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신동원 휘문고 교장

[베리타스알파=박대호 기자] 35년의 교단경력을 거쳐 올해 29대 휘문고 교장으로 취임한 공교육 진학계의 베테랑이다. 휘문고를 ‘내 삶의 공간’이라고 표현할 만큼 대성고(서울) 4년을 제외한 31년의 교단경력을 오롯이 휘문에만 쌓아 올린 신 교장은 공교육 진학지도의 양대축인 진학지도협의회와 서울교육청 진로진학지원단을 거치면서 공교육계의 대표주자로 자리잡았다. 쌓아 올린 전문성은 ‘학력신장과 대입’이라는 당연하지만 쉽지 않은 학부모들의 요구에 대해 ‘자신 있다’고 표현할 수 있는 배경으로 자리한다.

신 교장은 최근 서울대 실적 관련 우려에 직면한 휘문고의 마지막 숙제인 ‘수시체제 전환’을 해결할 적임자이기도 하다. 학교차원에서 해결할 수 없는 강남에 소재했다는 지역적 특색과 의대열풍이라는 외부적인 요인만 남았을 뿐. 휘문의 수시체제는 이미 완성된 모습을 내비치고 있다. 학부모들의 바램이 강하게 투영된 의대열풍이 꺼질 날은 학부모과의 소통을 강조하며 환갑을 맞이한 나이에도 SNS를 적극 이용할 만큼 ‘젊은’ 신 교장의 의지 앞에 머잖아 보인다.

- 취임 후 학교운영에 역점을 두는 부분은
“휘문고는 올해 5월1일 개교 110주년을 맞이한 전통 있는 학교다. 4만여 교우가 전 세계에서 활약하고 있으며, 실력/인성 면에서 검증된 1400여 명의 재학생들도 든든히 자리한다. 그러나, 역사와 전통에 안주하지 않고 새롭게 도약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세계정세는 110년 전 휘문이 처음 세워지던 구한말보다 불안정하고 긴박한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변화에 흔들리지 않는 자주적인 적응능력과 생존능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자율적인 학교 분위기 속에서 적극적으로 교육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함으로써 적응능력과 생존능력을 자연스럽게 갖추도록 만들었다. 그 과정에서 인품을 도야하고 학력을 신장시켜 원하는 대학에 진학할 수 있도록 학교시스템을 정교하게 가동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학부모들의 바램인 ‘학력신장과 대입’에 대해서는 자신 있다. 또 하나 중점을 두는 부분은 학교-학부모-교사 간 소통이다. 물론 지금도 학부모들이 높은 만족도와 신뢰감을 보이고 있지만, 더욱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학부모교육과 학부모진로진학아카데미 등 학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진학설명회만 1년에 스무 번 넘게 연다. 강연 프로그램인 10인10강, 학부모 밴드(SNS) 등도 소통의 통로들이다.”

 
- 110년 역사를 지닌 ‘명문고’로 상당한 진학실적을 내고 있지만, ‘정시강세’라는 비판이 있다. 수시체제를 갖추지 못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존재하는데

“수시체제는 완비됐다. 수시에 뜻을 둔 학생들은 얼마든지 수시로 지원할 수 있다. 수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정시에 강한 것이지, 수시에 약한 모습을 보인 것도 아니다. 체계화된 교육과정을 통해 최근 확대되는 학종은 물론이고, 논술, 특기자 등 수시 전반에 대해 완벽히 대비하고 있다고 자신한다. 체계화된 수업과 평가, 기록을 통해 자연스레 학업능력을 쌓아 수능과 논술조차도 학교교육만으로 대비 가능할 정도다. 교육과정 측면에서는 정규수업으로 글쓰기를 편성하고, 1학년1학기부터 방과후수업으로 수리논술 수업이 진행해 수시에 적극 대비하도록 하고 있다. 빅맨프로젝트, 휘문리더십스쿨 등 진로관련 인성교육도 적극 실시 중이다. 험블리더십이라 불리는 겸손한 리더십을 배양하기 위해 진행하는 빅맨프로젝트는 향후 지속적인 확대를 계획 중이다. 자율동아리 60여 개, 고정동아리 40여 개도 활발히 운용되고 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2개 정도의 동아리활동을 하고 있으며 3학년1학기까지 원칙대로 동아리를 비롯해 모든 활동들이 진행, 수시중심의 교육체제를 유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의대 진학실적이 상당하다. 강한 의대실적의 배경은
“1학년 때 장래희망을 조사해보면 의사를 목표로 하는 학생들이 120명 가량 된다. 학부모들의 바램과 휘문의 명성이 더해진 결과로 보인다. 자녀가 대학을 졸업한 이후에도 계속 진로에 대해 고민하며 직업을 바꿔나가는 것보다 안정적인 직업을 유지해나가길 바라는 것이 공통된 학부모들의 마음일 것이다. 올해 의대 합격 128건, 등록생 70여 명을 배출할 만큼 높은 실적을 내다보니 의대에 가기 위한 최고의 선택지가 휘문이라는 의식이 어느새 자리매김했다. 현재 의대수시는 수능최저를 맞히는 것이 관건이다. 자연계에 20만명의 수험생이 있다면 일반적인 의대 수능최저인 1등급 3개를 맞히는 학생은 1500명을 밑돈다. 내신으로 승부를 보려면 전부 1등급을 받아야 한다. 의대 수리논술도 난이도 면에서 합격하기 쉽지 않다. 결국, 수능성적으로 당락이 결정되는 정시에 집중하는 학생들이 많을 수밖에 없다. 의사에 대해 확고한 생각을 지닌 학생들에게 꿈을 포기하라고 할 수는 없다. 의사에 대한 진로가 확고한 학생들에게는 프리메디컬스쿨을 통해 의사정신을 지닌 의사가 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목표는 본과 학생들과 맞먹을 정도의 의사정신을 심어서 진학시키는 수준이다. 해외이주노동자들을 치료하는 라파엘 센터로도 봉사활동을 보내고 있으며, 최근에는 대형병원과 봉사활동 협력체제를 구축하려는 계획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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