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의 2016 수능.. '쉬운수능' 기조유지, '상위권 변별력'확보

[베리타스알파=김하연 기자] 17일 시행 중인 2017학년 수능(대학수학능력시험)의 등급컷은 어떻게 나올까. 그간 실전연습의 장으로 활용돼온 모평(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 학평(전국연합학력평가) 등 모의고사들과 마찬가지로 실전인 수능의 등급컷은 초미의 관심사가 될 수밖에 없다. 지난 2년간 치러진 수능의 등급컷과 올해 6월/9월 모평의 등급컷을 통해 수능종료 직후부터 쏟아져나올 등급컷을 미리 예측해본다. 

▲ 17일 시행 중인 2017학년 수능(대학수학능력시험)의 등급컷은 어떻게 나올까. 지난 2년간 치러진 수능의 등급컷과 올해 6월/9월 모평의 등급컷을 통해 수능종료 직후부터 쏟아져나올 등급컷을 예측해 본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최근 2년간 수능 1등급컷은?>
2014년과 2015년 실시된 2015학년, 2016학년 수능의 원점수 1등급컷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치러진 2016학년 수능은 국어와 수학 기준 이과생에게는 전년대비 다소 어려워진 시험, 문과생에게는 전년 대비 다소 쉬워진 시험으로 평가된다. 통상 1등급컷을 형성하는 원점수가 높아지는 경우 쉬운 시험, 낮아지는 경우 어려운 시험으로 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너도 나도 100점을 받아 100점이 아니면 1등급을 받지 못하는 경우와 시험이 어려워 90점만 받아도 1등급을 받을 수 있는 두 사례를 비교해보면 명확히 알 수 있다. 
 
2016 수능에서 이과생이 치른 국어A-수학B 조합의 1등급컷은 국어A의 경우 97점에서 96점으로 전년 대비 1점 하향, 수학B의 경우 100점에서 96점으로 전년 대비 4점 하향됐다. 결과적으로 국어와 수학 모두 등급컷 원점수가 낮아지면서 전년 대비 변별력을 확보한 셈이 됐다. 수험생들은 그만큼 수능이 어려웠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았다. 
 
문과생의 경우 이과생과 정반대 양상이 나타났다. 문과생이 치른 국어B-수학A 조합의 경우 수학A는 전년과 동일한 96점이 원점수 1등급컷이었지만, 국어B의 1등급컷이 91점에서 93점으로 2점 상향됐다. 물론 절대적인 난이도만 놓고 보면 국어A에 비해 국어B가 어려웠고, 1등급컷의 기준도 국어A 대비 낮은 편이었지만, 전년도 수능의 국어B와 비교했을 때는 다소 쉬워진 양상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영어였다. 2015학년 수능에서 98점을 받아야만 1등급컷을 받을 수 있을만큼 매우 쉬웠던 영어의 1등급컷이 94점으로 다소 낮아졌기 때문이다. 1등급컷이 낮아지는 경우 난이도 상승으로 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난해 수능의 영어 난이도는 전년 대비 다소 높아졌다는 결론이 도출된다. 국어와 수학의 등급컷이 모두 낮아지며 다소 어려움을 겪었을 이과생들은 영어에서까지 난이도 상승이 발생하며 수능 전반을 어렵게 느꼈을 가능성이 높다. 문과생들도 수학은 전년과 비슷한 난이도, 국어는 다소 쉬운 난이도인 상황으로 전개되는 과정에서 영어가 다소 어려웠던 것이 부담으로 다가갔을 가능성이 높다. 결국 문/이과 모두 일정 수준의 난이도 상승을 체감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지난해 치러진 수능이 2015학년 수능 대비 다소 어려워진 것은 ‘쉬운 수능’의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상위권 변별력’을 주고자 했던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출제의도가 정확히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흔히 ‘만점자’로 통칭되는 국/영/수/탐 만점자가 16명이나 나왔다는 점만 보더라도 2016 수능의 절대적인 난이도는 높지 않았다. 영역별로 2~3개, 혹은 4~5개 문항을 고난도 문제로 출제해 변별력을 확보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봐야 한다. 지난해 수능 당일 ‘약간 쉽다/비슷하다/약간 어렵다’는 애매모호한 표현을 사용했던 입시업체들의 예측이 모조리 빗나가는 ‘반전’ 수능으로 2016 수능이 기록된 것도 평가원의 출제 의도 때문이다. 
 
<올해 6월모평, 9월모평 1등급컷은?>
올해도 평가원은 지난해 수능과 비슷한 출제기조를 유지하겠다고 선언한 상황이다. 지난해와 올해 다소 수능체제가 달라진 점을 고려하면, 수능 이전 치러진 모평/학평 가운데 평가원이 직접 주관하고 재수생들까지 시험에 참여한 모평의 등급컷이야말로 올해 수능의 난이도를 예측할 수 있는 가장 훌륭한 도구인 셈이다. 다만, 지난해 A/B형 수준별 출제에서 올해 통합출제로 돌아선 국어는 지난해 수능과 올해 모평 간 직접적인 비교가 불가능한 상황임은 염두에 둬야 한다. 수학도 A/B형에서 가/나형 출제로 바뀌긴 했으나, 지난해 수학A형은 수학(나)형, 수학B형은 수학(가)형으로 치환해 비교할 수 있다. 
 
올해 치러진 6월모평의 경우 국어 90점, 수학(가) 96점, 수학(나) 91~92점, 영어 93점이 1등급컷이었으며, 9월모평의 경우 국어 90점, 수학(가) 96점, 수학(나) 92점, 영어 97점이 1등급컷이었다. 국어와 수학(가)의 경우 1등급컷이 동일했으며, 수학(나)도 6월모평과 9월모평의 등급컷이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원점수 기준 등급컷은 모평의 경우 평가원이 평균/표준편차 등을 공식발표하지 않는 탓에 사후 분석을 통해서만 분석되는데, 올해 6월모평은 입시기관별로 1등급컷 예측이 엇갈려 91~92점으로 표현되고 있는 상황이다. 평가원이 모평을 난이도 측정/조정의 도구로 활용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국어 수학의 1등급컷은 6월/9월 모평과 동일한 수준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영어의 1등급컷은 전혀 예측되지 않는 상황이다. 일시적이었던 2014학년의 수준별 출제를 제외하면 계속해서 통합출제가 유지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수능과 올해 6월/9월모평에서 일관된 경향을 보이지 않고 있는 때문이다. 한 업계 전문가는 “2018학년 수능의 영어 절대평가 전환을 앞두고 있다는 배경을 고려하면 난이도를 갑작스럽게 올리기는 어렵다. 결국 9월모평에서 보였던 97점의 1등급컷과 비슷한 수준의 출제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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