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 안성진 입학처장 인터뷰

[베리타스알파=김경 기자] 성균관대 안성진(50) 입학처장(컴퓨터교육과 교수)은 “최대한의 교육기회”를 강조한다. 전형간소화로 대변되는 교육부의 ‘고교교육정상회기여대학사업’에 있어서도 최대한 동의하지만, 그 가운데 교육기회를 최대한 주기 위한 방안으로서의 입시도 염려한다는 얘기다. 안 처장은 성균관대에서 정보공학 학석박사를 모두 취득, 관련 업계에서도 전문가로 자리한다. 행정안전부장관 표창(2009)에 이은 대통령 표창(2011)의 수훈이 돋보인다.

- 과학인재전형이 2018학년에 폐지된다는 건 대입시장에 ‘뉴스’다. 논술위주전형이면서 자기소개서를 제출 받는다는 데 특기자전형으로 이해하는 측도 있었다. 폐지 배경은?
“과학인재전형이 논술위주전형으로 분류된 건, 단순하다. 전형요소 가운데 논술이 50%를 넘어서기 때문에 대교협 분류에 따라 논술위주전형이 된 것이다. 차후 논란이 있어 전형유형을 변경하고자 했으나, 대교협 차원에서 불가 방침이어서 손 대지 못했다. 과학인재전형의 원래 취지는 과학을 잘하는 학생을 선발하겠다는 것이었다. 선발방법은 여러 형태가 될 수 있다. 특기자전형으로도, 학생부종합전형으로도 선발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우리대학은 논술을 60% 정도로 둬서 과학에 대한 지식적인 측면을 어느 정도 측정하겠다는 의지와 함께 나머지 40%는 학생부의 교과 비교과를 반영하겠다는 취지였다. 진행하다 보니 여러 비판들이 있었고, 고교현장에선 자기소개서를 받는 데 대해 일종의 ‘변종’처럼 인식했던 것 같다. 우리가 목적하던 바는 아니었지만, 사회적으로 비판이 있다면 이를 수용해서 폐지를 해도 된다고 여겼다. 3년예고제에 의해 비판을 수용한 즉시 바꿀 수는 없었고, 현 고2가 대입을 치르는 2018학년에 과학인재전형을 폐지한다. 인원은 특기자전형이 아닌 학생부종합전형으로 가져간다. 그간 학종 선발에 노하우를 축적해 무리 없이 진행되리라 전망한다.”

▲ 성균관대 안성진 입학처장
- 성균관대의 2018학년 수시는 학종 확대의 변화다. 학종확대 기조가 이어갈지, 논술이 2017학년과 동일한 모집인원이라는 데서 궁금하다
“학종은 2018학년 틀을 유지하려 하지만, 2018 수능의 난이도 측면도 고려할 예정이다. 전공예약 전공은 경쟁률이 높지 않아, 실제 전형을 운영하는 데 여러 측면에서 살필 요소가 많다. 논술은 현재 괜찮게 진행되고 있다고 본다. 과고에서도 성균관대 논술문제를 수업에 쓸 정도로 양질의 출제라는 평판으로 듣고 있다.

전형유형의 비중에 대해선 깊은 고민이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성균관대가 논술을 유지하는 것은 좀더 많은 학생들에게 기회를 부여하자는 측면이다. 특히 논술을 아예 폐지하거나 폐지하지는 않더라도 축소해야 한다는 게 ‘선’이라 여겨지는 인식에는 재고가 필요하다. 2018학년을 기점으로 학종비중이 매우 커진다. 일부 대학에선 논술을 아예 폐지하면서까지 학종을 키우고 있다. 다만 학종은 고교교육을 정상화할 좋은 점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대표적으로 ‘기회 불충분’이라는 단점을 갖고 있다. 고1부터 3년간 전체적으로 교과성적이나 비교과에 대한 관리가 잘 안 되어 있다면 대입에서 기회를 얻기 힘든 점은 학종의 단면이다. 학생에 따라서는 사춘기를 늦게까지 겪을 수 있고, 고2 때 문/이과가 나뉘면서 그때부터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시간을 돌릴 수 없기 때문에 이 학생들에겐 학종이 불리해진다. 역시 졸업 이후 늦게 철든 학생들에게도 대입의 기회를 줘야 한다. 정시 외에 수시에서도 전형 하나 정도는 기회를 주는 방향으로 설계되는 게 ‘교육기관’이 할 일이라 본다. 대학은 고등교육기관으로 교육을 제1로 둬야 한다. 공부를 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공부할 수 있게 기회를 주는 것이다. 수시의 학종 학생부교과 논술 특기자, 정시 등 전형비율을 정하는 건 각 대학이 처한 상황에 맡기면 되지 않을까 한다. 일반적인 고교생에게 기회를 주는 전형, 고3 때라도 정신을 차리면 지원하게 하는 전형이 대학에 따라 갖춰져야 고등교육기관으로서의 임무를 하는 것이라 보며, 같은 맥락에서 성균관대는 2018학년에 논술 모집인원을 그대로 가져간다. 수능최저의 적용 여부 역시, 각 대학이 처한 상황을 인정하고 대학별로 고민한 결과를 인정해줘야 하지 않을까 한다. 전형요소의 비중, 수능최저의 적용여부를 두고 선과 악을 가를 수는 없다고 본다.”

- 성균관대뿐 아니라, 의대입시를 운영하는 대학들에 인성면접의 요구가 큰 상황이다
“의대의 경우 내년부터 수시 글로벌인재전형에 자질검증을 위한 인성면접을 도입한다. 의대생들의 윤리의식과 관련한 비판이 많은데, 이 부분은 입시에선 속이고자 든다면 얼마든지 속일 수 있다. 실제 면접에 의해 걸러지는 정도가 어떤지 누구도 알 수는 없다. 전과조회를 할 수단도 없다. 다만 대학 입장에선 선발했다면 충분히 교육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학은 면허를 주는 곳이 아니라 교육기관이다. 대학은 교육을 통해 풀어갈 일이고, 입시에선 누구에게든 재기의 활로를 열어줘야 한다고 본다. 대학 차원의 작은 노력이라 하더라도 우리는 해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누구나 사회 공동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고, 작은 파동을 자꾸 일으켜서 나아가야 한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학생들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는 소신이 있다. 아집으로 바뀌지 않기 위해 여러 이야기를 들어야 하고 계속적인 노력을 해야 하는 건 누구나 마찬가지라 본다. 성균관대 입학처는 올해 8월까지만 해도 600개교를 다녀왔다. 각 고교의 교육과정 특징을 파악하고, 우리의 입시정보도 공유했다. 교사간담회를 별도로 열어 실제 충원률 등 민감할 수 있는 자료도 공개했다. 진학교사들로부터 건의를 충분히 듣고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는 데 앞으로도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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