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비서관 개입의혹 제기

[베리타스알파=홍승표 기자] 정유라씨를 둘러싼 이화여대 입학/학사 비리의혹을 조사중인 교육부의 특별감사는 정유라씨의 입학 취소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대 학칙에 따르면 입학전형자료에 중대한 하자가 발견된 경우 입학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 정씨는 이미 이대에 자퇴를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으나, 입학취소는 자퇴와 달리 재입학이 불가능하다. 교육부는 이르면 수능직후인 18일 특별감사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17일에는 수능이 치러지고, 검찰이 19일 최순실씨를 기소할 방침이기 때문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감사가 끝나면 가능한 한 빨리 결과를 발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 새로운 이화여대 학사 부정의혹이 제기되면서 교육부 감사결과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학사관리를 위해 교육부 고위관계자를 지낸 청와대 인사가 직접 관여해 압력을 행사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진=베리타스알파 DB

교육부 감사에 따라 정씨는 입학취소 처분이 유력한 것으로 11일 알려졌다. 교육부는 정씨의 입학 관련 특혜 의혹이 입학취소 사유가 되는지 집중 검토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 관계자는 "감사결과를 봐야 알겠지만 입학취소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11일 말했다. 감사 초기만 하더라도 정씨의 입학취소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점쳐졌다. 입학과정에서 문제가 된 면접 최고점 부여와 고교출결 부분은 정씨에게 책임을 묻기 힘들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면접은 정성평가의 영역으로 특혜에 대한 물증을 찾기 어렵고 고교출결 역시 정씨가 직접 관여한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정씨는 이미 지난달 31일 이대에 온라인으로 자퇴신청을 한 것으로 확인됐지만, 입학취소 처분은 자퇴와 내용에 차이가 있다. 자퇴하면 추루 재입학이 가능한 반면, 입학취소 처분을 받게 되면 다시 입시를 치러야 한다. 교육부는 자퇴 여부와 관계없이 감사결과에 따라 입학취소 여부를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교육부가 지난 3월 발표한 '체육특기자 입학비리 근절 종합대책'에 따르면 입학비리에 연루된 학생은 아마추어와 프로 영역을 불문하고 퇴출된다. 감사 결과 입학비리가 확인되면 정씨는 승마계에서도 자리를 잡을 수 없게 되는 셈이다.

교육부는 감사결과 발표는 18일 이뤄질 예정이다. 17일은 수능이 치러지는 데다 검찰이 이르면 19일 최씨를 기소할 계획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교육부가 최대한 빠른 발표를 공언한 상황에서 18일이 가장 적합한 발표시기로 관측되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달 31일부터 특별감사에 착수했다. 교육부는 조사과정에서 늑장대응을 하고 있다는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대학 감독기관으로 특정대학의 비위사실이 포착되면 언제든 현장조사에 나설 수 있음에도 서면조사만으로 일관했기 때문이다.조사 시작 일주일이 지나도록 현장조사는 물론, 관계자 대면질의도 하지 않았다. 감사에서는 이화여대가 2015학년 체육특기생 종목을 늘리면서 승마를 포함한 점 등 입학특혜 의혹과 부실한 결석대체 인정자료, 수준 낮은 과제물에도 학점을 받은 점 등 학사특혜 의혹이 대상이 됐다. 11일까지로 예정된 감사는 대내외로 높은 관심이 쏟아지면서 15일로 연장됐다.

이대 입학/학사 의혹이 전국민적 관심을 사면서 교육부 감사는 결과발표에 대한 부담을 더하게 됐다. 이대 입학/학사 특혜의혹이 몇몇 교수와 학생의 개인적인 비리를 넘어 정권전체가 연루된 권력형 비리로 부피가 확대된 상황에서 교육부 감사결과 발표에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교육부로서는 진퇴양난인 상황이다"라며, " 교육부가 다소 부실한 결과를 발표할 경우 국민적 공분을 감당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이대는 교육부감사와는 별도로 정씨 부정입학/학사 의혹에 대해 강도높은 자체 감사를 시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대 학교법인 이화학당의 장명수 이사장은 10일 올린 '이사장의 편지' 글에서 "승마특기생 입학과 학사에 관한 의혹은 재단이 특별감사위원회를 구성해 지난달 24일부터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감사를 통한 마무리 국면에 이대사태는 새로운 걸림돌이 제기되면서 사태 확대의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 이대 학사처리 부정의혹에 대해 청와대 교육비서관이 연루됐다는 새로운 주장이 제기된 때문이다. 안민석 의원(더민주)은 11일 국회 본회의 긴급 현안질의에서 "올봄 김관복 청와대 교육비서관이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을 만나 학사관리를 상의했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최순실씨가 김상률 전 교육문화수석에게 이대 다니는 딸 문제를 잘 해결해달라'고 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안 의원의 주장은 김 비서관과 최 전 총장의 교육문화수석실에 함께 근무한 인연에 기반한 것으로 보인다. 최 전 총장은 2006년 청와대 교육문화비서관으로 임명된 바 있으며, 김 비서관은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실 선임행정관으로 2006년 5월부터 2007년 11월까지 재직해 근무기간이 겹친다.

안 의원의 주장은 이대가 정씨를 학사관리를 위해 학칙을 개정했고, 이 과정에서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의미다. 물론, 청와대 개입에는 비선실세로 지목되는 최씨의 역할이 컸다는 내용이다. 이대는 지난 6월16일 학칙을 개정해 '국제대회, 연수, 훈련, 교육실습 등의 참가에 의한 결석은 출석으로 인정한다'는 내용을 신설했다. 적어도 대회는 출전해야 출석으로 인정이 가능하다는 것이 체육학과 내부의 논의결과였으나, 학교 당국에 의해 훈련도 출석으로 인정된 것이다.

청와대는 이날 교문수석실이 정씨를 위해 학칙 변경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교육문화수석실에서는 이화여대 학칙개정과 관련한 어떠한 지시나 상의도 한 바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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