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하늘 '말바꾸기'재현.. 임 대표 84점,등급컷 92점

[베리타스알파=박대호 기자] 체감난도가 높이지면서 불수능으로 평가 받는 2017 수능(대학수학능력시험)의 등급컷을 주요 입시기관들은 어떻게 예측했을까. EBS를 비롯한 김영일교육컨설팅(김영일) 대성학원(대성마이맥, 이하 대성) 메가스터디(메가) 비상교육(비상) 비타에듀(비타) 스카이에듀(스듀) 유웨이중앙교육(유웨이) 이투스교육(이투스) 종로학원하늘교육(종로하늘) 진학사 등 11개 입시기관의 원점수 추정 1등급컷을 비교한 결과 기관들의 의견은 대체로 가닥이 잡히는 양상이다. 소수의견을 제외하고 입시기관들이 다수 선택한 등급컷을 기준으로 보면 국어와 수학(가)는 92점, 수학(나)는 88점, 영어는 94점이 1등급컷이 될 전망이며, 2등급컷은 국어 85점, 수학(가) 85~86점, 수학(나) 80점, 영어 86~88이 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지난해 수능이나 올해 두 차례 치러진 모평과 비교했을 때 다소 어려운 수능이었다는 데 '합의'한 것으로 풀이된다. 
 
3년 간 수준별 출제를 이어오다 올해부터 통합출제로 다시 돌아선 국어는 9개기관이 92점을 1등급컷으로 제시했다. 비타와 스듀만이 91점이었지만 제시된 의견차이는 크지 않았다. 다만, 2등급컷의 경우 1등급컷 대비 격차가 다소 벌어지는 모습이었다. 특히,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수능 종료 전과 후의 말바꾸기를 되풀이한 종로하늘이 사뭇 다른 기관들과 엇갈리는 분석을 내놓아 눈길을 끌었다. 85점을 제시한 기관이 8개로 다수인 가운데 스카이에듀와 EBS는 1점 격차인 84점과 86점을 주장하는 정도였지만, 종로하늘은 다소 동떨어진 88점을 2등급컷으로 예상했다. 전례에 비춰볼 때 홀로 다른 1등급컷을 주장해 맞히는 경우도 있었지만, 종로하늘이 6월모평에서도 등급컷 적중도가 최하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최근 들어 분석력에 대한 회의가 커지고 있는 추세다.  
 
수학(가)의 경우 가장 기관들의 의견일치가 이뤄진 영역으로 볼 수 있었다. 스듀의 93점을 제외한 나머지 10개기관의 예측이 전부 같았기 때문이다. 10개기관은 한 목소리로 올해 수학(가) 1등급컷이 92점이 될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2등급컷도 종로하늘이 홀로 88점을 주장한 것을 제외하면, 86점을 예측한 이투스 메가 유웨이 스듀 EBS 비상 등 6개기관, 85점으로 1등급컷을 예상한 비타 김영일 대성 진학사 등 4개기관의 의견 격차는 크지 않은 편이었다. 
 
어려웠던 수학(나)는 다소 의견이 엇갈린 영역이었다. 1등급컷의 경우 8개기관이 예측한 88점 다음으로 87점의 비타, 89점의 스듀 등 의견 차이가 크지 않았지만 종로하늘이 92점을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최근의 쉬운수능 출제기조가 시작된 이래 유래를 찾기 어려운 낮은 1등급컷이 형성된 탓에 기관별 분석이 엇갈릴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종로하늘의 92점은 국어와 수학(나) 2등급컷에 이어 수학(나) 1등급컷에서도 사뭇 다른 분석결과였다. 특히, 종로하늘의 임성호 대표가 수능 종료이전 “수학(나) 1등급 커트라인은 84점”이라고 언론에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종로하늘이 정작 공식발표한 1등급컷은 92점을 내놓으면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말바꾸기를 되풀이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졌다.  2등급컷도 8개기관이 80점으로 추정한 가운데 비타와 스듀가 1점 격차인 79점을 예상하는 정도였지만, 종로하늘만 유독 높은 85점을 2등급컷으로 제시한 상황이다. 
 
영어의 경우 수학(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전반적인 의견통일 양상을 보인 영역이었다. 1등급컷의 경우 다수에 속하는 8개기관이 94점을 예측한 가운데 이투스 스듀 진학사가 격차가 크지 않은 93점을 1등급컷으로 추정했을 뿐이다. 2등급컷은 진학사가 홀로 85점을 예상한 가운데 이투스 비타 스듀 대성의 4개기관이 86점, 유웨이 김영일 EBS의 3개기관이 87점, 메가 비상 종로하늘의 3개기관이 88점을 각각 1등급컷으로 예측하며 대동소이한 분석 양상을 보였다.  
 
▲ 2017 대입의 분기점인 수능(대학수학능력시험)의 등급컷을 주요 입시기관들은 어떻게 예측했을까. 11개 주요 입시기관은 국어와 수학(가)는 92점, 수학(나)는 88점, 영어는 94점을 1등급컷으로 예상했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부정적 행보 이투스, 메가.. 빠른 발표 몰두>
2017 수능 등급컷을 11개 입시기관 중 가장 빠르게 발표한 이투스는 시험이 종료되기도 전인 오후3시54분 국어와 수학(가/나)의 체감등급컷을 발표한 것을 시작으로 오후6시6분 4개영역의 확정등급컷을 모두 발표했다. 메가도 오후5시27분 국/영/수 4개영역의 체감등급컷을 모두 발표한 후 오후6시25분 확정등급컷을 공개하며 여타 기관들에 비해 다소 빠른 발표 행보를 보였다. 
 
다만, 빠른발표가 결코 능사가 아니라는 점에서 두 기관의 행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는 어려웠다. 수능 당일 빠르게 등급컷을 발표해 이목을 집중시키는 것이 이후 전개될 실채점/컨설팅 등 수익사업의 포석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일단 마구잡이식 발표를 단행한 후 등급컷을 고치는 행태를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실제 이투스는 체감등급컷의 국어 93점을 확정등급컷에서 92점으로 변경했으며, 메가는 체감등급컷의 국어 91점을 92점으로 영어 93점을 94점으로 확정등급컷 발표 과정에서 슬그머니 고쳐 자신들의 최초발표 내용은 신뢰하기 어렵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하는 꼴이 됐다. 수능 당일 등급컷에 쏠리는 관심이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공교육/사교육을 막론하고 신중한 발표에 나서야 한다는 것은 누차 지적돼온 바 있다. 모 사교육 관계자는 “입시분석 부서에서는 신중한 발표가 중요하다는 데 동의하지만 홍보 부서의 닦달이 극심한 편이다. 수능당일만큼 ‘고객’확보가 쉬운 날은 찾아보기 어렵다. 수익사업과 직접적으로 연계될 수 있다보니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충분한 검증조차 하지 못한 채 등급컷을 내놓을 수밖에 없다. 이후 확정등급컷을 내고 다음날 아침까지도 계속해서 오류를 잡아나가는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두 기관의 예측은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원점수 기준 1등급컷의 경우 국어 92점, 수학(가) 92점, 수학(나) 88점이 완전히 동일했으며, 영어만 이투스가 93점, 메가가 94점으로 의견이 다른 모습을 보였을 뿐이다. 2등급컷도 국어 수학에서는 두 기관의 예측이 완전히 동일하고 영어만 다른 의견을 냈다는 점에서 1등급컷과 동일 양상이었다. 했다. 이투스와 메가는 각각 국어 85점, 수학(가) 86점, 수학(나) 80점을 1등급컷으로 예측했으며, 영어만 이투스 86점, 메가 88점으로 예상이 엇갈렸다. 
 
<비타 유웨이 김영일 EBS 비상 대성 진학사.. 등급컷 추정 ‘대동소이’>
비타와 유웨이, 김영일 EBS 비상 대성 진학사 등 7개기관은 등급컷 발표 시간은 각기 상이했으나 등급컷 추정에 있어서는 ‘대동소이’한 양상을 보였다. 일부 영역에서 의견이 엇갈리는 지점이 있긴 했으나 편차는 적은 편이었다. 
 
전체 기관 중 3번째이자 7개기관 중 가장 빠른 오후6시37분에 등급컷을 내놓은 비타는 국어 1등급컷을 91점으로 예측한 데 이어 수학(가) 92점, 수학(나) 87점, 영어 94점을 각각 1등급컷으로 추정했으며, 국어 85점, 수학(가) 85점, 수학(나) 79점, 영어 96점을 영역별 2등급컷으로 제시했다. 
 
그간 가장 뛰어난 분석력을 보여온 대성을 비롯해 유웨이 김영일 EBS 비상 등 5개기관은 완전히 동일한 1등급컷 예측을 내놨다. 5개기관이 추정한 1등급컷은 국어 92점, 수학(가) 92점, 수학(나) 88점, 영어 94점이었다. 2등급컷은 국어의 경우 EBS가 영어를 86점으로 분석한 것을 제외하면 85점으로 전부 같았으며, 수학(가)는 유웨이 EBS 비상이 86점, 김영일 대성이 85점을, 수학(나)는 5개기관 모두 80점을 2등급컷으로 제시했다. 11개 입시기관 기준 85점에서 88점까지로 예상점수가 촘촘히 자리했던 영어만 대성이 86점, 유웨이 김영일 EBS가 87점, 비상이 88점으로 분석의 가닥지가 넓어진 결과가 나왔다. 
 
<스카이에듀(스듀).. 여타 기관과 상이한 분석>
스듀는 여타 기관 대비 상이한 분석을 내놔 눈길을 끈 케이스였다. 여타 기관들의 경우 다수의견과 일치하는 양상 속에 일부 영역에서 엇갈리는 의견을 내놨지만, 스듀는 1등급컷에서 홀로 상이한 분석 일변도의 모습을 보였다. 분석의 격차가 큰 것은 아니었지만 이색적인 모습인 탓에 이목이 집중되는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스듀가 분석해 내놓은 1등급컷은 영역별로 국어 91점, 수학(가) 93점, 수학(나) 89점, 영어 93점으로 다수의견인 경우는 없었다. 국어 수학(가) 수학(나) 영어 모두 대다수 기관들이 내놓은 분석과 1점의 격차가 존재했다. 특히 수학(가)의 경우 10개기관이 92점이 1등급컷이라며 의견일치를 본 가운데 유일하게 스듀만 93점을 주장한 사례였다. 
 
2등급컷도 여타 기관과 다소 상이한 분석을 내놓기는 마찬가지였다. 국어의 경우 85점으로 추정한 기관이 8개였으나 스듀는 84점을 주장해 다른 분석을 내놓은 3개기관에 속했고, 수학(나)도 80점이 다수의견인 가운데 79점을 2등급컷으로 제시했다. 스듀는 그밖에 85점과 86점으로 의견이 양분된 수학(가)에서는 86점, 85점부터 88점까지 분석이 엇갈린 영어는 86점을 각각 2등급컷으로 분석했다. 
 
<올해도 재현된 종로하늘의 ‘말바꾸기’.. 대표 발언과 분석 ‘엇박자’>
지난해 수능에 이어 올해 수능에서도 종로하늘은 ‘말바꾸기’를 되풀이해 논란을 자청했다. 수능 종료 전 임성호 대표가 등급컷 예측 발언을 하고 이후 발표 시에는 발언을 뒤집는 행태마저 지난해와 동일, 향후 수익사업의 포석으로 삼기 위해 이목을 집중시키는 데 혈안이 된 것이 아니냐는 비판마저 제기될 정도다. 오늘 임 대표가 언론을 통해 오후3시50분 “문과수학(수학(나))이 어렵게 출제돼 수험생들의 체감 난이도가 매우 높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1등급 커트라인이 84점 안팎으로 추정될 정도”라며 발언했으나 종로하늘의 등급컷 발표는 이와 상이했기 때문이다. 
 
실제 종로하늘이 발표한 1등급컷은 수학(나) 1등급컷은 국어 92점, 수학(가) 92점, 수학(나) 92점, 영어 94점, 2등급컷은 국어 88점, 수학(가) 88점, 수학(나) 85점, 영어 88점이다. 임 대표가 발언한 수학(나)의 경우 발표된 1등급컷이 92점으로 임 대표가 밝힌 84점과 무려 8점의 격차룰 보였다. 종로하늘의 분석력이 최근 최하의 모습을 자주 보였다고 하더라도 터무니없는 발언인 탓에 교육계의 눈초리는 매서웠다. 한 고교 교사는 “84점이 1등급컷일 것이란 기사를 보고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수능 종료 후 88점이 1등급컷인 것으로 가닥이 잡혀가고 있어 다행이란 생각마저 든다. 88점도 결코 쉬웠다고 볼 수 없는 1등급컷이지만, 84점이 1등급컷이었다면 인문계 수험생들은 역대급 ‘불수능’의 결과를 받아들게 됐을런지도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입시기관의 대표가 저런 무책임한 발언을 일삼는 이유를 모르겠다. 예년에 비해 다소 어려운 수학(나)의 충격을 덜어주기 위해 한 발언이지 않고서야 비상식적인 모습”이라고 말했다. 
 
지난해에도 종로하늘의 임 대표는 수능당일 오후1시31분 “국어A 96점, 국어B형 95점이 1등급컷”이라고 발언한 데 더해 오후3시35분에는 “수학은 A형 96점/B형 100점”이 1등급 컷이 될 것이라 성급히 전망했던 바 있다. 이후 등급컷을 발표하면서 부랴부랴 수정에 나서 최초 추정 등급컷을 국어A 96점, 국어B 96점, 수학A 93점, 수학B 96점으로 변경, 국어A를 제외하면 국어B 1점, 수학A 3점, 수학B 4점 등 전부 수정된 수치를 발표해 교육계의 비판을 한몸에 받게 됐다. 
 
등급컷을 발표하는 과정에서 임 대표는 회사 대표로서 져야 할 책임을 회피하는 언행마저 서슴치 않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임 대표는 수학영역에 대해 “A형은 전년 수능과 비슷하거나 다소 어렵게 출제됐다. 1등급 커트라인이 전년 96점과 동일한 96점을 유지할 정도로 예상한다. B형은 전년 수능과 비슷할 정도로 쉽게 출제됐다 1등급 커트라인이 100점일 정도다. B형 30번이 변별력의 핵심 문제로 대두된다. ‘현재까지 종로학원 강사들의 1등급 컷은 100점이 지배적’이다”라고 말했다. 임 대표의 멘트는 수험생 신뢰를 져버린 것은 물론 내부구성원인 강사의 신뢰까지 져버리며 책임을 떠넘겼다는 점에서 학원가를 비롯한 교육계에서 뒷말이 무성했다. 섣부른 분석에 대한 책임을 회사내부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물을 수는 있어도 대외적으로 강사의 분석임을 명시하며 책임을 떠넘겼다는 것은 이례적이었기 때문이다. 50년 전통의 재수학원인 종로학원이 하늘교육에 인수된지 채 1년 가량 된 상황에서 종로학원 강사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을 보인 탓에 내부갈등이 심각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결국 종로하늘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말바꾸기를 되풀이하면서 사교육이 갖춰야 할 최소한의 윤리의식마저 저버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 업계 전문가는 “신중에 신중을 거듭해야 할 발언을 서슴치 않고 내뱉은 후 뒷수습에 나서는 것을 되풀이하다보면 신뢰를 완전히 잃게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지난해 말바꾸기로 물의를 빚었던 타 입시기관이 해당 인원이 퇴사하면서 조금씩 신뢰를 쌓아나가려는 모습을 보인다는 점을 고려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임 대표의 ‘말바꾸기’ 행태 때문에 지나칠 수 있는 부분이지만, 올해 내놓은 종로하늘의 분석력 문제도 짚고 넘어가야 할 대목이다. 수학(나)의 1등급컷 92점은 다수의견인 88점 대비 무려 4점의 격차를 보이는 상황이며, 국어 2등급컷인 88점도 다수의견인 85점과는 격차가 작지 않다. 수학(가) 2등급컷도 다른 기관들이 85점과 86점으로 의견이 대립하는 것과 달리 홀로 88점을 주장하고 있는 데다 수학(나)도 80점의 다수의견과 5점의 격차가 있는 85점을 추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러 영역에서 다른 입시기관들과 사뭇 다른 결과를 내놓은 탓에 실제 채점결과 발표 시 ‘대박’과 ‘쪽박’을 오가게 될 처지에 놓이게 된 것이다. 
 
물론 그간의 전례들을 볼 때 다수의견과 상이한 등급컷을 내놓은 입시기관이 적중하는 사례도 상정 가능하다. 다만, 최근 종로하늘이 등급컷 분석 관련 고전을 거듭해온 입시기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가능성이 희박할 뿐이다. 한 사교육 관계자는 “종로하늘은 6월모평에서 최하의 분석력을 보인 후 9월모평에서 약간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10월학평에서 다시금 최저 수준의 등급컷 적중도를 보인 바 있다. 이대로라면 수능 채점결과 발표 시 ‘대박’보다는 ‘쪽박’에 가까운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종로하늘이 극적반전을 이뤄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등급컷 왜 조사하나.. 무책임한 발표 방지, 입시기관 신뢰도 잣대>
입시기관들의 등급컷을 조사하는 목적은 무책임하게 발표하는 등급컷을 사후 검증함으로써 입시기관의 분석력을 면밀히 측정하려는 데 있다. 등급컷 적중개수/적중률을 통해 입시기관의 신뢰도를 판가름하려는 것이다. 기관들이 난립하는 양상인 교육업계에서 신뢰할 수 있는 입시기관이 어디인지 교육수요자들에게 알리는 이정표의 가치는 중요하기 이를 데 없다. 
 
수능을 당일 발표되는 입시기관들의 추정 등급컷은 인터넷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에 오르내릴만큼 학생/학부모를 비롯한 교육계 전반의 관심거리다. 특히, 교육수요자들은 가채점을 통한 원점수로 자신의 위치를 가늠하기 위해 당일 발표되는 등급컷을 활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교사들도 진학지도 등의 목적으로 등급컷에 주목하곤 한다. 최근 정시의 비중이 연일 줄어드는 추세지만, 수시의 수능최저 등이 아직 폭넓게 유지되고 있어 수능의 중요도는 여전히 높은 편이기 때문이다. 
 
입시기관들이 시험 직후 내놓는 원점수 기준 ‘최초발표 추정 등급컷’은 채점서비스에 참여한 학생들의 데이터, 자사 학원생들의 응시데이터, 강사/입시분석기관 등의 난이도 측정 등 기초자료를 바탕으로 각자 지닌 입시분석기법을 활용해 예측/추정한 수치다. 때문에 입시기관들의 공력을 가장 뚜렷하게 나타내는 지표라 할 수 있다. 입시기관들의 ‘날것’과 같은 생생한 분석력을 평가할 수 있는 유일한 잣대나 마찬가지인 셈이기 때문이다. 각 기관들의 ‘공력’으로 일컬어지는 분석력과 분석의 베이스가 되는 기관별 데이터의 위력을 방증하기도 한다. 
 
최초발표된 추정 등급컷이 보다 중요한 이유는 등급컷이 시험종료 후 시간이 지나면서 보정되는 과정을 통해 엇비슷하게 변해가는 구조 때문이다. 수정된 등급컷은 대동소이한 양상을 보여 기관들의 분석력을 따지는 지표로 활용할 수 없다. 기관들의 등급컷이 변화하는 것은 모의 지원자/표본 수가 누적됨에 따라 분석데이터가 바뀌는 경우가 많은 데다 타 기관의 분석을 참고하는 과정에서 수치를 조정하는 일이 빈번하기 때문이다. 추후 시험을 주관한 평가원/교육청이 내놓는 수험생 채점/통계자료가 나오면 등급컷 예측은 본래 의미를 완전히 잃게 된다. 데이터가 공개되면서 입시기관들의 등급컷은 전부 대동소이한 값으로 고정돼 비교할 수단마저 사라진다. 최초등급컷이 입시기관들의 공력을 가르는 지표로 활용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베리타스알파는 교육수요자들에게 영향력이 큰 입시기관의 신중하고 냉철한 대응을 당부하는 차원에서 2014 수능부터 기관별 추정 등급컷의 신뢰도를 따져왔다. 상당수 입시기관들이 언론과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신중하고 정확하게 수치를 내기보다는 빨리 발표하는 데만 매몰돼있는 행태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물론 입시기관 중 신뢰할 만한 곳이 어디인지 수요자에게 판단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려는 목적도 더해진다. 올해 진학사가 실제 등급컷 적중률이 ‘꼴찌’에 불과했음에도 '업계 최다 적중‘이라고 홍보하는 등 수요자 기만행위를 펼친 것이 대표적인 예다. 
 
베리타스알파는 앞으로도 학평과 모평, 수능 등 시험당일 입시기관들이 최초 발표한 등급컷의 신뢰도를 측정할 예정이다. 원점수 등급컷 관련 이견이 발생할 시 입시기관들의 의견을 청취해 억울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은 물론이다. 특히, 수능의 경우 그 중요도를 감안해 1등급 뿐만 아니라 2등급까지 측정의 도구로 삼아 기관별 분석력을 더욱 면밀히 가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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