제시문을 분석하고 면접위원들의 질문에 답변해야 했다. 기술의 편리함과 인간소외 방에서는 현대 기술의 발달로 편리함이 증가하고 있지만, 기술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은 도외시되는 인간소외 문제가 발생한다는 내용이 제시됐다. 면접위원들은 "기술이 제공하는 편리함으로 인해 유용하다는 의견과 인간소외의 문제가 심각하다는 의견 중 어느 쪽 의견에 더 동의하는가", "인간소외에 대한 우려는 너무 과장된 우려라고 생각하지 않는가", "인간소외의 해결방안은 무엇인가", "기계에게 밀려나는 일이 발생한다면 의사로서 어떤 느낌이 들 것이라 생각하는가"와 같은 질문이 주어졌다.

지각방에서는 철수와 영희가 20번의 스터디모임에 각각 5번 지각했고, 발표일 가운데는 각각 4번과 1번 지각했다는 내용의 제시문이 주어졌다. 면접위원들은 "철수와 영희가 지각한 이유는 무엇인가", "다음 발표일에 철수/영희가 지각할 확률은 얼마인가", "철수와 영희가 지각할 확률을 구하기 위해 추가로 필요한 자료는 무엇인가?"와 같은 질문이 나왔다.

고정관념방에서는 '일본에서는 여자가 차를 준비하므로 남녀차별이 심각하다', '미국은 대부분 초을 소유하는 나라이므로 폭력적인 나라다'와 같이 고정관념에 대한 5개의 예시가 주어졌다. 제시문에 딸린 질문은 '예시 중 고정관념인 것을 고르시오'였고, 면접위원들은 "고정관념으로 고른 이유를 설명하라". "고정관념의 발생원인은 무엇인가", "고정관념을 겪어봤다면 어떻게 극복했는기" 등의 질문이 이뤄졌다.

매미소리방에서는 매미소리가 매년 커지는 이유는 생활 소음이 커지자 짝짓기를 위해 매미들이 더욱 소리를 크게 내고 있기 때문이라는 가설이 제시문에 실렸다. 제시문에는 '상기한 가설이 타당하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이 함께 나왔다. 면접위원들은 "가설이 타당하지 않다면 매미소리가 커진 이유는 무엇인가", "가설을 검증할 수 있는 실험설계 방법을 제시해보시오", "가설을 검증/반박할 수 있는 실험설계방법을 제시해보시오" 등의 질문을 던졌다.

지각벌금-베이비박스 방은 2개의 제시문을 읽고 질문에 답변하는 면접이 진행됐다. 제시문1은 지각에 대한 벌금제가 도입되면서 학생들의 지각이 더 늘어나 벌금제가 효용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내용이 담겼고, 제시문2는 베이비박스가 유기 조장문제, 보호시설의 환경 문제 등 단점이 부각된다는 내용이 나타났다. 제시문에는 각 제시문의 내용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라는 질문이 딸려나왔다. 면접위원들은 "각 제시문의 주제는 무엇인가", "양 제시문이 제시하는 사례에서 공통점/차이점은 무엇인가", "제시문에서 나온 사례들의 발생원인은 무엇인가"와 같은 질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다중미니면접 어떻게 나왔나, 치의예>
지난해 서울대 치의예 수시 일반전형 다중미니면접은 상황면접방 2개, 자소서/학생부 면접방 1개로 실시됐다. 면접 방 배치와 형태는 치대에 다중미니면접이 첫 도입된 2014학년 수시의 모습으로 회귀했다. 자기소개 방은 자소서에 기록된 활동내용을 기반으로 질문이 주어졌다.

추천방에서는 제시문을 통한 상황이 주어졌다. 제시문의 내용은 과학경진대회 참가를 희망하는 4명의 학생 중 2명을 추천해 대회에 참가시켜야 한다는 것이었다. 교내성적은 A, B, C, D 순서이며 수상가능성도 교내성적 순서와 동일하다. 단, A는 이미 다양한 스펙을 갖추고 있고, B는 대학진학을 위해 과학경진대회 참가 스펙이 필요하다. C도 진학을 위해 참가이력이 필요하지만 진학에 다소 유리한 정도다. D는 집안형편이 어려운 상황에서 경진대회 참가만으로 원하는 대학에 진학이 가능하며, 수상 시 장학금을 받을 수 있다. 제시문에는 '누구를 경진대회 참가자로 추천할 것인가'의 질문이 딸려 나왔다. 면접위원들은 "해당 학생을 참가자로 추천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만약 학생 4명의 수상가능성이 돌일하다면 누구를 추천할 것인가", "(A 비추천시) A의 수상가능성이 가장 높으므로 A를 추천하면 학교의 위상을 높일 수 있고, 학교 학생들이 그로부터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래도 A를 추천하지 않을 것인가"와 같은 질문을 던졌다.

수행평가방에서도 제시문에서 상황이 부여됐다. 제시문에는 2인1조 발표를 위해 친한 친구와 조를 짜기로 하고 제안서를 작성했지만, 선생님이 평소 불성실한 모습으로 반 친구들이 같은 조를 이후 꺼려하는 친구와 함께 조를 짤 것을 권유하는 상황이 담겼다. 제시문에는 '당신은 이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의 질문이 딸렸다. 면접위원들은 "친한 친구와 작성한 제안서는 누가 가져가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B와 같은 조가 됐으나 B는 아무것도 도와주지 않았고, 당신은 혼자 열심히 노력한 끝에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어떤 기분이 들 것 같은가" 등의 질문을 했다.

<지난해 다중미니면접 어떻게 나왔나, 수의예>
지난해 서울대 수의예 수시 일반전형 다중미니면접은 상황면접방 2개, 제시문 기반 면접방 2개, 제시사진 기반 면접방 1개로 이뤄졌다. 다양한 상황제시와 제시문을 통해 인성과 논리력을 평가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동물시사-캣맘사건방에서는 지난해 화제가 됐던 캣맘사건과 유기동물 관련 제시문이 나왔다. 면접위원들은 "고양이를 돌보는 캣맘과 반대하는 사람들이 대립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대립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그 방법을 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TNR(중성화수술) 등 사람의 개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와 같은 질문이 나왔다.

수학여행방에서는 제시문을 통한 상황이 주어졌다. 수학여행지로 비용이 저렴한 평범한 곳(1안), 비용은 많이 들지만 고교시절 경험하기 좋은 곳(2안), 특별한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는 곳(3안) 가운데 교사들은 2안에, 학생들은 1안과 3안에 비슷한 수의 찬성표를 던졌다는 내용이 제시문에 담겼다. 면접위원들은 "어떤 프로그램이 가장 낫다고 생각하는가, 이유는 무엇인가", "1안~3안의 장/단점을 말하시오", "학생들이 본인의 결정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와 같은 질문이 이뤄졌다.

야생동물방에서는 제시문에 나온 자료를 분석하는 면접이 진행됐다. 제시문은 2002년~2004년, 2012년~2014년 야생동물인 멧돼지, 고라니, 까치, 꿩, 청설모가 농가에 입힌 피해액을 표로 제시했다. 면접위원들은 "까치의 피해액은 왜 줄었는가", "야생돌물에 의한 피해를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야생동물의 개체수가 늘어났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등의 질문이 주어졌다.

자전거-반려견 사고방에서는 목줄을 폴어준 반려견이 자전거 도로로 뛰쳐나가 발생한 사고에 대해 치료비 부담을 놓고 자전거 이용자와 반려견 주인이 대립하는 내용이 나타났다. 면접위원들은 "반려견 주인/자전거 이용자의 입장으로 가정하고, 할 수 있는 주장에 대해 말해보시오", "당신이 주변에서 목격한 경찰관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만약 자전거 이용자가 술을 마셨거나 과속/감기약 복용 중인 상황이라면 책임소재는 달라지는가" 등의 질문이 나왔다.

메르스-폐렴방에서는 건물에 붙어있는 메르스 관련 사진과 수의예과 집단폐렴 안내사진이 주어졌다. 면접위원들의 질문은 "사진에 나온 상황이 왜 발생했다고 생각하는가", "사진에 나온 상황을 막기 위한 대책/정책은 무엇인가", "메르스 사태 해결을 위한 방안을 3단계로 말해보시오" 등이었다.    
 
<어떻게 준비할까..합격자 '사교육보다 학교, 친구의 모의면접 효과'>
면접대상자들은 1단계 합격자 발표 후 일주일의 짧은 시간동안 다중미니면접에 대비해야 한다. 절박하고 답답한 마음의 수험생들은 면접 대비과정에서 사교육에 의존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다중미니면접은 특히 스스로의 힘으로만 준비하기 어려운 데다 서울대 합격이 직전에 있다는 간절함이 구술면접 학원 등 사교육에 발을 들미밀도록 작용한다.

지난해 서울대 의학계열 다중미니면접을 뚫고 합격해낸 학생들은 사교육을 통한 면접대비보다 학교 선생님이나 친구들과의 모의면접 등을 통한 대비가 더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지난해 서울대 수시 일반전형으로 의예과에 합격한 하나고 김진하 학생은 교내 의학계열 1차 합격생 4명이 함께 모여 면접을 준비했다. 김군은 "기출문제를 분석하고 서로 문제를 내본 후 토론하는 과정을 거쳤으며, 서로의 자소서를 검토하는 데도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며, "자소서를 보고 친구들끼리 면접장에서 나옴직한 질문을 찾아준 부분이 맞아떨어졌다"고 말했다. 서울대 수시 일반전형에서 의예과에 합격한 현대청운고 이승목 학생도 "연습과정을 촬영해보고, 부모님이나 친구들과 모의면접을 통해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전달하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대가 매년 다중미니면접 방식을 바꾸는 것도 사교육을 통한 대비가 효과를 보지 못하게 하는 이유가 된다. 고정된 면접방법을 지속할 시 이미 갖춰진 틀과 기출 등을 토대로 사교육업체가 문제풀이식 또는 반복숙달식의 면접대비를 실시할 가능성이 높다. 서울대 다중미니면접은 면접형태를 지속적으로 변화/발전해 나가면서 사교육을 통해 일정한 틀에서 면접에 익숙해진 수험생보다 고교 3년간 꾸준히 생각의 깊이를 키우고 교과내용의 기본에 충실한 수험생이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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